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렌 하오(Karen Hao)가 폭로한 ‘AI 제국’의 실체

저널리스트 카렌 하오(Karen Hao)의 <AI의 제국: 샘 올트먼과 오픈AI의 꿈과 악몽>(Empire of AI: Dreams and Nightmares in Sam Altman's OpenAI)이 국내 발간을 앞두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MIT 테크놀로지 리뷰 등에서 활동해온 하오는 이 책을 통해 현재의 인공지능(AI) 산업이 과거 제국주의 열강의 자원 수탈 방식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고 경고한다.

국내 출간을 앞둔 ‘AI의 제국‘, 그가 출연한 다양한 대담영상을 통해 그가 주장하는 핵심메시지를 살펴봤다. 그는 오픈AI와 샘 올트먼이 내세우는 ‘인류를 위한 AI’라는 명분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공개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데이터 주권의 상실

하오는 AI 기업들이 인터넷상의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행위를 과거 식민지 개척자들이 자원을 점유하던 방식에 비유한다. 기업들은 아티스트와 작가들의 지적 재산권을 무단으로 긁어모으면서 이를 저작권법상의 ‘공정 이용’이라고 규정하지만, 정작 데이터의 주인인 창작자들은 자신의 권리가 소모되는 과정에서 어떠한 동의도,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AI기업들이 공정 이용과 관련하여 권리를 갖고 있는 창작자와 저작권 협상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지만 하오는 AI 기업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규칙을 제멋대로 재해석하며 데이터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보이지 않는 노동

하오는 AI의 성능을 고도화하는 ‘데이터 정화’ 작업 뒤에는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노동자들의 가혹한 노동이 자리 잡고 있다고 말한다. 하오는 이들이 혐오 발언이나 아동 성착취물 같은 끔찍한 데이터를 분류하면서 시간당 단 몇 달러의 임금만을 받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심리적 외상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 부재로 인해 가족 관계가 파괴되는 등 삶의 터전이 무너지고 있음을 폭로한다. 실리콘밸리의 연구원들이 수백만 달러의 보상을 받는 동안, 이 시스템을 지탱하는 실제 노동자들은 처참한 환경에 방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환경 파괴와 공공 자원의 독점

AI 인프라 확장을 위한 환경 훼손 문제도 심각한 수위에 도달했다고 말한다. 거대 데이터 센터의 열기를 식히기 위해 투입되는 막대한 양의 냉각수는 해당 지역의 공공 식수원에서 조달되는데 하오의 조사에 따르면, 구글 등 대형 테크 기업들은 물 부족 지역에서도 공공 자원을 독차지하며 지역 사회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 또한, 탄소 배출 절감을 외치던 기업들이 AI 가동을 위해 폐쇄 예정이던 석탄 발전소의 수명을 연장하거나 무허가 가스 터빈을 사용하는 등 환경 보호에 역행하고 있다는 점도 비판한다. 기업들이 물 재생기술 등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카렌 하오의 지적은 날카롭다.

지식 권력의 독점과 민주주의의 위기

마지막으로 하오는 기업들이 대학의 인재들을 흡수하며 지식 생산을 독점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다. 이제 AI 연구의 방향은 공공의 이익이 아닌 기업의 수익 구조에 맞춰 왜곡되고 있으며, 기업에 불리한 연구 결과는 은폐되거나 검열된다. 특히 기업들이 지식 권력을 독점하려는 행태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테크노 권위주의’로 변질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의로운 구조 없이는 정의로운 기술도 없다

카렌 하오는 다양한 대담을 통해 이용자들의 권리와 책임을 동시에 묻는다. ‘기술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으며, 불평등한 구조 위에서 만들어진 기술은 결코 정의로운 결과를 낳을 수 없다’고 단언한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새로운 AI에 매몰되기보다, 기술이 인류의 민주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올바르게 활용될 방안을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그가 던지는 메시지다.

우리 삶에 깊숙이 스며드는 AI 앞에서, 우리는 어떤 태도로 받아들이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국내 출간 예정인 카렌 하오의 'AI의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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