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왜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를 내놨을까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기업 시장을 겨냥한 AI 기업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오픈AI가 데뷰데이(Devday) 2025를 개최하면서 플랫폼 기업으로 선언했듯이 구글도 마찬가지다. 기업용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구글 클라우드가 나섰다.

토마스 쿠리안(Thomas Kurian) 구글 클라우드 CEO는 “AI 혁신은 조립식 부품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며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는 모델·인프라·워크플로를 결합한 완전한 AI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오픈AI 데브데이 2025: AI 생태계 재편을 향한 야심찬 행보
이 글은 2025년 10월 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포트 메이슨에서 개최된 오픈AI 데브데이 2025 행사 관련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주요 발표 내용은 오픈AI의 공식 발표, 라이브스트림, 그리고 현장을 취재한 다수의 언론 매체 보도를 종합한 것입니다.

구글 클라우드가 기업용 AI 플랫폼의 패러다임을 다시 쓰겠다는 포부를 분명히 했다. 구글은 전 세계 기업이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생산성과 고객 경험, 혁신을 재정의하도록 지원하는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Gemini Enterprise)’를 공개했다. 단순한 AI 툴이 아니라, AI 모델·데이터·워크플로·보안 거버넌스를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으로, AI 비즈니스의 ‘운영체제’를 표방한다.

AI 경쟁이 생성형 모델에서 ‘에이전트’ 단계로 넘어가면서, 각 기업은 자사 생태계를 중심으로 AI 실행 환경을 통합하려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오픈AI가 ‘GPTs’를, 마이크로소프트가 ‘코파일럿 스택’을 강화한 데 이어, 구글은 이번 발표로 “AI 운영 인프라의 완성도”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든 AI 업무를 수행한다’는 구글의 전략적 선언이다.
핵심은 6가지 기능의 통합이다 —

① 제미나이 기반 채팅 인터페이스
② 노코드 워크벤치(업무 자동화 도구)
③ 사전 구축형 AI 태스크포스
④ 통합 보안·감사 프레임워크
⑤ 외부 솔루션 연동성
⑥ 10만 곳 이상 파트너 생태계.

기업은 코딩 없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맞춤형 AI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으며, 중앙 거버넌스를 통해 모든 에이전트의 활동을 관리한다.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는 구글 워크스페이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365, 세일즈포스(Salesforce), SAP 등 기존 업무 환경에 바로 연결된다. 이는 구글이 오피스, ERP, CRM 등 타사 생태계와의 ‘실전 호환성’을 전면에 내세운 첫 AI 제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전용 TPU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사이언스 에이전트(Data Science Agent)는 복잡한 모델링과 전처리를 자동화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가속화한다.

  • 워크스페이스 통합: Google Vids, Meet 등에서 영상 제작, 음성 번역 등 AI 기반 생산성 강화
  • 고객 인게이지먼트 제품군: 웹·모바일·콜센터 등 전 채널에 대응하는 차세대 고객 에이전트 제공
  • AI Agent Finder: 검증된 서드파티 에이전트 검색 및 보안 인증
  • 개발자 생태계: GEAR 프로그램, Google Skills, Gemini Agent Foundry 등 무료 교육과 해커톤 운영

이번 발표는 구글이 “AI 모델 경쟁에서 AI 실행 경쟁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는 신호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 연합군에 일격을 당한 후 전열을 정비한 만큼 이제부터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물론 AI 활용을 위해 모델 경쟁에서 생성형 AI 서비스 관련한 '운영 통합' 경쟁으로 전선이 확대되고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를 바로 넘어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와 협력하면서 자사 제품군에 대해 새롭게 정비해 왔다. 오피스 제품과 팀즈 등을 비롯해 대부분 제품군을 AI 중심으로 탈바꿈 시킨 상황이기에 구글의 전략이 바로 마이크로소프트 제품군을 윈백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발표가 기업 시장을 겨냥한 구글 클라우드 사업부에서 나온 만큼 클라우드 시장에서 생성형 AI를 바탕으로 입지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AWS에 비해 생성형 AI 시장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서로의 패를 모두 확인했고 어떤 비기를 가지고 있는지 파악도 마친 상황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 혈맹도 틈이 벌어지고 있다. 구글은 이 지점을 파고 들려고 하고 있다.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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