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인텔, ‘역사적 협력’…엔비디아 인텔 보통주 50억 달러 매입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컴퓨팅 패러다임 전환의 신호탄일까요? 엔비디아가 인텔의 보통주를 50억 달러(약 6.8조 원) 규모로 직접 매입했습니다. 단순한 전략적 제휴가 아니라, 지분 투자를 통한 결속은 반도체 업계에서 전례 드문 일입니다.
특히나 엔비디아는 ARM 인수를 추진하다가 각 정부들의 독점 이슈를 이겨내지 못하고 협력 형태로 CPU 시장에 발을 담갔습니다. 현재 제공하고 있는 GPU 기반 AI 컴퓨팅의 경우 자체 설계하고 있는 ARM 기반 CPU를 활용하고 있었는데요. 이제 이 협력과는 별개로 인텔과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해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텔 입장에서는 과도하게 파운드리 영역에 투자를 하다가 완전히 휘청거리고 있고 CPU 주도권도 예전 같지 않은 상황입니다. 파운드리·CPU 모두 수익성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엔비디아라는 ‘성장 동력’을 지분 구조에 포함시킴으로써 신뢰 회복과 새로운 시장 기회 확보를 노린 것으로 해석됩니다.
기술적으로 이번 협력은 엔비디아 독자 기술과 인텔의 범용 기술과의 결합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에 대한 궁금증입니다. 엔비디아는 GPU 간 통신을 위해 NVLink라는 독자적인 기술을 활용해 왔습니다. 장비간 연결은 인피니밴드를 제공하는 멜라녹스를 인수해 확보했고 자사 GPU와 GPU 연결, GPU와 CPU 연결에 특화된 NVLink, 소프트웨어 적으로는 쿠다(CUDA)로 자사만의 아성을 만들어 왔습니다.
엔비디아 NVLink는 2016년부터 본격 상용화된 고속 인터커넥트(Interconnect) 기술입니다. 자체 인프라 분야의 혈관에 해당하는 기술을 확보해 독자적 영향력을 극대화 하고 있습니다. 이제 자연스럽게 엔비디아의 NVLink와 인텔 CPU의 원활한 연결이 더욱 매끄럽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 데이터센터: 인텔이 엔비디아 전용 x86 CPU를 설계·생산, 이를 엔비디아의 AI 인프라 플랫폼에 탑재. 즉, 엔비디아 AI 서버=엔비디아 GPU + 인텔 맞춤형 CPU라는 공식.
- PC 시장: 인텔이 직접 RTX GPU 칩렛이 통합된 x86 SoC를 생산해 대중 시장에 공급. 이는 사실상 “인텔 Inside + 엔비디아 Inside”가 동시에 성립하는 새로운 PC 패러다임.
이는 반도체 업계에서 흔히 말하는 *이종 칩렛 통합(Heterogeneous Integration)*을 시장 단위로 확장하는 사례로, AMD의 APU 모델을 한층 확장·고도화한 셈입니다.
진영 | 표준 기술 | 특징 | 엔비디아의 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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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VLink/InfiniBand | 폐쇄형 전용 패브릭 | 최고 성능, GPU 중심 최적화 | 주력 전략 |
Ultra Ethernet (UEC) | 개방형 차세대 이더넷 | 비용 효율, 확장성, 오픈 표준 | 참여는 하지만 제한적 |
RoCE (RDMA over Ethernet) | 이더넷 기반 RDMA | InfiniBand 대체용 | 지원은 하지만 전략적 중심 아님 |
인텔은 이더넷 표준 진영에 더 힘을 싣고 있었습니다. 이번 협력으로 무게 중심이 엔비디아의 독점적 기술 생태계 쪽으로 흐를지 아니면 표준 진영에도 더 힘이 실릴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고 판단됩니다.
두 회사의 협력으로 우선 ARM 기반 CPU 생태계와 AMD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도 관심사항입니다.
AMD: 기존의 CPU+GPU 통합 APU 전략이 차별성을 잃을 위험이 큽니다. 엔비디아의 GPU 브랜드 파워와 인텔의 x86 지배력이 결합하면, AMD는 데이터센터·PC 양쪽 모두에서 압박을 받을 수 있습니다.
ARM 진영(애플, 퀄컴, 미디어텍 등): ARM 기반 PC와 서버 확산의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 인텔·엔비디아가 공동으로 x86 생태계를 재정비하면, ARM 진영의 “대체 CPU” 전략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TSMC·삼성: 제조 측면에서는 파운드리 경쟁이 불가피합니다. 엔비디아 GPU, 인텔 CPU가 모두 칩렛 기반으로 재편될 경우, 선단 공정 수주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엔비디아는 생성형 AI 시대 들어서면서 단순 장비 납품 기업에서 벗어나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독점적 지위를 가진 엔비디아의 광폭 행보에 모두가 박수를 보내는 건 아닙니다. 엔비디아가 GPU 기반 장비를 올인원 형태로 만들고 그 위에 수많은 소프트웨어를 얹어서 고객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엔비디아의 가장 강력한 구매처인 Amazon WebServices, Microsoft Azure, Google Cloud Platform(GCP) 등이 불만을 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은 인텔과 AMD CPU 기반 인프라를 주로 사용하지만 ARM 기반 CPU도 내놓으면서 점차 CPU 기업들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 나아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두 회사의 협력은 클라우드 사업자들에게도 신경 쓰이는 대목입니다. GPU와 CPU가 밀 결합될 수 있고 또 인텔이 AI 추론 칩이나 GPU 개발에 엔비디아와 협력해 고객들이 선택의 폭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두 회사의 협력은 넘어야 할 산도 많습니다. 인텔이 반도체 제조 라인에 너무나 많은 자금을 투자해도 TSMC나 삼성전자에 뒤쳐져 있기 때문입니다. 또 미 정부가 인텔의 지분을 확보한 사건도 두 회사의 협력이 자신들만의 목표와 계획대로 진행될 지도 미지수입니다. 특히나 각 국 규제 당국의 곱지 않은 시선과 행보도 남아 있습니다. 반독점 이슈로 두 회사의 협력을 반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가 인텔의 구원군으로 등장한 건 정말 세계사적 이슈인 건 분명합니다.
엔비디아의 인텔 지분 투자는 단순한 자본 거래가 아닙니다. AI 시대를 지배하기 위한 플랫폼 전쟁에서, CPU와 GPU를 아우르는 새로운 질서를 짜겠다는 선언입니다.
앞으로 5년간 데이터센터, PC, 엣지 시장의 구도가 어떻게 재편될지, 그리고 이 ‘동맹’이 과연 AMD·ARM·애플에 맞서는 안정적 연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글로벌 ICT 산업의 최대 관심사입니다.
인텔이 어쩌다가 저런 신세가 되었냐는 말이 더 많이 나돌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인텔의 구원자가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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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회사가 공개한 보도자료와 영어 보도자료.
AI 컴퓨팅 기술 분야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www.nvidia.co.kr, CEO 젠슨 황)가 인텔(Intel)과의 협력을 발표했다. 양사는 하이퍼스케일, 엔터프라이즈, 소비자 시장 전반의 애플리케이션과 워크로드를 가속화하기 위해 여러 세대에 걸친 맞춤형 데이터센터와 PC 제품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엔비디아 NV링크(NVIDIA NVLink)를 통해 엔비디아와 인텔 아키텍처를 원활하게 연결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엔비디아의 AI, 가속 컴퓨팅 역량과 인텔의 선도적인 CPU 기술, x86 생태계를 결합해 고객에게 최첨단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인텔이 엔비디아 맞춤형 x86 CPU를 제작하고, 엔비디아는 이를 자사 AI 인프라 플랫폼에 통합해 시장에 제공할 예정이다.
개인용 컴퓨팅 분야에서는 인텔이 엔비디아 RTX GPU 칩렛을 결합한 x86 시스템 온 칩(system-on-a-chip, SoC)을 개발해 선보인다. 이 새로운 x86 RTX SoC는 세계 최고 수준의 CPU와 GPU 통합을 요구하는 다양한 PC에 탑재될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인텔 보통주에 주당 23.28달러의 매입가로 총 5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규제 당국의 승인을 포함한 거래 종결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엔비디아 창립자 겸 CEO인 젠슨 황(Jensen Huang)은 “AI는 새로운 산업 혁명을 주도하며 실리콘부터 시스템,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컴퓨팅 스택의 모든 계층을 재창조하고 있다. 이러한 혁신의 중심에는 엔비디아 쿠다(CUDA) 아키텍처가 있다. 이번 역사적인 협력은 엔비디아의 AI와 가속 컴퓨팅 스택과 인텔 CPU와 방대한 x86 생태계를 하나로 결합하는 것으로, 두 세계적 플랫폼의 융합이라 할 수 있다. 양사는 함께 생태계를 확장하고 차세대 컴퓨팅 시대의 초석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 CEO인 립부 탄(Lip-Bu Tan)은 “인텔의 x86 아키텍처는 수십 년간 현대 컴퓨팅의 기반이 되어왔으며, 우리는 미래 워크로드 지원을 위해 포트폴리오 전반에서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인텔의 선도적인 데이터센터, 클라이언트 컴퓨팅 플랫폼은 우리의 공정 기술, 제조 역량, 첨단 패키징 기술과 결합돼 엔비디아의 AI와 가속 컴퓨팅 리더십을 강화하며 업계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다. 젠슨 황 CEO와 엔비디아가 보여준 신뢰에 감사드리며, 고객을 위한 혁신과 사업 성장을 위해 함께할 앞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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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l and NVIDIA to Jointly Develop AI Infrastructure and Personal Computing Products
Intel to design and manufacture custom data center and client CPUs with NVIDIA NVLink; NVIDIA to invest $5 billion in Intel common stock
SANTA CLARA, Calif. – Sept. 18, 2025 -- NVIDIA (NASDAQ: NVDA) and Intel Corporation (NASDAQ: INTC) today announced a collaboration to jointly develop multiple generations of custom datacenter and PC products that accelerate applications and workloads across hyperscale, enterprise and consumer markets.
The companies will focus on seamlessly connecting NVIDIA and Intel architectures using NVIDIA NVLink – integrating the strengths of NVIDIA’s AI and accelerated computing with Intel’s leading CPU technologies and x86 ecosystem to deliver cutting-edge solutions for customers.
For data centers, Intel will build NVIDIA-custom x86 CPUs that NVIDIA will integrate into its AI infrastructure platforms and offer to the market.
For personal computing, Intel will build and offer to the market x86 system-on-chips (SOCs) that integrate NVIDIA RTX GPU chiplets. These new x86 RTX SOCs will power a wide range of PCs that demand integration of world-class CPUs and GP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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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VIDIA will invest $5 billion in Intel’s common stock at a purchase price of $23.28 per share. The investment is subject to customary closing conditions, including required regulatory approvals.
“AI is powering a new industrial revolution and reinventing every layer of the computing stack — from silicon to systems to software. At the heart of this reinvention is NVIDIA’s CUDA architecture,” said NVIDIA founder and CEO Jensen Huang. “This historic collaboration tightly couples NVIDIA’s AI and accelerated computing stack with Intel’s CPUs and the vast x86 ecosystem—a fusion of two world-class platforms. Together, we will expand our ecosystems and lay the foundation for the next era of computing.”
“Intel’s x86 architecture has been foundational to modern computing for decades – and we are innovating across our portfolio to enable the workloads of the future,” said Lip-Bu Tan, CEO of Intel. “Intel’s leading data center and client computing platforms, combined with our process technology, manufacturing and advanced packaging capabilities, will complement NVIDIA’s AI and accelerated computing leadership to enable new breakthroughs for the industry. We appreciate the confidence Jensen and the NVIDIA team have placed in us with their investment and look forward to the work ahead as we innovate for customers and grow our business.”
[Techsuda Toh Ahnku eyeball@techsud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