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인간의 경쟁력 ; 창의성은 인간의 마지막 영역인가
AGI가 3년 안에 온다는 주장도 있고, 10년 안에 온다는 전망도 있다. 기술 낙관론은 언제나 빠르다. 그러나 강창래의 『AI 시대, 인간의 경쟁력』은 다소 다른 온도를 제시한다. AGI는 올 수 있지만, 생각보다 쉽게 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다. 도착의 여부가 아니라, 도착의 속도가 문제라는 것이다.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은 기술 진보의 상징처럼 다뤄진다. 마치 곧 인간의 역할을 대체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단순하다. 배터리라는 물리적 한계가 존재한다. 24시간 작동하는 존재가 아니라 몇 시간마다 멈추고 충전해야 하는 기계다. 필요하다면 배터리를 교체해야 한다. 기술의 외형은 미래를 닮았지만, 작동 방식은 여전히 현재에 묶여 있다.
우리는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대신해 줄 것 같은 시대를 살고 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영상을 만들고, 코드를 생성한다. 일정 관리부터 이메일 응대, 쇼핑까지 위임할 수 있는 세상이 열리고 있다. 생산성의 측면에서 보면 어떤 이들에게는 분명 천국과도 같은 환경이다. 그러나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그 자체로 지옥이 된다. 기술은 언제나 혜택과 위협을 동시에 가져온다.
이 책은 이러한 상반된 현실 속에서 인간이 무엇을 붙들어야 하는지를 묻는다. 그 답으로 제시되는 것은 창의성이다. 인공지능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영역이다. AI의 본질적 한계로 지적되는 할루시네이션은 이를 잘 보여준다. 인공지능은 그럴듯한 오류를 만들어낼 수 있다.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는 존재다.
그렇다면 인간의 뇌 구조를 닮은 로봇이 등장한다면 상황은 달라질까. 인간의 창의성을 재현할 수 있을까. 인간만이 축적해 온 경험의 층위를 기계가 ‘느낄’ 수 있을까. 만약 그 경계를 넘어서는 순간이 온다면, 우리는 어떤 세계를 마주하게 될까.
이 책은 창의성을 유지하기 위한 두 가지 실천을 이야기한다. 낙서와 독서다. 깊이 집중하는 순간보다, 쓸데없는 생각을 하거나 딴짓을 할 때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험은 낯설지 않다. 비효율처럼 보이는 시간이 오히려 창조의 토양이 된다. 또 하나는 독서다. 독서 인구가 줄어드는 시대일수록 인문학적 경험은 더욱 중요해진다. 창의성은 정보가 아니라, 해석의 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화가와 예술 작품을 통해 인간 창의성의 기원을 탐색하는 이 책은 결국 하나의 메시지를 던진다. AI는 도구라는 점이다.
“AI도 그런 도구 발전의 연장선상에 있는 겁니다. 적어도 지금의 상태는 그렇습니다. 미래의 AI가 얼마나 엄청나게 달라질지는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발전하든 도구일 것이고, 도구여야 하며 창조성은 인간의 몫으로 남겨질 것입니다.” (205쪽)
기술의 속도에 압도되는 시대일수록, 인간의 속도를 다시 묻는 일이 필요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