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김덕진 소장, "운전대도 백미러도 없다. 신나는 경험"…아마존 로보택시 '죽스' 도심 120km/h 질주

[라스베이거스 = 테크수다 ITCL 공동취재팀]

"운전석이 아예 없습니다. 앞뒤 구분도 없어서 마치 마차를 탄 것 같네요. 그런데 생각보다 빠릅니다."

아마존 자율주행 로보택시 '죽스(Zoox)'를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장에서 직접 탄 김덕진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은 흥미로운 체험에 대해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김덕진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장이 죽스 로보택시에 아주 편안하게 앉아 있다. 좌석은 양 옆으로 2개씩 총 4석이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이틀 앞둔 3일(현지시간) 토요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도심에 민트색 박스카가 등장했다. 아마존이 2020년 인수한 자율주행 기업 '죽스(Zoox)'의 로보택시다. 운전대와 페달을 완전히 없앤 목적기반차량(PBV)인 죽스가 실제 도심 공공도로를 누비는 모습은 '미래 모빌리티'가 더 이상 콘셉트가 아닌 현실임을 웅변했다.

테크수다는 이날 김덕진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장과 함께 죽스를 직접 호출해 탑승하며, 자율주행 기술의 현주소와 과제를 짚어봤다.

  • 김덕진 소장 도안구 기자 CES 2026 협업팀, 라스베이거스서 아마존 자율주행 '죽스(Zoox)' 탑승기
  • 마차형 디자인·양방향 주행 '합격점'... 복잡한 픽업존선 'AI의 딜레마' 노출
  • "단순 이동 넘어선 '경험 공간' 입증... 韓 규제 환경과 대조적"

◇ "호출부터 탑승까지 45분"... 아직은 '베타'의 인내심 필요

죽스 탑승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전용 앱을 통해 차량을 호출했지만, '대기 시간 45분 이상(45+ min)'이라는 안내가 떴다. 김덕진 소장은 "차량이 제한적으로 운영되다 보니, 사람이 차를 부르는 게 아니라 사람이 차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웃었다.

취재진은 룩소(Luxor) 호텔 등 지정된 픽업 존을 찾아 이동해야 했다. 현재 죽스는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의 주요 호텔과 거점을 연결하는 노선을 운행 중이며, 매일 오전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 시속 120km 질주 능력... 실내는 '움직이는 회의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죽스는 기존 자동차의 문법을 완전히 파괴한 모습이었다. 차량 내부는 4명의 승객이 마주 보고 앉는 '캐리지(Carriage, 마차)' 형태다. 운전석이 없기 때문에 공간 활용성이 극대화됐다.

차량에 탑승해 안전벨트를 매자, 천장의 '스타라이트' 조명과 함께 부드러운 안내음이 나왔다. 안전벨트를 안매면 안전밸트를 매라는 소리가 계속 나온다. 주행이 시작되자 놀라운 점은 속도였다. 김 소장은 "보통 자율주행 셔틀은 시속 30~40km로 서행하는데, 죽스는 최고 시속 75마일(약 120km/h)까지 낼 수 있는 스펙을 가졌다"며 "실제 도심 주행에서도 답답함 없는 속도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좌석마다 배치된 무선 충전 패드와 개별 온도 조절 장치, 그리고 주행 정보를 보여주는 디스플레이는 이 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휴식 및 업무 공간'임을 보여줬다. 김 소장은 "음악을 끄니 조용한 회의실 같다"며 "도요타가 과거 CES에서 선보였던 '이팔레트(e-Palette)'의 콘셉트가 현실화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 '눈치' 없는 AI vs 거친 인간... 혼재 구간의 딜레마

주행은 매끄러웠지만, 승하차 구역(Drop-off zone)에서는 자율주행의 딜레마가 여실히 드러났다. 라스베이거스 호텔들은 우버, 리프트 등 공유 차량 서비스 구역을 별도로 지정해 운영하는데 무인 자율주행 로봇택시인 '죽스'는 이곳에서 승하차할 수 있다. 사람이 운전하는 공유 택시들도 많은 혼잡 구간이다.

취재진이 탄 죽스가 하차 후 차선으로 복귀하려 하자, 인간이 운전하는 우버 차량들이 틈을 주지 않고 공격적으로 끼어들었다. 죽스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프로그래밍된 탓에, 조금이라도 위험이 감지되면 멈춰 섰다.

김덕진 소장은 "죽스는 계속 깜빡이를 켜고 나가려는데, 사람들은 양보를 안 해주니 서로 '기싸움'을 하는 형국"이라며 "결국 인간과 AI가 도로를 공유할 때 발생하는 상호작용(Interaction) 문제가 가장 큰 숙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죽스는 비보호 좌회전이나 복잡한 합류 구간에서 인간 운전자보다 훨씬 보수적인 판단을 내렸다. 이는 안전 측면에서는 합격점이지만, 흐름을 중시하는 도심 교통에서는 자칫 교통 체증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 아마존의 빅픽처... 물류는 '리비안', 사람은 '죽스'

아마존의 모빌리티 전략도 선명해졌다. 아마존은 물류 배송을 위해 전기차 기업 '리비안(Rivian)'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고, 라스트마일(최종 배송 구간)과 승객 운송을 위해서는 '죽스'를 인수했다.

도안구 기자는 "거점 간 대량 물류는 리비안이 담당하고, 도심 내 세세한 이동은 죽스가 맡는 '허브 앤 스포크(Hub & Spoke)' 전략이 완성되어 가고 있다"며 "죽스는 단순한 택시가 아니라 아마존 생태계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연결하는 핵심 단말기"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라스베이거스 거리에는 죽스 전용 차량 외에도, 일반 SUV에 죽스의 센서를 부착해 주행 데이터를 수집하는 테스트 차량들이 다수 목격됐다. 이 경우 사람이 직접 운전하고 있었고 운전석 옆에 지도 매핑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가 부탁되어 있었다.

◇ 한국 각 도시들은 언제쯤?

죽스의 성공적인 운행은 한국 모빌리티 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은 샌프란시스코와 라스베이거스 등에서 무인 로보택시의 상용화를 적극 허용하며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서울 상암, 청계천 등 일부 지역에서 제한적인 실증 사업만 진행 중이다.

김덕진 소장은 "미국은 라스베이거스 핵심 도심 호텔마다 라이드셰어링 존이 별도로 마련돼 있어 자율주행 테스트가 용이한 인프라를 갖췄다"며 "한국도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가 실제 도로에서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법적, 물리적 인프라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서울에서는 포티투닷을 통해 자율주행 차량을 시범 운용하다가 다른 스타트업으로 교체되었지만 아는 이들이 많지 않다. 서울 청계천 변에 있기는 하지만 이를 직접 타기 위해 자발적으로 이 장소까지 오는 이들은 많지 않다. 죽스 차량을 기다리다가 아이 둘과 함께 한 부부가 죽스를 불러 같이 탑승하는 광경을 봤다. 아이들이 아주 신이나 깡충깡충 뛰면서 탑승했고 부부 얼굴에도 신나하는 아이들과 함께 크게 웃고 있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체혐 공간이 왜 호텔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CES 2026은 AI와 모빌리티의 결합이 더 이상 미래가 아닌 '현재 진행형'임을 보여주고 있다. 운전대 없는 차가 도시를 누비는 라스베이거스의 풍경은, 규제와 기술 사이에서 고민하는 한국에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테슬라 완전 자율주행 버전이 업그레이드 되어 한국에서도 자율주행은 이제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체험한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미 미래는 우리 곁에 와 있는 현재다.

[라스베이거스 =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라스베이거스 = ITCL 김덕진 소장 kimdukjin@itc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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