3월 29, 금요일

[이제는 SaaS 시대] ③ 스티비, “구독모델과 함께 주목받는 이메일마케팅”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이메일 마케팅? 그거 언제 나온 건데 SaaS 취재할 때 그런 걸 해?”

이제는 SaaS 시대 취재를 위해 관련 업체들을 물색하다가 이메일 마케팅 업체 스티비(https://www.stibee.com)를 취재하고 나서 지인에게 말했더니 돌아온 말이다.

스티비는 이메일 마케팅 사업 전문성을 확보하고 콘텐츠 기반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사업 범위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양질의 이메일 콘텐츠를 제작하는 마케터, 크리에이터에게는 콘텐츠 제작, 구독자 관리, 발송 자동화, 통계 분석을 위한 도구를 SaaS 형태로 제공한다. 구독자에게는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된 경험을 지속적으로 선사한다.

궁극적으로 콘텐츠 개인화와 마케팅 자동화, 구독모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메일 콘텐츠 유통 환경을 조성하면서 생태계에 기여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2016년 11월 모바일 맞춤형 이메일 마케팅 서비스 ‘스티비’를 론칭했고, 1년 만에 누적 가입자 5,000명, 누적 발송량 1억 건을 달성했다. 2019년 4월 기준, 빠르게 성장하는 온라인 비즈니스부터 변화를 만들어가는 미디어 스타트업까지 8,000개 이상의 팀이 사용하고 있다.

스티비 멤버들

새롭고 신선한 아이템을 기대했는데 이메일 마케팅이라니 하는 생각은 정작 기자도 가졌다. 실은 바로 그런 의문 때문에 스티비를 찾아갔다. 2000년대 초 인터넷 붐이 일 때부터 이메일 마케팅은 기본중의 기본에 속했다. 당시에도 1970년대 초에 나온 이메일은 지금까지 사라지지 않고 맹활약하고 있다고 했지만 2020년을 코 앞에 둔 현재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맞춤형 지식 콘텐츠부터 뉴스레터까지 광고 일변도의 수익 모델에서 가입자 대상 모델로 다변화시키는 추세다. 이미 영화와 음악 서비스는 일반화되어 있고 언론사들부터 전문 스타트업까지 모두 구독 모델 실험에 바쁘다. 특히 지식 콘텐츠 업체들은 이메일을 통해서 고객들에게 자사만의 특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슬로워크라 회사의 이메일 마케팅 솔루션 사업부가 스티비다. 인터뷰 날짜를 잡으면서 슬로워크는 스티비를 자회사로 분사 독립시킨다고 발표했다.

분사 이유를 물었다.

임호열 스티비 부대표는 “슬로워크는 에이전시 업무 하는 회사입니다. 사업성 측면에서 솔루션 사업을 검토했고 고객들의 잦은 요구사항이 이메일 분야였기 때문에 사내에서 인큐베이팅으로 시작했다가 관련 사업을 더욱 성장시키기 위해서 분사를 결정했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2018년 손익분기점(BEP)을 넘겼습니다. 확신이 생겼고 분사 논의를 하다가 독립까지 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스티비 뉴스레터 저작 화면

그는 삼성전자에 다니다가 학생 때부터 알고 지내던 대표의 요청으로 합류해 이 사업을 주도해가고 있다.

스티비의 강점은 누구나 고도화된 이메일 마케팅 기법을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편리한 사용자경험(UX)을 제공하는 이메일 마케팅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이를 강화하기 위해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사업 특성에 맞는, 이메일 마케팅 전문가로 구성된 조직 체계를 확립하고, 고객의 목소리를 서비스에 녹이기 위해 오프라인 이메일 마케팅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열어 커뮤니티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하고 많은 솔루션 중 왜 이메일 마케팅 분야였을까.

임호열 부대표는 “그런 질문을 진짜 많이 들어요”라고 웃었다. 슬로워크가 스티비를 내놓은 건 거창한 비전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디지인 에이전시로 고객들과 일할 때 뉴스레터 디자인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 또 모바일 시대가 도래했는데 기존 솔루션들은 다양한 기기에 최적화되지 않았다.

관련 업무는 슬로워크의 주 업무도 아니었다. 고객들도 주로 외주로 이를 제작해서 발송처리해왔다. 코드를 만들고 이미지를 수정하는데 많은 시간이 들었고 커뮤니케이션과 수정 이슈도 빈번했다. 정작 이메일에 들어가는 ‘콘텐츠’에 고객사들이 주력하기보다는 제작과 관리에 시간과 인력이 더 들었다. 다양한 해외 서비스가 나왔지만 한국 메일 서비스에 최적화되지 않아 고객들도 만족하지 못하는 걸 옆에서 지켜봤다.

임호열 부대표는 “그래서 저희가 디자인 작업을 하면서 동시에 모바일 호환성과 다양한 국내 메일 서비스에서도 잘 보일 수 있도록 도왔어요. 그러다가 에디터를 별도로 만들어서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긁어서 붙어넣기(드래그앤 드롭) 방식으로 사용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외부 서비스를 하려고 만든 게 아니라 에이전시 업무를 조금 더 줄이고 효율적으로 하려다가 만들었습니다”라고 밝혔다.

고객들의 현실적인 문제에 대응하다보니 관련 사업을 진행하기는 했지만 고객들의 요구만을 보고 솔루션 사업을 진행한 건 아니다. 시장의 잠재성이 있는지, 사업 확장성이 있는지, 시장 조사를 면밀히 진행했다. 마케팅 테크 이슈가 북미 중심으로 퍼져 나갔고 개인화와 자동화 문제들도 함께 거론되고 관련 서비스들을 해결하는 해결사들도 등장하는 걸 봤다.

다만 엔터프라이즈 기업의 경우 가격이 무척 비싼 대신에 기능이나 난이도도 무척 다양하고 높았다. 그래서 타깃을 중소규모 서비스로 잡았고 스타트업 중심의 개인화와 자동화에 초점을 맞췄다.

최근엔 기존 언론사에서도 연락이 오고 있다. 미디어들도 포털과 유튜브 같은 영상 채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라인 같은 소셜 네트워크에 뉴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플랫폼 회사가 유통 알고리즘을 조금만 바꿔도 도달율은 형편없이 떨어진다. 미국 미디어들도 이메일을 기반으로 구독 모델을 강화해나가고 있는 추세다.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뉴스레터 서비스 뉴닉 (https://newneek.co/)은 초기 사용고객이다. 빈다은 뉴닉 공동창업자 겸 최고 운영책임자(COO)는 “국내에서 이메일을 메인으로 사용하는 미디어는 저희가 처음이었습니다. 메일침프나 스티비 등 다양한 이메일 솔루션을 사용해본 뒤 스티비에 정착하여 사용한 지는 약 3-4개월 정도 되어습니다”라고 전하고 “미국 솔루션인 메일침프와는 달리, 더 예쁜 한국어 UI를 제공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솔루션 자체도 훨씬 가벼워서 마치 블로그를 하듯 편하게 편집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미국보다 고객 서비스와 대응이 빨랐습니다”라고 스티비의 장점을 전했다.

개선 사항도 덧붙였다. 그는 “물론 메일침프만큼 다양한 분석 기능이나, 편집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보완해야 할 지점이 있긴 하지만, 스티비 측에서도 빠른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 속도감이 제품에서 잘 드러나 만족하고 사용중입니다”라고 밝혔다.

다양한 구독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지인을 만나면 어떤 서비스를 구독하는지 묻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진다. 추천을 통해 자연스럽게 새로운 서비스를 구독하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 이메일이라는 전통적인 커뮤니케이션 툴이 여전히 각광을 받는 이유다. 이러다보니 써본 고객이 다른 고객에게 추천한 경우가 많다.

최근엔 전자상거래 호스팅 서비스를 하는 사업자와 관련 서비스 연동도 진행하고 있다. 가령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은 고객이 구매 버튼을 누르지 않았을 경우 정책을 만들어 관련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마케팅 메일을 쇼핑몰 운영자가 손쉽게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회원정보를 보유한 쇼핑몰 운영자들에게는 꼭 필요했던 기능이다.

관련 인프라는 AWS를 기반으로 서비스 되고 있다. 에이전시 업무를 하다보면 구축이 너무나 당연하지만 관련 솔루션 사업은 직접 구축보다는 서비스 형태로 애초부터 접근했다. 개발, 기획, 마케팅, 전략 수립 등 7명이 솔루션 구축을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특히나 구축을 하다보면 고객별로 맞춤 설치를 해야하고 지속적인 제품 업그레이드 후 다시 손을 봐야하는 문제 등 솔루션 개발은 스타트업이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니었다.

다행히 초기 고객이 소셜 비영리조직들이 많았고 또 운이 좋게 블럭체인 분야 거래소 한곳에서 스티비 써서 고객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싶다고 해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 덕분에 블럭체인 분야에서 고객사를 확보했다.

요금제는 무료와 프리미엄으로 나뉜다. 프리미엄은 라이트 스탠다드 엔터프라이즈로 분리했다. 구독자 수 발송횟수, 통계대시보드, 스폰서 배너, 마일리지, 자동이메일 등의 기능을 차등해서 요금제를 구성했다. 월간결제와 10%로 할인되는 연간결제로 구분했다.

요금을 설계할 때 고민이 많았다. 기간을 정하지 않고 기능 차이로 하거나 아니면 특정 사용 기간을 주고 써보다가 유료로 전환시키는 방식을 놓고 많은 검토를 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무료를 없애고 특정 사용 시간엔 무료로 주고 그 이후 과금하는 방식이 유리했다. 인프라를 많이 사용하지 않은 장점도 있었다. 하지만 스티비는 기능 차이로 과금하는 형태를 택했다.

전통적이기는 하지만 이메일마케팅이 여전히 덜 성장한 상황이었고 작은 조직들이 자주 사용하면서 함께 성장하길 바랐기 때문이다. 임호열 부대표는 “저희도 스타트이니 스타트업 사정을 잘 알죠. 실은 저희도 기존 고객들 300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저희 스스로 테스트를 하면서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고 있어요. 그래서 블로그에 이메일마케팅 관련 내용도 지속적으로 포스팅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메일 마케팅에 대해서 다시 한번 살펴보거나 초보라면 스티비의 블로그 (https://blog.stibee.com/)를 방문해도 좋다. 이메일 마케팅을 위한 깨알같은 알짜 정보가 넘쳐난다. 이 분야에 오래 있었던 이들이라면 추억을 떠올리기에도 좋다.

한편, 스티비는 독립과 함께 해외 시장 진출도 다각도로 타진해볼 계획이다. 미국 보다는 동남아 시장 진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임호열 부대표는 “소셜 네트워크와 메시지에 익숙한 곳이기도 하고 상거래 시장도 있어서 올해는 조심스럽게 해외 시장 진출도 고려해볼 계획입니다”라고 밝혔다.

인터뷰를 끝내고 뉴스레터를 발행하지 않은 테크수다에서도 스티비를 통해 한번 시도해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기회가 되면 써보면서 장단점을 간단히 정리한 글도 내보내고 싶다. 기술은 오래되었으나 새로운 시대, 새로운 세대에 맞도록 누군가는 변화를 주고 있었고 스티비는 그런 회사 중 하나였다.

밀레니얼 세대들을 겨냥한 이메일 마케팅이 궁금하다면 한번 써보시라. 2000명, 월 2회까지는 무료다. [테크수다 Techsu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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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안구 기자
긴 여정을 떠나며. 동료들은 다 어디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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