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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시대라는데, 정보통신부는 부활해야할까?

이명박 정부에서 정보통신부가 사라진 이후 ICT 전담 부처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계속 제기돼왔다. 읽부에선 전담 부처가 있고 없고는  한국 정부가 ICT를 우대하느냐 홀대하느냐를 가늠하는 기준으로도 통했다.

정보통신부 부활론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여전하다. 이른바 4차산업업혁명이라는 시대, 한국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ICT 전담 부처가 IT 관련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부활론의 명분이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학노 동국대 교수는 2013년 중앙일보에 쓴 칼럼에서 정보통신부 부활론에 대해 득보단 실이 많다고 주장한 바 있다.

[비즈 칼럼] 정보통신부 부활, 규제 역효과 우려 

ICT 산업은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각국 정부는 창의와 발명을 뒷받침하려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잘나가는 나라치고 ICT 독립 부처를 둔 곳은 없다. 외려 독립 부처가 부활하면 ICT 산업을 부처 행정의 대상으로 습관처럼 규제의 칼을 꺼내 들 수 있다. 시장의 자유로움을 창달하기보다는 울타리 안에 가둬 두고 ‘컨트롤’하려 든다면 자칫 세계의 조류와 시장 흐름에 뒤처지는 결과만 낳을 수 있다.

4차 산업 혁명 대응을 위해  ICT 전담 부처를 부활시켜야 하는 것일까? 실효성에 대해서는 고개가 갸우뚱해지는게 사실이다.

요즘처럼 ICT가 광범위하게 퍼지고, 다른 분야와 융합되는 시대, ICT를 ICT가 아닌 다른 것과 확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 ICT는 이제 공장, 매장, 드론, 비행기, 자동차, 집, 논과 밭은 물론  그리고 화장실에까지 사실상 거의 모든 것을 파고들었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ICT는 요소 기술이 됐다. 특정한 분야로 구분하기가 애매해졌다. 정부 정책도 마찬가지다. 보건복지부나 해양수산부가 내놓은 정책도 이제 다수가 IT와 관련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정책에서 ICT와 ICT가 아닌 것을 칼로 무베듯 확 나눌 수가 있을까?  ICT가 들어갔다고 해서 ICT 전담 부서가 모두가 이건 내소관이라고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ICT 기반이라고 해도 핵심은 ICT가 아닌 정책도 많다. 선을 긋기는 해야 하는데,  선긋는 지점을 정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적당히 선긋고 필요에 따라 협업하면 될 수도 있겠지만 보고 듣고 지켜봐온 경험상 협업은 그냥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성격의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ICT 관련해 정부의 역할이 중요치 않다고 주장하는 건 아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ICT 전담 부처를 만드는 것보다는 정부 및 산하기관들의 평균적인 ICT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건전한 ICT 생태계 육성에는 도움이 될거 같다.

 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디지털 서비스는 아이폰과 네이버에 익숙해진 이들에게 굉장히 어색하고 불편한 존재다. 데스크톱 기반 공공 서비스 환경은은 특히 그렇다. 민간과 공공 디지털 서비스 간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이러다간 공공 디지털 서비스는 사이버 황무지가 될 수도 있다.

정보통신부가 부활한다고 이같은 문제가 해결될수 있을까? 구글이나 네이버 출신 기획자, 개발자, 다자이너들을 정부가 특채하는 것이 효과적이지 싶다. 이렇게 되면 지금의 공공 디지털 서비스 수준은 한층 나아지지 않을런지…

민간 기업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도 정부 스스로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하는 시점이다. 한국에서 IT로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 정부는 거대한 시장이다. 중소 기업에게는 특히, 구매자로서 정부가 갖는 중량감은 크다.

그러나 정부 관련 사업이 국내 기업들에게 의미있는 레퍼런스가 되는지는 의문이다. 해외 시장을 노크할 때 국내 IT기업이 삼성전자에 솔루션을 넣었다는 것은 몰라도 일부 분야를 제외하면 한국  정부 어디어디에 공급했다는 것이 홍보에 도움이 됐다는 얘기는 많이 듣지 못했다. 레퍼런스로서 미국 정부가 갖는 밸류와 한국 정부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다.

한국 공공 기관들은 좀더 유능한 ICT 구매자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제갑을 주고 사돼 기업들에게 글로벌 수준의 요구 사항을 제시하고 그들의 역량을 판단할 수 있는 내공을 갖춰야 한다.

기술성 평가를 제대로 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공공기관들이 국내 기업들에게 글로벌 레퍼런스 역할을 해야 한다.  전문성을 기반으로 솔루션을 잘 사기만 해도,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역량이 부족한 정부는 민간 기업들에게 만만하게 비춰질 뿐이고, 우물안 개구리 기업들만을 쏟아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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