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보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경계 허문다"... MS와 손잡고 '에이전틱 AI' 시대로

[CES 2026 현장 리포트 : 테크수다 *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 공동 취재팀] 글로벌 기술 기업 보쉬(Bosch)가 물리적 하드웨어와 디지털 소프트웨어의 완전한 융합을 선언했다. 단순한 부품 제조사를 넘어, AI와 데이터를 통해 하드웨어의 가치를 재정의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기업'으로의 대전환을 알린 것이다.

보쉬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더 안전하고 스마트하며 지속 가능한(Safer, Smarter, Sustainable)' 미래를 위한 기술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타냐 리커트(Tanya Rickert)와 폴 토마스(Paul Thomas) 경영진은 "보쉬는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 사이의 다리를 놓는 기업"이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역량을 동시에 갖춘 독보적인 위치를 통해 진정한 '사람 중심 기술(People centric tech)'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 "공장이 스스로 판단한다"... MS와 '에이전틱 AI' 동맹

이번 발표의 핵심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통한 제조 혁신이다. 보쉬는 MS와 협력해 공장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제조 공동 지능(Manufacturing Co-intelligence)'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이날 게스트로 등단한 다이앤 로드리게스(Diane Rodriguez) MS 부사장은 "보쉬의 방대한 산업 데이터와 MS의 클라우드·AI 기술을 결합해 '에이전틱 AI(Agentic AI)' 시대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전틱 AI는 기존 AI와 달리 자율적으로 데이터를 검증하고 판단하며, 생산 라인의 미세한 오차를 감지해 고장이 발생하기 전에 해결책을 제안한다.

타냐 리커트 경영진은 "파일럿 테스트 결과 통합 비용이 최대 70% 절감됐고, AI 에이전트가 고립된 시스템보다 3배 더 정확한 솔루션을 제시했다"며 제조 현장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 가짜 상품 꼼짝 마... '오리지니파이'와 '쿡 AI'로 생활 혁신

소비자 경험을 혁신할 신기술도 대거 공개됐다. 특히 위조 상품 문제를 해결할 스마트폰 기반 솔루션 '오리지니파이(Originify)'가 큰 주목을 받았다.

폴 토마스 경영진은 "전 세계 무역의 3%를 차지하는 위조 상품 시장을 타격할 기술"이라며 오리지니파이를 소개했다. 이 기술은 별도의 칩이나 태그 없이 사물 고유의 표면 패턴을 인식해 디지털 신원을 생성한다. 사용자가 스마트폰으로 제품을 비추면 단 몇 초 만에 진품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주방 가전에서는 생성형 AI가 결합된 '보쉬 쿡 AI(Bosch Cook AI)'가 공개됐다. 유명 셰프 마르셀 비뉴롱(Marcel Vigneron)이 시연에 나서, 재료 사진을 찍고 "미디엄 레어"를 주문하자 인덕션과 연동된 AI가 자동으로 온도를 조절해 완벽한 스테이크를 구워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마르셀 셰프는 "미래의 주방을 미리 보는 것 같다"며 "누구나 셰프처럼 요리할 수 있게 돕는 게임 체인저"라고 평가했다.

◇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 가속화... 美 투자 지속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차량 구매 후에도 기능을 지속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차량 모션 관리(Vehicle Motion Management)' 기술이 소개됐다. 특히 차량의 움직임을 6자유도(6 DoF)로 제어해 자율주행 시대의 난제인 '멀미'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이 이목을 끌었다.

보쉬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신차의 80%가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가 될 것으로 전망하며, 자회사 이타스(ETAS)를 통해 차량용 미들웨어 표준화를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 내 투자를 지속, 캘리포니아 로즈빌의 실리콘 카바이드(SiC) 팹 가동과 자율주행 트럭 기업 '코디악 AI'와의 협력을 통해 북미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보쉬는 기술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조사한 '보쉬 테크 컴패스' 결과를 인용하며 발표를 마쳤다. 전 세계 응답자의 70%가 "기술 진보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든다"고 답했으며, 보쉬는 이러한 믿음을 실현하는 '생활 속의 기술(Invented for life)'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보쉬의 발표에 대해 김덕진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은 "보쉬가 보여준 핵심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완벽한 융합"이라며 "대부분의 기업이 둘 중 하나에만 강한데, 보쉬는 양쪽 모두를 장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직원의 4분의 1인 10만 명을 AI로 교육했다는 점은 전사적 체질 개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결국 보쉬가 전하는 핵심 메시지는 기술력 자체를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사람의 삶을 어떻게 실질적으로 바꾸는지 증명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진정한 인간 중심 기술의 본질"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공동 취재 =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ITCL 김덕진 소장 kimdukjin@itc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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