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퇴역 서버 92% 다시 쓴다…'서큘러 센터' 8곳으로 확대
랙당 코어 13배·전력 90% 절감 내세운 MS, 애저 인프라 교체 가속 속 '하드웨어 두 번째 생애' 관리 강화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애저(Azure) 데이터센터에서 물러난 서버와 부품의 92%를 재사용하거나 재활용했다고 밝혔다. 앨리스테어 스피어스 마이크로소프트 글로벌 인프라 총괄은 9월 30일(현지 시간) 애저 블로그에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영국 웨일스 뉴포트와 호주 시드니에 퇴역 하드웨어 처리 시설 '서큘러 센터(Circular Center)'를 새로 열어 전 세계 8곳 체제를 갖췄다. AI 수요로 인프라 교체 주기가 빨라지는 가운데, 새 장비를 들이는 일과 옛 장비를 처리하는 일을 하나의 수명주기로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핵심 요약
- 재사용·재활용률 92% — 지난해 퇴역 서버와 부품의 92%를 다시 썼거나 재활용했다. 2024년 90.9%로 목표(90%)를 앞당겨 달성한 데 이어 수치를 더 끌어올렸다.
- 서큘러 센터 8곳 체제 — 뉴포트와 시드니가 합류하면서 북미·유럽·아태 3개 권역 네트워크를 갖췄고,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도 신규 센터를 계획 중이다.
- 집적도는 높이고 전력은 낮추고 — 2014년 대비 랙당 코어 수는 약 13배 늘었고 같은 작업에 드는 전력은 약 90% 줄었다고 회사는 밝혔다.

"세대교체마다 두 가지 과제가 생긴다"
스피어스 총괄은 글 첫머리에서 문제를 두 갈래로 나눴다. 그는 "클라우드 인프라는 세대가 바뀔 때마다 두 가지 과제를 만든다"고 썼다. 성능 좋은 새 시스템을 빨리 들이는 일과, 그 자리에서 밀려난 장비를 책임 있게 처리하는 일이다.
그는 두 과제 모두 고객과 무관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새 시스템은 같은 공간과 전력으로 더 많은 연산 용량을 제공한다. 옛 장비를 재사용·재정비·재활용하면 쓸 만한 부품의 수명이 늘고 소재가 공급망으로 돌아간다. 비용 효율과 안정성을 함께 챙기는 셈이다. 이 관리는 반도체, 서버, 네트워크, 데이터센터를 설계할 때부터 시작해 수년간의 운영을 거쳐 퇴역 이후까지 이어진다.
랙당 코어 13배, 같은 작업 전력은 10분의 1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 인프라가 해마다 더 촘촘하고 효율적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회사 자체 분석에 따르면 2014년 이후 랙 하나에 들어가는 프로세서 코어 수는 약 13배로 늘었다. 같은 작업에 드는 전력은 약 90% 줄었다. 초기 시스템에서 100와트 안팎을 쓰던 코드 컴파일 작업을 지금은 10와트도 안 되는 전력으로 끝낸다는 설명이다.
집적도가 높아지면 같은 데이터센터 면적에서 더 많은 서버 용량을 고객에게 내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 설계 클라우드 프로세서 코발트를 이 '시스템 단위 설계'의 대표 사례로 들었다. 반도체부터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 소프트웨어까지 한꺼번에 최적화한다는 것이다. 회사는 코발트 200이 전작인 코발트 100보다 최대 50% 높은 성능을 낸다고 밝혔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새 세대 장비가 들어올수록 옛 장비는 그만큼 빨리 현역에서 물러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서큘러 센터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퇴역 서버의 행선지: 교실, 예비 부품, 그리고 소재
마이크로소프트의 규모에서 서버 한 대를 퇴역시키는 일은 부품을 분리수거하는 수준에서 끝나지 않는다. 먼저 서버를 안전하게 퇴역 처리하고 데이터가 담긴 부품을 완전히 지운다. 그다음 가치를 가장 많이 회수할 방법을 고른다. 시스템 전체를 다른 용도로 쓸 수 있는지,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다른 곳에서 계속 돌릴 수 있는지, 어떤 소재를 공급망으로 돌려보낼지를 따진다.
서큘러 센터는 이 판단을 데이터센터 운영의 일부로 처리한다. 통째로 쓸 수 있는 시스템은 마이크로소프트 내부 연구소와 교육 환경으로 가거나, 학교와 대학의 기술 교육에 쓰이거나, 자격을 갖춘 구매자에게 팔린다. 부품은 다른 시스템의 예비 부품이 된다. 재사용이 불가능하면 그때 소재로 재활용한다.
회사는 처리 속도와 규모를 키우기 위해 자동화에도 투자하고 있다. 로봇 분해, 자율 자재 처리 같은 AI 기반 기술로 부품과 소재 회수를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서버, 드라이브, 부품마다 폐기물 제로 처리 계획을 짜는 AI 기반 배분 시스템 'IDARS'를 운영한다고 소개한 바 있다.
암스테르담 시범 센터에서 8곳 네트워크로
서큘러 센터는 2020년 마이크로소프트가 내건 '2030년 폐기물 제로' 공약에서 출발했다. 당시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사장은 "이 서버들의 평균 수명은 5년이며, 전 세계 전자 폐기물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는 2025년까지 서버와 부품의 재사용률을 최대 9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첫 센터는 2020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암스테르담 센터는 핵심 부품의 83%를 재사용하고 17%를 재활용하면서 이산화탄소 환산 14만5000톤 감축에 기여했다. 2022년 1월에는 아일랜드 더블린과 미국 버지니아주 보이드턴 데이터센터 캠퍼스에 센터를 열었고, 같은 해 아시아 첫 센터를 싱가포르에 세웠다.
성과는 예정보다 일찍 나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4년 재사용·재활용률 90.9%를 기록했고, 당시 가동 중인 서큘러 센터는 6곳이었다. 같은 해 센터들이 재사용한 부품은 320만 개가 넘었다. 이번 발표로 뉴포트와 시드니가 더해지면서 센터는 8곳이 됐고, 재사용·재활용률은 92%로 올라섰다.
테크수다의 시각
이번 발표의 무게중심은 92%라는 숫자보다 '수명주기'라는 단어에 있다. AI 인프라 경쟁은 지금까지 누가 더 많은 GPU를 더 빨리 확보하느냐의 싸움이었다. 그런데 교체 속도가 빨라질수록 반대편에 쌓이는 퇴역 장비도 그만큼 늘어난다. 하이퍼스케일러가 새 장비의 성능만큼 옛 장비의 처리 능력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짚어 볼 대목도 있다. 랙당 코어 13배, 전력 90% 절감은 마이크로소프트 자체 분석으로, 외부 검증을 거친 수치가 아니다. 92%라는 비율이 GPU 같은 AI 가속기를 얼마나 포함하는지도 이번 글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다. 일반 서버와 달리 AI 가속기는 세대교체가 훨씬 빠르고 재사용처도 제한적이다. AI 인프라 비중이 커질수록 이 비율을 지키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앞으로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AI 가속기 처리 실적을 따로 공개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국내 시사점도 분명하다.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와 공공 데이터센터도 AI 인프라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데이터센터 경쟁력은 이제 전력과 냉각, 부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들여온 장비를 언제, 어떻게 내보내고 그 가치를 얼마나 회수하는지까지 경쟁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데이터센터에서 물러난 서버와 부품의 92%를 재사용, 이런 점이 궁금하셨나요?
Q. 마이크로소프트 서큘러 센터는 무엇인가
A. 데이터센터에서 퇴역한 서버와 부품의 다음 용도를 정하는 처리 시설입니다. 데이터를 지운 뒤 시스템 재사용, 부품 재사용, 소재 재활용 순으로 가치를 회수합니다. 2020년 암스테르담 시범 센터에서 시작해 현재 8곳이 가동 중입니다.
Q. 퇴역 서버는 실제로 어디로 가나
A. 통째로 쓸 수 있는 시스템은 사내 연구소와 교육 환경, 학교·대학 교육용으로 가거나 자격을 갖춘 구매자에게 팔립니다. 부품은 다른 서버의 예비 부품이 되고, 재사용이 불가능하면 소재로 재활용합니다.
Q. 재사용·재활용률 92%는 어느 정도 수준인가
A. 마이크로소프트는 2020년 '2025년까지 90%' 목표를 세웠고, 2024년 90.9%로 1년 앞당겨 달성했습니다. 이번 92%는 그 수치를 더 끌어올린 결과입니다.
Q. 랙당 코어 13배, 전력 90% 절감은 무슨 의미인가
A. 2014년과 비교해 같은 공간에 훨씬 많은 연산 자원을 넣고, 같은 작업을 훨씬 적은 전력으로 처리한다는 뜻입니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 자체 분석 수치입니다.
Q. 앞으로 남은 과제는
A. AI 가속기는 교체 주기가 짧고 재사용처가 제한적입니다. AI 인프라 비중이 커지는 상황에서 높은 재사용·재활용률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테크가 전 산업 영역에 스며드는 소식에 관심이 많다. 1999년 정보시대 PCWEEK 테크 전문지 기자로 입문한 후 월간 텔레닷컴, 인터넷 미디어 블로터닷넷 창간 멤버로 활동했다. 개발자 잡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 편집장을 거쳐 테크수다를 창간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태블릿을 가지고 얼굴이 꽉 찬 방송, 스마트폰을 활용한 현장 라이브를 한국 최초로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