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전기차 핏줄 확 줄였다"…LG이노텍, '존 컨트롤러'로 다이어트 혁명

[CES 2026 현장 리포트 : 테크수다 *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 공동 취재팀] "이 파란 선들 보이시죠? 자동차 안을 가득 채우던 이 복잡한 신경망들이 '존 컨트롤러(Zone Controller)' 하나로 이렇게 사라집니다."

LG이노텍이 8일(현지 시각)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에서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으로 꼽히는 '다이어트 기술'을 대거 공개했다. 자동차의 전동화가 가속화되면서 늘어나는 전자장비(전장) 부품의 무게와 복잡성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존 컨트롤러'와 '무선 배터리 관리 시스템(Wireless BMS)'이 그 주인공이다.

이날 LG이노텍은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 웨스트홀에 마련된 프라이빗 부스에서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한 핵심 전장 부품 라인업을 선보였다. 단순히 부품을 공급하는 것을 넘어, 미래차의 구조(Architecture)를 단순화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솔루션 제공자'로서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파란 선'이 사라졌다... 배선 뭉치 없애는 마법

부스 내에서 가장 이목을 끈 것은 '존 컨트롤러' 시연 존이었다. 데모 화면 속 차량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던 파란색 통신 라인들이 존 컨트롤러 적용 버튼을 누르자 순식간에 정리되며 단순한 구조로 바뀌었다.

존 컨트롤러는 차량 내 분산된 수십 개의 전자제어장치(ECU)를 영역(Zone)별로 통합해 제어하는 장치다. 기존 자동차가 각 기능별로 개별 제어기를 두고 복잡한 와이어링 하니스(배선 뭉치)로 연결했다면, 존 컨트롤러는 이를 중앙 집중형으로 바꿔 배선의 양과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현장 관계자는 "존 컨트롤러 기술을 통해 복잡한 하드웨어 구성을 단순화하고, 시스템 통합성과 제어성을 높일 수 있다"며 "이는 차량의 물리적 복잡성을 줄여 제조 효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의 전환을 위한 필수 기반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무게 90kg 줄이고 주행거리 늘리고... '무선'이 만든 혁신

LG이노텍은 차량 경량화를 위한 '무선 기술'에서도 앞선 경쟁력을 과시했다. 특히 세계 최초로 양산 레퍼런스를 확보한 '800V 무선 배터리 관리 시스템(Wireless BMS)'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무선 BMS는 배터리 팩 내부의 전선(케이블)을 제거하고 무선 통신으로 배터리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기술이다. 케이블이 사라지면서 차량 무게가 30~90kg가량 줄어들고, 배터리 팩 내부 공간이 10~15% 추가로 확보되어 주행거리를 최대 50km까지 늘릴 수 있다.

또한 LG이노텍은 세계 최초로 플라스틱 하우징을 적용한 고전압 제어기를 공개하며 경량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LG이노텍 관계자는 "변속기용 오일 펌프 제어기에 플라스틱 하우징을 적용해 기존 대비 무게는 25%, 가격은 10% 이상 낮췄다"며 "모터와 펌프, 제어기를 하나로 합친 '3-in-1' EOP 파워팩 역시 특허 기술을 적용해 높이는 21%, 무게는 19%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충전기 꽂는 사람 사라진다"... 로보택시 시대 준비

미래 자율주행차 시장을 겨냥한 차세대 충전 제어 기술도 공개됐다. LG이노텍이 선보인 '무선 전력 통신 제어기(Wireless EVCC)'는 다가올 로보택시 시대를 겨냥한 제품이다.

이 기술은 단순히 전력을 무선으로 충전하는 것을 넘어, 차량과 충전 인프라가 무선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인증, 과금, 충전 상태 확인까지 스스로 수행한다.

현장 관계자는 "로보택시나 무인 운송 차량은 사람이 직접 충전 케이블을 꽂거나 결제를 할 수 없다"며 "차량이 충전 구역에 접근하면 기계 간 통신(M2M)을 통해 충전부터 결제까지 사람의 개입 없이 완벽하게 처리하는 시나리오를 실현할 핵심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LG이노텍은 이번 CES를 통해 LG전자와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며 독자적인 전장 사업 영역을 확고히 했다. LG전자가 인포테인먼트 등 탑승자가 체감하는 서비스 영역(Cabin)에 집중한다면, LG이노텍은 차량의 구동, 제어, 안전 등 보이지 않는 핵심 하부 구조(Under Body)를 책임지는 형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우려 속에서도 LG이노텍은 '경량화'와 '효율화'라는 확실한 해법을 제시했다. 복잡한 신경망을 걷어내고 가벼운 몸집으로 다시 태어난 LG이노텍의 전장 기술이 2026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표준이 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공동 취재 =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ITCL 김덕진 소장 kimdukjin@itc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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