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젠슨 황 "베라 루빈 본격 양산... 'AI 팩토리'로 100조 달러 노동 시장 혁신"

[CES 2026 현장 리포트 : 테크수다 *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 공동 취재팀] "우리는 지금 새로운 산업 혁명의 시작점에 서 있습니다. 과거의 데이터센터가 정보를 저장하는 곳이었다면, 이제는 인공지능(AI)을 생산해내는 'AI 팩토리'가 세계 경제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CEO가 2026년 새해 벽두부터 전 세계 기술 산업에 던진 화두는 명확했다. 단순한 칩 제조사를 넘어, 전 세계 100조 달러 규모의 노동 시장을 혁신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6일(현지 시각)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차세대 AI 칩 플랫폼인 '베라 루빈(Vera Rubin)'이 본격적인 생산 단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젠슨 황 CEO는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수출 승인에 따른 중국 시장 재진입 가능성과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용화 계획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엔비디아의 2026년 청사진을 제시했다.

'베라 루빈' 본격 가동... "무어의 법칙은 끝났다, 이제는 스케일업이다"

이날 발표의 핵심은 단연 '베라 루빈'이었다. 젠슨 황은 "베라 루빈은 현재 본격적인 생산(full production) 단계에 있으며, 칩 제조 공정에 들어갈 준비를 마쳤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베라 루빈은 이전 세대인 '그레이스 블랙웰(Grace Blackwell)' 대비 트랜지스터 수가 1.7배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성능과 효율성이다. 블랙웰 대비 추론 처리량은 10배 증가한 반면, 토큰당 비용은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젠슨 황은 "매년 추론 모델로 생성되는 데이터가 5배씩 증가하고 있다"며 "기존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CPU, GPU, 네트워킹 스위치 등 데이터센터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칩처럼 설계하는 '극한의 공동 설계(Extreme Co-design)'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중국 시장... "H200 수출 라이선스 승인, 주문 대기 중"

이날 간담회에서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최전선에 있는 엔비디아의 중국 사업 전략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의 중국 수출 관련 질문에 젠슨 황은 "트럼프 행정부가 H200 칩의 중국 수출 라이선스를 승인하겠다고 밝혔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미 상무부와 라이선스에 대한 세부 사항을 마무리하고 있으며, H200 칩은 이미 공급망을 통해 생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측 반응에 대해서는 "정부의 거창한 선언보다는 실제 '구매 주문서(PO)'가 모든 것을 말해줄 것"이라며 실리콘 밸리 특유의 실용주의적 관점을 보였다.

'물리적 AI'의 원년... 안전장치는 '가드레일 시스템'

엔비디아는 AI의 영역을 디지털에서 물리적 세계로 확장하겠다는 야심도 드러냈다. 젠슨 황은 "올해 안에 인간 수준의 능력을 갖춘 휴머노이드 로봇을 보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로봇과 자율주행 등 물리적 AI(Physical AI)의 안전성 문제에 대해 그는 '이중 컴퓨터' 시스템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AI 모델이 실행되는 메인 컴퓨터와 별도로, AI의 행동을 감시하고 제어하는 '가드레일(Guardrail)' 컴퓨터를 둠으로써 안전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인간의 운전 방식을 모방하고 추론하는 엔드투엔드(End-to-End) 모델 '알파마요(Alpamayo)'를 소개하며 기술적 진보를 과시했다.

"AI는 단순 도구가 아닌 '노동력'... 100조 달러 시장 열린다"

젠슨 황은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AI 산업의 규모를 재정의했다. 그는 "지난 15년간 전 세계가 IT에 투자한 10조 달러가 AI로 전환되는 것을 넘어, 이제 AI는 100조 달러 규모의 노동 시장을 보조하고 대체하는 '노동력'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하드웨어 칩 제조사를 넘어, 소프트웨어, 로봇, 자율주행, 그리고 국가 단위의 인프라를 설계하는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현장 Q&A] 젠슨 황에게 묻다: "5천억 달러 시장, 꿈이 아니다"

이날 현장에서는 젠슨 황 CEO를 향해 날카로운 질문들이 쏟아졌다. 주요 질의응답 내용을 정리했다.

Q. 데이터센터 하드웨어 매출이 몇 년 안에 5,000억 달러(약 650조 원)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현실성이 있다고 보나?

A. 젠슨 황: 충분히 가능하다. 세계 경제는 150조 달러 규모다. AI는 단순한 칩 산업이 아니라 전 세계 IT 인프라를 재구축하고, 더 나아가 100조 달러 규모의 노동 시장을 혁신하는 기술이다. 현재 전 세계 데이터센터들이 AI 팩토리로 현대화되고 있는 속도를 감안하면, 5,000억 달러라는 수치는 오히려 보수적일 수 있다.

Q. 엔비디아가 '네모트론(Nemotron)' 같은 파운데이션 모델을 직접 만들고 있다. 이는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사인 다른 AI 모델 기업들과 경쟁하겠다는 뜻인가?

A. 젠슨 황: 오해다. 우리는 '완성된 요리'를 파는 게 아니라 '레시피와 도구'를 파는 것이다. 네모트론은 고객들이 자신만의 AI 모델을 더 잘 만들 수 있도록 돕는 '생성기(Generator)' 역할을 한다. 우리의 목표는 고객이 엔비디아의 인프라 위에서 최고의 모델을 만들게 돕는 것이지, 그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Q. 로봇이나 자율주행차 같은 '물리적 AI'는 사고 위험이 있다. 안전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

A. 젠슨 황: 우리는 '가드레일' 시스템을 구축했다. AI가 작동하는 컴퓨터 외에, AI의 행동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물리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게 막는 별도의 안전 컴퓨터를 두는 방식이다. 또한, 현실 세계에 내보내기 전에 '옴니버스(Omniverse)'라는 디지털 트윈 공간에서 수십억 마일의 주행 시뮬레이션을 거쳐 안전성을 검증한다.

Q. 성능이 10배 좋아지면 전력 소모도 그만큼 늘어나는 것 아닌가? 에너지 효율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나?

A. 젠슨 황: 무어의 법칙은 한계에 다다랐지만, 우리는 '스케일업'으로 이를 극복했다. 베라 루빈은 블랙웰보다 성능은 훨씬 뛰어나지만,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해 동일한 전력으로 더 많은 연산을 처리한다. 결과적으로 AI 추론에 드는 비용과 에너지는 10분의 1로 줄어든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공동 취재 =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ITCL 김덕진 소장 kimdukjin@itc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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