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희 삼성SDS 대표, "AI 도입 경쟁은 끝났다"…10조 실탄으로 AX·RX·보안까지 한 번에 간다
리얼 서밋 2026서 다차원 AI 풀스택 제시… 오픈AI 데이브레이크 국내 첫 파일럿, 로봇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은 2027년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삼성SDS가 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엔터프라이즈 AX 콘퍼런스 '리얼 서밋(REAL Summit) 2026'을 열고 AI 인프라·플랫폼·솔루션에 컨설팅부터 운영까지의 엔드투엔드 역량과 업종 전문성을 결합한 '다차원(Multi-Dimensional) AI 풀스택' 전략을 내놨다. 이준희 삼성SDS 대표이사(사장)는 기조연설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 경쟁의 축이 도입에서 성과로 옮겨갔다고 선언하고, 오픈AI '데이브레이크' 파일럿 파트너 참여와 로보틱스 전환(RX) 사업 진출, 2031년까지 10조 원 투자 계획의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현장 8천여 명을 포함해 1만 5천여 명이 참여했다.
핵심 요약
- 도입에서 성과로 — 이 대표는 기업 현장의 질문이 'AI를 도입할 것인가'에서 'AI로 무엇을 바꿨는가'로 바뀌었다며, 프로세스를 다시 설계하고 데이터를 AI가 쓸 수 있게 고쳐 실제 성과를 냈을 때만 AX라고 부르겠다고 밝혔다.
- 보안과 로봇으로 영역 확장 — 국내 기업 최초로 오픈AI 데이브레이크 파일럿 파트너가 됐고, 삼성 관계사 1천여 개 생산 라인과 430여 MES 고객사를 발판으로 RX 사업을 공식화했다. 로봇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은 2027년 출시 목표다.
- 10조 원, 회수 시점은 "진행 중인 프로세스" — 데이터센터·GPU·전략적 투자에 쓰이는 10조 원 투자에 대해 이 대표는 회수 시점을 못 박는 대신 내부 여력을 고려해 빠르게 집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AX는 성과가 났을 때만 부른다"
이 대표는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AI는 이제 더 이상 도입 경쟁을 하고 있지 않다. 성과를 어떻게 낼 것인가의 경쟁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업무 프로세스를 다시 설계하고, 기존 데이터를 AI가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고, AI 에이전트를 실제 업무에 넣어 고객 경험과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것이 지금의 경쟁이라는 진단이다.
기조연설에서 그는 맥킨지 조사를 인용해 기업의 88%가 최소 한 업무에 AI를 도입했지만 이익에 유의미하게 기여한다고 답한 곳은 6%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이 간극을 메우는 조건으로 프로세스 재설계, AI 레디 데이터, 에이전트 운영 체계, AI 거버넌스, AI 보안, AI 친화적 조직, 기업문화 변화 등 7가지를 제시했다.
두 번째 키워드는 AI 풀스택이다. 인프라와 플랫폼, 솔루션이 따로 움직이면 AI 프로젝트는 개념검증(PoC)에서 멈춘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삼성SDS는 동탄 AI 데이터센터를 직접 운영하고 있고 2028년 국가 AI 컴퓨팅 센터, 2029년 구미 AI 데이터센터로 인프라를 넓힌다. 그는 이를 다른 IT 서비스 기업과 구별되는 차별점으로 꼽았다.
클라이언트 제로, 7대 메가 프로세스를 레벨 7까지 쪼갠다
삼성SDS는 이 7가지 조건을 자사에 먼저 적용하는 '클라이언트 제로(Client Zero)' 전략을 쓴다. 기조연설 후 가진 미디어 대상 간담회에서도 이와 관련한 질문이 있었다. 한 기자가 AI 도입으로 가장 줄어든 업무 시간과 인력 수요가 어느 직무에서 나타났는지 묻자, 이준희 대표는 수치 대신 방법론을 설명했다. 개발·구매·품질·경영지원·사업이행·마케팅·영업 등 사내 7대 메가 프로세스를 레벨 1부터 레벨 7까지 작은 업무 단위로 쪼갠 뒤, 수천 개 단위 업무를 전부 검토해 어디에 AI를 적용할지 정하고 순서와 조합을 다시 짜는 작업이라고 했다. 하던 일에 AI를 얹는 것이 아니라 프로세스 전체를 AI에 맞게 바꾸는 일이어서 한두 달에 끝나지 않으며, 몇 시간이 줄었다는 식으로 말하기보다 계속되는 과정으로 봐 달라는 답이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데이터가 핵심이지만 진짜 핵심 데이터가 무엇인지 내부적으로 광범위하게 파악하는 작업을 삼성 그룹에서 조용하지만 빠르게 대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해줬다.
현장 실행력은 FDE(Forward Deployed Engineer)로 채운다. 삼성SDS는 오픈AI, 앤트로픽, 액센츄어와 협력해 AX 전문 FDE를 연내 200여 명 규모로 늘린다. 이와 관련한 질문도 나왔다. 기존 IT 서비스 인력 전환인지 신규 충원인지 묻자, 이준희 대표는 둘의 혼합이라고 답했다. 버티컬 쪽에서 보는 FDE와 기술 프로바이더가 말하는 FDE는 조금 다르고 겹치는 부분도 있는데, 삼성SDS는 현장과 업종 이해가 깊은 인력이 LLM 이해를 높여 전환하는 경우와 경험이 부족한 영역을 외부에서 충원하는 경우가 섞일 것이며, 시장은 삼성 관계사와 대외 고객을 모두 겨냥한다고 했다. 이 부분에 대해 추가로 물어보고 싶었지만 기회를 얻지 못했다.
신계영 AI사업팀장(부사장)은 이를 보충해 삼성SDS FDE의 차별점을 범위로 설명했다. 오픈AI나 앤트로픽의 FDE가 기술과 모델, 제품에 초점을 맞춘다면 삼성SDS의 FDE는 앞단에서 업종에 축적된 고객 문제를 파악하고 끝단에서 운영 설계까지 맡는 엔드투엔드 인력이라는 것이다. 액센츄어·오픈AI와 함께 시장 공략(GTM)도 같이 한다고 덧붙였다.
데이브레이크 파일럿, 파트너 자체가 보안 리스크가 되지 않게
삼성SDS는 국내 기업 최초로 오픈AI의 '데이브레이크 파트너 프로그램' 파일럿 파트너가 됐다. 데이브레이크는 오픈AI 프론티어 모델로 취약점 발견, 실제 영향 검증, 위험 우선순위 결정, 패치 생성과 테스트, 최종 확인까지 보안 전 과정을 다루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7월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앤트로픽과 국내 기업 AX 지원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연합뉴스 기자는 데이브레이크 참여가 오픈AI의 한국 사이버 액션 플랜의 연장선인지, 앤트로픽의 '글래스윙(Glasswing)' 참여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물었다. 이 대표는 두 프로그램 모두 금융권을 포함한 국내 기업의 내부 보안을 점검하고 개선하는 역할이라고 전제한 뒤, 역설을 짚었다. 기업의 약점을 찾아 이해하고 패치하는 과정 자체에 보안 문제가 생기면 그 과정이 거꾸로 공격 경로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픈AI든 앤트로픽이든 이런 프로그램을 실제 적용할 파트너의 보안 역량을 매우 높은 수준으로 검증하며, 삼성SDS는 그 과정을 통과해 파일럿 파트너가 됐다고 설명했다. 자체 보안 검증에 이어 고객사 프로젝트와 소프트웨어까지 검증해 줄 수 있게 되면 금융권을 포함한 국내 기업 전체의 보안 수준을 한 단계 높일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내놨다.
신 부사장은 파일럿 자격 획득이 3~4개월 전부터 시작한 작업의 결과라고 했다. 오픈AI가 요구한 조건이 매우 높았고, 삼성SDS는 이를 내재화해 내부 테스트를 마친 뒤 무엇을 찾았고 어떻게 보완했는지 결과를 보고했으며, 관련 자격을 갖춘 인력까지 확보한 뒤에야 국내 최초 파트너십을 얻었다는 설명이다.
글래스윙에 대해서는 앤트로픽과 많은 논의를 해 왔지만 보안 관련 이슈로 미국 정부 차원의 검토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문제가 하나씩 풀리면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앤트로픽의 미토스(Mythos) 모델에 대해서는 취약점이 진짜인지 확인하기 위해 공격 프로그램을 함께 만드는 경우가 있어 위험하기 때문에 충분한 검증을 거치고 있으며, 현재는 공격 도구를 만들지 않는 수준에서 기업이 보안 점검을 해볼 수 있게 열려 있고, 실제 개선까지 가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했다.
삼성SDS 리얼 서밋 2026에는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총괄 대표도 기조연설자 중 한명으로 무대에 섰다. 그 다음날 오픈AI코리아 1주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관련해 김경훈 오픈AI코리아 총괄 대표는 "파일럿 단계에서는 삼성SDS 자체와 삼성 계열사를 중심으로 먼저 모델을 쓰고, 사용처가 투명하게 확인되면 대상을 넓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약점을 찾고 이걸 공격에 악용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실제 고객들과 머리를 맞대고 하나하나 검증하면서 조심스럽지만 완벽을 기해 적용하겠다는 의도였다.
RX, 삼성 관계사 1천여 라인에서 미국 리쇼어링 공장까지
| 기업 | 국가·거점 | TEAM REX 역할 | 주요 기술·특징 |
|---|---|---|---|
| 에이로봇(AeiROBOT) | 한국·안산 | 하드웨어, 데이터 |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ALICE, 모바일형 ALICE M 개발 |
| 제네시스 AI(Genesis AI) | 미국·샌카를로스 | 하드웨어, 인텔리전스 | 범용 로봇 Eno와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GENE-26.5를 통합한 풀스택 로보틱스 시스템 |
| 홀리데이 로보틱스(Holiday Robotics) | 한국·서울 | 하드웨어, 시뮬레이션 | 산업용 휴머노이드 FRIDAY, 시뮬레이션 플랫폼 Holiday Sim, 로봇 학습·운영 플랫폼 Holiday Lab·OASys |
| 레인보우로보틱스(Rainbow Robotics) | 한국·대전 | 하드웨어, 배포·현장 적용 | KAIST HUBO 연구진이 창업. 구동부 내재화, 협동로봇 RB 시리즈와 양팔 로봇 RB-Y1 보유 |
| 우지 테크놀로지(Wuji Technology) | 중국·선전 | 하드웨어, 데이터 | 20자유도(20-DOF) 정밀 로봇손 Wuji Hand 2, 사람 동작 데이터 수집용 모션캡처 글러브 |
| 리얼월드(RLWRLD) | 한국·서울 | 인텔리전스, 평가 | 로봇 손의 정밀 조작에 초점을 둔 Dexterity-First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힘·촉각·작업기억 등을 통합 처리 |
| 로보포스(RoboForce) | 미국·밀피타스 | 인텔리전스, 하드웨어 | 실내·외 산업현장용 범용 로봇 TITAN. 1㎜ 수준 정밀도와 최대 40㎏ 페이로드를 내세움 |
| 월든 로보틱스(Walden Robotics) | 미국·케임브리지 | 인텔리전스, 하드웨어 | 토요타연구소(TRI) 출신 연구진이 설립. 로봇 지능모델을 기반으로 토요타 북미 공장에서 실제 생산 작업 수행 |
| 컨피그 인텔리전스(Config Intelligence) | 한국·미국 / 서울·산호세 | 데이터, 인텔리전스 |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학습용 데이터 인프라. 사람의 작업 데이터를 로봇 학습 데이터로 변환·축적 |
| 엔닷라이트(NdotLight) | 한국·성남 | 시뮬레이션, 평가 | 시뮬레이션용 Sim-Ready 3D 에셋 자동 생성. USD·URDF·MJCF 등 로봇 시뮬레이션 형식으로 출력 |
삼성SDS는 이날 RX(Robotics Transformation)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25년간 반도체·2차전지·바이오와 자동차·소재·식음료 등 430여 고객사의 제조실행시스템(MES)과 설비·물류 자동화를 구축한 경험을 바탕으로, 2027년부터 생산설비와 이기종 로봇을 하나로 묶어 운영하는 '로봇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을 내놓는다. 지난 6월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 안에 RX사업팀과 RX실행팀을 신설했고, 토요타 연구소 출신이 세운 피지컬 AI 기업 월든 로보틱스(Walden Robotics)에 전략적 투자를 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에이로봇, 엔닷라이트 등 10개사가 참여하는 'Team REX(Robotics EXcellence)' 파트너십으로 로봇 간 연동 인터페이스와 성능 기준을 표준화한다.
삼성SDS는 2011년 MES 전문기업 미라콤아이앤씨를 인수하며 제조 분야 역량을 강화했다. 이후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바이오, 자동차, 소재·부품, 식음료 등 다양한 제조 현장에서 MES와 설비·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현재 삼성SDS 측이 밝힌 MES 기반 제조 고객은 약 430곳에 달한다.
MES는 공장에서 어떤 제품을 얼마나 생산해야 하는지, 어떤 공정이 진행되고 있는지, 설비와 품질 상태는 어떤지 등을 관리하는 제조 현장의 핵심 시스템이다. 생산 계획과 작업 지시, 공정 진행 상황을 알고 있는 셈이다. 삼성SDS는 여기에 로봇을 연결해 사람이 수행하던 작업을 로봇으로 전환하고, 궁극적으로 생산 시스템과 로봇 운영 시스템을 하나로 묶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MES가 직접 모든 로봇을 움직인다”고 이해하는 것보다는 역할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MES가 공장에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를 관리한다면, 로봇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은 그 일을 수행할 여러 로봇을 어떻게 배치하고 움직일지를 조정하는 역할에 가깝다.
타깃 시장과 차별점을 묻는 질문에 안대중 디지털팩토리담당 부사장(미라콤아이앤씨 대표 겸임)은 순서를 분명히 했다. 첫 번째는 삼성 제조 관계사다. 삼성SDS가 그동안 구축한 생산 라인이 1천여 개인데 아직 수작업 의존도가 높은 라인이 많아 범용 로봇으로 자동화하는 작업이 먼저다. 동시에 미라콤아이앤씨의 MES로 돌아가는 국내 제조 고객사 430여 곳의 위험 작업과 수작업 대체 수요를 잡는다. 범용 로봇은 정해진 규칙대로 움직이는 특수 목적 로봇이 아니어서 성능과 품질 검증이 급선무이며, 관계사와 워킹그룹을 꾸려 검증 중이다. 이것이 성공하면 글로벌, 그중에서도 45년간 제조를 하지 않다가 리쇼어링이 진행되는 미국 시장을 MES와 묶어 공략하겠다고 했다. 이 시장이 단순히 한국만을 겨냥한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중국 로봇의 강세 속에 국내 기술 수준이 어디쯤이냐는 질문에 안 부사장은 에둘러 가지 않았다. 그는 "아직 중국의 핸드 기술을 글로벌 어느 기업도 못 따라간다"며 미국 로봇 회사들도 중국 기업의 핸드를 기반으로 ODM 방식으로 쓰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로봇 핸드 하나에 부품이 1천 개가 넘고 이를 몸체 제어와 연결하는 것이 난제인데, 엔드 이펙터는 소모품이라 가격 경쟁력이 결정적이고 중국이 원가와 품질 모두에서 앞서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SDS는 이 분야 중국 기업 '우지'와 전략 파트너십을 맺어 1층 RX 전시 부스에 함께 나왔다. 반면 한국은 로봇 몸체에서는 격차가 있지만 학습 데이터, 시뮬레이션, 그리고 로봇을 제조 라인에 통합해 사람 수준의 성능과 품질로 튜닝하는 데 강점이 있다며, 국내·중국·미국 세 갈래 파트너십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로봇 기술 자체를 사람에 비유했다. 공장이 잘 돌아가려면 사람들이 어떻게 일을 나누고 협력할지 프로세스를 정의해야 하듯, 여러 종류의 로봇을 조율하는 로봇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이 핵심이며 조만간 적용 사례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간담회 뒤 기자와 따로 만난 안 부사장은 신규 공장(그린필드)과 기존 공장(브라운필드)의 접근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린필드는 공장 레이아웃과 설비 배치, 로봇 투입까지 전체 시뮬레이션으로 투자비와 생산 능력을 맞추는 방안을 먼저 제시하고 MES와 로봇을 턴키로 넣으며, 배터리 공장이 대표 사례다. 브라운필드는 레이아웃과 도구가 모두 사람에게 맞춰져 있어 프로세스를 크게 뜯어고칠 수 없으므로 단위 공정 투입 중심으로 간다. 새 공장이라고 전체를 휴머노이드로 채울 필요는 없고, 값싸고 운영이 쉬운 산업용·협동·모바일 로봇을 최대한 쓴 뒤 사람의 능력이 꼭 필요한 곳에만 자유도가 높은 휴머노이드를 넣는 것이 비용을 낮추는 전략이라고 했다.
삼성SDS는 로봇을 만드는 회사는 아니지만 로봇에게 일을 배분하고 공장 전체를 지휘하는 회사가 되려고 한다. 그것도 가장 안전한 방식으로.
브리티웍스 코워크, 오픈 웨이트 모델로 규제 산업 겨냥
삼성SDS는 협업 솔루션 브리티웍스에 얹는 AI 에이전트 '코워크(Cowork)'를 10월 출시한다. 사용자가 업무 목표를 주면 계획을 세워 자료 조사, 보고서 작성, 메일 발송, 일정 등록까지 끝까지 수행하는 제품이다.
기존 브리티웍스와의 차이와 글로벌 에이전트 제품 대비 차별점을 묻자, 송해구 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은 기존 코파일럿이 번역·통역·질의응답 수준의 보조였다면 코워크는 개념이 완전히 다르다며 클로드 코워크 같은 제품과 개념적으로 같다고 인정했다. 차이는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글로벌 제품은 도입 뒤 메일과 기간계 시스템을 따로 연결해야 하고 상대가 열어 준 MCP만 쓸 수 있어 연동이 제한적이지만, 코워크는 브리티웍스와 밀결합돼 업무 자동화에 필요한 서비스를 모두 내장한다. 둘째, 드라이브·메일·일정 등 개인이 접근할 수 있는 모든 데이터를 개인화된 컨텍스트 그래프로 만들어 두었기 때문에 사용자 맥락 이해에서 출발점이 다르다. 셋째, 비용이다. 프론티어 최상급 모델을 일반 업무 자동화나 번역에 쓸 필요는 없다며 오픈 웨이트 모델 기반으로 만들어 공공·국방·금융처럼 퍼블릭 사용에 제약이 있는 규제 산업에서 안전하게 쓸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그는 전체 시장에서 글로벌 제품과 경쟁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폐쇄 환경을 요구하는 기업과 규제 산업이 타깃이라고 선을 그었다. 요금은 기본 요금제에 종량제를 섞어 어느 정도는 부담 없이 쓰고 사용량에 따라 과금하는 구조로, 기존 브리티웍스 고객에게 추가 서비스로 제공한 뒤 내년부터 공공·관계사·기업 고객으로 본격 사업화한다.
10조 원과 KKR, 그리고 공공 클라우드
삼성SDS는 지난 4월 KKR을 상대로 1조 2000억 원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6년간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었으며, 여기에 보유 현금성 자산과 영업 창출 자금을 더해 2031년까지 AI 인프라·RX·물류·M&A에 1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KKR과의 피지컬 AI 투자 협력 진행 상황을 묻자 이 대표는 내부 업무와 외부 전략적 투자 검토 전반에서 긴밀히 협력 중이라며 세 갈래를 들었다.
IT 측면에서는 AX 관련 기술의 전략적 투자 방향을, RX 측면에서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관련 지분 투자를, 물류 측면에서는 항공 물류 강화를 위한 투자와 전략을 함께 검토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 안에 결과물을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7월 미국에서 오픈AI·앤트로픽 CEO를 만난 것과 관련해 별도 주문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회장의 발언을 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샌프란시스코 현장에서 SDS와 관련된 많은 변화와 빠른 속도를 직접 확인했고 그것을 국내 기업이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10조 원의 회수 시점을 묻는 질문에 그는 데이터센터와 전략적 투자가 모두 포함된 장기 계획이라며 "언제쯤 되면 투자한 것을 전부 회수할 수 있느냐는 측면보다는 이것도 계속 진행되고 있는 프로세스"라고 답했다. 내부 투자 여력을 충분히 고민하며 빠르게 집행하고 있고 성과도 조만간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국가정보원의 공공 클라우드 보안 가이드라인 개정과 관련해 다층보안체계(MLSF)의 S등급 컨트롤 플레인 해외 허용 논의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더 열리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고객이 필요로 하는 보안을 손상하지 않으면서 여러 서비스를 쓸 수 있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했다. 국방 사업에 대해서는 보안이 가장 중요한 분야인 만큼 소버린티와도 연결된다며, 삼성 클라우드 플랫폼(SCP)을 바탕으로 국방 클라우드 개발·검증과 PoC를 진행 중이고 국방 기업·군과 여러 솔루션을 협력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테크수다의 시각
이날 삼성SDS가 내놓은 메시지 중 가장 무게가 실린 것은 새 제품이 아니라 정의였다. 성과가 났을 때만 AX라고 부르겠다는 말은, 지난 2년간 국내 대기업 IT 서비스 3사가 경쟁적으로 내놓은 AI 도입 실적 발표와 거리를 두겠다는 선언이다. 다만 클라이언트 제로의 성과를 묻는 질문에 시간 절감 수치 대신 '계속되는 프로세스'라는 답이 돌아온 것은, 정의를 바꾼 회사 스스로도 아직 그 정의에 맞는 숫자를 내놓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10조 원 회수 시점에 대한 답도 같은 구조였다.
RX에서는 오히려 솔직함이 돋보였다. 로봇 핸드를 비롯해 국내외 수많은 기업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삼성SDS의 자리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1천여 개 라인과 430여 MES 고객사 위에서 이기종 로봇을 조율하는 소프트웨어라고 못 박았다. 브라운필드는 단위 공정, 그린필드는 시뮬레이션 기반 턴키, 휴머노이드는 마지막 수단이라는 실행 원칙까지 갖췄다.
앞으로 1년간 지켜볼 것은 두 가지다. 관계사 워킹그룹의 범용 로봇 검증 결과가 어떤 숫자로 나오는지, 그리고 2027년 로봇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이 삼성 밖 고객사에서 첫 계약을 따내는지다. 데이브레이크 파일럿이 삼성 계열사를 넘어 금융권 고객으로 확장되는 시점도 같은 시험대에 오른다.
특히 로봇과 AI가 결합되는 분야에서 산업 현장의 '데이터'는 가장 중요하고 핵심인 자원이다. 삼성SDS는 다양한 로봇 관련 스타트업들과 협업을 위해 고객사도 인정할 수 있는 '안전'한 데이터 관리와 모니터링에 만반의 준비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별도의 프라이빗 센터를 구축해 고객들이 안심하고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고 이후 얻은 성과를 내부에 적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로봇 관련 많은 스타트업들이 산업 현장에서 검증하고 성능을 향상시킬 때 데이터 유출을 걱정하는 실제 고객들에게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파트너로서 양측을 모두 만족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한국 제조 현장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진정한 피지컬AI나 로봇과 AI 영역에 진입하려는 스타트업들은 우선적으로 삼성SDS의 문을 두드려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물류 관련해서는 자세히 거론하지 않았다. 다만 항공 물류 파트를 강화할 거라는 대표의 발표가 있었다. 삼성SDS를
삼성SDS 리얼 서밋 2026, 이런 점이 궁금하셨나요?
Q. 삼성SDS가 말하는 '다차원 AI 풀스택'은 기존 AI 풀스택과 무엇이 다른가?
AI 인프라·플랫폼·솔루션이라는 기술 스택에 컨설팅·개발·구축·운영을 아우르는 엔드투엔드 역량과 업종 전문성이라는 두 축을 더한 개념이다. 기술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비즈니스 문제를 진단해 성과까지 연결하겠다는 의미로, 삼성SDS는 동탄 AI 데이터센터 직접 운영과 2028년 국가 AI 컴퓨팅 센터, 2029년 구미 데이터센터를 인프라 차별점으로 든다.
Q. 오픈AI 데이브레이크 파일럿 파트너가 되면 무엇을 할 수 있나?
오픈AI 프론티어 모델로 고객사 시스템의 취약점을 찾고 실제 공격 가능성과 업무 영향을 검증한 뒤 패치까지 만들어 테스트하는 보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파트너의 보안 역량 자체가 검증 대상이어서 삼성SDS는 3~4개월간 내부 테스트와 인력 자격 확보를 거쳤다. 파일럿 단계에서는 자사와 삼성 계열사부터 적용한다.
Q. RX(로보틱스 전환) 사업의 첫 시장은 어디인가?
삼성 제조 관계사의 1천여 개 생산 라인 중 수작업 의존도가 높은 라인이 우선이고, 미라콤아이앤씨 MES를 쓰는 국내 제조 고객사 430여 곳이 다음이다. 관계사 워킹그룹에서 범용 로봇 검증을 마치면 리쇼어링이 진행 중인 미국 시장을 MES와 묶어 공략한다. 2027년 로봇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 출시가 분기점이다.
Q. 브리티웍스 코워크는 클로드 코워크 같은 글로벌 에이전트와 어떻게 다른가?
삼성SDS는 개념은 같다고 인정한다. 차이는 브리티웍스의 메일·드라이브·일정과 밀결합돼 별도 연동 없이 쓸 수 있다는 점, 개인 데이터를 컨텍스트 그래프로 미리 구성해 둔 점, 오픈 웨이트 모델 기반이어서 공공·국방·금융 같은 폐쇄 환경에서 쓸 수 있다는 점이다. 10월 출시하며 기본 요금제에 종량제를 더한 구조다.
Q. 10조 원 투자는 어디에 쓰이나?
2031년까지 AI 데이터센터와 GPU 확보를 포함한 AI 인프라, 클라우드, RX, 디지털 물류 플랫폼, 글로벌 M&A에 쓴다. 재원은 지난 4월 KKR 대상 1조 2천억 원 전환사채와 보유 현금, 영업 창출 자금이다. 이 대표는 회수 시점을 특정하지 않고 진행 중인 프로세스라고 설명했다.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 이 기사를 작성할 때 AI를 활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