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소상공인 협업활성화 공동사업(상권형)] 수제맥주 한 잔에 담긴 천 년 역사, 영주 여래단길의 맛있는 브랜딩
재방문율 20% 돌파, 보물 옆 골목상권의 화려한 부활
경북 영주시 서천 인근 여래단길에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사업 전 3만 명이던 방문객이 3만 5천 명으로 16% 증가했고, 주관업체 기준 매출은 6% 상승했다. 소상공인진흥공단의 소상공인 협업활성화 공동사업(상권형)으로 추진된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매출 증대를 넘어, '여래단길'이라는 골목상권 브랜드를 새롭게 탄생시켰다. 오프라인 홍보물 1,000부 배포, 온라인 홍보 20회 이상 진행, SNS 콘텐츠 업로드 20건이라는 수치가 증명하듯,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통합 마케팅은 상권 전체의 인지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맥주 한 잔이 만든 600명의 이야기
눈에 띄는 성과는 여래단길만의 수제맥주 개발이다. 행사 기간 600명이 참여해 800개의 기념품 맥주 중 80%를 소진했고, 행사 후 1주일 내 재방문률은 20%에 달했다. 단순한 기념품을 넘어 상권의 정체성을 담은 이 맥주는 향후 정규 상품화, 세트 구성, 시즌 한정판 등으로 확장 가능한 수익 모델의 기반이 되었다. 행사 당일 참여 점포 10개, 참여 인원 17명이 함께 만들어낸 매출은 전 37만 원에서 후 58만 원으로 56% 늘어나 협업의 힘을 입증했다.
천년 문화유산이 현대 브랜드로
여래단길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곳은 보물 제220호로 지정된 석조여래입상과 삼판서고택 등 풍부한 문화유산을 품고 있다. 신라 하대인 9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석조여래입상은 2m 규모의 대형 석재를 깎아 만든 입상으로, 투박하지만 남성적이고 당당한 조각이 특징이다. 이는 신라 하대 불교가 지방으로 보급되며 새로운 신앙층이 대두한 결과로, 영주 지역의 역사적 가치를 보여주는 상징물이다. 하지만 이 상권은 오랫동안 '세무서거리'라는 과거 명칭에 머물러 있었다. 고령의 상인들이 운영하는 노포가 많아 마케팅 역량이 부족했고,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웠다. 문화유산과 자연이라는 우수한 자산을 가졌음에도 차별화된 콘텐츠로 발전시키지 못한 채 브랜드 인지도는 낮았고, 신규 고객 유입은 한계에 부딪혀 있었다.
통일된 정체성, 파편화된 상점을 하나로
협업체는 '관광형 골목상권'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입체적인 브랜드 전략을 펼쳤다. 여래단길만의 로고와 비주얼을 담은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개발해 파편화된 상점들을 하나의 브랜드로 결집시켰다. 상권의 매력을 시각적으로만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방문객들이 맛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수제맥주 2종을 기념품으로 개발했다. 팝업 행사와 메인 행사를 연계 개최하며 현장 운영과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객들이 여래단길의 변화된 분위기를 직접 체험하도록 했다. 통일된 BI 구축으로 상권의 대외 인지도와 고객 신뢰도가 획기적으로 향상되었고, 고령 상인들이 개별적으로 시도하기 어려웠던 상품 개발의 한계를 협업으로 극복한 것이다.
현장 지원이 만든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
이 프로젝트의 성공은 단순한 지원이 아닌, 현장 중심의 맞춤형 컨설팅에서 비롯됐다. 사업운영 실무팀은 고령 상인들의 눈높이에 맞춰 현장을 수차례 방문하고, 브랜드 개발, 행사 운영, 사업예산 컨설팅까지 세심하게 지원했다. 전문성과 진정성을 갖춘 파트너십은 단기 성과를 넘어 상인회 결성이라는 자생적 조직 기반으로 이어졌다.성공적인 행사 운영 경험은 향후 주말 확대나 정기화 등 후속 사업으로 연결 가능한 운영 모델을 검증했으며, 여래단길은 이제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영주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문화유산과 자연을 현대적 브랜딩으로 재해석하여 상권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이 프로젝트는 소상공인 협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시도였다.
[취재= 제이랩앤컴퍼니 황유향 ohora0108@newj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