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된 알파세대, 디지털 판도 흔든다…"게임이 SNS 된다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이마케터(EMARKETER)에 재미난 팟캐스트가 올라왔다. 2010년생~2024년생 알파세대가 13세가 되면서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아주 흥미로운 경쟁이 벌어질 거라는 내용이다. 팟캐스트 수석 디렉터이자 진행자인 마커스 존슨(Marcus Johnson, Senior Director of Podcasts), 인구통계 애널리스트 파올라 플로레스-마르케스(Paola Flores-Marquez, Demographics Analyst), 리서치 부사장 제니퍼 피어슨(Jennifer Pearson, Vice President of Research)이 함께했다. 관련 내용을 정리했다.

2026년, 알파세대(2010~2024년생) 최연장자가 13세에 도달하며 소셜미디어 가입이 공식화되면서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의 최신 분석에 따르면 유튜브(YouTube)와 틱톡(TikTok) 간 사용시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로블록스(Roblox)·디스코드(Discord) 등 게임 플랫폼이 새로운 소셜미디어 공간으로 급부상하는 등 알파세대를 둘러싼 플랫폼 쟁탈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호주가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소셜미디어 금지법을 2025년 12월 시행하면서, 게임 플랫폼이 청소년들의 대안 소통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흥미로운 현상도 나타났다.

1. 13세 문턱 넘은 알파세대, 틱톡 vs 유튜브 본격 격돌

소셜미디어 '조기 진입' 세대의 탄생

인구통계 전문가 플로레스-마르케스는 "2026년 알파세대 최연장자가 13세가 되면서 미국 내 소셜미디어 계정 개설이 법적으로 허용되지만, 이들은 이미 수년간 디지털 세계에 몰입해왔다"고 설명했다.

실제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한다. 현재 알파세대의 소셜미디어 사용률은 약 22%로, Z세대가 같은 연령대였을 때의 2배에 달한다. 유튜브 이용률은 66%에 달하며, 틱톡은 17.2%를 기록 중이다.

플로레스-마르케스는 "이들에게 2026년은 디지털 행동의 '공식화' 시점일 뿐"이라며 "이미 유튜브 키즈(YouTube Kids)를 통해 디지털 생태계에 진입한 이들은 마케터들에게 매우 까다로운 소비자 집단"이라고 강조했다.

사용시간 역전 현상, 틱톡이 앞서다

플랫폼 이용률과 사용시간 사이에는 흥미로운 격차가 존재한다. 12세 미만 아동의 경우 유튜브를 하루 평균 43분, 틱톡을 55분 사용한다. 12~17세 청소년층에서는 격차가 더 벌어져 유튜브 34분, 틱톡 74분으로 나타났다.

이마케터 수석연구책임자 피어슨은 "알파세대가 성장하면서 틱톡 사용시간이 급증할 것"이라며 "친구들과 연결되고 트렌드를 따라가려는 욕구가 틱톡으로 이들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체 세대를 놓고 보면 상황은 다르다. 2023년 이후 모든 연령대에서 틱톡 사용시간은 감소 추세인 반면, 유튜브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틱톡이 단기적 승리를 거두고 있지만, 장기 지속성 측면에서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호주 규제가 가져온 변화

2024년 11월 호주는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소셜미디어 사용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2025년 12월 10일부터 시행된 이 법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X(구 트위터), 스냅챗, 레딧, 트위치, 킥 등 10개 주요 플랫폼을 대상으로 한다.

특이한 점은 유튜브와 왓츠앱이 교육 및 창작 목적을 이유로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것이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와 디스코드 역시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호주 온라인안전규제기관 이세이프티(eSafety)는 "16세 미만 청소년 약 100만 명이 기존 계정을 삭제하거나 비활성화해야 한다"며 "플랫폼들은 얼굴 인식 등 연령 확인 기술을 도입해야 하며, 위반 시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485억원) 벌금이 부과된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덴마크, 뉴질랜드 등도 유사한 규제를 준비 중이다.

2. 게임이 SNS 된다... 로블록스·디스코드, 소통 플랫폼으로 진화

알파세대 48%, 게임하며 TV 시청

게임 플랫폼이 단순한 놀이 공간을 넘어 소셜미디어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프리시시파이(Precisify, 구 Precise TV) 데이터에 따르면, 알파세대의 48%가 TV 시청 중 동시에 게임을 플레이하는 '멀티스크리닝' 행태를 보인다.

이마케터 분석에 따르면 미국 알파세대의 절반이 인터넷 연결 기기를 통해 게임을 즐긴다. 이는 다른 어떤 세대보다 높은 수치다. 2020년 커먼 센스 미디어(Common Sense Media) 조사에서 0~8세 아동의 스크린 타임 중 게임 비중은 16%였으나, 2024년에는 26%로 증가했다.

피어슨은 "부모들이 소셜미디어는 제한하지만 게임은 허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들은 허용된 공간에서 소통 방법을 찾아낸다"고 설명했다.

로블록스, 문화 창조 플랫폼으로 도약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가 대표적 사례다. 2025년 8월 기준 월간 활성 사용자 1억 7,000만 명을 기록한 로블록스는 2025년 1~3분기 동안 누적 이용시간 887억 시간을 달성했다. 8월에는 동시 접속자 수가 최대 4,500만 명에 달했다.

로블록스 사용자 및 디스커버리 제품 부문 라즈 바티아(Raj Bhatia) 부사장은 "Z세대와 알파세대에게 로블록스는 정체성과 문화, 커뮤니티가 매일 살아 움직이는 디지털 공간"이라며 "이들은 문화를 소비하는 존재를 넘어, 스스로 문화를 만들어가는 주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로블록스에서는 하루 평균 5,000만 건 이상의 검색이 이루어지며, 검색어의 상당수는 개별 게임 타이틀보다 '공포', '롤플레잉' 같은 장르와 테마에 집중됐다. 2025년 가장 많이 검색된 게임은 1위 브룩헤이븐(2020년 출시), 2위 그로우 어 가든(2025년 출시), 3위 브레인롯 훔치기(2025년 출시)였다.

게임 플랫폼 역사상 동시 플레이 기록도 두 차례 경신됐다. 6월 '그로우 어 가든'이 기네스 세계기록을 세운 데 이어, 9월 '브레인롯 훔치기'가 동시 접속자 2,500만 명을 넘어서며 새 기록을 수립했다.

그러나 로블록스는 아동 안전 문제로 논란도 겪고 있다. 2025년 10월 로블록스는 연령 확인 및 채팅 제한 업데이트를 발표했다. 비슷한 연령대가 아니면 채팅, 팀 제작, 외부 링크 확인이 전면 금지되는 내용이다. 얼굴 인식 AI를 통한 연령 확인 방식이지만 정확도 논란이 제기됐고, 이 조치 발표 이후 로블록스 주가는 급락세를 보였다.

디스코드, 음성 중심 커뮤니케이션의 강자

플로레스-마르케스는 "디스코드가 게임과 팬덤 공간에서 이미 큰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알파세대가 성장하면서 비디오 중심이 아닌 커뮤니티 중심 소통을 원할 때 디스코드가 주요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스코드의 강점은 대규모 음성 채팅 지원이다. 실시간 협업이 가능하며, 게임뿐 아니라 온라인 연극 낭독, 스터디 그룹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 호주 소셜미디어 금지법에서도 디스코드는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3. "전투는 틱톡, 전쟁은 유튜브"... 플랫폼 생존 전략의 명암

유튜브, TV 대체하는 메인스트림 플랫폼으로

플로레스-마르케스는 결론적으로 "틱톡이 단기 전투에서 승리하겠지만, 장기 전쟁은 유튜브가 이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 근거로 유튜브의 메인스트림 엔터테인먼트 플랫폼화를 꼽았다. 전통 TV 프로그램이 유튜브로 이동하고 있으며, 유튜브는 알파세대에게 TV를 대체하는 중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피어슨은 "유튜브는 단순 영상 플랫폼이 아닌 중앙화된 비디오 시청 공간으로 진화했다"며 "사용자들은 '비디오를 볼 시간'에 유튜브를 찾는다"고 말했다.

유튜브 키즈는 이미 수백만 알파세대의 디지털 온보딩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부모들에게 상대적으로 안전한 선택지로 인식되며, 호주를 비롯한 각국 규제에서도 제외 대상이다.

플로레스-마르케스는 "유튜브 알고리즘은 이들을 유아기부터 알고 있다"며 "개인 맞춤형 엔터테인먼트 소스로서 유튜브는 평생 습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틱톡의 불확실한 미래

반면 틱톡은 청소년기의 일시적 현상으로 끝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플로레스-마르케스는 "페이스북이 쇠퇴하고 인스타그램이 그 자리를 대체한 것처럼, 틱톡도 언젠가 새로운 플랫폼에 밀려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마케터 데이터에 따르면 18세 이상 모든 연령층에서 유튜브 사용시간이 틱톡을 앞선다. 청소년층만 틱톡 사용시간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틱톡이 주류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자리 잡지 못한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다이렉트 메시징 기능이 인스타그램만큼 발달하지 않았고, 커뮤니티 형성 측면에서도 한계를 보인다.

밀레니얼 부모 세대의 영향

알파세대 부모 대부분은 밀레니얼 세대다. 플로레스-마르케스는 "밀레니얼 세대는 게임을 성인기까지 이어간 최초 세대"라며 "이들이 자녀에게 콘솔과 게임 문화를 물려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케터에 따르면 알파세대는 콘솔과 VR 헤드셋 보유율이 Z세대보다 높다. 부모 세대의 디지털 습관과 경제력이 자녀의 미디어 소비 패턴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시사점

2026년 알파세대를 둘러싼 디지털 환경은 단순한 플랫폼 경쟁을 넘어 미디어 소비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유튜브의 메인스트림화, 게임 플랫폼의 소셜미디어화, 그리고 각국 정부의 청소년 보호 규제 강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디지털 플랫폼들은 생존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알파세대가 단순한 콘텐츠 소비자가 아닌 '문화 창조자'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블록스에서 보듯 이들은 플랫폼 내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또래 집단과 고유한 문화를 형성한다.

마케터와 플랫폼 사업자들은 이제 '어떻게 주목을 끌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안전하고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알파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에 둘러싸여 자란 만큼, 이전 세대보다 훨씬 높은 기준으로 플랫폼을 평가하고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2025년까지 전 세계 알파세대 인구는 22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며, 향후 10년 안에 전체 소비의 3분의 1을 차지할 전망이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에게 알파세대는 단순한 미래 고객이 아닌, 지금 당장 대응해야 할 현재의 과제다.

[참고자료]

  • EMARKETER, "Behind the Numbers: Gen Alpha Trends for 2026" (2026.1)
  • Roblox, "2025 Replay Report" (2025.12)
  • 호주 eSafety, "소셜미디어 연령 제한 시행 지침" (2025.12)
  • Precisify, "알파세대 미디어 소비 행태 분석" (2025)
  • Common Sense Media, "아동 스크린 타임 조사" (2024)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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