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기업만 혜택 받으면 버블"…사티아 나델라 MS CEO, AI 확산 실패 시 거품 경고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사티아 나델라가 인공지능(AI) 기술이 빅테크 기업들에게만 집중된 혜택을 가져온다면 이는 명백한 '버블의 징후'라고 경고했다. 그는 2026년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에서 AI의 성공 여부는 기술의 전 세계 확산과 생산성 향상에 달려있다며, 선진국과 개도국 간 격차 해소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유튜브 캡쳐

나델라 CEO는 20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WEF에서 블랙록(BlackRock) CEO 래리 핑크와의 대담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발언은 최근 급증하는 AI 투자에 대한 버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글로벌 IT 업계의 최전선에 있는 MS 수장이 직접 확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나델라 CEO는 현재 AI 붐이 버블인지에 대한 래리 핑크 CEO의 질문에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 그는 "이것이 버블이 아니려면, 정의상 이 기술의 혜택이 훨씬 더 고르게 확산되어야 한다"며 만약 테크 기업들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다면 그것이 버블의 명백한 징후라고 말했다.

이는 AI 기술이 단순히 소수의 빅테크 기업의 밸류에이션만 끌어올리는 투기적 도구가 아니라, 실제로 다양한 산업과 국가에서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경제 성장을 견인해야 한다는 의미다. 나델라는 AI 투자가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로 전환되지 않는다면 사회적 정당성마저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희소 자원인 에너지를 가져다 토큰을 생성하는 데 사용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허가를 빠르게 잃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토큰이 건강 결과, 교육 결과, 공공 부문 효율성, 모든 부문의 민간 경쟁력을 실제로 개선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생산성 격차 해소가 핵심...인도 UPI 사례 제시

나델라 CEO는 AI 확산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전 세계 불평등의 근본 원인을 생산성 성장 격차로 지목했다. 그는 오늘날 세계 불평등의 가장 큰 원인은 생산성 성장 격차이며 어떤 경제학자도 이를 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번에 한 회사씩, 한 번에 한 국가씩 토큰들을 가져다가 생산성 곡선을 구부릴 수 있다면 어디에나 잉여가 있고, 그것이 진짜 목표라는 것이다.

나델라는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공공재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인도의 통합결제인터페이스(UPI)를 예로 들며, 이것이 비자나 마스터카드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정부가 구축한 공공재라고 설명했다. 인도 정부가 UPI라는 결제 인프라를 공공재로 제공하자 그 위에 수백 개의 핀테크 스타트업이 생겨나며 급성장했다는 것이다.

그는 API로서의 LLM을 비슷한 방식으로 생각하고 싶다며, 세계 어디에서나 누구나 와서 자신의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고 경제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것이 생산성 성장 격차를 없애는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나델라의 확산론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실제 투자로 뒷받침되고 있다. 블랙록은 이달 15일 실적 발표에서 MS와의 AI 인프라 투자 파트너십을 통해 125억 달러를 모금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4년 발표한 당초 목표 300억 달러의 40% 이상을 달성한 것이다.

핑크 CEO는 AI 파트너십이 계속해서 상당한 자본을 유치하고 있으며, 파트너십 창립자들과 고객들로부터 125억 달러 이상을 모금했다고 밝혔다. 이 파트너십에는 MS와 블랙록 외에도 엔비디아, 아부다비 투자기구 MGX, 일론 머스크의 xAI 등이 참여하고 있다. 파트너십은 사모펀드로 300억 달러를 모금하고, 부채 차입(레버리지)을 활용해 최종적으로 1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역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모금된 자금은 주로 데이터센터 건설과 이를 뒷받침할 에너지 인프라에 투입된다. 최첨단 데이터센터 한 곳을 건설하는 데는 400억~500억 달러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I 모델이 요구하는 막대한 전력 수요 때문에 2029년까지 데이터센터가 전 세계 에너지의 4%를 소비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전력망 확충도 필수적인 투자 대상이다.

블랙록 파트너십은 지난해 10월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얼라인드 데이터센터(Aligned Data Centers)를 400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이미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핑크 CEO는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수조 달러 규모의 장기 투자 기회를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테말라까지 확산...연간 800억 달러 투자 단행

MS는 올해만 약 800억 달러를 데이터센터 건설에 투자할 계획이다. 나델라 CEO는 대부분은 미국에 있지만 전 세계에 걸쳐 있다며 글로벌 확산 전략을 설명했다. 그는 빛의 속도가 실제 제약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 세상 어디에 있든 인터넷 끝에 있을 수 있다면 토큰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MS는 각 지역에서 토큰을 생산하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나델라는 구체적인 사례로 중앙아메리카의 과테말라를 꼽았다. 과테말라는 중앙아메리카의 중심이기 때문에 MS의 데이터센터 지역이 됐고, 중앙아메리카 전역이 그 토큰을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럽, 중동, 아시아도 마찬가지로 지역별 거점 데이터센터를 통해 AI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인프라 투자는 MS의 재무제표에도 뚜렷이 나타난다. MS는 2026 회계연도 1분기(2025년 7~9월)에만 자본적 지출(CapEx)로 349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4% 급증한 수치로, 당초 가이던스 300억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에이미 후드 MS CFO는 수요 가속화와 RPO(잔존 계약 의무) 증가로 GPU와 CPU 지출을 늘리고 있다며, 2026 회계연도 전체 지출 증가율은 2025 회계연도보다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급 제약도 최소 2026년 6월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나델라 CEO는 에너지를 AI 확산의 가장 큰 제약으로 지목했다. 그는 에너지는 실제 제약이며 MS가 이에 대해 매우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MS는 소형모듈원자로(SMR)부터 천연가스, 재생에너지까지 다각화된 에너지 포트폴리오에 투자하고 있다. 나델라는 이 모든 것이 필요하며, 좋은 소식은 이것이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사적으로 인류는 항상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아왔다는 설명이다.

전력망 투자도 필수적이다. 나델라는 전력망, 송전, 배전에 투자해야 하며 이 모든 것이 전체 인프라의 일부라고 말했다. 실제로 MS는 지난해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아일랜드의 원자로를 재가동하는 20년 계약을 체결했다. 크레인 청정에너지센터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MS 데이터센터에 무탄소 전기를 공급하게 된다.

"토큰은 새로운 석유"...주권은 모델 통제에 달렸다

나델라 CEO는 AI가 생성하는 토큰을 산업혁명 시대의 석유에 비유했다. "토큰은 새로운 상품이다. 석유가 지난 산업혁명의 상품이었던 것처럼 토큰은 이 시대의 상품"이라는 것이다. 그는 모든 경제의 일은 이 토큰을 경제 성장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큰을 생산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하고, 실리콘이 필요하며,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나델라는 와트당 달러당 토큰(tokens per dollar per watt)이라는 새로운 경제 지표를 제시했다. 에너지와 비용 대비 얼마나 효율적으로 토큰을 생산하느냐가 국가 경제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어떤 지역의 GDP 성장이 이 지표와 직접적으로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라며, 더 저렴한 상품을 가지고 있다면 더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토큰 가격은 기본적으로 3개월마다 절반으로 떨어지고 있어, 이를 활용한 생산성 향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나델라 CEO는 데이터 주권을 강조하는 유럽에 대해서도 직설적인 조언을 내놨다. 그는 유럽 국가들이 자국 데이터 보호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위스의 제약·금융 부문을 예로 들며 나델라는 유럽 경제는 지난 200~300년 동안 번성해왔고, 서구의 기적은 근본적으로 유럽에서 일어난 일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유럽이 세계가 필요로 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는 유럽은 단지 유럽을 보호함으로써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대신, 유럽의 산업 회사와 금융 서비스 회사가 미국과 전 세계의 데이터에 접근하는 것에 대해 훨씬 더 걱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독일의 중견기업(Mittelstand)을 언급하며 그는 그 나라의 공학적 우수성은 정말 믿을 수 없지만, 그들의 산업 회사가 미국 치과나 보석상에서 사용되려면 전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델라는 유럽이 개인정보 보호와 AI 안전성에서 선도해온 것은 훌륭하지만, 이를 현지 구축과 글로벌 기여를 통해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델라 CEO는 AI 시대의 진정한 주권에 대해서도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그는 데이터센터의 물리적 위치가 아니라 기업이 자사의 고유 지식을 AI 모델에 내재화하는 능력이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가장 많이 이야기될 것은 회사의 주권이라며, "만약 회사의 암묵적 지식을 당신이 통제하는 모델의 가중치 세트에 내장할 수 없다면, 정의상 주권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기업 가치를 외부 모델 회사로 유출하고 있다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나델라는 데이터센터가 어디서 실행되는지는 솔직히 가장 중요하지 않다며, 데이터센터는 빛의 속도라는 실제 제약 때문에 모든 곳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암호화 기술로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고, 진짜 문제는 암묵적 지식에 대한 주권과 모델 통제권이라는 것이다. 그는 데이비드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을 언급하며 국가에는 비교우위가 있고 회사에도 비교우위가 있다며, 그것은 AI 시대에도 보존되어야 하고 그것이 진정한 주권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래의 AI 생태계에 대한 질문에 나델라 CEO는 하나의 지배적 모델이 아닌 멀티 모델 세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 3~4년 동안 MS가 해온 것을 보면 현재의 현실은 멀티 모델 세계라고 말했다. 핵심은 여러 모델을 어떻게 활용하고 오케스트레이션하느냐는 것이다. 나델라는 모든 애플리케이션이나 회사의 지적 재산은 모든 이 모델들을 데이터와 함께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으로 어떻게 사용하는가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 가지 요소를 제시했다. 폐쇄형 소스와 오픈 소스 등 모든 모델을 가져올 수 있어야 하고, 자신만의 모델을 구축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오케스트레이션하고 자신의 데이터를 제공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델라는 회사들이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한 그들은 앞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랙록 "진짜 버블 아냐"...일자리 전환이 관건

이날 대담 상대였던 핑크 블랙록 CEO도 AI 버블 우려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AI 분야에 거품이 없다고 진심으로 믿는다며, 인프라에 필요한 수천억 달러는 일시적 과열이 아닌 지속적 수요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핑크 CEO는 AI가 의료 분야에서 신약 개발을 가속화하고 새로운 에너지원을 창출할 것이라며 변혁적 잠재력을 강조했다. 그는 저렴하고 풍부한 전력원을 확보할 수 있다면 오늘날 우리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록은 2025년 한 해 동안 기록적인 순유입 7000억 달러를 기록하며 운용자산(AUM)이 사상 처음으로 14조 달러를 돌파했다. 핑크 CEO는 가속화하는 모멘텀의 시기라며 AI 인프라 투자가 장기 성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본주의의 역사에는 승자와 패자가 있지만 AI 붐은 이러한 사이클 속에서도 지속될 것이라며, 핵심은 충분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느냐라고 덧붙였다.

핑크 CEO가 AI의 일자리 영향에 대해 질문하자 나델라는 역사적 관점을 제시했다. 그는 모든 기술 전환마다 같은 우려가 있었다며 산업혁명, 컴퓨터, 인터넷이 나왔을 때도 그랬고 매번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30년 전에는 소셜미디어 매니저나 데이터 과학자 같은 직업을 상상하지 못했지만 실제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나델라는 AI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일부 일자리는 변하고 작업은 자동화되겠지만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핵심은 사람들이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MS가 교육과 훈련에 많이 투자하는 이유이며, 사람들이 AI 시대에 필요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것이다. 나델라는 기술적 기술뿐 아니라 비판적 사고, 창의성, 감성 지능 같은 것들도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능력이라는 설명이다.

나델라 CEO의 이번 발언은 AI 기술의 성공이 단순히 모델의 성능이나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아니라 실제 확산과 생산성 향상에 달려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가 제시한 버블의 징후 기준은 향후 AI 산업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블랙록과의 125억 달러 파트너십과 MS의 연간 800억 달러 투자는 확산론을 뒷받침하는 실질적 행동이다. 과테말라를 포함한 전 세계 곳곳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것은 선진국뿐 아니라 개도국도 AI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에너지 제약 문제도 다각적 투자로 해결하려는 모습이다. SMR부터 재생에너지까지 총동원하는 전략은 지속 가능한 AI 인프라 구축의 필수 요건이다. 나델라가 강조한 모델 통제권과 멀티 모델 오케스트레이션은 기업들이 AI 시대에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할 역량이다. 단순히 외부 모델을 호출하는 것이 아니라 자사의 고유 지식을 모델에 내재화하고, 여러 모델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이 진정한 주권이 될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2026년이 AI 기술의 진정한 가치가 시험대에 오르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천문학적 투자가 실제 생산성 향상과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는지, 아니면 투기적 버블로 끝날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나델라의 확산론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AI 기술이 의료, 교육, 공공 부문 등 다양한 영역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번 다보스 포럼에는 84개국 정상과 800명 이상의 CEO가 참석해 AI를 비롯한 글로벌 현안을 논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취임 이후 처음으로 현장 연설을 했으며,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등 AI 업계 리더들도 잇따라 무대에 올랐다.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