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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플리토 대표 “번역 통합 플랫폼 회사로 변신중”

[도안구 테크수다 기자 eyeball@techsuda.com] 번역 통합 서비스 기업인 플리토(http://www.flitto.com) 이정수 대표를 만났습니다. 이 대표는 2012년, 언어장벽 없는 세상을 실현하기 위하여 플리토를 만들었습니다. 집단지성과 언어데이터, 전문번역가 등을 활용합니다.

플리토 번역 서비스는 현재 173개국 550만 사용자를 보유, 18개의 언어를 지원하며, 매일 3만건 이상의 번역 요청이 접수됩니다. 현재 경기창조혁신센터, ETRI등 국내 정부기관은 물론 인터파크, NTT Docomo, Airbnb 등 국내외 주요 기업과도 협업중이라고 합니다.

이정수 대표의 이력도 좀 남다르더라구요.

이 대표는 오랜 해외 체류 경험을 통해 가지게 된 언어에 대한 관심을 살려, 이미 대학 재학 시절에 플리토의 모태가 되는 크라우드소싱 번역서비스 ‘Flyingcane’을 창업한 바 있습니다. 졸업 후 SK텔레콤에 입사, 투자팀에서 근무했으며, 이후 사내벤처 ‘두드림’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향후 분리된 SK플래닛에서는 M&A 및 벤처기업 발굴 및 투자를 담당했으며, 다양한 시도 끝에 2012년 9월, 플리토 기업을 설립하고 서비스를 런칭했습니다. 다음은 이정수 플리토 대표와 나눈 일문 일답입니다.

Q : 개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번역 통합 플랫폼 플리토의 이정수 대표이다.

Q : 회사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플리토는 번역에 관한 모든 것을 다루는 번역 통합 플랫폼이다. 집단 지성 번역 플랫폼으로 알려져 왔으나, 이제는 1:1 전문 번역, 그리고 이를 통해 축적한 번역데이터 제공 등 전반적인 번역 통합 플랫폼 회사라고 소개하고 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단계별로 계획이 있었고, 이에 따라 서비스들을 하나씩 실현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Q : 투자 심사역이었는데 창업을 결심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투자 심사역이었던 것은 아니고, 대기업 (SK텔레콤) 투자팀에서 매니저로 있었다. 2007 – 2008년에 이미 지금과 같은 번역 서비스 사업을 시작했으나 잘 되지 않았었다. 스마트폰이 아닌 피처폰 시대여서 번역 결과물이 적시성있게 도출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2009년에 SK 텔레콤에 입사했는데, 당시 젊은 기업 이미지로 창업에 관심있는 젊은이들에게 선호도가 높은 기업이었다. 나는 지금도 창업에 뜻이 있는 후배들에게 (경험 쌓는 차원에서) SK텔레콤 입사를 권하고 있다.

Q : 사내벤처 관련 행사를 하다가 의기투합해 창업했다는 글을 봤는데, 왜 사내벤처 대신 창업을 택했나

당시 사내벤처 일은 지금과는 달리, 업무시간 중에 하는 것이 아니라 퇴근 후에 하는 활동이어서 어려움이 많았다. 때마침 2011년에 스마트폰 점유율이 급상승하면서 이번에는 구상했던 번역서비스 모델이 비로소 잘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제대로 망하면 미련은 안 남을테니, 인생을 걸고 한번 제대로 해 보자’는 생각으로 회사를 나와 다시 창업을 했다.
(언어에 대해서는, 어릴 때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영국인 학교를 다닌 덕분에 환경적으로 언어를 쉽게 습득하고 관심을 갖는 바탕이 되었다. )

Q : 왜 번역인가. 비슷한 번역 서비스가 많지 않은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개선하는 기술이 결국 빅뱅을 유도한다고 생각한다. 오늘 날, 교통, 통신 등 사람 사이를 가깝게 하는 기술이 날로 발전하고 있지만, 정작 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인 언어에 대한 기술은 낙후되어 있다. 관련 기술을 개발하여 언어 장벽을 무너뜨리면 새로운 빅뱅이 열릴 것이라 생각했다.

대학 재학 시절, 영어 강의 수업이 막 개설된 때였다. 어린 시절 오랜 해외 체류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영어를 습득했던 나는 영어가 원활하지 않은 친구들의 숙제를 돕는 일이 많았다. 점차 분량이 많아져 다른 영어 가능자 친구들에게 일을 분배해 주다가, 싸이월드 내에 번역요청을 하는 방을 개설하기에 이르렀고, 2007년에는 아예 웹사이트를 열었다.이것이 플리토의 프로토타입이라 할 수 있는 ‘Flyingcane’ 이다.

Q : 현재 173개국 550만 사용자를 보유, 18개의 언어를 지원하며, 매일 3만건 이상의 번역 이라고 하셨는데. 이게 잘 나가는 규모인가

이제 사용자가 600만 정도 육박하고 있다. 현재 집단 지성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플리토밖에 없기 때문에, 다른 업체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번역건수보다는, 번역을 통해 만들어내는 언어데이터 Corpus (언어쌍 혹은 말뭉치) 가 가치있는 것이며, 이를 얼마나 만들어 내느냐가 더 중요하고 플리토의 자산이 되는 것이다. Corpus가 자동번역 내지 인공지능 번역등의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 플리토는 현재 약 2천만개의 언어쌍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일 10만개 이상 생성된다.

단기적인 목표로 1년 내 AR(증강 현실)번역 상용화가 있다. 현재 구글 등의 기업이 OCR 기술과 AR 기술을 결합하여 비슷한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글자를 뽑아내어 자동 번역기에 돌린 후 나온 결과를 보여준다.

플리토의 AR 번역 기능은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 번역이 필요한 텍스트, 예를 들어 표지판의 사진을 찍으면, 표지판의 위치와 이미지 기록 분석을 통해 결과물을 제공한다. 이 경우 프린트 된 글씨가 아니고 배경이 깔끔하지 않아도 문자 인식이 가능하며, 보다 정확한 번역이 가능하다.

물론 단점도 있다. 완벽하지 않은 결과물일지라도 즉각적으로 번역물을 제공하는 OCR 방식과는 달리, 플리토의 번역 기능은 기록 분석을 통한 결과물 제시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내부에 언어데이터가 존재하지 않으면 결과를 제공하는데 시간이 지연된다.

플리토가 하고 있는 번역서비스의 궁극적 목적은 데이터 축적이라 할 수 있다.

Q : 번역의 질은 어떻게 보장/관리하는가

전문 번역의 경우, 번역가에 대한 자격증, 학위 등을 검증하고 테스트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번역 서비스에서는 퀄리티 상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집단 지성 번역의 경우, 많은 일반인들이 참여하고 있고 특별한 테스트 과정은 없다. 때문에 퀄리티가 낮은 결과물이 간혹 생성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번역가의 기존 번역물에 대한 평가 (채택 수 등을 바탕으로 한 별점)를 보고 번역물의 정확도 유추가 가능하게 설계해 두었다. 이 별점은 번역가의 번역 과정, 번역 양, 번역 속도, 채택 수, 회원 추천 등을 고려한 플리토만의 알고리즘으로 계산이 된다. 또한, 내부적으로 결과물 모니터링도 함께 진행한다.

이런 이유로, 플리토가 기술기반 회사인 것이다. 매일 쌓이는 수십만 개의 번역데이터를 정제해 여러 시스템을 만드는데, 그 중에 증강현실 (AR) 번역과 자동 번역이 있다. (플리토에도 자동번역 서비스가 있다.) 플리토 언어데이터는 언어를 형태소별로 분석해 놓은 것이 아니라 (자주 쓰이는) 특정 문장에 대한 번역을 통으로 저장해 놓은 것이다. 즉, 기존의 데이터와 매칭하는 시스템이다.

사실 어떤 내용을 이해하기 위한 번역은 구글같은 자동번역기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가령 레이디가가 같은 스타에게 사연을 보낼 때 자동번역기를 써서는 미진한데, 그런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플리토 서비스의 강점이다. 해외에 외국어로 비즈니스 레터를 보내기 위한 번역도 마찬가지다.

Q : 2012년 창업하시고 아시아 최초로 Techstars 런던 인큐베이팅에 선정되었으며, 제네바에서 열린 Seedstars World Competition 및 한국 K­Startup 2013 등 다양한 대회에서 수상했다. 이런 경진대회 참여가 많은 도움이 되었나

초반 홍보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초기 스타트업은 홍보하기가 어렵다. PR 담당자가 따로 존재하는 일도 드물어서 정보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홍보를 할 수 있는 창구 또한 거의 없다. 이러한 환경에 놓인 스타트업에게 수많은 기자들이 방문하는 경진대회는 좋은 홍보 수단이 된다. 플리토는 2013년 국내 대회에, 2014년 해외 대회에 참여했는데 모두 대상을 받았다. 상을 기대했다기 보다 우리를 알리기 위해서였는데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되었다.

상을 타는 것이 홍보 효과는 있지만, 사업 성공으로 꼭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직원들 사기 진작과 동기부여에는 좋은 것같다.

Q : 최근에 또 투자를 받았다. 내부 직원들이 많이 필요 없어 보이는데. 어디에 투자를 할 계획인가

번역 요청자를 번역가에게 연결 시켜주는 단순한 일만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 개발자의 비중이 제일 크며, 번역가 관리, 사용자들을 위한 UX 개선 등을 위해 플리토는 많은 인재를 필요로 한다. (오히려 번역가는 없다.) 현재 현재 플리토 직원수는 50명이 훌쩍 넘어 60명에 육박하고 있고, 상시 채용중이다.
받은 투자에 대해서는, 투자금을 잘 운용해 회사를 최대한 빨리 성장시켜서 투자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해 드리고 싶을 뿐이다.

Q : 수익은 B2B가 훨씬 클 거 같다. 전담 번역가 혹은 번역 회사가 되는 건 아닌가

현재 플리토는, 경기창조혁신센터를 포함해 많은 기업들과 협력하여 B2B 전문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 부분에서 창출되는 수익이 가장 높다.

1:1 전문번역의 경우 매칭 이후 앱을 통해 의뢰인 – 번역가 간 대화가 가능하다. 이것이 좋은 번역 결과를 최종 도출하는데 매우 좋다. 소통이 있고 없고에 따라 같은 번역가의 결과물인데도 만족도 차이가 많이 난다. 원문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 전문 번역이나 집단 지성 번역에 의한 수익은 거의 없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언어데이터(corpus)는 플리토의 자산이자 가치이다. 참고로, 전문번역 서비스에서 발생한 데이터는 플리토가 활용하지 않는다.

Q: 네이버 참여번역Q 해프닝에 대해 궁금하다. 관련 서비스가 그렇게 진화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거 아닐까. 스타트업이 하기 이전에 이미 번역 관련해서는 네이버가 해오고 있었지 않나
비슷한 서비스는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자체적 진입장벽을 만들어서 성장해야지, 스타트업이 정책적으로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석연치 않은 점은, 네이버 내에서도 현재 플리토와 계약 관계를 맺고 협업중인 해당 팀에서 개발한 서비스였다는 것이다. 공식 런칭은 아니었고 서비스 테스트 중에 발견한 것인데, UX가 완전히 동일했다. 서로 지킬 것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일 뿐이다.

Q : 네이버는 자동 통번역 어플 파파고도 내놨다.

플리토와 파파고는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파파고와 같은 자동 번역기 개발을 위해서 필요한 언어데이터를 플리토가 제공하고 있으며, 이런 기술을 개발하는데 쓰일 것을 알고 제공하는 것이므로 문제될 것은 없다. 최소 100만개 정도의 언어쌍이 필요하다. 네이버 뿐 아니라 자동 번역 비즈니스를 하고자 하는 다른 기업에도 언어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언어데이터에 대한 수요와 가치가 상승하고 있으며, 플리토는 보다 많은 언어데이터를 생성하기 위해 지속 노력하고 있다.

Q : 구축해 둔 언어데이터를 전부 판매하면 플리토의 경쟁력은 사라지지 않을까

언어는 끊임없이 창조되는 것이고 언어데이터 수요도 지속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한 걱정은 없다. 플리토는 생성되는 언어에 대한 데이터를 계속 구축하고 있다. (심지어) 재미삼아 남자어, 여자어, 그리고 영화 스타트렉에 나오는 Klingon 같은 가상 언어데이터 구축에도 관심있다.

언어는 그 자체의 역사를 담고 있는 것인데, 점점 영어, 중국어 등의 공용어 중심으로 이분화되는 것이 안타깝다. 사라져가는 언어데이터를 축적해 보존하고  복원시키는 것도 우리의 역할 중 하나라 생각한다.

Q : 동업하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동업 어떻습니까? ^.^

친한 사람과는 동업하지 않는 게 좋다는 것이 내 의견이다. 지금까지 동업자들과 술자리 한번 가지지 않았다. (웃음) 서로 존중하는 게 중요하고, 지나치게 친해지면 상대방에게 서운한 일이 생기게 마련이다.  각자의 역할이 있고 서로 그 역할을 존중해야 오래갈 수 있다고 본다. 20년지기 친구들이 함께 사업하다가 어긋나는 경우도 보았다. 특히 연인끼리의 창업은 정말 말리고 싶다 (웃음) 동업에 있어서 내 소신은, 사업을 하면서 개발, 디자인 등 필요한 자리에 맞는 사람을 구해야지 마음맞는 사람끼리 창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테크수다 Techsu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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