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GTC 세 무대를 잇는 전략…AI 공장 설계에서 공급망·기업 운영까지

산호세의 시스템 설계, 타이베이의 제조 생태계, 베를린의 현장 가동과 에이전트 통제를 연결하다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엔비디아(NVIDIA)가 AI 공장을 설계하고 공급하는 단계에서 기업이 에이전트를 운영하는 과정까지 연결 범위를 넓혔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2026년 10월 21일 독일 베를린 템포드롬(Tempodrom)에서 열린 GTC 베를린 기조연설에서 인프라의 가동 시간을 앞당기고 기업의 데이터·도구·권한을 에이전트에 연결하는 구상을 제시했다. 3월 미국 산호세, 6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강조한 시스템 아키텍처와 제조 생태계를 고객의 운영 현장으로 이어 붙인 발표다.

핵심 요약

  • 설계에서 운영까지 하나의 사업 구조로 — 엔비디아는 2026년 미국·대만·독일 GTC를 거치며 인공지능(AI) 공장의 설계와 공급망, 기업용 에이전트(Agent)의 운영을 하나의 사업 구조로 구체화했다.
  • DSX POD, 준비된 현장에서 최단 14일 — DSX 포드(DSX POD)는 전력·냉각·네트워크 등을 갖춘 현장에서 최단 14일 설치를 목표로 하며, 엔비디아는 2027년 초 공급을 계획한다.
  • 실행 통제와 기업 지식의 결합 — 오픈쉘(OpenShell)의 실행 통제와 기업 지식·전문 도구의 결합은 더 많은 연산을 실제 업무 성과로 연결하려는 엔비디아 전략의 핵심이다.

세 무대의 차이는 사업 방향의 단절보다 실행 범위의 확대에 있다. 엔비디아는 이미 3월에 기업용 에이전트와 보안 런타임을 다뤘고, 대만에서는 공급망과 운영 소프트웨어를, 베를린에서는 현장 설치와 업무 통제를 더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칩의 성능에 가동 준비 시간과 운영 신뢰성을 더해 AI 인프라의 가치를 설득하려는 흐름이다.

세 무대에서 무엇이 달라졌나

산호세 기조연설은 3월 16일, GTC 타이베이 앳 컴퓨텍스(GTC Taipei at COMPUTEX) 기조연설은 현지시간 6월 1일, 베를린 기조연설은 10월 21일 열렸다.

아래 구분은 각 행사의 상대적 강조점이다. 엔비디아는 설계와 생산, 산업 적용을 순서대로 하나씩 끝낸 것이 아니라 함께 추진했다.

비교 항목 산호세·3월 타이베이·6월 베를린·10월
AI 공장 베라 루빈(Vera Rubin)의 7종 칩·5종 랙 구성, DSX 설계·가상 검증 시스템 공급망 확대, 전력 관리·운영 체계 공장 조립형 DSX POD, 현장 설치와 가동
기업용 에이전트 에이전트 툴킷(Agent Toolkit), 오픈쉘 런타임, 네모클로(NemoClaw) 모델·작업 조율·실행 환경·도구의 통합 기업 지식과 오픈쉘 레퍼런스 아키텍처(OpenShell Reference Architecture)
산업·개인용 컴퓨터 산업 소프트웨어·로봇 파트너와 개발 기반 공장 운영 청사진, RTX 스파크(RTX Spark) 소개 유럽 산업별 적용, RTX 스파크 출시 이후 활용

세 행사에 같은 제품명이 반복해서 등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베라 루빈은 연산을 공급하고, DSX는 그 시스템을 가동할 시설과 운영 체계를 연결한다. 에이전트 소프트웨어는 그 연산을 기업의 실제 작업에 사용한다. 서로 다른 제품 발표를 AI 공장의 공급과 수요라는 양쪽에서 읽어야 전체 그림이 드러난다.

산호세는 어떤 시스템을 제시했나

산호세에서 엔비디아가 강조한 단위는 개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넘어선 시스템이었다. 베라 루빈 플랫폼은 GPU와 중앙처리장치(CPU), 추론 가속기, 네트워크, 저장장치를 결합했다. 7종 칩과 5종 랙은 모델 추론뿐 아니라 에이전트가 코드를 실행하고 도구를 호출하며 데이터를 처리하는 전체 경로를 겨냥했다.

베라 CPU(Vera CPU)도 이 흐름 안에 있다. 엔비디아는 1월 CES에서 베라를 포함한 루빈 플랫폼을 공개했고, 3월 16일에는 베라 CPU의 역할과 공급 계획을 별도로 발표했다. 모델이 만든 코드를 시험하고, 도구를 실행하고, 강화학습 환경을 구동하는 일이 주요 용도다. 베를린에서 갑자기 GPU를 대신할 CPU 사업을 발견한 것은 아니다.

에이전트의 작업은 한 번의 모델 호출로 끝나지 않는다. 모델이 계획을 세우면 코드를 실행하거나 데이터베이스를 조회하고, 결과를 읽은 뒤 다음 행동을 정한다. 이때 CPU와 저장장치가 느리면 GPU의 추론 성능이 높아도 전체 작업은 기다린다. 엔비디아가 공급하려는 대상은 이런 대기와 실행을 포함한 작업 경로다.

소프트웨어도 이미 함께 등장했다. 3월 16일 엔비디아는 모델과 도구, 실행 환경을 묶는 에이전트 툴킷을 발표했다. 오픈쉘은 당시부터 정책과 접근 범위를 관리하는 런타임이었고, 네모클로는 오픈클로(OpenClaw) 이용자가 이를 활용하도록 돕는 스택이었다.

AI 공장 설계에서는 DSX 참조 설계와 옴니버스(Omniverse) DSX 디지털 트윈 청사진이 같은 역할을 맡았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은 현실의 설비와 작동 조건을 가상 환경에 구현한 모델이다. 엔비디아는 이를 이용해 건설 전에 전력·냉각·네트워크 구성을 검증하도록 했다. 산호세는 에이전트가 일할 컴퓨터와 그 컴퓨터를 담을 공장의 설계를 함께 제시한 무대였다.

타이베이는 설계를 어떻게 공급망에 연결했나

타이베이에서는 제조와 공급 능력이 전면에 나왔다. 엔비디아는 대만 업체 150곳을 포함한 공급망이 30개국, 350개 이상 공장에서 베라 루빈 시스템을 확대 생산한다고 밝혔다. 칩뿐 아니라 서버, 네트워크, 전력·냉각 장치와 통합 시험을 함께 준비하는 규모를 보여 줬다.

엔비디아는 1월과 3월에도 칩의 본격 생산을 언급했다. 대만 발표의 무게는 시스템 생산 확대와 제조 생태계의 구체적인 규모에 있었다. 생산에 들어갔다는 사실과 모든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서 곧바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도 구분해야 한다.

운영 소프트웨어는 공급한 장비를 전력 한도 안에서 활용하는 문제를 다뤘다. DSX 맥스LPS(MaxLPS)는 전력 배분과 처리량을, DSX OS는 시스템 생명주기와 여러 고객의 작업을 관리한다. 컴퓨팅 장비의 수량뿐 아니라 가동 조건과 운영 방식이 AI 공장의 생산 능력을 좌우한다는 설명이다.

기업용 에이전트에서도 비슷한 구체화가 이어졌다. 엔비디아는 모델과 하네스(Harness), 런타임, 전문 도구를 연결하는 실행 방식을 강조했다. 하네스는 작업 순서와 기억, 도구 호출을 조율하는 소프트웨어다. 산업용 소프트웨어가 제공하는 기능을 에이전트가 직접 호출하도록 구성하면, 사람은 작업 목표와 검토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대만의 제조 기반과 유럽의 산업 현장을 잇는 사례는 공장 운영(Factory Operations, FOX) 청사진이다. 엔비디아는 대만에서 여러 에이전트와 기계를 연결하는 공장 관리 구조를 소개했고, 베를린 기조연설에서는 지멘스(Siemens) 에를랑겐 공장 사례에 이 청사진으로 만든 에이전트가 등장했다. 서버를 만드는 공급망과 그 서버를 이용해 생산 공정을 관리하는 고객을 같은 소프트웨어 구조로 연결한 셈이다.

베를린에서 DSX POD가 시간을 강조한 이유는 무엇인가

베를린에서 황 CEO는 AI 산업을 에너지, 컴퓨팅, 인프라, 모델, 애플리케이션의 다섯 층으로 설명했다. AI 공장(AI Factory)은 모델 학습과 추론을 위해 컴퓨팅·네트워크·저장장치·전력·냉각·운영 소프트웨어를 함께 구성한 인프라다. 황 CEO는 "AI 경제에 참여하려면 AI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말고 생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에 앞선 준비 시간도 강조했다. 고가의 장비를 들여와도 배선과 냉각, 시험을 기다리는 동안 고객의 작업을 처리하지 못한다. 엔비디아는 DSX POD로 이 현장 작업의 상당 부분을 제조 시설로 옮기려 한다. 파트너가 컴퓨팅과 네트워킹, 케이블, 랙 전력 공급, 액체 냉각을 컨테이너 안에 미리 통합하고 검증한 뒤 출하하는 방식이다.

회사가 제시한 현장 배치 기간은 약 6개월에서 최단 14일이다. 전력·냉각·네트워크 등 지원 인프라를 갖춘 부지를 전제로 하며, 공급 목표는 2027년 초다. 토지 확보와 인허가, 전력 인입까지 14일 안에 끝낸다는 뜻은 아니다. DSX POD는 준비한 현장에 컴퓨팅 설비를 연결하는 시간을 줄이려는 참조 설계다.

젠슨 황 CEO는 가동 지연의 비용을 설명하면서 1기가와트(GW)급 AI 공장에 약 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연간 400억 달러의 매출을 낸다는 가정을 들었다. 이 조건에서 가동이 3개월 늦으면 매출 기회 100억 달러를 놓친다는 계산이다. 실제 고객의 실적이나 수익 보장이 아니라, 설비가 일을 시작하는 시점의 경제적 중요성을 설명한 예다.

이 논리는 칩 구매 가격만 비교하는 시각을 설치·운영 비용으로 넓힌다. 장비가 저렴해도 통합에 오래 걸리면 서비스를 시작할 시점이 늦어진다. 반대로 빨리 설치해도 고객 수요와 작업량이 부족하면 투자 효과를 확보하기 어렵다. 운영자가 살필 대상은 설치 기간, 가동률, 처리 비용과 서비스 수요를 함께 놓은 사업 구조다.

전력·냉각 효율도 같은 맥락이다. 엔비디아는 DSX가 같은 AI 출력에서 전력을 최대 30%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적합한 기후에서는 폐쇄형 액체 냉각과 건식 냉각기를 활용해 냉각용 물 사용을 줄이는 설계도 제시했다. 이 수치는 장비·작업·기후 조건을 전제로 한다. 모든 데이터센터의 전력비를 같은 비율로 낮추거나 전체 물 사용을 없앤다는 의미는 아니다.

에이전트는 모델 외에 무엇을 필요로 하나

AI 공장이 연산을 공급한다면, 기업용 에이전트는 그 연산을 사용할 업무를 만든다. 젠슨 황 CEO는 에이전트를 다섯 요소로 나눴다. 앞서 설명한 AI 경제의 다섯 층과는 다른, 소프트웨어의 구성 요소다.

요소 맡는 역할 기업이 정할 사항
모델(Model) 정보 해석, 추론과 계획 업무에 필요한 정확도·비용
하네스 작업 순서·기억·도구 호출 조율 중단·재시도·사람의 개입 방식
샌드박스(Sandbox)·실행 환경 작업 격리와 자원 접근 통제 읽기·쓰기·외부 연결 권한
지식(Knowledge) 기업 데이터와 업무 맥락 제공 최신 정보와 신뢰할 출처
도구(Tools) 검색·계산·설계·업무 처리 호출할 기능과 결과 검증

문서를 잘 요약하는 모델도 주문 정보를 읽을 수 없으면 공급 지연의 영향을 판단하기 어렵다. 주문을 읽어도 후속 조치를 수행할 도구가 없으면 설명에서 멈춘다. 반대로 너무 넓은 권한을 주면 잘못된 판단의 영향이 커진다. 모델의 답변 품질과 에이전트의 업무 수행 능력을 나눠 평가해야 하는 이유다.

이 구분은 엔비디아의 하드웨어 구성과도 맞물린다. 루빈은 모델 추론을, 베라는 하네스와 도구 실행을, 블루필드-4(BlueField-4) 데이터처리장치(DPU)는 별도의 감시·정책 집행을 맡는다. 엔비디아는 모델 호출 전후의 작업까지 자사 컴퓨팅과 소프트웨어로 연결하려 한다.

기업 고객은 구성 요소를 직접 조합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어떤 작업에 어느 모델을 쓰고, 실패하면 어디서 멈추며, 누가 승인할지는 여전히 업무 담당자가 정해야 한다. 통합 플랫폼의 도입과 운영 책임의 설계는 함께 진행할 과제다.

오픈쉘은 에이전트의 행동을 어떻게 통제하나

오픈쉘은 에이전트가 접근할 파일과 네트워크, 실행할 작업의 범위를 정책으로 통제하는 보안 런타임이다. 베를린의 새 발표는 이 런타임을 기업 인프라에 적용하는 오픈쉘 레퍼런스 아키텍처였다. 3월의 런타임에 이어 엔비디아가 9월 28일 소개한 센트리(Sentry)까지 묶어 추론·실행·감시의 역할을 구체화했다.

기조연설의 설명은 에이전트가 규칙을 스스로 지키리라고 기대하는 방식과 달랐다. 에이전트는 격리한 샌드박스에서 실행하고, 외부 연결 요청은 그 밖의 감독 계층이 정책과 대조한다. 인증 정보도 에이전트에 직접 맡기기보다 승인한 목적지에 연결할 때 사용한다. 행동을 요청하는 주체와 허용하는 주체를 분리하는 설계다.

센트리는 블루필드-4에서 실행하면서 에이전트가 작업하는 호스트와 분리한 영역에서 활동을 감시한다. 엔비디아는 에이전트가 소프트웨어 경계를 벗어나려 하면 이 계층이 격리와 연결 차단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정책에 별도의 하드웨어 보호 계층을 더한 구조다.

기존 가드레일도 모델 밖에서 여러 안전장치를 제공한다. 네모 가드레일스(NeMo Guardrails)는 입력·출력뿐 아니라 검색 자료와 도구 실행의 입출력에도 규칙을 적용한다. 오픈쉘의 구분점은 모델 안팎이 아니라 파일·프로세스·네트워크 등 실행 자원의 접근 경계를 집행한다는 데 있다. 애플리케이션의 품질 통제와 실행 환경의 접근 통제는 함께 설계할 수 있다.

오픈쉘 소프트웨어와 엔비디아 하드웨어 중심의 참조 아키텍처도 구분해야 한다. 엔비디아는 개방형 소프트웨어를 암(Arm)·인텔(Intel) 등 다른 플랫폼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떤 모델을 선택하든 반드시 엔비디아 하드웨어 위에서 통제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기업이 확인할 것은 허용 범위와 실제 운영 절차다. 읽기와 쓰기 권한을 구분하고, 작업 중 권한을 회수할 수 있어야 하며, 문제가 생기면 어떤 자료를 보고 판단할지도 정해야 한다. 접근 통제를 갖춰도 허용한 범위 안에서 잘못된 분석이나 작업을 수행할 가능성은 남는다. 활동 기록, 품질 평가, 사람의 승인 절차가 필요한 이유다.

기업의 지식과 도구는 어디에서 경쟁력이 되나

베를린에서 엔비디아는 에이전트 지식 파운데이션(Agent Knowledge Foundation)을 전면에 놓았다. 네모트론 리트리버(Nemotron Retriever)는 문서 이해와 검색을, 쿠모(Kumo) 계열은 표·관계형 데이터·시계열 등의 분석과 예측을 지원한다. 오토 온톨로지(Auto-Ontology)는 원시 데이터를 고객·제품·주문 같은 업무 개념과 관계로 연결한다.

기조연설의 공급망 예는 이 기능을 쉽게 설명한다. 공급업체가 부품 납기를 늦춘다고 통지하면 에이전트는 문서를 읽는 데서 끝내지 않는다. 그 부품을 쓰는 주문을 데이터베이스에서 찾고, 영향을 받을 고객과 생산 일정을 파악하며, 대체 부품의 설계 조건을 검색해야 한다. 문서 이해와 관계 조회, 예측, 전문 도구의 호출을 함께 수행하는 작업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 모든 데이터를 하나의 모델에 넣을 필요가 없다. 자주 바뀌는 주문·재고는 현재 상태를 조회하고, 전문 작업은 모델 맞춤화나 기존 도구의 호출로 처리할 수 있다. 모델을 고르는 일과 함께 데이터의 최신성, 공통 식별자, 접근 권한을 관리해야 한다. 같은 모델을 쓰더라도 회사마다 업무 결과가 달라질 지점이다.

젠슨 황 CEO는 "그 지식과 도구는 여러분의 것이다. 그것이 여러분의 전문성이다"라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공통 컴퓨팅과 모델·라이브러리를 제공하고, 산업 파트너가 축적한 업무 지식과 도구를 결합한다는 역할 분담이다.

개방형 모델도 이 구상 안에 있다. 그는 범용 모델을 활용하면서 기업의 고유한 전문성이 중요한 분야에는 맞춤형 모델을 결합하는 방식을 설명했다. 베를린에서는 학습 데이터와 재현에 필요한 자료의 공개를 강조했다. 다만 모델마다 공개 범위와 이용 조건이 다르므로, 모든 제품군이 동일한 데이터와 권한을 제공한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다.

소프트웨어와 제조업은 에이전트 시대에 무엇을 파나

젠슨 황 CEO는 "모든 도구 기업은 이제 AI 기업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에이전트가 도구를 사용하면 소프트웨어의 사용자가 사람에서 에이전트로 넓어진다는 논리다. 도구 기업은 기능뿐 아니라 그 기능을 잘 사용하는 에이전트를 함께 제공할 수 있다.

베를린의 산업 시연은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작업 흐름을 보여 줬다. 다쏘시스템(Dassault Systèmes) 사례에서 에이전트는 차량 조건에 맞춰 자동차 문 설계를 바꾸고, 시뮬레이션 결과를 읽어 수정안을 검토했다. 지멘스 사례에서는 실제 공장에 적용하기 전에 디지털 트윈으로 생산 계획과 검사 과정을 살폈다. 라일라 사이언스(Lila Sciences)는 가상 실험과 실제 실험의 결과를 다음 후보 설계에 연결하는 과정을 소개했다.

공통점은 모델이 전문 소프트웨어를 없애지 않는다는 데 있다. 모델은 작업을 계획하고 도구를 호출하며 결과를 읽는다. 물리 계산과 설계 검증은 전문 도구가 맡고, 담당자는 최종 결과를 검토한다. 시연이 보여 준 것은 이런 연결 방식이며, 임상 효과나 완전 자율 공장의 운영 성과까지 입증한 결과는 아니다.

엔비디아에는 전문 도구의 사용 확대가 새로운 연산 수요다. 쿠다-X(CUDA-X)는 데이터 처리와 시뮬레이션, 과학 계산 등을 가속하는 라이브러리 모음이다. 에이전트가 도구를 더 자주 호출하면 모델 추론과 별개로 이런 계산도 늘어날 수 있다. 엔비디아가 산업 소프트웨어 파트너를 강조하는 사업적 이유다.

도구 기업의 과제는 호출량 증가를 고객 가치와 매출로 연결하는 데 있다. 작업을 여러 단계로 나눠 반복 실행하면 사용량은 늘어도 비용과 시간이 함께 증가할 수 있다. 고객이 원하는 결과까지 걸리는 시간, 오류와 재작업, 사람의 검토 부담을 줄여야 지속적인 사업으로 이어진다.

로봇과 개인용 컴퓨터는 같은 전략에 어떻게 들어오나

피지컬 AI(Physical AI)는 물리적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한 뒤 실제 세계에서 행동하는 AI다. 황 CEO는 이를 세 종류의 컴퓨터로 설명했다. 하나는 모델을 학습하고, 하나는 디지털 트윈에서 행동을 연습·검증하며, 다른 하나는 로봇이나 자동차 안에서 실제 동작을 실행한다.

애자일 로봇(Agile Robots)의 애자일 원 SN(Agile ONE SN)은 이 개발 과정을 연결하는 휴머노이드 참조 플랫폼이다. 회사는 아이작 GR00T(Isaac GR00T) 모델과 젯슨 토르(Jetson Thor) 컴퓨팅 등을 미리 구성해 개발자의 통합 부담을 줄인다고 설명했다. 출시 목표는 2027년 초다. 연구·개발의 시작점을 제공하는 플랫폼과 모든 산업 작업을 즉시 수행하는 완제품은 구분해야 한다.

통신망에서도 실행 장소를 넓히는 구상이 나타났다. 엔비디아와 노키아(Nokia)는 AI 무선 접속망(AI-RAN)을 통해 통신과 AI 작업을 공통 인프라에서 처리한다. 티모바일(T-Mobile)의 상용 네트워크 통화 성공은 실제 망·단말과의 연결을 확인한 사례다. 연구실 밖의 진전이지만 광범위한 상용망 전환의 완료를 뜻하지는 않는다.

개인용 컴퓨터에서는 대만의 소개가 베를린의 활용 시연으로 이어졌다. RTX 스파크는 10월 16일 출시했고, 베를린에서는 마이크로덕(Microduck) 로봇의 개발 과정을 보여 주는 시스템으로 등장했다. 반면 윈도우(Windows)용 DGX 스테이션(DGX Station)의 공급 목표는 올해 연말이다.

마이크로덕 시연에서 로컬 에이전트는 연습 코스를 설계하고 시뮬레이션 도구를 조율했다. 대규모 병렬 학습은 클라우드에서 수행했고, 이후 로컬 평가를 거쳐 정책을 실제 로봇에 적용했다. 노트북 한 대가 모든 학습을 끝낸 사례가 아니라, 로컬 개발·조율과 클라우드 학습, 현장 실행을 연결한 사례다.

테크수다의 시각

세 무대를 이어 보면 엔비디아가 경쟁의 단위를 넓히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칩과 시스템의 성능을 제시하고, 이를 공급할 제조 생태계를 확보하며, 고객 현장에서 안전하게 운영할 방법까지 묶는다. 가동 준비 시간을 줄이고 에이전트의 권한을 통제하는 능력이 제품 가치의 일부로 들어온 것이다.

DSX POD와 오픈쉘은 서로 다른 지연을 겨냥한다. 전자는 장비를 들여온 뒤 생산을 시작하기까지의 현장 작업을 줄이려 한다. 후자는 에이전트에게 업무 권한을 맡길 때 필요한 통제 기반을 제공한다. 기업 지식과 전문 도구는 그 기반 위에서 실제로 할 일을 만든다. 이 세 연결이 함께 작동해야 인프라 투자를 업무 성과로 설명할 수 있다.

성능 숫자는 이 구조를 평가하는 출발점이지 결론은 아니다. 엔비디아가 타이베이에서 제시한 에이전트 처리량 10배와 베를린에서 내세운 메가와트당 처리량 30배는 비교 지표와 조건이 다르다. 같은 제품의 성능이 몇 달 사이 세 배 향상했다는 뜻으로 읽을 수 없다. 고객은 자사 모델과 작업, 전력 한도, 전체 완료 시간에 맞춘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국내 기업의 계획도 이 흐름과 맞닿는다. SK그룹(SK Group)과 엔비디아는 7월 24일(미국 시간) 협력 의향서를 바탕으로 SK텔레콤(SK Telecom)의 최대 2GW급 AI 인프라와 차세대 메모리 협력을 발표했다. 첫 AI 공장 가동 목표는 2027년이다. 같은 날 네이버(NAVER)와 엔비디아, 브룩필드(Brookfield)는 자금 조달 등 조건을 전제로 초기 55메가와트(MW) 구축 계획을 2028년까지 200MW로 확대하는 구상을 제시했다. 두 발표 모두 완공 실적이 아닌 향후 구축·투자 계획이다.

한국에서 살필 질문 역시 설비 규모 다음에 있다. 어떤 산업의 어떤 업무가 그 연산을 사용할지, 기존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연결할지, 오류가 나면 누가 멈추고 책임질지를 구체화해야 한다. 제조·연구·기업 소프트웨어가 가진 전문성을 에이전트의 지식과 도구로 옮기는 일이 인프라 선택과 함께 중요하다.

통합 구성을 도입하면 개발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모델이나 실행 환경을 바꿀 때의 비용과 운영 책임도 확인해야 한다. 개방형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구성 요소의 교체가 쉬워지는 것은 아니다. 베를린 이후의 평가 기준은 발표한 제품의 개수가 아니라, 고객이 이 연결 위에서 어떤 업무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끝내는지에 있다.

정부 영역에서는 AI 분야에 막대한 예산을 마련하면서 엔비디아 제품만 찾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미래 사업이다. 6개월도 안되어 새로운 기술들이 적용되고 또 개선되기를 반복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협력은 필수지만 그렇다고 앞다퉈 엔비디아 종속으로 끌어갈 필요는 없다.

엔비디아 GTC 세 무대를 잇는 전략, 이런 점이 궁금하셨나요?

Q1. 엔비디아가 AI 공장에서 기업용 에이전트로 전략을 바꿨나
아니다. 3월 미국 GTC에서도 AI 공장과 기업용 에이전트를 함께 다뤘다. 대만에서는 공급망과 실행 환경을, 베를린에서는 현장 설치와 기업 지식·권한 통제를 더 구체화했다. 인프라와 그 위에서 일하는 소프트웨어를 함께 확장하는 전략이다.

Q2. DSX POD로 데이터센터를 14일 만에 완성할 수 있나
최단 14일은 전력·냉각·네트워크 등을 갖춘 현장에서의 배치 기간이라는 엔비디아의 설명이다. 부지 개발과 인허가를 포함한 총 공기가 아니다. 회사는 2027년 초 공급을 계획한다.

Q3. 오픈쉘은 엔비디아 하드웨어에서만 작동하나
오픈쉘 소프트웨어는 다른 플랫폼으로 확장할 수 있다. 베를린의 참조 아키텍처는 여기에 루빈·베라·블루필드-4를 결합한 구성이다. 런타임의 접근 통제와 별도 하드웨어 감시 계층을 구분해야 한다.

Q4. 에이전트를 도입하려면 자체 거대언어모델부터 만들어야 하나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 기존 모델에 기업 데이터를 연결하고 전문 도구를 호출하도록 구성할 수 있다. 모델과 함께 하네스, 실행 환경, 지식, 도구를 설계하고 업무별 정확도·비용·권한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Q5. 로컬 PC가 대규모 AI 공장을 대체하나
작업을 나눠 맡는다. 마이크로덕 시연은 로컬에서 설계·조율·평가하고 클라우드에서 병렬 학습한 뒤 로봇에 적용했다. 실행 장소는 데이터 접근 조건과 응답 시간, 처리 규모, 관리 부담에 따라 달라진다.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