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로레알, ‘열’ 아닌 ‘빛’으로 뷰티 혁명… “2027년 미래 기술 미리 본다”
[CES 2026 현장 리포트 : 테크수다 *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 공동 취재팀] 100년 넘게 이어진 ‘고열(Heat)’의 시대가 저물고, 모발 손상 없는 ‘빛(Light)’의 시대가 예고됐다.
로레알 그룹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적외선 기술을 적용한 ‘라이트 스트레이트 멀티 스타일러(Light Straight Multi-styler)’와 초박형 ‘LED 페이스 마스크(LED Face Mask)’를 공개했다. 두 제품 모두 CES 2026 혁신상을 수상하며 뷰티테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이번 발표는 단순한 신제품 공개를 넘어, 스타트업과의 강력한 ‘오픈 이노베이션’이 어떻게 산업의 난제를 해결하고 상생 생태계를 만드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자리였다.
204도 고열 대신 ‘160도 빛’으로… 모발 손상 원천 차단
로레알 부스에서 관람객의 발길을 잡은 주인공은 단연 ‘라이트 스트레이트 멀티 스타일러’다. 로레알은 1909년부터 이어져 온 가열 코일 방식의 한계를 빛 기술로 극복했다.
일반적인 헤어 기기는 약 204도(400°F) 이상의 고열을 사용해 모발 속 케라틴을 변형시키고 큐티클을 손상시킨다. 반면, 이번에 공개된 신제품은 특허받은 적외선 기술을 활용해 온도를 160도(320°F) 이하로 제한하면서도 스타일링 효과는 극대화했다. 근적외선이 모발 내부 수소 결합을 재구성하는 원리를 적용해, 기존 프리미엄 제품 대비 속도는 3배 빠르고 모발 매끄러움은 2배 향상됐다.

귀브 발루치 로레알 그룹 부사장은 "이번 기술은 헤어 스타일링을 ‘손상 후 관리’가 아닌 ‘손상 예방’의 영역으로 확장한 것"이라며 "정밀하고 책임 있는 뷰티의 새로운 기준"이라고 강조했고 CES 현장의 관계자는 기존 고데기는 고열이 필요해 모발 손상이 불가피했지만, 이 제품은 적외선 기술을 활용해 훨씬 낮은 온도로도 스타일링이 가능하다"며 "열판이나 코일 없이 오직 빛과 바람만으로 모발을 펴거나 컬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면 같은 마스크는 잊어라”… 얼굴에 착 붙는 '1mm'의 마법. 피부에 밀착하는 ‘초박형’ LED 혁신
또 다른 혁신작은 '초박형 LED 마스크'다. 기존 시장의 LED 마스크가 두껍고 무거운 플라스틱 헬멧 형태였다면, 이 제품은 두께가 1mm에 불과한 유연한 실리콘 소재다.

‘LED 페이스 마스크’는 웨어러블 뷰티 기기의 고질적 문제였던 착용감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영국의 글로벌 LED 기술 기업 ‘아이스마트(iSmart)’와 공동 개발한 이 제품은 두껍고 무거운 플라스틱 대신 유연한 실리콘 소재를 채택해 피부에 완벽하게 밀착된다. 얼굴 전체용에는 200개 이상, 눈가 전용 패치에는 80개 이상의 LED가 촘촘히 박혀 있어 빛이 밖으로 새지 않고 피부 깊숙이 침투한다.
김덕진 소장(IT커뮤니케이션연구소)은 현장에서 제품을 체험하며 "기존 제품들은 아이언맨 가면처럼 두꺼워 빛이 밖으로 새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 제품은 얼굴 굴곡에 따라 착 달라붙어 빛 손실이 없다"고 평가했다.
이 기기는 적색광(630nm)과 근적외선(830nm) 두 가지 파장을 피부 깊숙이 전달해 잔주름과 탄력 저하를 개선한다. 특히 눈가 주름 관리를 위한 패치는 별도로 분리해 사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우리는 스타트업의 대변인".. 로레알이 증명한 ‘진짜 상생’
로레알의 기술 혁신 뒤에는 확고한 '오픈 이노베이션' 철학이 자리 잡고 있다. 로레알 관계자는 "우리 기술 프로젝트의 80%가 스타트업과 함께 이루어진다"며 "대기업의 복잡한 절차나 압력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하고, 회사 내부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로레알의 이번 제품역시 ‘협력’의 산물이다. 2024년 CES혁신상을 수상했던 로레알의 에어라이트 프로를 만들때부터 함께 협력한 중국 하드웨어 스타트업 ‘주비(Zuvi)’와의 파트너십의 산물이 ‘라이트 스트레이트’ 에도 적용되었다.
현장 담당자에 따르면 라이트 스트레이트 멀티 스타일러에 해당 기기에 적용된 160개 특허 중 150개가 주비와 함께 낸 특허이다. 로레알 관계자는 "우리는 스타트업을 단순한 하청업체가 아닌 ‘확장된 팀원’으로 대우한다"며 "대기업의 복잡한 내부 절차로부터 스타트업을 보호하고 그들의 기술력을 존중하는 것이 우리 오픈 이노베이션팀의 핵심 임무"라고 밝혔다.
이는 아이디어 탈취 분쟁이 잦은 국내 산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로레알은 스타트업의 기술을 존중하고, 특허를 공유하며, 상호 배타적인 영역(드라이어는 주비, 스타일러는 로레알 등)을 명확히 설정해 공생하는 모델을 구축했다.
김 소장은 "한국 스타트업들은 대기업과의 협업 시 기술 유출을 가장 우려하는데, 파트너사의 특허권을 철저히 보장하며 10년간 신뢰를 쌓아온 로레알의 사례는 좋은 본보기"라고 전했다.
로레알이 선보인 이 혁신 제품들은 당장 구매할 수는 없다. ‘라이트 스트레이트 멀티 스타일러’는 2027년 말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 ‘LED 페이스 마스크’ 역시 현재 시제품 단계로 2027년 출시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CES 2026은 뷰티 산업이 단순한 화장품 판매를 넘어, 정밀 공학(Engineering)과 광학 기술(Photonics)이 결합된 하이테크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줬다. ‘빛’으로 빚어낼 2027년의 뷰티 라이프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공동 취재 =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ITCL 김덕진 소장 kimdukjin@itc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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