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긁어가는 내 기사, 이대로 둘 건가요? 언론계, "데이터 주권" 되찾기 나섰다

지난 20여 년간 네이버·카카오 등 포털에 뉴스 유통 주도권과 편집권을 넘기며 수익 악화를 겪었던 언론계는, 이제 ‘글로벌 AI 플랫폼’이라는 한층 거대한 상대에게 다시 종속될 위기에 놓였다.

22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AI 에이전트 시대, 민주적 여론형성 생태계 조성을 위한 방안 모색’ 세미나에서는 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한 구체적 해법들이 제시됐다.

"각개격파는 필패" 공영미디어 중심 ‘뉴스공급자협회’ 제안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이우탁 서강대 겸임교수와 김경태 한국인공지능협회 부회장(AI미디어콘텐츠원장)은 개별 언론사의 단독 대응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진단했다.

협상력이 부족한 개별 언론사는 빅테크가 제시하는 불리한 가격과 조건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이들이 내놓은 대안은 ‘연대’다.

“과거 NATO가 집단방어로 체제를 지켰듯, 우리도 공영미디어를 중심으로 국내 언론이 뭉쳐 ‘뉴스공급자협회’를 만들고 뉴스 유통 질서를 재설계해야 합니다. 나아가 영국 BBC·가디언, 미국 AP 등이 참여한 글로벌 언론 연대체 ‘SPUR’와 협력해 글로벌 빅테크에 맞설 협상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 김경태 한국인공지능협회 부회장

김 부회장은 언론사가 데이터 주권을 되찾기 위한 3대 원칙으로 ▲언론사가 자사 기사의 AI 활용을 언제든 차단할 수 있는 ‘실질적 배제권(Opt-Out)’ ▲AI 사업자가 어떤 기사를 무슨 목적으로 활용했는지 공개하도록 하는 ‘투명한 기록·보고 의무’ ▲기사 사용량과 인용 경로를 실시간 추적하는 ‘기술적 통제 프로토콜(CoMP, RSL, SPUR Telemetry 등)’을 제시했다.

"수집할 때" 에서 "답변에 쓸 때마다" 로, Pay-per-Inference 부상

정당한 대가를 어떻게 산정할 것인가에 대한 기술적 해법으로는 ‘추론 단계 과금(Pay-per-Inference)’이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기존의 ‘수집 과금(Pay-per-Crawl)’은 AI가 웹 데이터를 크롤링해 갈 때 일괄적으로 비용을 매기는 방식이다.

측정은 쉽지만, 해당 데이터가 실제 답변 생성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Pay-per-Inference는 AI가 사용자 질문에 답을 생성하거나, RAG(검색증강생성) 기술로 최신 기사를 실시간 참조·인용할 때마다 ‘실사용 시점’을 기준으로 과금하는 방식이다.

내 기사가 답변에 유용하게 쓰였다면 그 기여도만큼 차등 정산받는 구조로, 데이터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추적하는 ‘투명 거래 장부(Transparent Ledger)’ 기술이 이를 뒷받침한다.

정승경센터장(한국인공지능협회) 발표 모습

기사·사진·녹취록까지… "AI Ready Data" 중앙 허브 제안

정승경 한국인공지능협회 데이터신탁센터장은 언론사가 보유한 데이터의 가치가 텍스트 기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칼럼, 인터뷰 녹취록, 사진, 영상, 음성 등 고품질 원천 데이터 전체가 AI 시대의 핵심 자산이라는 설명이다.정 센터장은 이러한 데이터를 표준화해 집적하는 ‘AI Ready Data 중앙 허브 및 데이터 신탁 플랫폼’을 제안하며, 시장 수요에 맞춘 4가지 과금 프레임워크를 함께 제시했다.

▲월 고정료에 트래픽 과금을 더한 ‘정기 구독형(실시간 미디어 스트리밍 API)’ ▲LLM 사전학습용 역사적 데이터셋을 대량 거래하는 ‘벌크 구매형’ ▲API 호출 횟수와 전송 데이터 크기 단위로 실시간 과금하는 ‘RAG 종량제’ ▲유료 AI 서비스 매출과 트래픽 비율을 스마트 계약으로 자동 분배하는 ‘로열티 공유형’이다.

테크수다 한줄평

AI에게 ‘신뢰할 수 있는 최신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원천은 결국 언론이다. AI 플랫폼 종속이라는 위기를 넘어 정당한 데이터 대가를 받는 ‘데이터 주권의 시대’를 열기 위해, 국회와 정부, 언론과 AI 산업계의 신속한 정책적 결단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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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테크수다 co-founder, (사)한국인공지능협회 고문, 한국영업비밀보호협회 이사, (주)씨엔에이치 대표.
"IT 산업의 기틀을 다진 1.5세대 전문가에서, 이제는 AI와 인본주의적 복지를 연결하는 전략가로" 약 25년 이상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최전선에서 정책 제언, 표준화, 인재 양성 및 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주도해 왔습니다. 현재는 AI & AX(AI Transformation) 교육과 시니어 대상 스마트 복지 서비스를 통해 디지털 격차 해소와 신산업 창출에 앞장서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