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9, 금요일

[북앤톡] 일본 신발 수입하던 나이키가 아디다스를 넘어서기까지…

60년대까지만 해도 스포츠 의류 시장은 독일 회사 아디다스의 독무대였다.

지금은 아디다스를 뛰어넘은 브랜드인 나이키이지만, 당시에는 존재 자체가 없었다. 나이키가 본격적으로 세계 스포츠 무대에 등장한 것은 70년대다. 이후 나이키는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며 아디다스를 제치고 세계 1위 스포츠 용품 브랜드가 되었다.

20년도 안돼 벌어진 역전극이었다. 업계 후발주자 나이키는 어떻게 해서 아디다스를 뛰어넘는 글로벌 브랜드가 되었을까?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의 자서전 ‘슈독’을 보면 나이키는 탄생부터 아슬아슬했고, 자리를 잡아 가는 과정에서도 많고도 많은 산전수전, 공중전을 겪었다.

독자 입장에서 보면 단순히 돈을 많이 벌겠다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승리에 대한 스포츠맨 같은 필 나이트의 집념이 나이키라는 회사의 탄생과 성장을 이끈 것 같다.

슈독에 따르면 스탠포드 MBA 출신의 필 나이트는 육상에 대한 애정으로 신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신발에 대한 관심이 신발을 판매하는 회사의 창업으로 이어졌다.

필 나이트는 인정받지 못한 육상 선수 출신이다. 육상에 대한 애정은 넘쳐났지만 자신의 주인공이 되기에는 몸이 열정을 받쳐주지 않았다. 직접 선수로 뛸 수 없다보니 신발에 육상에 대한 열정을 담으려 했다.

나이키의 출발은 아식스 브랜드로 유명한 일본 오니쓰까 제품을 수입해 미국에 판매하는 것이었다. 이후 오니쓰까와 결별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브랜드가 바로 나이키다.

이후 나이키는 일본 종합상사인 니쇼의 도움속에서 초고속 성장을 달리기 시작한다. 나이키가 아디다스를 잡기까지 알게 모르게 일본의 힘이 크게 작용한 셈이다.

슈독을 읽으면서 나이키라는 회사는 실리콘밸리 스타일보다는 정주영이 이끈 현대의 성장과 스토리가 겹치는 부분이 많아 보였다.

필 나이트는 스스로 사업가 체질이라 생각치 않는다 했지만 책속에 비친 그의 모습은 대단한 경쟁심의 소유자 같다. 그의 경쟁심은 심장에 멈추는 한이 있더라도 다른 사람보다 1초라도 더 빨리 달리고픈 러너의 열정을 닮았다.

감당하기 힘든 고성장이라는 외부의 지적에도 나이키가 성장 위주의 전략을 펼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그는 재고를 적게 유지하는데 별로 관심이 없었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성장 아니면 죽음이라는 원칙을 고수했다. 1974년에는 우리는 액셀러레이터를 한껏 밟는 식으로 대응했다. 그해 매출은 거침없이 질주해 자그마치 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우리는 은행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소매점을 확대하고 직영 대리점을 개설했다. 그리고 우리 형편에 감당하기 어려운 유명 운동선수들을 계속 광고 모델로 영입했다.

그의 경쟁심은 아디다스로도 향했다.

“나는 아이다스에 대해 몸에 좋지 않은 반감을 가져왔다. 아니 몸에 좋은 반감일 수도 있다. 독일 회사 하나가 세계 신발 시장을 수십년에 걸쳐 지배해왔다. 그들은 확보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오만탄 태도를 보였다. 물론 그들이 오만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동기 부여를 위해 내가 그들을 악한으로 규정한 것인지도 모른다. 어찌됐든 나는 그들을 경멸했다. 나는 날마다 그들을 올려다보고, 그들이 멀리 앞서가는 모습을 봐야하는 것이 싫었다. 그는 그렇게 하는 것이 나의 운명이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나이키 초창기에는 술자리도 많았다. 필 나이트를 비롯한 초기 멤버들은 열받아서 마시고, 기뻐서 마시고, 불안할때도 술을 마쳤다. 만취 상태에서 벌어진 에피소드가 슈독에는 수시로 등장한다. 80년대 이후 창업한 실리콘밸리 기술 회사들의 창업 스토리에선 보기 힘들었던 장면이다.

경쟁심으로 무장한 필 나이트였지만 직원 관리는 독재보다는 방목형에 가까웠다.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스스로 알아서 잘할줄 아는 문화를 추구했다.

“그들은 내가 만든 기업 문화를 좋아했다. 그는 그들을 전적으로 믿고 어깨너머로 감시하지 않았다. 이를 통해 서로 신의를 다질 수 있었다. 나의 경영 스타일은 단계마다 지시를 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적절치 않다. 그러나 그들은 이런 경영 스타일 때문에 자기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었다. 나는 그들을 붙잡지 않고 풀어주었다. 그들이 실수를 해도 내버려 두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이런식으로 대해주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필 나이트는 나이키의 목적이 이윤축구를 넘어서기를 바랐다. 제품 뿐만 아니라 아이디어, 정신을 팔려고 했다. 핵심은 승리에 대한 열망이었다. 더뛰면 심장이 멈출수도 있는데도 더 달리는 런너의 열망이 나이키라는 브랜드에 녹아들아들기 원했다. 스티브 잡스급의 열망을 지녔고 열망을 실행하는 과정에선 주위 참모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집념을 공유하는 이들이 필 나이트 주변에 포진하고 있었기에, 그가 방목형 경형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2000년대초 나이키 최고경영자에서 물러났고 2016년에는 이사회 의장 자리도 넘긴다는 뉴스가 나왔는데, 정말 경영 일선을 떠났는지는 모르겠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고 해서 필 나이트에 대한 관심이 꺼질거 같지는 않다.

나이트는 CEO 퇴임 이후 스탠포드에서 소설창작수업 과정을 들었다 한다. 자서전에 이어 자신의 이름으로된 소설을 내놓는다면 은퇴한 창업자들의 인생에서 빌 게이츠 못지 않은 상징성을 갖게 않을런지…[테크수다 Techsu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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