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로켓배송 다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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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최근 지원조직과 영업조직 인력을 줄이고 MD인력을 타부서로 전환배치했다고 한다. 반면 쿠팡맨은 3600명까지 늘렸다. 핵심 콘텐츠인 직접배송(로켓배송)에 과감한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쿠팡은 로켓배송을 앞세워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강력한 리딩업체가 되었다. 이 기사만 보면 쿠팡은 자신의 핵심역량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고, 전략적 목표를 향해 순항중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좀 다른 얘기들이 돌아다니고, 모바일 순방문자에서 지마켓과 11번가에서 밀리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쿠팡이 실제로 어떤 상황인지는 내부자가 아니면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쿠팡이 전자상거래의 맹주가 될 것이라는 희망과 혹시나 하는 불안이 뒤섞여 있는 건 사실이다.

이 상반된 견해는 보는 각도에 따라, 말하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다를 것이다. 쿠팡에 대해 불안한 얘기를 하는 사람들 중 현장의 얘기는 대략 이렇다.여기서 현장은 쿠팡, 위메프, 지마켓 등의 플랫폼 사업자가 아닌 이들에게 상품을 제공하고 있는 업체, 일명 벤더들이다.

이들은 두가지 측면에서 현재의 쿠팡을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다. 하나는 쿠팡의 정책 변화에 따른 위기감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들의 서비스 이행 능력에 대한 불안감이다.쿠팡은 앞 기사에 나온 조직개편 시기에 할인쿠폰 정책과 전시노출 방식에도 큰 정책적 변화를 줬다.

2015년 연말 쿠팡은 핵심 벤더들과 맺고 있던 독점공급협약을 해지했다. 협약체결 벤더는 소셜커머스 업체 중 쿠팡에게 상품을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쿠팡은 이들 업체의 상품에 큰 폭의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게 핵심 내용이었다.

협약 해지 후 주요 벤더들의 매출은 당연히 떨어졌고, 이들은 이전에 쿠팡이 제공했던 것과 유사한 혜택(할인쿠폰)을 제안하는 업체로 옮겨가고 있다.

또한, 몫 좋은 노출구좌에 대한 관리권한이 MD에게서 다른 조직으로 이관되면서 영업활동의 방향을 잃은 벤더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는 중이다. 벤더들은 쿠팡의 이런 변화가 수익악화에 따른 운영정책의 변경으로 본다.

이를 그저 특정 벤더만의 상황이나 걱정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상거래의 꽃은 상품이고 경쟁력 있는 상품은 주요 벤더에게서 나온다고 봤을 때 이런 위기감이 쿠팡에게 결코 좋은 얘기는 아닐 것이다.(인터넷쇼핑몰에서 취급하는 브랜드 상품의 판매자가 그 브랜드 운영사가 아닌 경우가 많다.)

반면 많은 사람들은 쿠팡의 로켓배송, 투자유치규모 등을 얘기하며 쿠팡에 대해 희망적 얘기를 하고 있다. 쿠팡의 핵심서비스인 로켓배송은 자체 매입상품에 대한 배송서비스 혁신인데, 2014년 기준 쿠팡의 매출 중 매입상품매출 비중은 1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 말은 90%의 거래는 벤더를 통해 소비자에게 상품이 배송되고 있다는 거다.

문제는 이 벤더들의 서비스 수준이나 업무수행능력이 쿠팡과는 상당히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벤더입장에서는 주문이 폭증할 때와 그렇지 않은 때의 매출 격차가 너무 크다보니, 소위 대박이 났을 때 제때 배송처리를 하지 못하거나 고객의 반품, 교환 요청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인력과 장비를 갖춘 조직을 장사 잘 될 때 맞춰서 준비해 놓기에는 여러 면에서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다.

쿠팡은 이로 인한 고객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벤더들에게 서비스 지연에 따른 페널티를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별다른 해법이 없는 벤더들은 페널티를 물면서 밀려들어오는 주문과 클레임을 꾸역꾸역 처리할 뿐이고, 그로 인한 불편은 결국 고객 몫이 된다. 물론 이런 문제가 쿠팡에만 있는 건 아니나 쿠팡만큼 배송문제를 핵심경쟁력으로 얘기하는 업체가 없기 때문에 도드라져 보인다.

쿠팡이 자신들이 취급하는 모든 상품을 직접 배송할 계획이라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이제는 자신들의 주요 파트너이자 주문 상당량을 처리하는 벤더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가 됐다.

물론, 벤더들이 서비스 개선과 업무효율을 위해 시스템에 투자해도 되겠지만 대개의 업체들은 저가 판매와 그로 인한 저마진 구조로 인해 영세한 규모를 벗어나고 있지 못한 게 현실이다.

커머스의 핵심 콘텐츠는 상품이고, 이 핵심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잘 전달하는 것이 서비스다.

소비자가 핵심콘텐츠를 쿠팡의 웹과 모바일에서 만날 때의 서비스는 훌륭하지만, 상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분야의 혁신은 아직 10% 짜리일 수 있다. 나머지 90%는 쿠팡에서 사나, 지마켓에서 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이다.

어쩌면 벤더들의 업무수준과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데서 온라인커머스의 새로운 변화가 생길지도 모른다.

소비자들은 쿠팡에서 주문하면 ‘로켓배송’이 ‘기본’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쿠팡은 모든 상품에 로켓배송을 약속하지 않았다. 하지만, 고객은 자신과 타인의 경험을 통해 질좋은 배송서비스(빠르고 친절한 배송과 깨끗한 포장)를 기대하고 있다. 일종의 간접약속인 셈이다.

이런 소비자들의 기대를 관리하기 위해 이제는 새로운 고민을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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