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소프트웨어보다 싸졌다"…헤비아 CEO가 던진 'AI 토큰 관리론'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조지 시불카(George Sivulka) 헤비아(Hebbia) 최고경영자(CEO)가 AI 시대의 새 화두로 '관리'를 제시했다. 시불카 CEO는 2026년 7월 14일(현지시간)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a16z) 뉴스레터에 '당신은 방금 나쁜 직원 100만 명을 고용했다'라는 글을 실었다. 그는 이 글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인간이 소프트웨어보다 싸졌다"고 말했다. AI가 일자리를 없애기는커녕 오히려 늘리고 있으며, 낭비되는 토큰을 관리하는 데서 다음 1조 달러 가치가 나온다는 주장이다.

You just hired a million bad employees.
For the first time in history, humans are cheaper than software

◆ 핵심 요약 3줄

  • 시불카 CEO는 2026년 7월 14일 a16z 뉴스레터 기고에서 AI 도입 기업의 고용과 직원 1인당 토큰 지출이 함께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 그는 에이전트 인력과 인간 인력이 같은 방식으로 실패한다며 토큰맥싱, 루프, 맥락 사재기 등 7가지 평행 이론을 제시했다.
  • 시불카 CEO는 기업별 에벌(evals) 체계 구축과 'AI 전환 기업'을 다음 조 단위 기회로 꼽았다.

에벌(evals)이란 AI 결과물의 품질을 판정하는 평가 체계를 뜻한다. 시불카 CEO는 2026년 7월 14일 a16z 뉴스레터 기고에서 에벌이 인간 조직의 OKR처럼 AI 에이전트 인력을 관리하는 핵심 지렛대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날 토큰의 80%가 낭비되고 있으며, 기업 고유의 에벌을 구축한 조직만 경쟁우위를 갖는다고 전망했다.

철도가 낳은 근대 경영, AI가 다시 소환하다

시불카 CEO는 논지의 출발점으로 19세기 철도를 들었다. 1830년대 미국 선로 총연장은 10년 만에 120배 늘었다. 그러나 1841년 매사추세츠에서 조율 실패로 열차 충돌 사고가 났다. 철도 회사들은 이후 수십 년간 관리자 채용과 보고 체계 수립에 매달렸다. 근대 경영이 여기서 태어났고, 철도는 전성기에 미국 주식시장의 약 60%를 차지했다. 시불카 CEO는 AI가 지금 같은 방식으로 시스템을 깨고 있다고 진단했다. 모든 직원이 사실상 무제한의 인력과 예산을 쥐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에이전트 인력과 인간 인력의 실패 방식이 같다며 7가지 평행 이론을 제시했다. 첫째, 토큰맥싱(tokenmaxxing)은 인해전술이다. AI에 맥락을 제대로 주는 직원은 100명 중 1명 수준이다. 둘째, 에이전트가 스스로를 반복 호출하는 루프(loop)는 '회의를 위한 회의'다. 인간이 과업을 명확히 정의하지 못한 결과라는 것이다. 셋째, 낭비 토큰은 인력 비대화의 재림이다. 그는 직원의 80%가 성과를 내지 못하듯 토큰의 80%도 아무 일을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넷째, 소수의 '100배 토큰'이 과거의 10배 엔지니어를 대신한다. 다섯째, 직원들이 자기 노하우를 AI에 가르치지 않는 맥락 사재기(context hoarding)가 새 고용 안정 전술로 떠올랐다. 시불카 CEO는 메타(Meta) 직원들이 회사의 직원 데이터 학습에 반발한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에벌은 새로운 OKR…"다음 기회는 AI 전환 기업"

여섯째 평행 이론이 이 글의 핵심이다. 시불카 CEO는 에벌을 새로운 OKR로 규정했다. 현재 AI 매출의 99%가 코딩에서 나오는 이유는 코드에 평가 기준이 내장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코드는 돌아가거나 안 돌아간다. 그는 다른 산업도 각자의 에벌을 만들어야 AI 활용이 열린다고 주장했다. 기업의 에벌 스위트가 가장 값진 자산이자 경쟁우위의 원천이 된다는 것이다.

일곱째로 그는 'AI 전환 기업(AI transformation company)'을 다음 조 단위 기회로 지목했다. 실리콘밸리는 기존 기업 대신 'AI 네이티브 서비스' 스타트업, 이른바 네오펌(neofirm)에 베팅하고 있다. 지식경제의 서비스 지출 21조 달러가 표적이다. 시불카 CEO는 반대로 봤다. 최고의 AI 자산인 검증된 프로세스와 유통 채널은 기존 기업 안에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기존 기업의 전환을 돕는 회사가 어떤 네오펌보다 10배 커진다고 전망했다.

근거로는 팔란티어(Palantir)를 들었다. 시가총액 5000억 달러의 팔란티어가 건재한 이유는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전환을 팔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시불카 CEO는 각 기업의 고유한 업무 방식을 에이전트에 심는 일이 향후 10년 최대의 경제적 과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불카 CEO가 이끄는 헤비아는 금융·법률 특화 AI 기업이다. a16z는 2024년 헤비아의 시리즈 B 투자를 주도한 주요 투자자다. 이번 글이 a16z 뉴스레터에 실린 배경이다. AI 전환 서비스 시장을 키우려는 투자자와 창업자의 이해가 논지에 깔려 있다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인프라와 모델은 충분하고, 병목은 기업의 관리 역량'이라는 진단은 2026년 엔터프라이즈 AI 시장의 공통 화두와 맞닿아 있다.

◆ 헤비아 CEO의 'AI 토큰 관리론', 이것이 궁금하다

Q. 토큰맥싱(tokenmaxxing)이 무엇인가.

A. 토큰을 대량 투입해 AI 성과를 끌어올리려는 접근을 말한다. 시불카 CEO는 이를 인력을 무작정 늘리는 인해전술에 비유했다. 문제는 토큰의 양이 아니라 쓰는 법을 모르는 데 있다는 지적이다.

Q. '루프(loop)'는 왜 문제인가.

A. 루프는 에이전트가 스스로를 반복 호출하며 토큰을 소모하는 현상이다. 시불카 CEO는 인간이 과업을 명확히 정의하지 못해 생기는 낭비로 봤다. 그는 오늘날 토큰의 80%가 이런 식으로 낭비된다고 주장했다.

Q. 에벌(evals)이 왜 OKR에 비유되는가.

A. 에벌은 AI 결과물의 좋고 나쁨을 판정하는 기준이다. OKR이 인간 조직의 성과를 정의하듯, 에벌은 AI 에이전트의 성과를 정의한다. 시불카 CEO는 기업 고유의 에벌이 경쟁우위의 핵심이 된다고 전망했다.

Q. 'AI 전환 기업'은 기존 컨설팅과 무엇이 다른가.

A.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니라 지속 서비스라는 점이 다르다. 하나의 AI 활용 사례가 열 개의 새 수요를 만드는 제번스 역설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시불카 CEO는 팔란티어를 이 모델의 원형으로 꼽았다.

Q. 이 주장을 어떻게 읽어야 하나.

A. 시불카 CEO는 a16z가 투자한 기업용 AI 스타트업의 창업자다. AI 전환 시장 확대가 본인 사업과 직결된다. 다만 '병목은 모델이 아니라 기업의 관리 역량'이라는 진단 자체는 업계에서 공감대가 넓다.

[Seoul = Techsuda eyeball@techsud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