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메타·오클리 '스포츠 스마트 글래스' 써보니…"러닝·라이딩족 잡아라"
[라스베이거스 = 테크수다 ITCL 공동취재팀]
메타(Meta)가 패션 아이웨어 '레이밴(Ray-Ban)'에 이어 스포츠 선글라스의 대명사 '오클리(Oakley)'와 손을 잡았다. 일상용 스마트 글래스를 넘어, 자전거·러닝·스키 등 액티비티에 최적화된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시장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현장, 패션쇼 몰(Fashion Show Mall)에 위치한 오클리 매장은 메타와의 협업 제품을 체험하려는 관람객들로 붐볐다. 김덕진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은 현장에서 직접 체험했다. '오클리 메타(Oakley Meta)' 글래스는 레이밴과 함께 만들었던 전작의 단점을 보완하고 스포츠 DNA를 성공적으로 이식한 모습이었다.
"헐거움 없다"... 스포츠 환경에 최적화된 '밀착감'
현장을 찾은 김덕진 소장은 제품을 착용하자마자 "확실히 다르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작년에 체험했던 레이밴 모델은 약간 헐거운 느낌이 있어 격한 움직임에는 불안했지만, 오클리 모델은 머리를 감싸주는 착용감이 탁월하다"며 "자전거를 타거나 스키를 탈 때도 안정적으로 쓸 수 있는, 1년간 연구를 많이 한 흔적이 보이는 디자인"이라고 평가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조작 방식이다. 기존 모델이 터치 인터페이스 중심이었다면, 오클리 버전은 '물리 버튼'과 '액션 버튼'을 도입했다. 장갑을 끼거나 땀이 흐르는 스포츠 환경에서는 터치 조작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설계다. 김 소장은 "기존에는 탭(Tap)만 있었는데, 이제는 버튼을 통해 심박수 체크나 특정 앱 실행 같은 커스텀 기능을 직관적으로 쓸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진화한 오디오와 AI, 그리고 '실시간 통역'
음향 기술인 '이머시브 오디오(Immersive Audio)'도 한층 개선됐다. 골전도 방식을 기반으로 하지만, 안경다리 팁 부분의 설계를 개선해 소리의 전달력과 공간감을 높였다. 김 소장은 "볼륨이 아주 크진 않지만, 골전도 특유의 먹먹함이 줄고 소리가 확장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번 모델의 핵심 기능 중 하나는 '실시간 통역(Translate)'이다. 상대방이 스페인어로 말하면 안경을 통해 영어로 통역된 음성을 들려주는 방식이다. 매장 직원은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을 지원하며, 메뉴판을 보면 텍스트를 번역해 읽어주는 기능도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양쪽 화자가 모두 기기를 착용해야 원활한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은 아직 한계로 지적된다.
높아진 가격과 '한국 미지원'은 여전한 숙제
기기 성능은 합격점이었지만,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다. 현장 직원에 따르면 제품 가격은 기본 프리즘 렌즈 모델이 399달러(약 55만 원)부터 시작하며, 편광 렌즈나 변색(Transition) 렌즈 모델은 479달러(약 66만 원)까지 올라간다. 전작 대비 소폭 상승한 가격이다.
무엇보다 한국 소비자들에게는 '소프트웨어 락(Lock)'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김덕진 소장은 "기계적 성능과 디자인은 당장이라도 사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지만, 한국에서는 VPN을 우회하지 않으면 핵심인 메타 AI 기능을 제대로 쓸 수 없다"며 "미국 거주자가 아니라면 100% 활용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오클리와 만난 메타의 스마트 글래스는 하드웨어의 완성도 면에서 분명한 진보를 이뤘다. 단순한 '촬영용 안경'을 넘어 운동 데이터를 기록하고 소통하는 '스포츠 기어'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글로벌 서비스 지역 확대 없이는 한국을 포함한 비영어권 국가에서 '반쪽짜리 기기'에 머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라스베이거스 =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라스베이거스 = ITCL 김덕진 소장 kimdukjin@itc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