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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서방의 장사의 신] 백화점, 인터넷•모바일에서 ‘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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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국의 3대 백화점은? 롯데, 신세계, 현대
2. 한국의 3대 대형마트는? 이마트(신세계), 홈플러스, 롯데마트
3. 한국의 3대 홈쇼핑은? GS, CJ, 현대홈쇼핑 또는 롯데홈쇼핑
4. 한국의 3대 인터넷쇼핑몰은? 지마켓, 11번가, 쿠팡매출액 혹은 수익 기준은 아니고, 그냥 기억의 반응? 내 기억에서 자동 인출된 정보다. 물론 사람마다 다를 순 있겠지만, 3, 4번 질문에 롯데나 신세계를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신세계는 홈쇼핑을 하지 않는다. 다행히도.) 위 두개는 전통적인 오프라인기반의 유통이고, 밑에 두개는 인터넷 등 신유통이라고 불리는 영역이다. 전통의 유통업체들은 그나마 홈쇼핑에선 선전하고 있다. 여긴 경쟁업체가 많지 않다.하지만 인터넷에선 그 이름이 무색하다.

연간 매출이 몇 십조나 되는 내로라하는 전통의 유통 강자들이 왜 인터넷쇼핑에서 맥을 못추고 있는 걸까? 2016년 2월 16일자 랭키닷컴을 보면 전체 사이트 순위에서 롯데닷컴 31위, SSG.com 33위, 현대 hmall은 무려 59위에 랭크되어 있다.(참고로 11번가는 5위, 지마켓 7위, 쿠팡은 11위에 랭크되어 있다.)

이들이 인터넷쇼핑에 별 관심이 없는 건 아니다. 롯데는 롯데홈쇼핑, 엘롯데, 롯데마트몰, 롯데닷컴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인터넷쇼핑몰이 무려 4개다. (롯데면세점 제외.) 롯데홈쇼핑은 TV홈쇼핑 방송을 중심으로 롯데백화점 상품과 기타 다른 쇼핑몰들과 유사한 상품을 팔고 있고 엘롯데는 백화점의, 롯데마트몰은 마트의 인터넷 버전이다. 롯데닷컴은 이걸 다 모은 일종의 종합선물세트 격이다.

전부 롯데다.

신세계는 얼마전 SSG.com 으로 온라인쇼핑몰 통합작업을 하면서 신세계몰, 신세계백화점, 이마트가 하나의 사이트 안으로 들어왔다. 여기에 트레이더스(대형할인점, 코스트코 이마트 판이다.)와 드럭스토어 분스가 입점해 있는 형태다. 신세계가 운영하는 유통업체 대부분이  온라인쇼핑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이트가 하나이니 롯데보다 심플해 보이지만, 막상 쇼핑을 하려면 정신없기는 마찬가지다. TV 광고처럼 ‘쓱’ 하기만 하면 내가 원하는 상품이 딱 나올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롯데, 신세계, 현대란 네임밸류와 운영중인 유통 브랜드만 놓고 보면 인터넷에서도 충분히 강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심지어 이들의 일부 백화점들은 11번가, 지마켓 등에 상품공급자로 입점도 해있는 상황이다. 뭔가 어색하다.

롯데닷컴 연혁을 보면 자신들을 우리나라 최초의 인터넷쇼핑몰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놀랍게도 인터파크와 같은 해, 같은 달인 1996년 6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인터파크가 우리나라 전자상거래 시장에 큰 족적을 남긴 것과 달리, 롯데닷컴(오픈당시 이름은 롯데인터넷백화점이다)을 최초 인터넷 쇼핑 사업자 중 하나로  기억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물론 우리나라 최초의 인터넷쇼핑몰은 인터파크라 보는 것이 맞다)

왜 이렇게 된걸까? 몇가지 생각들이 떠오른다.

오프라인 시대의 유통업은 목좋은 곳에 부동산을 사서 건물 올리고 괜찮은 상품을 가진 업체들을 입점시켜 임대료 또는 판매수수료를 받는 임대업 형태의 사업이었다. 그런데, 인터넷엔 목좋은 곳이 따로 있는게 아니다. 네이버를 사지 않는 이상 이전 방식이 먹히지 않는 것이다.

광고도 문제였을 거다. 오프라인 시대에는 TV, 신문 등 주요 채널만 꽉잡고 있으면 자신들을 알리고 경쟁자를 소비자로부터 차단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자본의 승리다. 어지간한 업체는 이들과 경쟁할 엄두조차 못낸다. 그런데, 인터넷에서는 이 거대 공룡들이 오히려 적응해야 하는 새로운 플랫폼과 광고 툴이 계속 등장하고 이를 기막히게 활용하는 게릴라(소규모 사업자)들이 곳곳에서 이들을 괴롭히는 중이다.

물론 인터넷광고도 ‘돈 싸움’이다. 하지만, 오프라인에선 경험하지 못한 문제가 있다. 인터넷 쇼핑은 원하는 상품을 찾기 위한 시간과 발품이 별로 들지 않는다. 네이버에서 검색하고 ‘쓱’ 둘러보고 나가면 된다. 1분이면 내가 원하는 상품을 가장 싸게 파는 쇼핑몰도 찾을 수도 있다. 고객은 마음에 안들어거나 익숙치 않으면 그냥 나가면 된다. 이탈비용이 너무 싸다.

입점업체 관리 문제도 한몫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백화점이나 마트는 상품과 판매사원에 대한 직접 통제와 관리가 가능하다. 반면,  무한정 상품과 입점업체를 늘릴 수 있는 온라인에선 이런 직접 관리가 불가능하다. 이는 초기 전자상거래 시장을 오픈마켓 사업자들이 주도한 것과 같은 맥락일 것이다. 경쟁을 통해 소비자에게 선택받은 판매자가 살아남는 구조가 기존의 통제된 MD방식을 이긴 것이다.

상품 표현 방식도 진화하지 못했다. 전자상거래 초창기 시절만 해도 옷은 인터넷에서 팔기도 사기도 어려운 품목으로 여겼다. 책처럼 어디서 사도 똑같고 완전히 표준화된 상품만이 팔릴 것이라 봤다. 지금 인터넷쇼핑에서 최대 매출 품목은 의류를 중심으로 한 패션상품이다. 전문피팅모델을 앞세운 이미지 중심의 상품상세페이지와 매력적인 썸네일이 한몫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흐름은 여성의류전문쇼핑몰이 주도했고, 이들은 자체쇼핑몰과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모바일 시대는 거대 공룡으로 비교되는 이들에게 더 험난할 것이다. 오프라인시대에는 주요 유통업체가 시장의 기준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은 달랐다. IT 기술발전으로 늘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고, 젊은 감각의 새로운 도전자가 너무나 쉽게 가게를 열고 상품을 팔 수 있게 됐다. 소비자는 이들 중 마음에 드는 걸 클릭 한번으로 고르면 된다. 심지어 국경도 없다. 소비자가 시장의 기준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가장 편리하고 빠른 곳이 좋은 쇼핑몰이 되는 시대에 백화점 상황도 봐야하고, 마트 눈치도 살펴야 하는 대형업체는 변화를 따라가는 게 버거웠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인지부조화일 것이다. 소비자가 롯데, 신세계, 현대라는 이름에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상품에 대한 신뢰, 서비스의 안정성, 편안하고 정돈된 쇼핑환경, 화려함 등 이었을 것이다. 그간 이들 브랜드가 오랜 세월 공들여 만들어온 이미지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이들 인터넷쇼핑몰에서 받은 느낌은 다른 곳들과 별다른 차이없는 상품구성과 서비스, 복잡한 메뉴와 올드하고 불편한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경험(UX)이다. 남는 건 실망이다.

SSG.com에서 ‘나이키’란 키워드로 검색을 해보면 신세계몰에 6,800개, 이마트몰에 5,000개, 신세계백화점에 5,700개 정도의 상품이 검색된다. 백화점은 그렇다치고, 신세계몰과 이마트에서 파는 상품은 뭐가 다른가? 백화점도 동일한 상품이 등록점포가 어느 지점인지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유통업체입장에서야 이렇게 팔던 저렇게 팔던 수수료를 받으니 좋겠지만, 누군가는 15만원에 산 옷을 나는 22만원을 주고 사야하는 속상한 일이 생긴다. 이게 마트와 백화점 간, 또는 롯데와 신세계 간 차이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같은 롯데나 신세계 쇼핑몰(사이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니.

오픈마켓이랑 뭐가 다른가? 서비스는? 어디서 사든 똑같은 공급업자가 같은 택배로 상품 보내고, 콜센터는 시원한 답변도 못하고 업체 확인 후 연락주겠다는 얘기만 반복하는데. 백화점이나 시장이나. 적어도 온라인에서 만큼은 이들 브랜드가 편안하고 즐거운 곳이 아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오프라인에서 무엇을 잘했는지, 소비자들이 왜 좋아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그리고 소비자들이 소위 유명 유통업체의 쇼핑몰에 무엇을 바라는 지도.

공룡은 하루아침에 멸종되지 않았다. 서서히 사라져갔다.
살아남은 공룡도 있다. 이전과 다른 모습으로. 이들은 이런 변혁기에 적응할 수 있을까.  소비자가 오프라인, 온라인, 모바일 환경에서 매끄럽게 하나의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이는 옴니채널(omni-channel) 이슈가 발생했지만 오프라인 강자들이 온라인과 모바일로 적응하는데는 왠지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반면 온라인 혹은 모바일을 통해 자리를 잡은 이들은 일정 규모의 매출이 발생하면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매장을 마련하면서 고객들에게 ‘눈’으로만 보던데서 나아가 ‘만져볼 수 있는’ 공간과 제품들을 선보인다. 어쩌면 이제 제대로된 승부를 벌일 시점인지도 모를 일이다. <테크수다 Techsu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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