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매출 0.3%의 한컴, “2030년 절반은 세계에서”…김연수 대표가 답한 ‘글로벌 근육’
창립 멤버 없는 ‘2세대 한컴’, 내수 중심 사업 넘어 AI 워크포스 ‘노마디안’으로 미국부터 공략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한컴이 해외 사업 확대라는 오랜 숙제에 다시 도전장을 냈다. 김연수 한컴 대표는 2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한컴타워에서 연 ‘노마디안 데이’ 기자간담회에서 AI 워크포스 플랫폼 ‘노마디안(Nomadian)’을 앞세워 별도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을 2028년 40%, 2030년 5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한컴이 반기보고서를 인용해 제시한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 비중은 0.3%다. 과거와 무엇이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지난 5년간의 기술 모듈화와 함께 클라우드·오픈소스로 바뀐 사업 환경을 꼽았다. 한컴은 12월 15일 미국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고, 2027년 3월 한국어를 포함한 글로벌 상용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핵심 요약
- 해외 매출 0.3%에서 50%로 — 한컴은 별도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을 2028년 40%, 2030년 50%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노마디안을 앞세우고 에이전틱 OS 등 관련 기술 사업화를 함께 추진한다.
- 5년의 준비와 환경 변화 — 김연수 대표는 기술 모듈화와 오픈소스 프로젝트에서 얻은 경험을 글로벌 진출의 기반으로 들었다. 오픈데이터로더의 개발자 커뮤니티 반응이 내부 직원들에게도 자신감을 줬다는 설명이다.
- 미국 먼저, 실행은 파트너와 함께 — 해외 인력은 기능별로 필요한 역할을 채용하고, 제품·사업 모델 설계와 마케팅·운영·고객 응대는 AWS 등 파트너 4곳과 협력한다. 한국에 최적화한 서비스를 다시 수출하는 시행착오를 피하려고 미국부터 출시한다.
36년 숙제 앞에서 나온 질문, ‘글로벌 근육이 있는가’
이날 간담회의 마지막 질문은 한컴의 과거를 겨눴다.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오랜 기간 국내 시장에서 쌓은 위상을 해외 실적으로도 이어 갔느냐는 질문이었다. 한컴이 해외 매출 절반이라는 목표를 내건 만큼, 회사 안에 이를 감당할 근육이 있는지 물었다.
개발은 한국에 두고 기획과 마케팅을 미국에서 하는지, 미국에 별도 개발 조직을 꾸리는지, 오랫동안 풀지 못한 과제를 이번에는 어떻게 해결할지도 함께 물었다. 국내 소상공인 시장을 두고 왜 해외부터 가는지도 질문에 담았다.
한컴의 해외 도전은 처음이 아니다. 2008년에는 웹 오피스 ‘씽크프리(ThinkFree)’를 앞세워 해외 매출 53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2015년에는 자회사 씽크프리NV를 통해 벨기에 PDF 기업 아이텍스트(iText)를 인수하며 유럽·북미 기업용 PDF 시장에 들어갔다. 아이텍스트는 2022년 PDF트론(PDFTron, 현 Apryse)으로 넘어갔다.
이 과정을 현재의 별도 기준 해외 매출 비중과 곧바로 연결해 성공과 실패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해외 자회사 실적과 본사 매출은 집계 범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한컴이 이번에 제시한 별도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은 0.3%다. 해외 매출을 본사의 주요 수익원으로 키워야 한다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단지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라”…5년의 준비에 환경 변화 더했다
김연수 대표는 과거와 무엇이 다른지부터 답했다. 핵심은 소프트웨어가 팔리고 쓰이는 방식의 변화다.
예전에는 고객이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설치해야 했다. 한컴은 고객 요구를 모아 기능을 덧붙인 패키지를 2~3년 주기로 내놓았다. 김 대표는 이 방식을 과거 새마을 운동에 빗댔다. 지금은 클라우드와 오픈소스가 확산하면서 한국 기업도 해외 고객과 개발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이 넓어졌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지난 5년간 기술과 개발 방식을 바꾸는 데 힘을 쏟았다고 강조하면서 “단지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라 환경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라며 “그래서 운이 좋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컴은 준비 과정도 제시했다. 발표 자료에서 2014년을 패키지 소프트웨어 기능 경쟁에서 벗어나는 전환점으로, 2022년을 오피스 엔진 경량화와 API·SDK 모듈화 단계로 설명했다. 기존 제품에 기능을 더하는 방식에서 기술을 나누고 다른 서비스에서도 활용하도록 개발 방향을 넓혔다는 것이다.
한컴은 2024년 코파일럿 한국어판 출시 후 3개월 안에 멀티 LLM 어시스턴트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김연수 대표는 그동안 모듈화해 둔 기술을 빠르게 다시 조립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컴은 올해 5월 소버린 에이전틱 OS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고, 7월 사명을 ‘한글과컴퓨터’에서 ‘한컴’으로 바꿨다.
창립 멤버 없는 ‘2세대 한컴’, 오픈소스에서 자신감을 찾다
조직 문화에 대한 답은 더 직설적이었다. 김 대표는 자신과 정지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포함해 현재 회사에 창립 멤버가 한 명도 없다고 밝혔다. 장기 근속자는 많지만 창업 세대는 떠났고, 지금의 경영진은 스스로를 ‘한컴 세컨드 제너레이션’이라고 부른다.
김 대표가 근육의 근거로 든 사례는 오픈소스 프로젝트 ‘오픈데이터로더(OpenDataLoader)’다. PDF 문서에서 텍스트·표·이미지 등을 추출해 AI가 처리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기술이다. 한컴은 PDF 기술 기업 듀얼랩(Duallab)과 공동 개발했다.
한컴 발표에 따르면 올해 3월 공개한 오픈데이터로더 PDF v2.0은 같은 달 20일 깃허브(GitHub) 전체 개발 언어 대상 트렌딩 1위에 올랐다. 랭체인(LangChain)의 공식 문서 로더 통합 목록에도 이름을 올렸다. 김 대표는 깃허브 스타가 3만 개를 넘었다고 소개했다.
깃허브 스타가 유료 고객이나 매출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김연수 대표는 패키지 소프트웨어 시절과 다른 반응을 직원들이 직접 확인하면서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공감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오래 일한 직원들의 역할도 강조했다. 어떤 기술을 떼어내 AI 솔루션으로 만들고, 어떤 부분을 오픈소스로 공개할지 세밀하게 계획할 수 있었던 것은 기존 기술을 잘 아는 인력 덕분이라는 것이다.
2015년 아이텍스트 투자 이후 유럽과 북미에서 쌓은 네트워크도 자산으로 꼽았다. 김 대표는 듀얼랩과 약 10년간 함께 일해 왔다며, 외국 파트너와 공동 개발하고 사업을 운영한 경험이 이번 미국 진출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해외 조직은 ‘지역’ 아닌 ‘기능’ 단위로…사람보다 속도
미국에 개발 조직을 따로 두느냐는 물음에 김 대표는 특정 지역에 인력을 집중하는 방식보다 기능별로 필요한 역할을 채용하겠다고 답했다. 과거 유럽·북미에서 함께 일한 동료와 파트너사, AWS의 추천을 받아 인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시장 변화가 빠른 만큼 필요한 역할부터 충원하겠다는 판단이다.
현지 실행은 파트너와 나눈다. 한컴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10주간의 공동 구축 프로그램 ‘CoLab’을 진행하며 제품, 타깃 고객, 가격과 시장 진출 전략을 함께 설계하고 있다. 아마존의 신사업 설계 방법론 ‘워킹 백워드(Working Backwards)’로 비전을 검토했고, 미국 고객 인터뷰로 사업 모델을 다듬고 있다.
AWS 마켓플레이스의 AI 에이전트 카테고리 등록도 추진한다. 11월 17일에는 시애틀 아마존 본사에서 AWS 경영진 미팅 형식으로 노마디안을 소개할 예정이다. 베타 서비스에 앞서 제품과 시장 진출 전략을 설명하는 자리다.
마케팅은 시카고의 B2B 테크 전문 에이전시 비주얼피즈(VisualFizz)가 맡는다. AWS 어드밴스드 티어 파트너 클릭잇(ClickIT)은 서비스 운영과 품질 검증을 담당한다. 한컴은 자체 기능 검증에 더해 미국 회선·계정과 현지 엔지니어를 활용한 사용자 관점의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고객경험(CX) 기업 태스크어스(TaskUs)는 텍사스 센터의 미국인 상담사를 통해 고객 응대를 지원한다. 한컴은 11월 현지 운영 준비를 거쳐 12월 15일 베타 서비스와 함께 상담을 시작할 예정이다.
간담회 후 만난 장승현 기획총괄 상무는 "기획팀이 한국에 있지만 글로벌 경험이 있는 인재들이 있고, 글로벌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검증해가고 있다"고 전했다. 정지환 CTO도 "내부 업무에 필요한 내용들에 대해 800여 건에 대한 걸 추리고 이를 현지 파트너들과 함께 우선 적용 가능한 건지 교류하면서 우선 필요한 것부터 적용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대신 미국 먼저…한국형 서비스를 다시 수출하는 시행착오 피한다
국내 소상공인 시장을 두고 왜 해외부터 가느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처음부터 글로벌 고객을 기준으로 서비스를 설계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한국의 소상공인 분들한테 맞추자고 하면 한국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만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후 그 서비스를 다시 해외로 가져가는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미국부터 출시한다는 설명이다.
한컴은 미국의 유급 직원 없는 사업체와 직원 1~9명 소기업을 잠재 시장으로 제시했다. 발표 자료에서 무고용 사업체 3199만 곳에 AI 비용 지출 비율 15.3%를 적용해 약 489만 곳을 추산했다. 소기업 중 사무 기반 업종 160만 곳에는 AI 사용 비율 19.8%를 적용해 약 32만 곳을 산출했다. 둘을 더한 약 521만 곳이 초기 공략 대상이다.
이는 미국 인구조사국과 미국 중소기업청(SBA), JPMorganChase Institute 등의 자료를 조합한 한컴의 추산이다. 통계의 기준 연도도 서로 다르다. 한컴은 AWS와 목표 고객을 구체화하고 미국 고객 인터뷰를 통해 수요를 확인할 계획이다.
한국 이용자는 2027년 3월 글로벌 상용 출시 때 한국어 지원과 함께 노마디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노마디안은 무엇인가…직무별 AI 팀을 운영하는 가상 사무실
노마디안은 3D 가상 사무실에서 직무별 AI 에이전트들이 팀을 이뤄 회사의 역할과 책임(R&R)을 나눠 맡도록 설계한 플랫폼이다. 한컴은 기본 AI 팀원을 12종으로 소개했다. 팀 리더 ‘아라(Ara)’가 업무를 나누고 결과를 점검·취합하며, 사용자는 필요한 에이전트를 선택해 팀을 구성한다.
사용자는 ‘에이전트 오너’로서 업무를 지시하고 승인 기준을 정한다. 반복 업무는 자동화하고 중요한 외부 실행은 승인을 받도록 설정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보고서·시트·슬라이드 같은 문서 결과물을 만드는 데 문서 생성 에이전트 DSA와 한컴 문서 엔진을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캐릭터에는 레벨 1부터 6까지 성장 단계를 적용할 계획이다. 업무 방식과 수정 이력을 쌓고 사용자 확인을 거치면서 개인화를 진행한다. 레벨 3부터는 필요한 일을 먼저 제안하도록 설계했다. 정지환 CTO는 사용자가 놓친 업무나 확인할 항목을 에이전트가 먼저 짚는 기능을 차별점으로 들었다.
한컴이 강조하는 부분은 작업 상태를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떤 에이전트가 일하고 있는지, 어디에서 오류가 났는지, 어떤 기능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지를 캐릭터와 가상 사무실에서 확인하도록 했다.
다만 여러 에이전트가 협업한다는 개념 자체가 한컴만의 영역은 아니다. 세일즈포스는 소기업용 에이전트포스와 복수 에이전트 협업 기능을 제공한다. 메타 뮤즈도 여러 업무 도구를 연결해 소기업의 사업 운영을 돕는다. 한컴이 내세운 3D 팀 운영과 문서 결과물, 개인화가 실제 고객에게 얼마나 편리한지는 출시 후 확인할 대목이다.
| 구분 | 메타 뮤즈 포 스몰 비즈니스 | 세일즈포스 에이전트포스 | 한컴 노마디안 |
|---|---|---|---|
| 고객 범위 | 소상공인·소기업 | 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 미국 1인 창업가·소기업 우선 공략 |
| 업무 구성 | 연결한 업무 도구를 활용해 작업 수행 | 업무별 에이전트 구축·운영, 복수 에이전트 협업 | 직무별 AI 팀을 3D 사무실에서 구성·운영 |
| 강조점 | 기존 도구·사업 데이터와의 연결 | 기업 데이터·업무 시스템과의 통합 | 팀 운영 시각화·개인화·문서 결과물 |
| 출시 상태 | 2026년 9월 소기업용 기능 발표 | 서비스 제공 중 | 2026년 12월 미국 베타 예정 |
자료: 각사 공식 발표·제품 설명. 노마디안은 한컴이 발표한 개발·출시 계획 기준.
한컴은 기술 보호를 위한 출원 현황도 공개했다. 에이전트 통합 상태 관리와 산출물 전달 과정의 시각화 등 국내 특허 4건을 출원했고, API 선별 기술 2건은 특허협력조약(PCT)에 따라 국제출원했다. 채팅룸과 고객지원룸 디자인 2건도 출원할 예정이다. 출원은 등록과 구분해야 한다. 한컴은 추가 출원으로 기술 보호 범위를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월 40달러 제시…2028년 유료 고객 목표는 50만 명
김 대표는 질의응답에서 2028년 글로벌 유료 고객 목표를 50만 명으로 밝혔고 표준 요금으로는 월 40달러를 제시했다. 다만 2027년에는 50% 이상 할인을 적용해 이용을 늘리고, 운영 데이터를 바탕으로 요금 체계를 조정할 계획이다. 토큰 사용량과 룸·에이전트 구성을 함께 고려해 상품을 설계한다.
정지환 CTO는 토큰 비용이 내부 원가를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라고 설명했다. 복잡한 작업에는 대형 파운데이션 모델을, 상대적으로 단순한 작업에는 소형 모델을 활용하는 등 역할에 따라 모델을 나눠 쓸 계획이다. AWS 베드록(Bedrock)이 제공하는 모델 활용과 비용 효율화도 협의하고 있다.
외부 서비스 연동 목표는 정식 출시 전까지 70~100개다. 정 CTO는 별도의 연동 플랫폼을 활용해 연결 범위를 더 넓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연수 대표는 영업이익률을 현재 30%대에서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20% 이상에서 25% 수준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자체 대규모 언어 모델을 개발하는 회사와 비용 구조가 다르다는 판단이다. 실제 수익성은 고객 확보 비용과 이용량, 모델 사용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노마디안을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는 방안은 아직 계획하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기존 주주를 고려해야 한다며, 11월 미국 투자자들을 만나 투자와 사업 구조에 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말했다.
테크수다의 시각
한컴 기자간담회에 꽤 오랜만에 갔다. 그 사이 회사 이름이 바뀌었고, 경영진이 바뀌었고, 무엇보다 말하는 방식이 바뀌었다. 내가 기억하는 예전 한컴 간담회는 국산 오피스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얼마나 따라잡았는지, 공공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냈는지를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이날 한컴은 미국 1인 창업가와 AWS 마켓플레이스, 깃허브 스타를 이야기했다. 패키지 기업에서 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고 경쟁 무대도 미국으로 넓힐 정도로 변했다.
김연수 대표의 답에서 의미 있게 들린 대목은 지난 5년의 노력과 환경의 변화를 함께 이야기했다는 점이다. 오래된 기술을 모듈로 나누고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내부의 준비가 있었고, 클라우드와 오픈소스가 해외 고객에게 다가가는 방식도 바꿨다는 설명이었다.
다만 환경이 바뀌었다는 진단만으로 성공을 설명할 수는 없다. 과거 한컴도 웹과 모바일, 클라우드를 해외 진출의 기회로 내세웠다. 지금 열린 기회는 경쟁사에도 열려 있다. 메타는 소기업용 뮤즈를 선보였고, 세일즈포스도 소기업과 복수 에이전트 협업을 겨냥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컴이 증명해야 할 것은 시장이 열렸다는 사실을 실제 고객과 반복 매출로 바꾸는 실행력이다.
그래서 기능 단위 조직과 파트너 중심 전략은 양날의 칼이다. 속도는 얻지만, 미국 고객과 가까운 마케팅·운영·상담 접점을 파트너와 나누는 구조에서는 고객의 목소리가 제품 개발에 얼마나 빨리, 정확하게 반영되느냐가 중요하다. 현지 상담을 잘하는 것과 제품을 현지 고객에게 맞게 바꾸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한컴이 강조한 개인화와 캐릭터 성장도 같은 시험을 거쳐야 한다. 에이전트의 레벨이 오른다는 재미가 업무 시간을 얼마나 줄이고, 결과물의 품질을 얼마나 높이는지로 이어져야 한다. 깃허브 스타는 개발자의 관심을 보여주지만 월 구독료를 내는 고객의 판단까지 대신하지는 못한다.
베타 1~3기의 신청 수와 실제 이용률, 이탈률, 그리고 2027년 3월 과금 시작 이후의 유료 전환율이 한컴의 근육을 처음으로 계량하는 지표가 될 것이다. 가입자가 많다는 발표보다 어떤 업무를 반복해서 맡기고 계속 돈을 내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해외 매출 비중을 2028년 40%까지 끌어올리려면 2년 남짓한 기간에 해외 사업이 회사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노마디안뿐 아니라 에이전틱 OS 등 관련 기술 사업화도 함께 성과를 내야 한다. 목표는 크다. 국내에서 쌓은 문서 기술과 운영 경험이 미국 고객에게도 돈을 낼 이유가 되는지, 첫 시험은 12월 15일 시작될 베타 서비스다.
그래도 새로운 이들이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한컴 노마디안 글로벌 공략, 이런 점이 궁금하셨나요?
Q. 한컴은 왜 지금 해외 매출 50%를 목표로 내걸었나?
김연수 대표는 기술 모듈화와 오픈소스 사업 경험에 클라우드 중심의 환경 변화가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한컴은 노마디안과 관련 AI 기술 사업화를 통해 별도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을 2028년 40%, 2030년 50%로 높일 계획이다.
Q. 노마디안은 기존 AI 서비스와 무엇이 다른가?
한컴은 직무별 AI 팀을 3D 가상 사무실에서 구성하고 작업 상태를 확인하는 방식, 문서 결과물, 사용자 업무 방식에 맞춘 개인화를 차별점으로 제시했다. 복수 에이전트 협업 자체는 경쟁사도 제공하는 만큼 실제 사용 편의성과 업무 성과는 출시 후 검증해야 한다.
Q. 한컴의 해외 조직은 어떻게 꾸리나?
특정 지역에 인력을 집중하기보다 기능별로 필요한 역할을 채용할 계획이다. AWS와 제품·사업 모델과 시장 진출 전략을 설계하고, 비주얼피즈는 마케팅, 클릭잇은 서비스 운영·품질 검증, 태스크어스는 고객 응대를 맡는다.
Q. 한국 사용자는 언제 노마디안을 쓸 수 있나?
한컴은 2026년 12월 15일 미국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고, 2027년 3월 글로벌 상용 출시 때 한국어를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에 먼저 최적화한 서비스를 다시 해외에 맞추는 시행착오를 피하려고 미국부터 출시한다는 설명이다.
Q. 이용 요금과 유료 고객 목표는 얼마인가?
한컴은 표준 요금으로 월 40달러를 제시했다. 2027년에는 50% 이상 할인하고 이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요금 체계를 조정할 계획이다. 2028년 글로벌 유료 고객 목표는 50만 명이다.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