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젠슨 황 "AI, 화면 밖으로 나왔다"... 차세대 플랫폼 '베라 루빈' 생산 돌입

[CES 2026 현장 리포트 : 테크수다 *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 공동 취재팀] 엔비디아가 블랙웰을 잇는 차세대 AI 슈퍼컴퓨팅 플랫폼 '베라 루빈(Vera Rubin)'을 공개하며 AI 컴퓨팅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단순한 연산 속도 경쟁을 넘어, AI가 로봇과 자율주행차 등 물리적 실체와 결합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를 선언했다.

엔비디아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기조연설에서 암흑 물질의 존재를 입증한 천문학자 베라 루빈의 이름을 딴 차세대 플랫폼을 전격 발표했다.

'베라 루빈' 플랫폼 본격 생산... "블랙웰보다 5배 강력"

이날 무대에 오른 젠슨 황 CEO는 "베라 루빈은 이미 본격적인 생산(Full Production)에 들어갔다"고 밝히며 출시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그는 "무어의 법칙이 둔화된 상황에서 매년 폭증하는 AI 연산 수요를 감당하려면 시스템 전체를 동시에 설계하는 '극한의 코디자인(Extreme Co-design)'이 필수적"이라며 베라 루빈 플랫폼을 구성하는 6종의 혁신적인 칩 기술을 상세히 소개했다.

베라 루빈 플랫폼은 ▲전력 제한 환경에서 기존 대비 2배의 성능을 내는 '베라(Vera) CPU' ▲블랙웰 대비 5배 강력한 부동 소수점 성능과 'NVFP4 텐서 코어'를 탑재한 '루빈(Rubin) GPU'를 중심으로 구동된다.

여기에 데이터 이동과 처리를 극대화하기 위해 ▲초당 1.6테라비트의 대역폭을 제공하는 '커넥트X-9(ConnectX-9)' ▲스토리지와 보안 기능을 전담해 CPU 부하를 줄이는 '블루필드-4(BlueField-4) DPU' ▲72개의 GPU가 하나의 거대 칩처럼 작동하도록 돕는 'NV링크 6(NVLink 6) 스위치' ▲AI 전용 이더넷 환경을 위한 '스펙트럼-X(Spectrum-X) 이더넷 스위치'가 결합되어 총 6개의 칩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을 완성했다.

데이터센터 구축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복잡한 케이블링(Cabling) 문제도 획기적으로 해결했다. 젠슨 황은 "기존 시스템에는 노드당 43개의 케이블이 필요했지만, 베라 루빈 컴퓨트 트레이는 설계를 완전히 일신하여 케이블을 '0개'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제로 케이블' 설계 덕분에 시스템 조립 시간이 기존 2시간에서 5분으로 획기적으로 단축되었다. 또한, 전력 소비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섭씨 45도의 온수를 사용하는 100% 액체 냉각 방식을 도입, 별도의 냉각기(Chiller) 없이도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한 친환경적 설계를 완성했다.

벤츠와 손잡은 엔비디아... "1분기 유럽 도로 달린다"

이번 기조연설의 또 다른 핵심 화두는 '피지컬 AI'였다. 젠슨 황은 AI가 디지털 화면 속 텍스트나 이미지를 생성하는 것을 넘어, 물리적 세계의 법칙(AI Physics)을 이해하고 상호작용하는 단계로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젠슨 황은 메르세데스 벤츠와의 협력 성과를 강조했다. 그는 "5년 전 메르세데스 벤츠와 파트너십을 맺고 자율주행의 미래를 준비해왔다"며 "엔비디아의 기술이 탑재된 첫 자율주행차가 올해 1분기 유럽, 2분기 미국 도로를 달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이날 세계 최초의 추론형 자율주행 AI인 '알파 마요(Alpha Mayo)'를 공개했다. 알파 마요는 카메라 입력부터 구동까지 엔드 투 엔드(End-to-end)로 훈련되었으며, 단순한 주행을 넘어 어떤 행동을 취할지 스스로 추론하고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이 기술은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에 적용되어 실제 도로 주행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함께 엔비디아는 물리적 AI를 훈련시키기 위한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 '코스모스(Cosmos)'도 소개했다. 현실 세계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코스모스를 통해 물리 법칙에 기반한 합성 데이터를 생성하여 로봇과 자율주행차를 학습시키는 방식이다.

지멘스 등 산업계와 협력 강화... 에이전트 AI로의 진화

엔비디아는 이날 지멘스(Siemens)와의 파트너십 확대를 발표하며 제조 산업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예고했다. 지멘스는 엔비디아의 옴니버스와 AI 모델을 자사 설계 및 시뮬레이션 툴에 통합하여 '산업용 메타버스' 구축에 나선다.

한편, 젠슨 황은 AI 소프트웨어의 흐름이 단순 챗봇에서 스스로 도구를 사용하고 계획을 세우는 '에이전트 AI(Agentic AI)'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오픈 소스 모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엔비디아가 개발한 모델과 훈련 데이터를 모두 공개해 전 세계 기업과 연구자들이 AI 혁명에 동참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젠슨 황 CEO는 기조연설을 마치며 "엔비디아는 칩부터 인프라, 모델, 애플리케이션까지 AI의 전체 스택을 재창조하고 있다"며 "우리가 만든 기술이 전 세계 산업을 혁신하는 도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공동 취재 =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ITCL 김덕진 소장 kimdukjin@itc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