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AI 확산의 역설’…“AI 채택률 급증 속 디지털 격차 심화”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마이크로소프트의 싱크탱크인 'AI Economy Institute'가 2025년 하반기 글로벌 AI 도입 현황을 분석한 보고서 ‘AI Diffusion Report: A Widening Digital Divide’를 발표했다. 핵심 메시지는 분명하다. AI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그 혜택은 더욱 불균등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하반기 기준 전 세계 생성형 AI 채택률은 16.3%로, 상반기 대비 1.2%포인트 증가했다. 근로 연령 인구 6명 중 1명이 생성형 AI를 최소 1회 이상 사용한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생성형 AI가 주류 시장에 본격 진입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성장의 이면에는 구조적 격차가 자리 잡고 있다.
AI 도입률은 지역별로 극명하게 갈렸다.
- 전 세계 근로 연령 인구 6명 중 1명 생성형 AI 사용… 글로벌 AI 채택률 16.3% 기록
- 지역별 양극화 심화… 글로벌 노스(24.7%)와 사우스(14.1%) 간 격차 10.6%로 확대
- 한국, 정부 정책 및 한국어 모델 고도화로 7계단 상승하며 18위 오르며 ‘최고 성장세’ 기록
- 오픈소스의 부상… ‘딥시크’ 등 저비용 모델, 신흥 시장 내 AI 민주화 견인
글로벌 노스(선진국)의 채택률은 24.7%였던 반면, 글로벌 사우스(신흥국)는 14.1%에 그쳤다. 두 지역 간 격차는 상반기 9.8%포인트에서 하반기 10.6%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국가별로는 아랍에미리트(64.0%), 싱가포르(60.9%)가 1·2위를 유지했고, 노르웨이·아일랜드·프랑스·스페인 등이 뒤를 이었다. 공통점은 명확하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디지털 행정 등 인프라에 조기 투자한 국가들이다.
미국은 절대적인 AI 사용량에서는 여전히 세계 최대 수준을 유지했지만, 인구 대비 사용률 기준으로는 24위에 머물렀다. 대규모 인구와 불균등한 지역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주목받은 국가는 한국이다. 한국은 하반기 조사에서 7계단 상승한 글로벌 18위를 기록하며, “가장 독보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됐다.
한국의 생성형 AI 사용률은 근로 연령 인구의 30%를 넘어섰고, 2024년 10월 이후 누적 성장률은 80%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평균(35%)과 미국(25%)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한국의 급성장을 세 가지 요인으로 분석했다.
첫째, 국가 차원의 정책적 드라이브다. 공공·교육·산업 전반에서 AI 활용을 장려한 정책 환경이 초기 진입 장벽을 낮췄다.
둘째, 모델 성능의 언어 적합성 개선이다. OpenAI의 최신 모델인 **GPT-4o**와 **GPT-5**는 한국어 처리 성능을 크게 개선했고, 실제로 대학수학능력시험(CSAT) 벤치마크에서 높은 성과를 보였다.
셋째, 대중 문화 현상이다. 이른바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 생성과 같은 소비자 경험이 신규 사용자 유입을 촉발했고, 일회성 유행을 넘어 지속 사용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언어 역량이 정교해질수록 실제 사용량이 비례해 증가한다는 점을 한국이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비영어권, 특히 학습 데이터가 부족한 언어권 국가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이번 보고서의 또 다른 핵심 키워드는 딥시크(DeepSeek)다. 딥시크는 모델 가중치를 MIT 라이선스로 공개하고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경제적·기술적 진입 장벽을 크게 낮췄다.
그 결과 중국, 러시아, 아프리카 전역에서 사용량이 급증했으며, 특히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다른 지역 대비 2~4배 높은 사용률이 추정됐다. 반면, 이미 상용 AI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구축된 한국이나 이스라엘에서는 도입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두고 “AI 확산의 결정 요인이 모델 품질만이 아니라 접근성과 가용성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진단했다. 동시에, 감독과 통제가 어려운 오픈소스 모델 확산이 AI 안전과 거버넌스 측면에서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차세대 10억 명의 AI 사용자가 글로벌 사우스를 중심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이는 향후 AI 패권 경쟁의 무게중심이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이동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AI 이코노미 인스티튜트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AI 혁신이 격차를 넓히는 도구가 될 것인가, 아니면 좁히는 수단이 될 것인가.
마이크로소프트는 향후 정기적인 데이터 업데이트를 통해 국가별 도입률과 주요 지표를 지속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보고서가 강조하는 핵심 과제는 명확하다. 혁신의 속도만큼이나, 공평한 접근을 보장하는 인프라와 정책 설계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AI는 이미 확산 단계에 들어섰다. 이제 남은 문제는, 그 확산이 누구를 포함하고 누구를 배제하는가다.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