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US, 엣지 AI부터 32GB GPU까지 건 "UGen AI 리그" 해커톤 개최
[테크수다 이창길 jjangkil@techsuda.com] 에이수스(ASUS)가 인텔(Intel), 하일로(Hailo)와 손잡고 전 세계 AI 개발자를 상대로 판을 깔았다. "2026 ASUS UGen AI 리그 이노베이션 해커톤(ASUS UGen AI League Innovation Hackathon)"이다. 9월부터 12월까지 약 4개월간 진행되고, 총상금은 2만 달러가 넘는다. 국적 제한은 없다. 만 18세 이상이면 혼자서도, 최대 5명까지 팀을 꾸려서도 나갈 수 있다. 1단계 제안서 마감은 10월 14일까지다.
해커톤은 흔하다. 그런데 이번 대회 규정을 읽어보면 주최 측이 원하는 게 분명하다. 슬라이드 속 아이디어가 아니라 "실제 하드웨어 위에서 돌아가는 AI"다. 그리고 그 하드웨어는 에이수스가 깔아둔 두 개의 무대, 하일로 칩을 얹은 엣지 AI 가속기와 인텔 아크 프로 GPU다.
에이수스가 내건 문제의식은 이렇다. 온디바이스 연산 성능은 크게 올라왔고, 모델은 계속 가벼워지고, 배포 도구도 빠르게 성숙했다. 개발자는 성능, 데이터 처리 구조, 프라이버시, 실제 사용 환경에 따라 클라우드·온디바이스·하이브리드를 골라 쓸 수 있게 됐다. 하드웨어가 발목을 잡던 시절은 지났다는 얘기다.
남은 숙제는 그래서 현장에서 뭘 해결하느냐다. 대회 가이드라인도 "구체적인 페인 포인트에서 출발해 실제로 구동되고 검증 가능한 애플리케이션 프로토타입을 만들라"고 요구한다. 슬로건은 유비쿼터스 AI, 창의력에 힘을 더하다(Ubiquitous AI. Powering Ingenuity.).
참가팀은 주제 하나를 고른 뒤, 필요한 연산량과 배포 환경에 맞춰 두 배틀필드 중 하나를 선택한다. 주제와 플랫폼은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지만 팀당 프로젝트 하나, 플랫폼 하나다.
배틀필드 라이트닝의 무기는 ASUS UGen300 AI 가속기다. M.2와 USB 두 가지 형태로 나온다. 하일로의 Hailo-10H 칩을 탑재해 최대 40 TOPS(INT4), 8GB 전용 메모리를 제공하고 150종 이상의 사전 학습 모델을 지원한다. 노트북이나 소형 PC에 꽂아 온디바이스 추론, 이미지 인식, 상황 인식을 돌리는 그림이다. 2단계 진출팀에는 UGen300이 한 대씩 지급되고, 대회가 끝나도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
배틀필드 썬더스톰은 체급이 다르다. ASUS UGen 인텔 아크 프로 B70 32GB로 최대 367 TOPS(INT8), 32GB 메모리를 갖췄다. 대형 비전·멀티모달·생성형 AI, 에이전틱 AI처럼 연산을 많이 먹는 워크로드용이다. 다만 결선 진출팀이 GPU를 직접 받는 건 아니다. 주최 측이 가상머신을 제공하고 SDV 시스템에서 개발·검증하는 구조다. 현장 트랙 팀은 에이수스 본사 테스트 시설을 예약해 실물로 돌려볼 수 있다.
정리하면 라이트닝은 작게 시작해 현장에 붙이는 쪽, 썬더스톰은 크게 키워 기업용으로 가는 쪽이다. 소셜 캠페인 문구 그대로 "작게 시작하고, 크게 확장하라(Start Small. Scale Beyond.)"다.
하드웨어 없어도 1단계는 OK…한국에서 결선까지 가능
진입 장벽은 낮췄다. 1단계에서는 지정 하드웨어가 없어도 된다. 노트북, 싱글보드컴퓨터(SBC), 가상머신으로 초기 시뮬레이션과 검증을 하면 된다. 다만 2단계에서는 실제 하드웨어나 지정 환경에서 검증해야 하니 AI 모델 배포,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에 대한 기본기는 있어야 한다.
참가 방식은 글로벌 온라인 트랙과 현장(온사이트) 트랙으로 나뉜다. 온라인 트랙은 제안서·데모 영상·깃허브 저장소로 원격 심사를 받는다. 현장 트랙은 여기에 더해 12월 19일 대만 타이베이 에이수스 본사 무대에 서서 발표하고, 심사위원 질문을 받고, 하드웨어를 직접 시연한다. 한국 개발자라면 온라인 트랙으로 국내에서 결선까지 치를 수 있다.
결선 진출팀은 배틀필드별로 온라인 상위 5팀, 현장 상위 5팀씩 10팀, 총 20팀이다. 참가자 1인은 프로젝트 하나로만 참가할 수 있고, 배틀필드나 트랙을 넘나드는 중복 등록은 안 된다. 학생·대학원생·현업 개발자·타 분야 전문가가 섞인 융합팀을 권장한다.
하드웨어 회사가 해커톤을 여는 이유는 대개 하나다. 자기 칩 위에서 돌아가는 레퍼런스 애플리케이션과 개발자 커뮤니티가 필요해서다. 이번 대회도 그 맥락에서 읽힌다. 에이수스는 UGen 브랜드로 하일로 기반 엣지 가속기와 인텔 아크 프로 기반 GPU를 나란히 내놓았다. 해커톤은 이 두 라인업이 실제로 어떤 일에 쓰일 수 있는지 사례를 쌓는 장이다.
개발자 입장에서도 계산이 나쁘지 않다. 1단계는 하드웨어 없이 들어갈 수 있고, 라이트닝 결선에만 올라도 40 TOPS급 AI 가속기가 손에 남는다. 비전 기반 엣지 AI를 고민하던 학생팀, 공장·연구실·매장 같은 현장 문제를 쥐고 있는 소규모 팀에게는 '돌아가는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볼 명분과 장비가 함께 주어진다.
다만 남는 질문도 있다. 영문 제안서·영어 영상이 필수라 국내 팀에게는 언어 부담이 있다. 수상작 권리를 주최 측에 영구·무상으로 넘기는 조항은 상업화를 노리는 팀에게 가볍지 않다. 그리고 이런 대회가 진짜 의미를 가지려면, 결선 20팀의 프로토타입 중 몇 개가 해커톤 무대를 넘어 실제 현장에 붙는지까지 이어져야 한다. 에이수스가 대회 이후 수상팀과 어떤 후속 협력을 이어갈지 지켜볼 대목이다.
신청은 공식 대회 페이지(https://contest.bhuntr.com/en/39jg9vimiynrhlksze/home/)에서 신청하면 된다. 문의는 운영사무국 이메일(asus_aihackathon@bhuntr.com)로 하면 된다.
[테크수다 이창길 jjangkil@techsud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