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머 75%, 고객상담 70%"···앤쓰로픽이 공개한 AI 자동화 직격탄 직업 지도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앤스로픽(Anthropic)이 AI가 고용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추적하는 새 프레임워크를 3월 5일 발표했다. 소속 경제학자 맥심 마센코프(Maxim Massenkoff)와 피터 맥크로리(Peter McCrory)가 개발한 '관찰된 노출도(Observed Exposure)' 지수에 따르면,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과업의 75%가 이미 AI로 커버되며 자동화 위험 1위를 기록했다. 고객서비스 담당자(70.1%), 데이터 입력 키어(67.1%), 의무기록 전문가, 시장조사 분석가가 뒤를 이었다. 다만 현재까지 고노출 직군에서 대규모 실업 증가는 관찰되지 않았다.
📌 핵심 요약 3줄
- 앤스로픽이 O*NET 직업 데이터베이스, 클로드 사용 데이터, 학술 노출 평가를 결합한 '관찰된 노출도(Observed Exposure)' 지수를 공개했다
- 컴퓨터·수학 직군은 이론적 자동화 가능 비율이 94%이나 실제 클로드 커버리지는 33%로 이론과 현실의 격차가 크다
- 고노출 직군의 실업률 변화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으나, 22~25세 청년층의 취업률은 14% 하락하는 초기 신호가 포착됐다
이 프레임워크의 핵심은 기존 연구들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다. 연구진은 과거 일자리 전망이 반복적으로 붕괴를 과대평가해왔다고 지적한다. 2009년 한 연구는 미국 일자리의 약 25%가 오프쇼어링에 취약하다고 판단했지만, 10년이 지나도 해당 직업들의 고용은 건전하게 유지됐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의 공식 직업 성장 전망도 과거 추세의 단순 연장 이상의 예측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관찰된 노출도는 세 가지 데이터 소스를 결합한다. 약 800개 미국 직업의 과업을 분류한 O*NET 데이터베이스, 앤쓰로픽 이코노믹 인덱스(Anthropic Economic Index)를 통해 수집한 클로드의 실제 업무 사용 데이터, 그리고 엘룬두(Eloundou) 등이 2023년 발표한 학술 연구의 과업별 이론적 노출 평가다. 핵심적인 설계 원칙은 AI가 인간을 보조하는 '증강(augmentative)' 사용보다 인간의 작업을 직접 대체하는 '자동화(automated)' 사용에 더 높은 가중치를 부여한다는 점이다.
이론과 현실의 격차는 선명하다. 컴퓨터·수학 직군에서 LLM이 이론적으로 수행 가능한 과업 비율은 94%지만, 클로드의 실제 커버리지는 33%에 불과하다. 사무·행정 직군도 이론적 역량 90% 대비 실제 활용은 극히 일부다.
연구진은 "AI는 이론적 역량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가장 높은 노출도를 보인 직업은 컴퓨터 프로그래머(75%)이며, 고객서비스 담당자(70.1%), 데이터 입력 키어(67.1%)가 뒤를 이었다. 전체 근로자의 30%는 AI 노출도가 0%였다. 조리사, 오토바이 정비사, 안전요원, 바텐더, 식기 세척원 등 물리적 작업 중심 직업이 이 그룹에 해당한다.
연구진은 미국 현재인구조사(Current Population Survey) 데이터를 활용해 2016년부터의 실업률 추이를 분석했다. 결과는 명확하다. 2022년 말 챗GPT(ChatGPT) 출시 이후에도 고노출 직군과 비노출 직군 간 실업률 격차 변화는 "작고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즉, 고노출 근로자가 저노출 근로자보다 더 많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다만 청년층에서는 다른 양상이 포착됐다. 22~25세 근로자의 고노출 직군 신규 취업률이 2022년 대비 약 0.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챗GPT 이전 기준선 대비 14% 감소에 해당한다. 25세 이상 근로자에게서는 동일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별도 연구인 브린욜프슨(Brynjolfsson) 등의 2025년 ADP 급여 데이터 분석에서도 22~25세 고노출 직군 고용이 6~16% 감소한 것으로 확인돼 유사한 추세를 보인다. 연구진은 "채용되지 않은 젊은 근로자들이 기존 직장에 머물거나, 다른 직업을 택하거나, 학교로 돌아가고 있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고노출 직군 근로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도 주목할 만하다. 비노출 그룹 대비 여성 비율이 16%포인트 높고, 백인 비율은 11%포인트, 아시아계 비율은 약 2배 높다. 평균 소득은 47% 더 높으며, 대학원 학위 보유자 비율은 17.4%로 비노출 그룹(4.5%)의 약 4배다. BLS의 2024~2034년 고용 전망과 교차 분석한 결과, AI 관찰 노출도가 10%포인트 증가할 때마다 해당 직업의 예상 고용 성장률이 0.6%포인트 하락하는 관계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 프레임워크를 일회성 연구가 아닌 장기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마센코프와 맥크로리는 "의미 있는 효과가 나타나기 전인 지금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향후 발견이 사후 분석보다 더 신뢰할 수 있게 경제적 붕괴를 식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AI가 노동 시장을 재편하는 속도와 규모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론과 현실의 격차가 얼마나 빨리 좁혀지는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