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생성형 AI가 공장으로 내려왔다…피지컬 AI 시대 개막

[미국 라스베이거스 = 테크수다 ITCL CES 2026 공동취재팀] 전 세계 테크 트렌드의 풍향계 ‘CES 2026’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올해 CES 현장을 관통하는 핵심 화두는 단연 ‘피지컬 AI(Physical AI)’다. 챗GPT로 대변되던 생성형 AI가 모니터 밖으로 나와 로봇, 자율주행차, 공장 설비 등 물리적 실체와 결합하며 새로운 산업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테크수다 ITCL 공동동취재팀은 4일(현지 시각)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 센터 등 주요 전시장을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현장에서 만난 다수의 IT 전문가와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은 “소프트웨어 중심의 AI 시대가 제조 현장과 결합하는 피지컬 AI의 시대로 변모하고 있다”며 “올해는 눈으로 직접 보고 만져야 하는 하드웨어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입을 모았다.

“인터넷으로 보는 시대 끝났다… 현장서 부품·로봇 확인해야”

이날 현장에서 만난 한 IT 전문가는 이번 CES의 가장 큰 변화로 ‘현장성의 부활’을 꼽았다. 그는 “과거 인터넷 서비스나 앱 중심의 소프트웨어 시대에는 굳이 라스베이거스까지 올 필요가 없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AI가 물리적 세계(Physical World)로 내려오면서 실제 구동되는 로봇, 제조 설비, 부품 간의 유기적인 결합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고 협력을 논의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CES의 주인공은 가전이 아닌 ‘AI 팩토리(AI Factory)’다. 엔비디아(NVIDIA)는 지멘스(Siemens) 등 글로벌 제조 기업들과 협력해 디지털 트윈과 AI를 결합한 미래형 공장 솔루션을 전면에 내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2년 연속 CES를 찾은 것은 단순히 칩을 팔기 위함이 아니라, 전 세계 제조업의 AI 전환을 주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라고 분석했다.

전시장 권력 교체: “센트럴 홀 지고, 웨스트·노스 홀 떴다”

기술 트렌드의 변화는 전시장 지형도마저 바꿔놓았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 대기업이 포진해 전통적으로 CES의 심장부로 불리던 ‘센트럴 홀(Central Hall)’의 위상은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신 모빌리티와 자율주행 기업들이 모인 ‘웨스트 홀(West Hall)’과 로보틱스, AI 기업들이 위치한 ‘노스 홀(North Hall)’이 새로운 혁신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또 AI 팩토리 테마가 마련된 모빌리티 전시관 건너편에 새롭게 마련된 퐁텐블로 라스베이거스 호텔과 컨벤션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엔비디아와 액센추어가 주도하고 있는 AI 팩토리 관련 다양한 토론과 발표도 이곳에 집중되어 있다.

현장에 동행한 트렌드 분석가는 “센트럴 홀은 하이센스나 TCL 같은 중국 가전 업체들의 물량 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관람객들의 시선은 이미 로봇과 모빌리티로 이동했다”며 “특히 농기계 업체 존디어(John Deere)가 있는 웨스트 홀은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자율주행 농업 로봇’ 기술을 확인하려는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불법 체류자 단속 강화와 고령화로 농업 인력이 급감하면서, 단순한 기계가 아닌 AI 기반의 무인 자동화 설비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미·중 기술 패권의 나비효과… “한국 제조업에 기회의 문 열려”

‘피지컬 AI’의 부상은 제조 강국인 한국에게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이 안보와 데이터 보안을 이유로 중국산 로봇과 제조 설비를 배제하는 ‘디커플링(탈동조화)’ 기조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만난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미국 제조 기업들이 중국산 로봇을 도입할 경우 데이터 유출 우려가 있어 사용을 꺼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며 “미국의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고도화된 제조·로봇 기술을 가진 파트너는 사실상 한국과 일본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CES 기간 동안 현대차그룹은 임원 270여 명을 대거 파견해 모빌리티와 로보틱스 분야의 글로벌 협력을 모색하고 있으며, HD현대와 두산로보틱스 등 국내 기업 부스에도 글로벌 바이어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26년, ‘실행’의 해가 시작됐다

CES 2026은 AI가 더 이상 신기한 ‘기술’이 아니라, 우리 삶과 산업 현장을 실제로 바꾸는 ‘인프라’가 되었음을 선언하는 자리다. 지난해가 AI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실제 공장과 도로, 가정에서 작동하는 ‘실전 AI’가 주인공이다.

[라스베이거스 =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라스베이거스 = ITCL 김덕진 소장 kimdukjin@itc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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