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llTech2026] 마이클 델 회장이 던진 도발 "AI 워크로드 67%, 이미 클라우드 밖에 있다"…'하이브리드 AI'로 게임의 룰을 다시 쓰는 델 테크놀로지스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리스크는 클라우드가 아닙니다. 리스크는 여러분의 데이터와 비용, 보안, 지식재산, 그리고 속도에 대한 통제력을 잃는 것입니다."

마이클 델(Michael Dell) 델 테크놀로지스 회장 겸 CEO는 현지 시간 5월 1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콘퍼런스 센터에서 열린 'DTW(델 테크놀로지스 월드) 2026' 1일차 기조연설 무대에서 이렇게 단언했다. 한때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정답처럼 여겨졌던 '클라우드 우선(cloud-first)' 공식에 정면으로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델 회장이 무대에서 공개한 자체 조사 결과는 이 발언에 무게를 실었다. 델 테크놀로지스의 AI 도입 설문에 따르면 기업 AI 워크로드의 67%가 이미 퍼블릭 클라우드 밖, 즉 온프레미스·디바이스·엣지·코로케이션 환경에서 구동되고 있으며, 응답 기업의 88%가 최소 하나 이상의 AI 워크로드를 자사 인프라에서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곧 클라우드라는 통념과는 사뭇 다른 그림이다.

▶ 핵심 요약 3
  • 클라우드의 역설 — 마이클 델 회장은 DTW 2026 키노트에서 "리스크는 클라우드가 아니라 데이터·비용·지식재산에 대한 통제력 상실"이라며 'AI 워크로드 67%가 이미 클라우드 밖에서 돌아간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 3계층 하이브리드 AI — 델은 PC(데스크사이드)·온프레미스·클라우드를 잇는 3계층 구조를 제시하고, 데스크사이드 자율 AI·통합 랙 '파워랙'·6배 빠른 SQL 엔진 등 '엔비디아 기반 델 AI 팩토리' 업데이트를 대거 내놨다.
  • 개방형 생태계 베팅 — 구글·오픈AI·팔란티어·스페이스XAI 등과 손잡고 프런티어 AI 모델을 기업 내부로 들여오는 전략으로, 'AI 인프라는 곧 국가 전략 자산'이라는 메시지까지 던졌다.

올해 DTW의 1일차 키노트는 'AI의 미래를 깨우다(Unleash the Future of AI)'를 주제로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마이클 델 회장이 직접 진행을 맡았고, 일라이릴리·삼성전자·허니웰·어센션 등 실제 고객 사례와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창업자 겸 CEO와의 대담이 무대를 채웠다. 신제품 발표는 통합 랙 솔루션 '델 파워랙(Dell PowerRack)'부터 'PC에서 자율 AI를 돌리는' 데스크사이드 자율 AI까지 폭넓었다. 그러나 행사 전체를 관통한 메시지는 하나로 모였다. 바로 '하이브리드 AI'다.

"전기가 발전소를 떠났듯, AI는 화면을 떠난다"

마이클 델 회장은 키노트 첫머리에서 "풍요로운 지능(abundant intelligence)이 여기 와 있다.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지금 바로 여기 있다"며 "지능이 인프라가 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 변화를 전기에 빗댔다. 전기가 발전소를 벗어났을 때 비로소 세상을 바꿨듯, AI 역시 화면을 벗어날 때 세상을 바꾼다는 것이다.

이 비유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델 회장은 AI가 오일 시추선 위에서, 구급차 안에서, 공장 현장에서 '실재하고, 로컬에서 돌아가며, 안전하고, 쓸모 있는' 형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면 속 챗봇이 아니라 물리적 세계에서 작동하는 지능이라는 개념이다. 2022년 챗GPT 등장 이후 AI가 '괜찮은 에세이를 쓰는 챗봇'에서 '코드를 작성하고 워크플로를 실행하며 24시간 가동되는 자기개선형 에이전트'로 진화했다는 진단도 곁들였다.

이러한 진단의 핵심에 '구축(build)이냐 구매(buy)냐'라는 오랜 기업 IT의 화두가 놓여 있다. 마이클 델 회장은 "수년간 추세는 기성품 소프트웨어와 퍼블릭 클라우드였지만, 이제 AI가 소프트웨어로 경쟁우위를 표현하는 비용과 시간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그래서 앞으로 소프트웨어는 어디에나 훨씬 더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이 자사의 고유한 경쟁력을 소프트웨어로 직접 구현하기 쉬워지면서, 통념과 달리 '구매'에서 '구축'으로 추가 흐름이 일고 있다는 분석이다.

왜 다시 '클라우드 밖'인가

기업들이 AI 워크로드를 클라우드 밖으로 옮기는 이유는 비용·보안·데이터 주권 세 가지로 압축된다. 키노트에서 가장 자주 언급된 단어가 '예측 가능성'이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비용 측면에서는 '토큰 불안(token anxiety)'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에이전틱 AI 워크로드가 복잡해질수록 클라우드 사용 비용을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델은 이날 한 개발자가 24시간 만에 10억 개의 토큰을 소진해 3,400달러의 클라우드 청구서를 받은 자사 사례까지 공개했다. 변동성이 큰 클라우드 토큰 비용을, 통제 가능한 인프라 투자로 전환하자는 것이 델의 제안이다.

이러한 흐름은 시장조사기관 데이터로도 뒷받침된다. 딜로이트가 2026년 초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과반(55%)이 데이터 호스팅·컴퓨팅 비용이 일정 임계치에 도달하면 워크로드를 클라우드에서 점진적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비용이 클라우드 이탈의 가장 큰 동기로 지목된 것이다. 보안과 데이터 주권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금융·생명과학처럼 규제가 엄격한 산업에서는 외부 네트워크와 물리적으로 분리된 '에어 갭(air-gap)' 환경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마이클 델 회장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모든 국가가 새로운 현실에 눈뜨고 있다. AI 역량은 에너지, 통신, 안전한 공급망처럼 전략적 자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AI는 역사상 가장 집중화된 기술이 될 수도, 가장 민주화된 기술이 될 수도 있다"며 "우리는 민주화를 택했다"고 밝혔다. 특정 기업의 '블랙박스'에 데이터를 강제로 밀어 넣지 않고, 자물쇠 효과(lock-in) 없는 국가 규모의 AI 인프라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이브리드 AI는 타협이 아니라 경쟁우위

델이 제시한 해법은 'PC → 온프레미스 → 클라우드'를 잇는 3계층 하이브리드 구조다. 각 계층이 가장 잘 맞는 워크로드를 나눠 처리하는 방식이다. 민감하거나 실시간성이 중요한 데이터는 PC와 온프레미스에서, 대규모 연산이 필요한 작업은 클라우드에서 처리한다.

마이클 델 회장은 "하이브리드 AI는 타협이 아니라 경쟁우위"라고 못 박았다. 이 메시지를 뒷받침하기 위해 델은 1일차 키노트에서 '엔비디아 기반 델 AI 팩토리(Dell AI Factory with NVIDIA)'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공개했다. 델 AI 팩토리는 2024년 출범 이후 약 2년 만에 320건 이상의 업데이트를 거쳤으며, 이 가운데 160건 이상이 최근 1년 사이 이뤄졌다. 현재 전 세계 5,000개 이상의 고객이 이 위에서 AI 워크로드를 돌리고 있다. 직전 분기에만 1,000개 고객이 새로 합류했다.

이번 발표의 무게중심은 'PC에서 자율 AI를 돌린다'는 데스크사이드 자율 AI(Dell Deskside Agentic AI)에 실렸다. 델의 고성능 워크스테이션과 엔비디아 네모클로(NVIDIA NemoClaw) 소프트웨어, 델 서비스를 묶은 솔루션으로, 기업이 데이터를 기기 밖으로 내보내지 않고 로컬에서 자율형 AI 에이전트를 구축·실행할 수 있게 한다. 700억~2,500억 개 파라미터, 최대 1조 개 파라미터 규모의 오픈 웨이트 모델을 워크스테이션 환경에서 테스트하고 미세조정할 수 있다.

경제성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됐다. 델은 데스크사이드 자율 AI를 활용하면 퍼블릭 클라우드 API 사용 대비 빠르면 3개월 만에 투자 비용을 회수할 수 있으며, 2년 기준으로 최대 87%까지 지출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델이 자체 산정한 수치이므로, 실제 효과는 워크로드와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파워랙부터 차세대 냉각까지, 인프라 포트폴리오 대거 확장

하드웨어 측면의 핵심은 통합 랙 솔루션 '델 파워랙'이다. 컴퓨팅·네트워킹·스토리지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설계·검증해 공급하는 턴키 방식 제품이다. 바룬 차브라(Varun Chhabra) 델 인프라스트럭처 솔루션 그룹·텔레콤 마케팅 수석부사장은 행사에 앞서 기자·애널리스트들에게 "AI 인프라에서 고객이 가장 흔히 겪는 어려움은 모든 구성 요소를 한데 모으는 복잡성"이라며 "파워랙을 쓰면 고객은 더 이상 부품을 따로 사서 잘 맞물리기를 기대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인프라 업데이트가 쏟아졌다. 데이터 플랫폼에서는 스타버스트(Starburst) 기반의 델 데이터 애널리틱스 엔진이 엔비디아 블랙웰 GPU에서 최대 6배 빠른 SQL 쿼리 성능을, 차세대 베라(Vera) CPU에서 3배 빠른 SQL 성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벡터 인덱싱은 12배, 첫 토큰 생성 시간(time to first token)은 19배 빨라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처럼 스타버스트·엔비디아·델과 이미 파트너 관계를 맺은 기관들이 이 기능을 거버넌스·규제 요건을 충족하면서 활용하게 된다.

전력과 냉각 문제도 정면으로 다뤘다. 엔비디아 루빈 GPU 한 랙이 130킬로와트 이상의 전력을 끌어쓰는 현실에서, 델은 차세대 냉각 분배 장치 '델 파워쿨(Dell PowerCool) CDU C7000'을 선보였다. 4U·19인치의 컴팩트한 폼팩터로 엔비디아 베라 루빈(Vera Rubin) NVL72 플랫폼의 냉각 요구를 충족하며, 220킬로와트 이상의 냉각 용량과 최대 40도의 시설용 냉각수까지 지원한다.

다만 다수 신제품은 단계적으로 출시된다. 델 파워랙(네트워킹)은 2026년 9월, 스토리지용은 하반기, 파워쿨 CDU C7000은 3분기, 데스크사이드 자율 AI는 이미 전 세계 출시된 상태다.

구글·오픈AI·팔란티어… 프런티어 모델을 기업 안으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기조연설 손님으로 등장했다.

하이브리드 AI 전략의 또 다른 축은 개방형 생태계다. 핵심은 최신 프런티어 AI 모델을 기업의 온프레미스 환경으로 직접 들여오는 협력이다.

구글은 구글 분산형 클라우드(Google Distributed Cloud)를 통해 제미나이 3 플래시(Gemini 3 Flash) 모델을 델 파워엣지 XE9780 서버에서 구동할 수 있도록 협력한다. 보안 BIOS와 검증(attestation) 기능으로 데이터 보호·상주·주권 요건을 충족하는 기밀 컴퓨팅 환경이다. 오픈AI는 오픈AI 코덱스(Codex) 기반 솔루션을 델 AI 데이터 플랫폼과 통합해, 최신 에이전틱 실행 프레임워크를 온프레미스로 제공할 예정이다. 팔란티어(Palantir)의 파운드리와 AIP 플랫폼은 델 오브젝트스케일·파워플렉스 위에 온톨로지(Ontology) 계층을 구축해 기업 내 데이터를 통합한다. 이 밖에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AI(SpaceXAI)는 그록(Grok)의 추론·멀티모달 기능을 기업용 AI 어시스턴트로 제공하고, 리플렉션(Reflection)의 오픈소스 프런티어 모델은 규제 산업과 정부·소버린 기관을 겨냥한다.

이날 무대에 오른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폭증하는 AI 수요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에이전틱 시스템에서 AI는 이해하고, 추론하고, 계획하고, 도구를 쓰고, 결과를 보고 다시 생각해야 한다. 자율적으로 오래 실행되기 때문에 필요한 연산량이 100배, 1,000배로 늘었다"며 "내 수요, 여러분의 수요가 그야말로 포물선을 그리며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이 새로운 시대를 위한 칩으로 베라(Vera) CPU를 내세웠다. 젠슨 황 CEO는 "과거 CPU는 하이퍼스케일 클라우드를 위해 만들어져 CPU 코어 수를 최대화하도록 설계됐지만, 에이전트 시대에는 코어를 빌리는 게 아니라 토큰을 생성하는 것이 경제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엔비디아 아키텍처가 모든 프런티어 모델과 오픈소스 모델을 클라우드와 로컬 양쪽에서 구동하는 유일한 구조라고 강조하면서, 최근 앤쓰로픽(Anthropic)이 엔비디아 아키텍처를 적극 채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송용호 삼성전자 AI센터(DS) 책임자 겸 부사장.

📦 [별도 정리] 삼성전자, "자동화를 넘어 지능화로"… 델과 'AI 팹' 협력

이번 DTW 2026 키노트에서는 삼성전자 사례가 영상으로 비중 있게 소개됐다. 송용호 삼성전자 AI센터(DS) 책임자 겸 부사장이 관련 세션의 발표자로 나섰다.
▷ 협력의 핵심 — 델 테크놀로지스의 솔루션은 삼성전자의 IT 인프라와 제조 인프라 전반에 적용된다. R&D 칩 설계부터 생산 핵심 시스템까지, AI 기반 팹(FAB) 환경과 자동화에 활용돼 방대한 데이터에 빠르고 안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 '자동화에서 자율로' — 삼성전자는 디지털 트윈, 실시간 분석, AI 엔진을 설계·엔지니어링·생산 전반에 깊숙이 적용해 잠재 리스크를 예측하고 운영 정밀도와 수율, 품질을 끌어올리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엔지니어링·유지보수·품질 관리 전반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며,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은 전 세계 생산 거점 간 운영을 정렬한다.
▷ 송용호 부사장 발언 — 송용호 삼성전자 부사장은 "AI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반도체는 단순한 부품을 넘어 글로벌 혁신의 기반이 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설계·엔지니어링·생산 전반에 AI를 적용해 자동화를 넘어 지능화로 나아가고 있으며, 이러한 전환에는 대규모 환경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수다. 델 테크놀로지스와의 오랜 협력이 이 변화에 필요한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의미 — 삼성전자 사례는 본문에서 다룬 '하이브리드 AI'의 대표적 실증 모델에 해당한다. 반도체 팹은 데이터 주권, 초저지연, 보안이 동시에 요구되는 환경으로, 워크로드를 클라우드 밖 자사 인프라에서 운영하는 전형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일라이릴리(신약개발)·허니웰(산업 자동화)과 함께 델이 키노트에서 내세운 3대 핵심 고객 레퍼런스 중 하나로 꼽힌다.

고객 현장이 증명한 에이전틱 AI

델이 하이브리드 AI 메시지를 추상적 구호에 머무르지 않게 한 장치는 고객 대담이었다. 키노트의 상당 부분이 실제 고객 사례에 할애됐다.

첫 무대는 제약사 일라이릴리(Eli Lilly)였다. 디오고 라우(Diogo Rau) 일라이릴리 EVP 겸 최고정보·디지털책임자(CIDO)는 "릴리는 본래 테크 기업이 아니다. 미국 남북전쟁에 참전한 한 대령이 창업했다"며 140년 역사를 풀어냈다. 그는 1923년 인슐린, 1928년 페니실린 발견 당시 '대량 생산'의 난제를 릴리가 풀어온 역사를 짚으며 "의약품은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필요한 사람들에게 대규모로 전달돼야 비로소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라우 CIDO는 AI가 제조와 신약개발 양쪽에서 변화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제조 라인에서는 의약품이 약 70장의 사진으로 밀리초 단위의 결함 검사를 받고, 디지털 트윈은 인간이 '완전히 최적화됐다'고 여긴 공정에서도 개선의 여지를 찾아냈다. 그는 일라이릴리가 올해 2월 가동한 제약업계 최대 규모 슈퍼컴퓨터를 언급하며 "릴리는 IBM 메인프레임과 크레이 투(Cray Two) 슈퍼컴퓨터의 초기 도입 기업이었다. 우리는 늘 일찍, 그리고 크게 움직였다"고 말했다.

산업 자동화 분야에서는 수레시 벤카타라얄루(Suresh Venkatarayalu) 허니웰(Honeywell) 수석부사장 겸 CTO가 무대에 올라 자사 플랫폼 '포지(Forge)'의 진화를 소개했다. 그는 델·엔비디아와 함께 각 사업장 단위에 '피지컬 AI 서버'를 두는 '포지 코그니션(Forge Cognition)' 개념을 만들어 파일럿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벤카타라얄루 CTO는 "우리에게 자율화는 사람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다. 산업 AI는 작업자가 더 잘 일하도록, 자산이 수명과 성능의 정점에 도달하도록 돕는다"고 강조했다.

향후 전망 — 'SaaS 시대'의 반작용, 그리고 균형점

DTW 2026 키노트가 던진 메시지를 한 발 떨어져 보면, 흥미로운 역설이 보인다. 지난 10여 년간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화두는 '설치형에서 서비스형(SaaS)으로', '온프레미스에서 퍼블릭 클라우드로'의 이동이었다. 그런데 이번 델의 키노트는 그 흐름의 정반대 방향, 즉 '클라우드 밖으로'를 정면으로 내세웠다.

다만 이를 '클라우드의 후퇴'로 단순화하기는 어렵다. 델이 제시한 것은 클라우드를 버리자는 주장이 아니라, PC·온프레미스·클라우드가 각자의 역할을 나눠 갖는 '균형점'에 대한 제안에 가깝다. 제프 클라크(Jeff Clarke) 델 테크놀로지스 부회장 겸 COO 역시 별도 인터뷰에서 "민감하고 실시간 지연이 중요한 데이터셋은 온프레미스에, 덜 민감하고 대규모인 데이터셋은 클라우드의 연산력에 두는 연속체(continuum)가 논리적"이라고 설명했다. AI 시대에는 워크로드의 성격에 따라 처리 위치를 정밀하게 배분하는 역량 자체가 경쟁력이 된다는 뜻이다.

물론 과제도 남는다. 세 계층을 넘나들며 '무엇을 어디서 실행할지'를 실시간으로 지능적으로 조율하는 일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다. 델이 강조한 비용 절감 수치 상당수가 자체 산정에 기반한다는 점도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한 대목이다. 그럼에도 67%와 88%라는 숫자가 가리키는 흐름, 즉 기업이 AI 인프라에 대한 통제권을 다시 손에 쥐려는 움직임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마이클 델 회장은 키노트를 마무리하며 "너무 오랫동안 AI에 관한 대화는 화면 안에 갇혀 있었다. 진짜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AI가 병원과 공장, 학교, 에너지 그리드, 그리고 우주 궤도로까지 확장되는 시대에, '지능을 어디에 둘 것인가'라는 질문은 모든 기업의 핵심 의사결정으로 떠오르고 있다. [테크수다 Techsuda]


델테크월드 2026, 이런 점이 궁금하셨나요? (FAQ)

Q1. '하이브리드 AI'가 정확히 무엇이고, 기존 클라우드와 어떻게 다른가요?
하이브리드 AI는 AI 워크로드를 PC(데스크사이드)·온프레미스 데이터센터·퍼블릭 클라우드 세 계층에 나눠 처리하는 구조다. 민감하거나 실시간성이 중요한 데이터는 PC·온프레미스에서, 대규모 연산이 필요한 작업은 클라우드에서 돌린다. 클라우드 한 곳에 모든 것을 두는 방식과 달리, 워크로드 성격에 따라 최적의 위치를 선택해 비용·보안·데이터 주권을 동시에 챙기는 것이 핵심이다.

Q2. 기업들이 AI를 다시 클라우드 밖으로 옮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크게 비용·보안·데이터 주권 세 가지다. 에이전틱 AI는 토큰 소비량이 폭증해 클라우드 비용을 예측하기 어렵고('토큰 불안'), 금융·생명과학 등 규제 산업은 데이터를 외부로 내보내기 어렵다. 델 조사에서 AI 워크로드의 67%가 이미 클라우드 밖에서 구동되고, 딜로이트 조사에서도 과반(55%)이 비용 임계치 도달 시 워크로드를 클라우드에서 이전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Q3. '데스크사이드 자율 AI'는 어떤 제품이고 무엇이 새로운가요?
델의 고성능 워크스테이션과 엔비디아 네모클로 소프트웨어, 델 서비스를 묶어 PC 환경에서 자율형 AI 에이전트를 구축·실행하게 하는 솔루션이다. 최대 1조 개 파라미터 규모의 오픈 웨이트 모델까지 로컬에서 돌릴 수 있다. 데이터를 기기 밖으로 내보내지 않아 IP 유출 위험이 없고, 델은 퍼블릭 클라우드 API 대비 빠르면 3개월 만에 투자 회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Q4. '엔비디아 기반 델 AI 팩토리'는 무엇이고 시장에서 어느 정도 규모인가요?
2024년 출범한 델과 엔비디아의 공동 솔루션으로, 델의 서버·스토리지·네트워킹과 엔비디아의 AI 칩을 묶은 엔드투엔드 인프라다. 약 2년간 320건 이상 업데이트됐고, 현재 전 세계 5,000개 이상 고객이 사용 중이다. 직전 분기에만 1,000개 고객이 새로 합류할 만큼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Q5. 이번 발표가 한국 기업, 특히 삼성전자와 어떤 관련이 있나요?
삼성전자는 이번 키노트에서 일라이릴리·허니웰과 함께 델의 3대 핵심 고객 레퍼런스로 소개됐다. 송용호 삼성전자 AI센터(DS) 책임자 겸 부사장이 관련 세션에 나섰으며, 델 솔루션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까지 AI 기반 팹 환경에 적용되고 있다. 반도체 팹은 데이터 주권·초저지연·보안이 동시에 요구돼, 워크로드를 클라우드 밖 자사 인프라에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AI의 전형적 실증 사례에 해당한다.

델 테크놀로지스 DTW 2026 주요 제품 출시 일정 엔비디아 기반 델 AI 팩토리
제품 / 솔루션 출시 시점
델 데스크사이드 에이전틱 AI 출시 완료
델 오브젝트스케일 ↔ 엔비디아 옴니버스 통합 출시 완료
델 통합 랙 컨트롤러(IRC) · 오픈매니지 엔터프라이즈 2026년 5월
델 프로 프리시전 7 R1 2026년 6월
델 AI 데이터 플랫폼 오케스트레이션 · 검색 신규 기능 2026년 2분기
델 파워쿨 CDU C7000 2026년 3분기
델 파워랙(파워스위치 네트워킹) 2026년 9월
델 파워랙(엑사스케일 스토리지) 2026년 하반기
델 데이터 애널리틱스 엔진(블랙웰 · 베라) 2027년 1분기
델 엑사스케일(파워플렉스 구성) 2027년 상반기
자료: 델 테크놀로지스 DTW 2026 보도자료 TechSuda · techsuda.com

델은 'DTW 2026' 1일차에 '엔비디아 기반 델 AI 팩토리(Dell AI Factory with NVIDIA)'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발표했다. 전 세계 5,000개 이상 고객이 사용 중이며, 기업이 AI 비전을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전환하도록 돕는다는 것이 골자다. 델·엔비디아의 통합 접근 방식은 가치 실현 시간(time-to-value)을 최대 84%까지 단축한다고 밝혔다.

4대 발표 영역

① 에이전틱 AI 확장

  • 델 데스크사이드 에이전틱 AI — 워크스테이션 + 엔비디아 네모클로 기반. 데이터 반출 없이 로컬에서 자율 AI 에이전트 구축·운영. 퍼블릭 클라우드 API 대비 빠르면 3개월 만에 투자 회수.
  • 엔비디아 오픈쉘(OpenShell) — 자율 AI 에이전트용 보안 런타임을 델 AI 팩토리 전반에 지원.

② AI-레디 데이터

  • 델 AI 데이터 플랫폼 기능 강화 — 수십억 개 비정형 파일 색인, 거버넌스 기반 파이프라인 연결.
  • 델 데이터 애널리틱스 엔진(스타버스트 기반) — 엔비디아 블랙웰에서 SQL 쿼리 최대 6배 가속.
  • 델 오브젝트스케일 X7700 — 이전 세대 대비 HDD 용량 최대 45% 향상. 향후 245TB 올플래시 지원 시 집적도 3배 이상 향상 예정.
  • 엔비디아 옴니버스 통합으로 디지털 트윈·피지컬 AI 학습 지원.

③ 차세대 인프라

  • 델 파워랙(PowerRack) — 컴퓨팅·네트워킹·스토리지를 하나로 통합 설계한 턴키 랙 솔루션.
  • 델 엑사스케일(Exascale) 스토리지 — 파워플렉스 추가로 블록·파일·오브젝트를 단일 플랫폼에서 지원하는 '4-in-1' 구조.
  • 델 프로 프리시전 7 R1 — 1U 폼팩터 랙 장착형 워크스테이션.
  • 델 파워쿨 CDU C7000 — 엔비디아 베라 루빈 NVL72 냉각을 충족하는 최초의 4U 랙 장착형 냉각 분배 장치.

④ 개방형 에코시스템

  • 델 AI 에코시스템 프로그램 신설 — AI 소프트웨어 기업이 델 AI 팩토리에서 솔루션을 체계적으로 검증하는 구조화된 경로 제공.
  • 협력 기업: 구글(제미나이 3 플래시 온프레미스), 오픈AI(코덱스 기반 솔루션), 팔란티어(파운드리·AIP 온프레미스), 스페이스XAI(그록 기업용 어시스턴트), 리플렉션(오픈소스 프런티어 모델), 서비스나우, 허깅페이스 등.
  • 보안: 크라우드스트라이크·포타닉스·F5와 풀스택 보호 솔루션 제공.

도안구 기자 / eyeball@techsuda.com · TechSuda · 테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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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가 전 산업 영역에 스며드는 소식에 관심이 많다. 1999년 정보시대 PCWEEK 테크 전문지 기자로 입문한 후 월간 텔레닷컴, 인터넷 미디어 블로터닷넷 창간 멤버로 활동했다. 개발자 잡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 편집장을 거쳐 테크수다를 창간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태블릿을 가지고 얼굴이 꽉 찬 방송, 스마트폰을 활용한 현장 라이브를 한국 최초로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