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3년 만에 몸값 19조"… 스킬드AI, 소프트뱅크·삼성·LG 이어 미래에셋까지 '베팅'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움직이는 모든 기계를 위한 단 하나의 두뇌를 만든다."
2023년 설립된 로보틱스 스타트업 '스킬드AI(Skild AI)'이 표방하는 목표다. 이 스타트업이 창업 3년 만에 글로벌 로봇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소프트뱅크가 주도한 천문학적 투자에 삼성, LG에 이어 한국의 미래에셋까지 가세하며 '데카콘(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 비상장사)' 반열에 화려하게 등극했다.
스킬드AI는 14일(현지시각)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14억 달러(한화 약 1조 9,0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C(Series C)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라운드를 통해 인정받은 기업 가치는 무려 140억 달러(약 19조 원)에 달한다.
◇ 韓 기업 3곳 동시 출격… 글로벌 '큰손' 연합군 형성
이번 투자의 면면은 그야말로 '올스타전'을 방불케 한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그룹이 투자를 주도했으며, 젠슨 황의 엔비디아(NVentures), 제프 베이조스(베이조스 익스페디션) 등 테크 거물들이 대거 참여했다. 기존 투자자인 라이트스피드, 세쿼이아 캐피탈 등도 투자금을 증액(Doubled down)하며 신뢰를 보였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공격적인 행보가 주목된다. 전략적 투자자(SI)로 삼성과 LG, 슈나이더 일렉트릭, 세일즈포스 벤처스가 참여해 기술 협력을 예고했다. 여기에 재무적 투자자 목록에 한국의 미래에셋(Mirae Asset)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하드웨어 제조 강국인 한국의 주요 기업들이 스킬드AI의 '소프트웨어 파워'에 미래를 걸었다는 분석이다.
◇ '옴니 바디(Omni-bodied)' 지능… 로봇 형태 안 가린다
스킬드AI의 핵심 비전은 '옴니 바디 인텔리전스(Omni-bodied Intelligence)'다. 기존 로봇 소프트웨어가 특정 하드웨어에 맞춰 처음부터 맞춤형으로 제작되어야 했던 것과 달리, 스킬드AI의 '스킬드 브레인(Skild Brain)'은 하드웨어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회사 측은 "4족 보행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팔 등 형태를 막론하고 제어가 가능하다"며 "청소나 식기 세척 같은 가사 노동부터 미끄러운 지형을 통과하는 고난도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로봇계의 '범용 파운데이션 모델'을 의미한다.
◇ 급성장의 비결은 '데이터 플라이휠(Data Flywheel)'
스킬드AI는 이번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의 폭발적인 성장 동력인 '데이터 플라이휠' 구조를 최초로 상세히 공개했다. 스킬드 브레인은 다음 4가지 소스를 통해 끊임없이 학습한다.
- 대규모 시뮬레이션: 가상 환경에서 수조(Trillions) 개의 합성 경험을 생성해 선행 학습(Pre-training).
- 인터넷 비디오: 수십억 개의 인간 행동 영상을 분석해 사물 조작 방식을 습득.
- 원격 제어(Teleoperation): 사람이 직접 로봇을 제어하며 얻은 고품질 데이터를 관절 토크 단위까지 정밀하게 매핑.
- 실제 현장 배포: 보안, 건설, 물류 등 현장에서 수집되는 실시간 데이터를 통한 사후 학습(Post-training).
이러한 선순환 구조 덕분에 로봇이 배포될수록 지능이 기하급수적으로 향상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 매출 '0'에서 수백억으로… 실적으로 증명한 속도
성장 속도는 숫자로 증명됐다. 스킬드AI는 "2025년 라이브 매출이 0원에서 시작해 불과 몇 달 만에 3,000만 달러(약 420억 원)로 급성장했다"고 밝혔다. 현재 보안, 건설, 데이터 센터, 물류 창고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 로봇이 투입되고 있으며 고객사가 빠르게 늘고 있다.
| 비교 항목 | 기존 방식 (예: 초기 보스턴 다이내믹스) | 스킬드AI (Skild AI) 방식 |
| 핵심 철학 | Model-Based Control (모델 기반 제어) | Data-Driven Learning (데이터 기반 학습) |
| 작동 원리 | 로봇의 무게, 관절 길이, 마찰력 등을 수학적으로 계산하여 움직임을 코딩함. | 로봇에게 수조 번의 시뮬레이션과 영상을 보여주고 스스로 움직이는 법을 깨닫게 함. |
| 새로운 동작 | 엔지니어가 새로운 동작(예: 덤블링)을 일일이 프로그래밍해야 함. | AI가 유사한 데이터를 응용하여 배우지 않은 동작도 시도함. |
| 환경 적응 | 사전에 정의되지 않은 환경(예: 갑자기 얼음판 등장)에서는 오작동 확률 높음. | 미끄러짐을 감지하면 AI가 즉시 균형 잡는 법을 스스로 찾아냄 (Real-time Adaptation). |
스킬드AI 팀은 "이번 투자금은 데이터 소스를 대규모로 확장하고, 모델 아키텍처 연구를 강화하는 데 쓰일 것"이라며 "무엇보다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실제 현장 배포(Real-world Deployments)'에 집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스킬드AI(Skild AI)의 공동 창업자는 디팍 파탁(Deepak Pathak)과 아비나브 굽타(Abhinav Gupta)이다.
- 디팍 파탁(Deepak Pathak): 현재 CEO를 맡고 있으며, 카네기멜론대학교(Carnegie Mellon University) 교수로도 재직했다. 그는 로봇이 데이터를 암기하는 대신 환경에 적응하도록 하는 '스킬드 브레인'의 핵심 철학을 주도하고 있다.
- 아비나브 굽타(Abhinav Gupta): 공동 창업자이며, 디팍 파탁과 함께 로보틱스 및 AI 분야의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두 창업자 모두 카네기멜론대학교 출신의 로보틱스 및 인공지능 분야 석학으로, 학계에서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스킬드AI를 창업했다.
최근 CES 2026 에 한국의 MAX 얼라이언스가 전시를 했다. 그 곳에 참여한 기업들도 상당수 대학교수들과 랩 학생들이 함께 창업한 경우가 많았다. AI 분야도 그렇고 로봇 분야도 그렇고 학계 전문가들이 스타트업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