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9, 화요일

IT 잡지 전성 시대를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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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의 만남 – 적수, 유니션, 나리>>

대형 서점 잡지 코너에 가면 IT 관련 매거진이 한 가득 하던 때가 있었다. 활용지, 전문지, 시사지 등 분야 별로 IT 잡지들이 발행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IT 전문 잡지 찾기가 참 어려워졌다. 오늘 20주년 행사를 하는 네트워크타임즈 그리고 올 해로 30주년을 맞이한 마이크로소프트웨어 등 몇 개 되지 않는다. IT 잡지는 나름 그 존재 가치가 큰데 너무 없어 아쉽다. 뜬금 없이 잡지의 존재 가치를 왜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잡지 원고료가 벤처기업 연료이던 시절 

얼마 전 십 수 년 전 기자가 몸담고 있던 매체에 기고하던 필자들과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모든 모임이 그렇듯이 거의 8년만에 만났지만 우리의 기억은 필자와 기자 그 시절에 있었다. 한 번은 리눅스 특집 기사 작업을 하면서 가정집에 자리 잡은 한 작은 벤처기업 사무실에 상자 가득 그래픽 카드, 사운드 카드, DVD 등을 가져가 호환성 테스트를 하고 이후에도 이런 저런 기고를 받으며 거의 전 회사 구성원이 필진으로 활동하는 인연으로까지 이어졌다. 당시 어느 누구도 원고를 펑크 낸 적이 없었다. 그 이유는? 크진 않았지만 원고료가 곧 스타트업이 살아가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필자들과 간간히 하는 회식은 단백질 공급 받는 날이었다는 말을 듣는 순간 지치고 배고파도 즐겁게 지내던 그 때 그 시절이 떠올랐다. 모두가 그랬던 것 같다. 다음 모임은 그 때 가던 그 고기집에 가보자는 말이 나왔으니 말이다.

잡지사 필진들의 활약상

당시 IT 잡지에 기고를 하던 필진들 중 상당수가 PC 통신 시절부터 저나마 영역에서 자신들의 지식을 기꺼이 공유하는 것을 즐기던 이들이었다. 이들 중 여러 분야에서 스타들이 탄생했고 나름 유명세를 타는 이들은 어느 매체가 되었건 필진으로 활약을 했다. 그리고 당시에는 잘 뭉쳤다. 어느 분야가 되었건 전문가들은 커뮤니티를 꾸려 자생적이고 자발적인 모임을 이끌어 갔고 여리게 어떻게든 줄을 대려고 업체들, 신문사들, 기관들이 열을 올렸다. 전문가가 키워지고 이들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이들이 새로운 무엇인가를 배우고 공유하는 데 있어 커뮤니티는 든든한 기반이 되었고, 커뮤니티의 중심에는 유명 필진들이 있었다. 오픈 소스, 자바, 임베디드 등 분야 별로 참 많은 스타들이 기억되는데, 이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할까? 지금도 연락이 닿는 필자들을 보면 분명 그 시절 그 인물들은 대한민국 IT를 이끄는 주역이 되었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

IT 잡지가 생태계의 구심점이었다면? 지금은 어떤 매체가 그 역할을 해야 할까?

요즘 주위를 둘러 보면 주로 특정 벤더의 기술이나 제품 중심의 소소한 모임이 주를 이루는 것 같다. 대표성을 갖는 구심점이 분명 존재하긴 하지만 예전의 그 존재감과 영향력은 없어 보인다. 스타들도 찾기 쉽지 않다. 예전 IT 잡지 기자들의 중요 업무 중 하나는 스타 발굴이었다. 잠재력 있는 필진을 발굴하려고 여기저기 수소문하고 검증된 이는 해당 잡지를 발판 삼아 오피니언 리더로 성장해 갔다. 그런데 요즘에는 이런 일을 하는 매체가 없다. 모두 시장 이야기 하느라 바쁘고 너무 많은 업무 속에 사람들 만날 시간 조차 알뜰히 쪼개어야 한다. 스타급 인재들도 바쁘다. 찾는 이도, 나서는 이도 없는 시절이 아닐까? IT 잡지는 아날로그다. 이런 특징은 디지털 시대에 더 그 존재감이 크다. 사람을 찾고, 키우고, 작지만 소정의 원고료와 정기적인 단백질 공급을 통해 무일푼에서 시작하는 청춘들에게 작으나마 힘도 보태는 그런 역할! 얼마 전 필자들을 만나고 오늘 20주년 맞은 네트워크타임즈 파티에 갈 생각을 하니 갑자기 떠오른 생각! 누군가는 그 역할을 요즘 분위기에 맞게 해줘야 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테크수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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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과 취미는 공대생, 감성과 열정은 문과생이라 여기며 살아가는 IT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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