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준 오케스트로 의장, "AI 경쟁의 본질은 인프라 소프트웨어"… '오케스트로 4.0'으로 만드는 방식 자체를 바꾼다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오케스트로가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연 기술 컨퍼런스 '오퍼스(OPUS) 2026' 기자간담회에서 그룹의 AI 인프라 풀스택 소프트웨어를 전면 재정립한 '오케스트로(OKESTRO) 4.0'을 공개했다. 온톨로지 기반 지식그래프 '스코어(SCORE)'와 AI 기반 기술 생성 체계 '오케스트로 젠데브(GenDev)'를 축으로 솔루션의 기획부터 개발, 검증, 서비스 제공과 기술 지원까지 전 과정을 AI 전환(AX) 기반으로 다시 짠 것이 뼈대다. 회사는 이 체계를 적용하면 기존 소프트웨어 개발 생애주기(SDLC) 대비 전체 생산성이 약 10.6배 오른다고 밝혔다.

"기능이 아니라 기능을 만드는 방법을 바꿨다"

김민준 오케스트로 이사회 의장

문을 연 사람은 김민준 오케스트로 이사회 의장이다. 그는 AI 모델과 반도체가 AI의 두뇌와 엔진이라면 AI 인프라 소프트웨어는 이를 연결해 산업 현장에서 움직이게 만드는 운영체제라고 규정했다. 미국과 중국을 빼면 이 분야에서 독자 기술을 확보한 나라가 많지 않다는 점도 함께 짚었다.

"AI 시대의 승자는 가장 큰 모델을 보유한 기업이 아니라 자신의 데이터를 이해하고 인프라를 통제해 비즈니스 성과를 가장 빠르게 만들어내는 기업이 될 것입니다."

발표는 김영광 오케스트로 대표이사 CTO가 맡았다. 그는 1957년 10월 4일 옛 소련이 쏘아 올린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화면에 띄우며 발표를 시작했다. 위성을 누가 먼저 올렸느냐가 아니라 기술의 속도와 주권이 다시 정의된 순간이었다는 것이 그의 해석이다. 그는 남이 만든 발사체에 내 위성을 실어 보내는 방식으로는 완전한 곡선을 그릴 수 없다는 비유로 기존 상용 소프트웨어 의존 구조를 짚었다.

김영광 오케스트로 대표이사 CTO

김영광 대표가 던진 질문은 도구가 아니라 도구를 만드는 방식을 향했다. AI를 표방하는 제품은 쏟아지지만 그 제품을 만드는 과정과 조직, 판단 체계까지 AI로 바꾼 기업은 드물다는 지적이다. 오케스트로는 4.0을 개별 기능의 목록이 아니라 회사 자신의 AX 선언으로 규정했다.

축적을 데이터로, 데이터를 생성으로

4.0의 토대는 3.0 시절 현장에서 쌓은 운영 데이터다. 서버 가상화 '콘트라베이스', 클라우드 네이티브 운영관리 '비올라',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통합관리 '오케스트로 CMP', 데브옵스 '트럼본', AI 추론 운영 '콘체르토 AI', 생성형 AI '클라리넷', 재해복구 '콘트라베이스 레가토 DR'로 이어지는 풀스택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동안 성능과 비용, 형상과 변경, 장애와 복구 이력이 함께 쌓였다.

스코어는 이 데이터를 자원과 서비스, 장애와 알람, 조치와 변경 이력, 정책과 권한, 성능과 비용의 의미 관계로 연결한 지식그래프다. 데이터마다 출처와 계보를 남겨 판단의 근거를 추적할 수 있게 했다. 젠데브는 그 위에서 필요한 기술과 대응 방안을 생성하고 검증하는 방법론이다. 김영광 대표는 스코어를 악보에, 젠데브를 그 악보를 연주하는 방식에 빗댔다.

개발 비중은 줄고 검증 비중은 커졌다

회사가 공개한 구조 변화는 세 갈래다. 먼저 고객의 문제와 시장을 탐구하는 상위 기획 단계가 전체의 약 15% 비중으로 새로 들어갔다. 기존 SDLC에서 40%를 차지하던 개발은 15%로 줄었지만 생산성은 약 28.6배 올랐다. 반복되는 코드와 정책 설정, 시나리오를 AI가 생성하고 사람은 구조 판단과 아키텍처 의사결정에 집중하는 구조다. 19%였던 테스트 비중은 오히려 30%로 커지면서 속도는 약 6.8배 빨라졌다. 고객의 자원 구조와 서비스 의존 관계, 장애 이력과 정책, 성능 데이터를 스코어 위에서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으로 검증의 밀도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10.6배라는 수치의 출처를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김영광 대표는 고객 현장 측정치가 아니라 내부 릴리즈 과정에서 축적한 측정 결과라고 답했다.

"스코어와 젠데브는 저희가 판매하는 제품이 아닙니다. 스코어는 자체적으로 축적하고 있는 데이터 자산이자 데이터 구조이고, 젠데브는 그 구조 위에서 기술을 만들어 나가는 방법론입니다."

어떤 AI 모델을 쓰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기자는 신제품 개발에 어떤 AI 도구와 서비스를 썼고 개발 조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물었다. 답은 도구 이름 대신 구조로 돌아왔다.

"AI를 무엇으로 쓰는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저희의 거버넌스와 방법론을 가지고 솔루션을 만들어 갑니다. 조직마다 필요한 모델을 다양하게 쓰고 있고, 모델의 발전 속도는 이미 저희 상상을 넘어섰습니다."

특정 모델에 개발을 의존하지 않고 스코어라는 데이터 구조와 젠데브라는 방법론으로 변화를 흡수하겠다는 뜻이다. 서영석 부사장은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단종되거나 상용으로 전환할 때 과거에는 1년 넘게 걸리던 대응을 지금은 사안이 생기자마자 패치로 처리하는 수준까지 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개발팀이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제품 개발 과정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답변하지 않은 건 아쉬운 대목이었다.

공공 68개 기관에 이미 적용… 윈백 고객의 60%가 추가 도입

서울 강남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OPUS 2026' 기자간담회에서 김영광 오케스트로 CTO, 박소아 오케스트로 클라우드 대표, 박수환 오케스트로 CFO, 서영석 오케스트로 부사장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4.0 체계는 2025년부터 시범 적용을 시작했다. 박소아 오케스트로클라우드 대표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과 한국지역정보개발원 같은 대형 공공기관을 포함해 금융과 제조까지 약 68개 기관에 관련 솔루션이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오케스트로는 브로드컴의 VM웨어 제품에 대한 윈백으로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 브로드컴은 VM웨어 인수 이후 라이선스와 가격 정책을 바뀌면서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들은 비용 부담 이슈에 대해 국산 인프라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통해 대응해 왔다. 오픈소스 KVM을 적극 활용했다.

김영광 대표는 콘트라베이스를 도입한 고객이 비올라나 CMP로 제품군을 넓히는 비중이 60%를 넘고, 고객 이탈률은 0%라고 설명했다.

기업과 공공 기관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운영을 위해서는 오케스트로 같은 기업들의 토털 패키지가 필요하다. 오픈스택 기반으로 만들어 고객들의 요구에 대응해 왔다. 지난해 매출도 10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대응에 성공했다.

이런 상황에서 고객들은 AI 전환 이슈에 대응해야 한다. GPU 인프라를 도입해 자체 데이터들을 학습시키고 외부 유출 없이 이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클라우드 운영 소프트웨어에서 GPU 인프라 기반으로 다양한 오픈웨이트 LLM을 서빙할 수 있어야 한다.

소버린 AI 대응을 두고는 박소아 오케스트로 클라우드 대표가 2025년 업스테이지 컨소시엄에 참여해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을 함께 진행했고, 현재 공공 시장에서 서비스를 발굴하고 있다고 답했다. 파운데이션 모델을 직접 만들지는 않되 앞단의 클라리넷과 뒷단의 추론 서빙 엔진 콘체르토 AI로 대응한다는 구도다. 행사장에는 KT 클라우드와 업스테이지, 퓨리오사도 부스를 마련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오케스트로 한 관계자는 "관련 파트너들과 고객들이 GPU 기반 LLM 서빙을 할 수 있도록 다각도록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은 과제는 수익성과 현장 검증

오케스트로의 2025년 연결 영업수익은 950억 6000만원으로 전년 745억 6000만원보다 27.5% 늘었다. 다만 영업손실은 308억 2000만원으로 적자 기조가 이어졌다. 회사는 2028년 이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성장과 수익성을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이다. 해외에 대해서는 계획이 아니라 성과 단계이며, 일본과 유럽, 아프리카에서 소버린 클라우드와 가상화 전환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10.6배라는 숫자는 아직 내부 측정치다. 이 생산성이 고객이 체감하는 릴리즈 주기와 장애 대응 속도로 옮겨가는지가 4.0의 진짜 시험대다. 기술을 만드는 방식을 먼저 바꾼 기업만이 고객의 AX를 완성할 수 있다는 선언은, 다음 릴리즈에서 증명해야 할 약속으로 남았다.

오케스트로 신제품 발표, 이런 점이 궁금하셨나요? (FAQ)

Q1. 'OKESTRO 4.0'은 새로운 제품 이름인가

아니다. 개별 신제품이 아니라 오케스트로의 AI 인프라 풀스택 전반을 AX 기반으로 재편하는 체계이자 전략의 이름이다. 콘트라베이스, 비올라, CMP, 트럼본, 콘체르토 AI, 클라리넷, 레가토 DR 등 전 제품군이 순차적으로 4.0 체계로 정렬된다.

Q2. 스코어와 젠데브는 고객이 구매할 수 있나

구매 대상이 아니다. 스코어는 오케스트로가 고객 현장에서 축적한 운영 데이터를 온톨로지로 연결한 내부 데이터 자산이고, 젠데브는 그 위에서 기술을 생성·검증하는 내부 방법론이다. 고객은 두 체계로 만들어진 솔루션과 그 개선 속도를 통해 가치를 얻는다.

Q3. 생산성 10.6배는 어디서 나온 수치인가

고객 프로젝트 측정치가 아니라 오케스트로가 자체 릴리즈를 진행하며 측정한 내부 검증 결과다. 회사는 상위 기획 15% 신설, 개발 비중 40%→15%(생산성 28.6배), 테스트 비중 19%→30%(속도 6.8배)라는 단계별 수치를 함께 공개했다.

Q4. 왜 지금 AI 인프라 소프트웨어인가

브로드컴의 VM웨어 인수 이후 라이선스와 가격 정책이 바뀌면서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이 예상하지 못한 비용 증가를 겪었다. 핵심 인프라 소프트웨어를 소수 해외 기업에 의존할 때 생기는 위험이 드러나면서, 자체 기술로 인프라를 통제하는 역량이 AI 경쟁력의 조건으로 부각됐다.

Q5. 오케스트로는 자체 AI 모델을 만드나

파운데이션 모델을 직접 개발하지는 않는다. 지난해 업스테이지 컨소시엄에 참여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을 함께 수행했고, 공공 특화 데이터 기반 서비스는 생성형 AI 솔루션 '클라리넷', 추론 서빙은 '콘체르토 AI'로 대응한다.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