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DJI 아바타 360,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근거 있는 오만'
[테크수다 서준석 PD seopd@techsuda.com] 전문가가 찍은 듯한 화려한 비행 영상, 하지만 그 실체는 아주 평범하게 비행한 뒤 나중에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완성한 것이라면 어떨까. 이번에 출시된 DJI 아바타 360은 "일단 날리고 앵글은 나중에 정하라"는 발칙한 문법을 들고 나왔다. 촬영용 드론의 안정성과 FPV 드론의 역동성 사이에서 고민하던 크리에이터들에게 DJI가 던진 이 '승부수'가 과연 혁신인지, 아니면 오만인지 직접 날려보며 확인해 봤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하드웨어의 파격적인 변화다. 오즈모360(DJI 360도 카메라)에도 사용됐던 1인치 플래그십 이미지 센서를 2개 탑재해 8K 60프레임 HDR 영상과 1억 2천만 화소의 파노라마 사진을 지원한다. 여기에 f/1.9라는 밝은 조리개 값과 전문가용 D-Log M 색상 모드를 지원해 후보정의 폭을 대폭 넓혔다.
360도 카메라 덕분에 고글을 쓰는 순간 느껴지는 몰입감이 꽤 괜찮다. 기존FPV드론은 물리적인 짐벌과 자이로 센서를 복잡하게 조합해야 했지만, 아바타 360은 이를 소프트웨어적으로 해결했다. 고개를 돌리는 대로 시야가 즉각적으로 펼쳐지는 그 자유로움은 마치 기체와 내가 하나가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진짜 비행기 조종석에 앉아 있는 느낌이다.
비행의 해방, 10번의 촬영을 3번으로 줄이다
이번 리뷰에 자문을 더해준 FPV 전문 유튜버 경희궁카이FPV는 아바타 360이 가진 360도 촬영 환경의 근본적인 장점에 주목했다. 그는 "기존 FPV 드론은 완벽한 촬영을 위해 화려하게 비행해야 했지만 아바타360은 오히려 얌전히 비행해야 자유도 높은 영상 클립을 얻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복잡한 비행 기술 없이도 누구나 편집을 통해 다양한 앵글의 영상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드론 비행의 본질인 '손맛'에 대해서는 비평이 따랐다. 드론 유튜보 융군은 "솔직히 조종하는 재미는 별로 없지만, 촬영 효율성 면에서는 이점이 있다"고 평가하며 "기존에는 멋진 영상을 위해 10번 이상 비행해야 했다면, 아바타 360으로는 3번의 비행만으로도 충분한 영상 소스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아바타360의 시장성을 '건축 및 시공 현장'에서 발견했다는 의외의 답도 있었다. 융군은 "사람이 직접 오르내리기 힘든 고층 건물 시공 현장에서 이 드론을 활용한다면, 앉아서 편안하게 360도 영상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어 업무 효율성이 높을 것"이라며 아바타 360의 실용적 가치를 새롭게 평가했다.
누워 있는 렌즈의 기술적 한계
하지만 아바타 360은 장점만큼이나 뚜렷한 태생적 한계도 지니고 있었다. 두 개의 카메라를 합치다 보니 수평선 쪽에 어쩔 수 없는 스티칭 라인(왜곡)이 발생한다. 실제로 다른 기체(Dji Neo2)를 추격하며 촬영할 때 앞선 드론이 이 경계선에 걸리면 마치 UFO처럼 사라졌다 나타나는 현상이 발생했다.
또한 '8K 화질'이라는 홍보용 문구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360도 전체 영상이 8K일 뿐, 우리가 실제로 편집해서 사용하는 영역은 크롭이 된 채로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 싱글 카메라 드론이 보여주던 쨍한 화질에 비해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화질 개선보다는 '구도의 자유도'에 더 큰 점수를 주어야 하는 이유다.
이에 대해 리뷰에 함께 참여한 드론 전문가이자 유튜버로 활동하는 HanFPV는 "기존 360도 카메라들과 달리 렌즈가 가로로 누워 있는 구조라, 야외 비행 시 태양이 있는 상단과 그렇지 않은 하단 사이의 노출 차이가 고스란히 발생한다"며 이를 소프트웨어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내다봤다.
듀얼 모드와 유지보수 편의성
단일 렌즈 모드를 활성화해 촬영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이런 스티칭 라인 문제를 염두에 둔 판단으로 보여진다. 전방쪽을 무조건 활용해야 한다면 단일 렌즈 모드로 전환해 촬영하면 스티칭 라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다만 단일 렌즈 모드에서는 피사체를 추척하며 자동으로 촬영하는 액티브 트래킹을 활성화가 되지 않는다.
반면 안전 측면에서는 상당한 진보를 이룬 것도 특징이다. DJI 측은 전방 LiDAR 센서를 탑재해 1lux 수준의 저조도, 심지어 완전한 암흑 환경에서도 장애물을 감지하고 제동할 수 있는 지능을 갖췄다고 설명한다.
일체형 프로펠러 가드 덕분에 사람이나 장애물 근처에서도 과감한 비행이 가능해졌으며, 이는 특히 시공 현장이나 산업 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또한 돌출된 대형 렌즈가 손상될 경우 사용자가 직접 렌즈 모듈을 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해 유지보수의 편의성까지 챙겼다.
아바타360, 기존 드론 생태계에 새로운 문법 제시
가격 정책은 다소 묘한 구석이 있다. 고글과 모션 컨트롤러가 포함된 플라이모어 콤보가 약 115만 원대로 동일하게 출시됐다. RC2 조종기를 별도로 구매할 경우 모션 컨트롤러와 고글보다 2만원의 가격 격차가 있다. 따라서 RC2 조종기와 고글 및 모션컨트롤러를 모두 구매하고자 희망한다면 RC2가 포함된 콤보를 구매한 후 모션 컨트롤러와 고글을 별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1개의 패키지만 구매해야 한다면 이렇게 추천한다. 결과물에만 집중한다면 리모컨 패키지를, FPV 특유의 손맛과 몰입감을 원한다면 고글 패키지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다행히 기존 DJI FPV용 액세서리들과 크로스 호환이 가능해 기존 유저들의 기변 부담은 그나마 적은 편이다.
결론적으로 DJI 아바타 360은 촬영용 드론과 FPV 드론의 경계를 허문 '하이브리드'의 완성형에 가깝다. 비행의 재미는 다소 심심해졌을지 몰라도, 한 번의 비행으로 수많은 앵글 소스를 제공한다는 효율성은 1인 크리에이터들에게 거부하기 힘든 매력이다. 비행은 FPV처럼 즐기되 결과물은 촬영용 드론처럼 뽑아내고 싶은 이들에게, 아바타 360은 단순한 신제품을 넘어 완전히 새로운 창의적 도구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