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8, 목요일

[Book&Talk]정부와 충돌하는 우버, 3세대 스타트업의 롤모델일까?

 정부 규제가 스타트업의 발목을 잡는다는 얘기가 나올 때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로 등장하는 회사 우버.

우버가 정부 규제에 신경쓰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얘기도 있지만 아메리카온라인(AOL) 창업자이자 지금은 벤처투자자로 활동 중인 스티브 케이스는 “우버는 예외적인 사례”라며 정부와의 충돌 보다는 파트너십을 강조한다.

스티브 케이스는 최근  국내 출간된 자신의 저서 ‘미래 변화의 물결을 타라’에서  모바일 앱 이후를 주도할 3차 인터넷 혁명에서 정부와의 협력은 혁신을 꿈꾸는 기업들의 역량을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정부를 적으로 보는 시각을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미래변화의물결을타라
미래변화의물결을타라
 우버의 접근 방식은 다수 스타트업이 참고할만한 접근법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에 따르면 우버는 정부와 파트너십을 맺기는 커녕 같이 작업한 적도 없었다.
“허락이 아니라 용서를 구하라”가 우버의 사업 방침이었다. 즉 일단 저지르고 문제가 생기면 나중에 해결하자는 전략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이러한 전략이 먹혀들었다.

우버의 영업 사전에 파트너십이나 허락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버는 기존 택시 업계의 질서를 무시하고 교통 중개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어 일반인을 기사로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하루아침에 큰 성공을 거뒀다. 파트너십에 의존하지 않는 전략이 우버에는 먹혔다면 다른 곳은 왜 안되는가

우버의 상황에는 예외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우버는 기본적으로 지방 정부 단위로 거래했다. 규정, 지지기반, 영향력 등이 제각각인 수십, 수백개 지역이 영업 대상이 됐다. 따라서 이른바 분할 정복 전략을 구사할 수 있었다. 말하자면 전국이라는 큰 단위가 아니라 세분화하여 도시별로 접근하는 일종의 각개격파 방식을 취햇다. 지역 단위 접근법이라면 이러한 전략이 먹힐 수 있다.

그러나 사세 확장과 함께 영업의 범주가 지역의 단위를 점점 넘어서게 되면서 문제에 봉착했다. 거의 10여개 주에서 송사에 휘말렸고 각종 규제에 발목이 잡혔다. 독일, 네덜란드, 브뤼셀, 태국, 오스트레일리이 일부 지역, 인도, 남아프리카 등지에서 우버의 영업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거세졌다. 스페인과 한국에서는 대중의 거센 반발에 밀려 영업 정지 처분을 받고 철수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스티브 케이스는 정부 정책과 관련한 우버의 행보는 예외적이라는 점을 계속해서 강조한다.
우버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영업 활동을 지속하면서 자잘한 분쟁에 계속 휘말리고 있었다. 그러나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분쟁이 심화되지 않는한 우버의 시장은 건재할 것이다. 우버에게는 전 세계의 여러 시장에서 법정에서 그리고 여러 정부와 다중전을 벌이는데 필요한 자본이 있다.
또 우버는 정부의 지원 없이도 전혀 무리 없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능력이 있다. 굳이 정부의 힘이나 협력이 필요하지 않다. 오히려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 쪽이 더 좋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버에게는 대중이라는 든든한 우군이 있다. 우버의 적은 경쟁사이지 고객이 아니다. 즉 우버는 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정이 아니라 기존의 택시 회사의 보호를 위한 규정과 싸우고 있다. 우버는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혹은 소비자를 불편하게 하는 규정과 싸우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여론을 자기편으로 돌려세웠다.
우버는 되는데 다른 스타트업은 왜 안되냐고? 이에 대해 스티브 케이스는 이렇게 말한다.
우버의 예를 대다수 3세대 스타트업에 적용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우버처럼 도시인의 택시 이용 방법을 혁신하고 싶은 기업도 물론 있다. 그런가 하면 대출 방식이나 정부 서비스의 제공 방식을 바꿔보려는 기업도 있고, 풍력 발전 장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거나 학생들의 급식지원체계를 혁신하고 싶어하는 기업도 있다. 이러한 유형의 혁신이 성공을 거두려면 정부를 적이 아닌 파트너로 삼아 함께 협력해야 한다.

정부를 적으로 보는 업계의 시각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업과 정부를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정부와 기업은 본질적으로 다른 영역에 속해 있으며, 추구하는 사명이 다르고, 관리 원칙과 규율도 다르다. 적어도 미국과 전세계 대다수 국가에서 정부의 궁극적 목적은 사적 이익이 아닌 공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스티브 케이스가 책에서 강조하는 3차 인터넷 혁명은 다양한 오프라인 인프라와 디지털이 융합돼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모바일앱 하나 만들고 끝나는 성격의 일이 아닌 만큼 협력에 대한 역량은 3차 인터넷 혁명에서 대단히 중요한 경쟁력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정부와 관련한 내용도 이같은 메시지의 연장선상에 있다. 정부 규제에 비판적인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 등의 노선과는 출발지점이 달라 보인다. <테크수다 Techsu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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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담긴 다양한 메시지를 온라인을 통해 공유하고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싶은 B급 애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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