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9, 화요일

금융권은 블록체인 시대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얼마전, “블록체인은 월드와이드웹 이후 가장 파괴적인 속성을 지닌 인터넷 기술”이라는 내용을 담은 책 ‘비즈니스 ‘에 대한 소개글이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관심을 받아 좀 놀랬더랬다.

[관련글]블록체인은 월드와이드웹과 맞먹는 파괴적인 인터넷 기술

많은 이들이 알게 모르게 블록체인의 잠재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글을 쓴 이후 LG CNS 등 국내 유력 IT서비스 업체들도 블록체인 사업을 강화한다고 발표하면서,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은 국내서도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LG CNS가 블록체인을 갖고 노리는 타겟 시장 역시 금융권이다.

비즈니스 블록체인에는 블록체인이 금융 서비스 시장에 미칠 영향에 내용도 비중있게 실렸다.

핵심은 금융 회사들이 웹이 나왔을때처럼 소극적으로 대응했다가는 블록체인 생태계에서도 페이팔과 같은 비금융 출신 거대 금융 서비스 회장의 등장을 막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저자 윌리엄 부가야는 기존 은행들이 인터넷으로 이룬 혁신들에 대해 대단히 비판적이다.

은행은 메인프레임 컴퓨터가 도입된 1950년 후반부터 IT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핀테크라는 용어는 2013년이 되어서야 유행했다. 기술이 늘 은행 업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이룬 혁신은 그다지 많지 않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전통적으로 은행의 IT관련 관심사는 백엔드 오퍼레이션(고객 계좌 및 거래 등), 직영 대리점 지원 기능, ATM 연결, 판매 시점 리테일 케이트웨이를 통한 결제 진행, 전세계 파트너/은행과의 네트워크 연결, 다양한 금융 상품 출시 정도로 제한됐다.

1994년 등장한 인터넷은 어떤 서비스든 프론트엔드로서의 진입점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당시 대부분의 은행들은 이 혁신의 기회를 잡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일대일 비즈니스 관계 또는 직영점들 사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익숙해져버렸기 때문이다. 웹의 영향력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나머지 은행들은 제한된 사고의 틀속에서 인터넷을 더디게 학습했다. 그 결과 웹이 상업화된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은행은 고객들에게 단지 인터넷 뱅킹, 온라인 증권거래, 온라인 고지서 결제 기능만 제공할 뿐이다. 바뀐 거라곤 은행 지점을 내방하거나 고지서 결제 우편에 붙일 우표에 침을 바르는 고객들이 뜸해졌다는 사실 뿐이다. 그러는 사이, 은행의 과감한 혁신을 요구하며 핀테크가 성장했다.

저자에 눈에 인터넷으로 금융 서비스 시장을 파괴한 대표적인 혁신 기업은 페이팔이다.

페이팔은 전세계 수백개의 지역 은행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으며, 이세상에서 유일하게 경계없는 금융 서비스 제공자로 자리매김했다. 페이팔의 성공은 단순히 기존 은행들 가운데 다리를 놓은 일만으로도 대체 금융 서비스 회사가 존립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그런만큼 저자는 은행들이 블록체인에 대해 좀더 공격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한다. 웹보다는 적극적으로 나서야 블록체인을 활용한 또 다른 페이팔에 얻어터지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비용 절감용으로 쓰는 것을 넘어,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발판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해야 한다는 얘기로 들린다.

역사를 반면교사로 삼지 않으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마련이다. 은행은 인터넷을 받아들인 속도보다 더 신속히 블록체인을 도입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온갖 시련으로 고통받을 것이다. 핀테크가 은행의 결제 시스템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라면 블록체인은 은행 업무를 분산시킬 뿐만 아니라 국제 금융부터 청산소까지 기존의 조직들간에 이루어지는 프로세스 전체를 뒤흔들 의지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기술은 은행 기관의 미래에 나쁜 소식와 좋은 소식을 동시에 전한다. 나쁜 소식은 일부 블록체인 스타트업이 핀테크처럼 기존 금융 비즈니스를 대체할 만큼의 위력을 가지게 되리라는 것이고, 좋은 소식은 블록체인이 여러 은행 업무의 능률을 높이고 간소호하는데 탁월한 기술이라는 점이다.

금융은 대표적인 규제 산업이다. 글로벌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은행들은 규제의 틀을 넘어 블록체인의 잠재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은행들은 과도한 지역 유착으로 금융 서비스 측면에서 더 개방된 글로벌 웹에 참여할 수 있는 역량을 스스로 감퇴시켜왔다. 그 결과 이들은 돈이 네트워크를 통해 유입되고 유출되는 지점일 뿐, 더 이상 통화의 주요 유통 경로로 이용되지 못할 전망이다. 은행이 암호화폐 세계로 통하는 문의 수가 늘어나는 상황을 아무 대책없이 허용한다면 결국 고립되거나 암호화폐 세상을 외부에서 관망만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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