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AI는 도구가 아닌 '동료'다"... 5650억 달러 시장 이끌 '3대 키워드'
[라스베이거스 = 테크수다 ITCL 공동취재팀]
"2026년, 인류는 '지능형 전환'이라는 거대한 파도 위에 서 있습니다. AI는 더 이상 우리가 사용하는 단순한 도구가 아닙니다. 우리와 함께 일하고, 행동하는 '동료(Teammate)'가 되었습니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이틀 앞둔 4일(현지시간),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주최한 '주목해야 할 기술 트렌드(Trends to Watch)' 미디어 데이 현장. 무대에 오른 킨제이 파브리지오(Kinsey Fabrizio) CTA 사장과 브라이언 코미스키(Brian Comiskey) 혁신 및 트렌드 담당 수석 이사는 올해 기술 산업을 관통할 핵심 화두로 ▲지능형 전환(Intelligent Transformation) ▲수명 연장(Longevity) ▲내일의 엔지니어링(Engineering Tomorrow)을 제시했다.
불확실성 뚫고 성장하는 美 기술 시장... "가치 소비가 뜬다"
CTA는 이날 2026년 미국 소비자 기술 산업 규모가 5,650억 달러(한화 약 76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았다. 브라이언 코미스키 이사는 "경제적 불확실성과 관세 압박 속에서도 소매 매출은 전년 대비 3.4%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눈에 띄는 점은 하드웨어 교체 주기의 변화다. 팬데믹 이후 기기 수명이 길어지면서 출하량 자체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더 오래 쓰고 더 큰 가치를 주는 제품에 지갑을 여는 '의도적인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다. 대신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구독 매출이 하드웨어의 빈자리를 채우며 산업의 수익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키는 것'에서 '알아서 하는' 시대로... 에이전틱 AI의 부상
올해 CES의 주인공은 단연 진화한 인공지능, '에이전틱 AI(Agentic AI)'다. 기존의 생성형 AI가 사용자의 질문에 답을 내놓는 수동적 존재였다면, 에이전틱 AI는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한다. 코미스키 이사는 "이제는 AI에게 '이메일을 써줘'라고 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늘 내 편지함을 관리해 줘'라고 맡기는 시대"라며 "AI가 주도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변화는 시작됐다. CTA 조사에 따르면 미국 근로자의 약 63%가 업무에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주당 평균 8.7시간의 업무 시간을 절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는 스크린 밖으로 나와 로봇과 결합하며 '피지컬 AI(Physical AI)'로도 확장된다. 유니트리(Unitree)와 같은 기업들이 선보일 휴머노이드 로봇은 단순 노동을 넘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복잡한 환경에서 함께 생활하는 동반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줄 예정이다.
'비만 치료제'가 쏘아 올린 헬스케어의 혁명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GLP-1(비만 치료제)'이 촉발한 나비효과가 전 산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체중 감량 열풍은 단순히 제약 시장에 머물지 않고, 식품, 피트니스, 수면 테크, 심지어 가전 업계의 지형도까지 흔들고 있다. 사용자의 변화된 신체와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기술도 진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집은 '건강 관리의 허브'로 변모한다. 위딩스(Withings)가 선보인 스마트 체중계는 단순한 체중 측정을 넘어, 손잡이를 잡는 것만으로 전신 체성분과 혈관 나이, 심전도까지 분석해낸다. 파브리지오 사장은 '접근성(Accessibility)' 기술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신경 다양성(Neurodiversity)을 고려해 사람의 뇌파와 감정 반응을 측정하는 하바스(Havas)의 '뉴로버스(Neuroverse)' 기술처럼, 기술이 소외된 이들 없이 모두를 포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기계부터 원전까지... 인류 난제 해결하는 '내일의 엔지니어링'
기후 위기와 식량 문제 등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적 시도들도 대거 공개된다. 캐터필러(Caterpillar)와 존 디어(John Deere), 두산(Doosan) 등 중장비·농기계 기업들은 자율주행과 AI를 접목해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솔루션을 제시한다. 모빌리티 분야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완전히 재편됐다. 자동차는 이제 '탈것'을 넘어 거대한 '스마트폰'이자 '움직이는 생활 공간'이 되었다. 특히 웨이모(Waymo)와 죽스(Zoox) 등 자율주행 기술은 샌프란시스코와 라스베이거스 실제 도로 위를 달리며 '이론'이 아닌 '현실'임을 증명하고 있다.
한편, 이번 CES 2026에서는 디지털 인프라의 미래를 조망하는 'CES 파운드리(CES Foundry)' 전시관이 퐁텐블로 호텔에 처음으로 마련되어 주목된다. 이곳에서는 블록체인과 양자 컴퓨팅 등 차세대 기술 인프라를 구축하는 혁신 기업들이 대거 참여해 다가올 미래의 청사진을 그릴 예정이다. 브라이언 코미스키 이사는 발표를 마치며 "CES 2026은 단순한 신제품 경연장이 아니다"라며 "지능형 전환과 수명 연장, 엔지니어링 기술이 결합해 인류의 삶을 더 길고, 건강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내일로 가는 창(Window to Tomorrow)'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 =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라스베이거스 = ITCL 김덕진 소장 kimdukjin@itc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