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9, 화요일

[BOOK수다] 상황에 맞는 전략을 짜라, ‘전략 수립의 신’

“전략도 마찬가지다. 전략을 말하면서 숫자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전략의 본질은 숫자가 아니다. 궁극적으로 한 기업이 어떻게 사업을 영속성 있게 유지하느냐다. 숫자는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전략을 수립할 때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장기전략에서 너무 분석에만 치중해서는 안 된다. 분석보다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선택이 앞서야 한다. -본문 28쪽 중”

“남의 전략이 아니라 내 전략이 필요한 때”

전략이 중요한 시대다. 기업이 제품을 만들기만 하면 팔렸던 시대를 지나왔다. 더 이상 그런 시대가 아니다. 시장은 커졌지만 소비자들의 선택도 그만큼 다양해졌다. 기업 간 제품 경쟁은 피할 수 없다. 선택을 위한 기업의 전략이 돋보여야 할 이유가 드러난다.

전략이 있는 기업과 없는 기업은 미래의 길이 다르다. 기업의 사명이 무엇이고 고객이 누구인가와 같은 뻔한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을 할 수 있는가? 할 수 없다면 전략이 없는 기업이다.

전략은 생존의 1차 도구이다. 질문하는 조직은 전략을 지속 가능하게 한다.

전략은 어느 순간 무너진다. 기업의 최고 리더, 최고경영자의 한 마디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 죽기도 하고 다시 살아나기도 한다. 그건 전략이 아니다.

그럼 제대로 된 전략은 무엇인가? 기업은 제대로 전략을 세우고, 플레이하고 있는 건가.

이번에 소개하는 <전략 수립의 신>은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전략 수립의 방법과 도출 과정을 이야기한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겪어야 할 일 중 하나가 자신이 맡은 서비스나 제품에 대한 운영전략일 것이다. 매일 쏟아지는 과제 속에서 많은 공을 들여할 일이 전략을 세우는 것. 그간 세운 전략의 성공률은 어떠했는가?

이 책은 조직 레벨에 따른 전략 유형을 살펴보고, 시장 유형을 통해서 전략 수립 방안을 소개한다. 기업이 갖고 있는 것들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진 후 최대한 우위를 점한 것들을 중심으로 전략을 펼치라고 조언한다. 더불어 외부환경 분석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다. 온라인 기업들의 오프라인 진출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갖춰야 할 전략은 무엇일까?

인터넷 서비스 초창기 검색 서비스가 지금과 같은 상황을 맞이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 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수많은 데이터들을 유형별로 이용자가 검색할 수 있도록 하고 개인화된 광고를 노출시켜 얻어내는 수익이 큰 매출을 차지하지 않는가? 자체 개발을 통한 솔루션 확보를 하지 못 했다. 겉만 화려한 외부 서비스 엔진을 구매, 적용했지만 6개월도 써보지 못하고 서비스를 접었다.

그때 왜 그런 판단을 했을까. 조직 내 다른 구성원들은 전략기획담당자의 그러한 서비스 진행에 대해 ‘아니오’라고 말하지 못했을까. 그때 다른 방법으로 서비스를 진행했다면…

우리가 어디에 있었으며, 어디로 가야 하는가에 대한 판단과 전략이 없었다. 그냥 ‘구름’만 봤던 것이다.

이 책의 저자 박경수는 경영컨설턴트로 많은 기업 강연을 가지며 전략 수립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의 강연 노트라고 할 수 있겠다. 많은 기업 사례들을 소개하고 실제 적용 가능한 전략 수립 관련 양식을 제공하고 있으며 책 후반부에서는 전략 보고서 샘플을 함께 제공한다.

“전략은 살아있는 생명체”

“결국 전략은 환경 변화에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존재다. 그것도 기업의 미션에 맞게 신속 정확하게 말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한때 열광했던 블루오션은 신기루 같은 존재일 수 있다. 분명,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했던 시장이 일순간에 레드오션으로 변화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퍼스트 무버의 이점을 누리려는 막연한 생각보다는 사람들이 머릿속에 지속적으로 퍼스트무버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전략적 이동이 필요할지 모른다. 그것이 곧 전략을 살아있는 생명체로 만들기 때문이다.”-236쪽 중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7’의 전략은 제대로 된 것이었는지 생각해본다. 아이폰의 출시보다 먼저 제품을 내기 위해 무리한 마케팅 전략이 일을 더 크게 만든 것은 아닌가 하는 말들이 있다. 제품 테스트는 제대로 된 건가. 퍼스트무버로서의 자리를 지키고 싶은 욕망에 끌려 오히려 일을 더 망친 것은 아닌가? 어디에서 잘못된 것인가? 삼성은 다시 회복될 수 있을까?

“하지만 상황에 맞지 않는 전략은 주로 리더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주변에서 이런 경우를 많이 본 적이 있지 않은가? 경직되어 소통이 되지 않는 조직에서 그 똑똑함이 빛을 보지 못하는 사람, 그러다 결국 화석이 되어버리는 사람. 교육을 듣거나 하다 보면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유능하고 열정적인 사람인데 수동적으로 변해 그 유능함을 발휘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상황은 보통 해당 조직의 리더가 구성원의 역량을 파악하고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환경이 부족해서이다. 또한 해당 리더가 전략적 사고가 부족하여 잘못된 방향을 설정하다 구성원도 그런 잘못된 전략에 휩쓸리는 경우이다. 특히, 자신의 성공방정식에 빠져 주변환경을 못 보는 경우가 다반사이다.-248쪽 중

집에서 쓸 욕실화를 얼마 전에 바꿨다. 색깔과 제품 디자인을 보고 선택했다. 운동화 사는 것처럼 신어보지는 않았다. 문제가 생겼다. 이전의 것은 신어도 소리가 나지 않았다. 신을 신고 발걸음을 옮길 때 ‘고양이 울음소’리같이 난다. 제품 디자인은 최종 소비자가 사용하는 현장에서 테스트를 마치고 마무리되어야 한다. 디자인이나 제품규격에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품 디자인 전략에는 실제 현장 사용경험까지도 챙겨야 한다.

전략은 결국 디테일이 승부를 결정짓는다는 생각을 했다.

‘경영에서 마케팅까지’ <전략 수립의 신>은 리더로서 기업을 이끄는데 있어 필수 요소인 전략 수립과 실행 방법을 체계적으로 소개하는 기본 가이드북이다. 기업 경영 컨설팅 전문가로서 교육과 강의 활동을 하고 있는 박경수가 새로 소개하는 <전략 수립의 신>은 모두 7장으로 구성, 전략의 개념을 살펴보는 것을 시작으로 전략의 유형, 수립된 전략을 어떻게 실행할 수 있는지 차근차근 들여다보고 있다. 기존 책과는 크기가 달라 교재 같은 느낌이 든다. 편집 디자인 측면에서는 본문 좌우 여백이 공간이 있어 독서의 편리성을 제공한다.

이 책에서는 전략 수립을 위한 절차 소개 비중이 크다. 저자는 전략 수립을 위해 내외부 환경 분석을 토대로 방향 설정을 하고 전략을 수립, 실행해나가는 과정에서 살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체크해본다. 전반부에서는 전략의 개념과 유형을 알아보고 후반부에서는 전략의 수립과정, 즉 외부 환경 분석, 내부역량 분석, 방향 설정 및 전략 수립과 실행계획 수립 등 전략 수립 4단계를 살펴본다.

이전의 전략 수립은 계획에 초점을 맞추면 됐지만 급하게 변화는 환경과 예측할 수 없는 소비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전략이 나와야 한다. 시장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고 깊이 있게 파악하는 일이 제일 급하다. 그게 되지 않으면 다음 단계는 없다.

필름 카메라 시대의 대표 브랜드였던 코닥이나 후지는 전략 부재 기업의 사례로 언급된다. 후지필름은 자신들의 기술을 기반으로 적절한 변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필름 메이커 1등 브랜드였던 코닥은 문을 닫았다. 디지털카메라가 등장하면서 코닥의 위기감은 현실이 되었다. 후지필름은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인 대처를 했다. 그들은 기술을 확장했다.

이 둘을 가른 것은 무엇일까.

전략 수립의 신
경영에서 마케팅까지 <전략 수립의 신> 

결국 변화의 흐름에 앞서 먼저 물결을 만드는 것과 그 물결에 쓸려 가는 것의 차이다. ‘괜찮겠지, 뭐 별일이야 있겠어, 몇 십 년을 해 온 일인데’ 이렇게 생각하다가 결국 디지털 한 방(?)에 문을 닫고 말았다. 그전부터 나름대로 대비하고 변화를 모색했지만 두드리는 문마다 열리지 않았다. 탈출구는 도대체 어디에 있었던 것일까.

20여 년 넘게 한 직장에서 입사 후 지금까지 일해 온 후배는 최근 자신이 일해 온 회사가 다른 회사에 의해 합병되어 마음이 복잡하다. 내 몸처럼 일해 온 회사가 다른 회사의 밑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생각한다. ‘먹방’ 시대에 따라 나름 회사가 만들고 있는 제품이 선전 중이었기에 더 상실감이 큰 듯하다. 사람들의 기호와 식생활 습관 변화에 따라 이 회사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나름대로 다양한 출구전략을 갖고 실행했지만 하나도 제대로 건지지 못 했다. 회사가 잘 할 수 있는 그런 일이 아니나 남들도 잘하는 일들을 추구한 것이다.

왜 그랬을까.

자신들의 오늘을 있게 한 기술과 경험을 놔두고 남들이 이미 하고 있는 것들 따라서 유통 채널을 구축하려고 했지만 아까운 비용만 날리고 결국 합병되었다. 결정적으로 한 곳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 했다. 내부적으로 말리는 사람도 없었다. 뭐라도 해봐야지 하는 정신이 앞섰겠지만 하지 말아야 할 경험을 비싸게 했다. 자사 보유 솔루션과 핵심 가치에 대해서는 외면을 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전략 수립 과정에 있어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지멘스와 유니클로 등 다국적 기업들은 어떻게 생존 전략을 짰었는지 살펴보고 대화식의 이야기 전개와 구체적인 사례를 위한 그래픽 자료를 갖춘 본문 구성은 독자들로 하여금 전략 수립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좋은 전략도 결국 리더의 판단에 따라 운명이 달라질 수 있음을 강조하는 부분은 공감되는 부분이다. 위기는 한꺼번에 닥치지 않는가. 이 책에서 리더의 전략적 사고를 강조하는 대목은 그런한 부분을 염두에 둔 것이리라 본다. “마지막으로 주요 활동에 따른 필요 역량을 도출하고 이 중 우리 회사의 핵심 역량 혹은 산업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역량이 무엇인지를 파악한다. 이를 위해 선도업체나 경쟁사에 대한 벤치마킹을 통해 우리 회사의 선도업체나 경쟁사 간의 역량 차이를 분석하여 차별화된 경쟁우위가 무엇인지를 제시한다.”-본문 142쪽.

핵심가치, 어떤 자원들을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자원들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아야 한다. <전략 수립의 신>은 전략 수립에 필요한 다양한 보고서 기본 양식도 살펴볼 수 있다. 개인이나 기업의 문화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참고할 만한 내용이다.

“전략 수립은 단순히 어떤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만 설정하는 것이 아니다. 해당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과제가 나와야 한다. 그래야 ‘전략=실행”이라는 공식이 성립한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것처럼, 책상 앞에서 만들어지고 책상 앞에서 이행되는 전략을 만드는 것이 기업의 목표는 아니기 때문이다.”-본문 184쪽.

지금 우리는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대를 걷고 있다. 리더의 전략 부재는 리더의 문제로만 끝나는 게 아니다. 전략 없는 리더는 나머지 구성원들 마저 갈 길을 막는다. 그만큼 전략은 무섭다.

제대로 된 전략은 새로운 출구이다. 새로 시작하는 한 해를 준비하는 전략 어떻게 짤지 머뭇거리고 있다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줄 것이다.

전략 수립의 신
박경수
더난출판
<테크수다 TechSu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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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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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전략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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