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수요 폭증…LG, '원 LG' 통합 솔루션으로 대응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LG그룹이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LG전자가 LG CNS,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세 회사는 10월 8일부터 이틀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월드 아시아(Data Center World Asia) 2025'에 참가해 '원(One) LG' 통합 솔루션을 선보였다. LG그룹 3사가 글로벌 전시회에서 공동 부스를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 ES사업본부장 이재성 부사장은 "차별화된 열관리 시스템과 설계·운영 역량, 전력 솔루션을 결합한 원 LG 통합 솔루션으로 급성장하는 AI 데이터센터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월드 아시아'는 전 세계 300여 브랜드가 참가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 전문 전시회로, 설계·운영·냉각·전력 등 산업 생태계 전반을 다룬다. LG는 이번 전시에서 폭증하는 AI 인프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통합 솔루션을 공개했다.
'원 LG'는 LG전자의 냉각 기술, LG CNS의 설계·운영(DBO) 역량, LG에너지솔루션의 첨단 전력 시스템을 결합한 솔루션이다. 고효율·확장성·지속가능성을 동시에 구현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 솔루션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구축 중인 1천억 원 규모의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이미 적용되며 실질적인 사업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LG는 이를 발판 삼아 아시아를 포함한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LG전자, '냉각 효율 2배' 신형 CDU 공개
LG전자는 이번 전시에서 AI 데이터센터에 최적화된 냉각 솔루션을 집중 소개했다. 칩 직접 냉각(DTC, Direct-to-Chip) 방식의 냉각수 분배 장치(CDU) 신제품은 냉각 용량을 기존 650kW에서 1.4MW로 두 배 이상 늘려 고발열 GPU·CPU 수요에 대응한다. 또한 교류(AC) 대비 약 10%의 에너지 손실을 줄이는 직류(DC) 기반 냉각 시스템도 공개해 에너지 효율과 탄소 저감 효과를 동시에 강조했다.
여기에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한 발열 예측 및 AI 제어가 가능한 '디지털 트윈 시스템', 초대형 냉방기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Oil-Free Inverter Turbo Chiller)', 평택 공장 내 'AI 데이터센터 전용 테스트베드'도 함께 선보였다.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에서 단순 설비 공급을 넘어 AI 제어 기반의 통합 솔루션 사업자로 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LG CNS는 전시 현장에서 자카르타 AI 데이터센터를 축소 재현한 모델을 통해 설계·구축·운영(DBO: Design-Build-Operate) 역량을 소개했다. 고객 요구와 시장 트렌드에 맞춰 냉각·전력·공조·네트워크 환경을 종합 설계하고, 구축 단계에서는 최적화된 기술 인프라를 적용한다. 운영 단계에서는 IT 장비와 AI 워크로드 특성에 맞는 안정성·효율성을 확보해 고객이 미래 기술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LG CNS는 최근 액침냉각 기술 실증과 함께 컨테이너 크기의 공간에 데이터센터 운영 요소를 집약한 'AI 박스(가칭)'를 공개했다. 설치 부지 제약을 최소화하고 구축 기간을 단축하는 차세대 모듈형 데이터센터로, 향후 AI 전용 인프라 시장의 핵심 모델로 부상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UPS(무정전 전원장치) 신제품 'JP5'를 선보였다. 높은 에너지 밀도와 고출력 성능으로 좁은 공간에서도 백업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AI 서버 전력 수요 증가와 전력 안정성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전력 인프라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솔루션으로 주목받았다.
AI·클라우드 확산이 부른 데이터센터 경쟁
아시아는 디지털 전환, 클라우드, AI, IoT 등 데이터 집약적 기술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하는 지역이다. 이에 따른 전력 소비와 탄소 배출이 새로운 산업 과제로 부상하면서 고효율·지속가능한 데이터센터 구축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LG는 앞서 사우디 네옴시티의 넷제로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냉각 솔루션을 공급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싱가포르 전시를 통해 중동·동남아시아를 아우르는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전략을 구체화했다.
[Techsuda eyeball@techsud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