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지금까지 기업의 질문이 ‘전자서명은 법적 효력이 있나요?’였다면, 이제는 ‘아직도 종이로 계약하세요?’로 바뀌었습니다. 고객의 고민과 요구가 체결에서 관리로 이동했고, 모두싸인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영준 모두싸인 대표는 사업 10년을 이렇게 정리했다. 그는 또 향후 10년에 대해서 “지난 10년은 종이 계약의 불편을 디지털로 바꾸는 여정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계약 데이터를 기업의 ‘운영 자산’으로 전환하는 단계가 될 겁니다. 모두싸인은 전자서명을 넘어 AI CLM((Contract Lifecycle Management)의 한국형 표준을 만들어 가겠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국내 전자계약 시장 1위 모두싸인이 창립 10주년을 맞아 “전자서명을 넘어 AI 기반 계약운영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을 공식화했다. 10일 서울 강남의 디캠프 선릉 이벤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회사는 차세대 CLM 비전과 신제품 ‘모두싸인 캐비닛(Cabinet)’을 공개하며 새로운 성장 축을 제시했다.

행사는 단순한 기념식이 아니라, 지난 10년간 쌓은 전자서명 데이터와 시장 지위를 기반으로 “계약관리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하는 자리였다. 간담회가 진행되는 동안 가장 반복된 메시지는 명확했다. 전자서명 시장의 경쟁은 이미 끝났고, 이제 기업들의 고민은 ‘체결(Signing)’이 아니라 ‘관리(Managing)’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정인국 CSO는 클라우드 전자서명 시장 점유율 70%, 33만 기업·기관 고객사, 연간 500만건 이상 계약 처리, 최근 5년 연간 반복 매출(ARR:Annual Recurring Revenue) 8배 성장, 공공영역 출시 1년 만에 200여 개 기관 도입 등 구체적인 시장 지표를 제시하며 모두싸인의 현재 위치를 확인시켰다.

정 CSO는 “신뢰를 기반으로 전자서명에서 독보적 리더십을 확보했다”며 “축적된 계약 데이터가 CLM 전 영역 확대와 AI 에이전트 고도화를 뒷받침하는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의 핵심은 신제품 ‘모두싸인 캐비닛(Cabinet)’이었다. 단순 문서함이 아니라, 계약서를 분석하고 위험을 찾아내며 일정과 의무 이행을 관리하는 ‘지능형 계약운영 플랫폼’이라는 점을 회사는 거듭 강조했다.

이동주 CTO는 캐비닛을 “문서 보관 도구가 아니라 서명 이후의 모든 과정을 운영하는 계약 엔진”이라고 정의했다.

이 서비스는 OCR + LLM + 도메인 지식베이스 결합, 문서 유형 분류 정확도 개선, 메타데이터 자동 추출, eSign·Form·Review·Cabinet 전체가 하나의 AI 인텔리전스 레이어로 재편된다.

이 CTO는 2026년 상반기까지 “AI 리스크 하이라이트, 문서 자동 작성, ERP·CRM 연동” 기능을 추가해 “완전한 인텔리전스 CLM”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모두싸인이 그리는 큰 그림은 분명하다. 전자서명 기업이 아니라, 계약 업무 전체를 자동화하고 운영하는 ‘계약 운영 플랫폼 기업’으로 재정의하겠다는 것이다.

회사는 캐비닛을 시작으로 다음과 같은 영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 계약관리 AI 엔진 고도화
• 계약업무 아웃소싱(BPO)
• 문서 인텔리전스
• 산업별 규제·컴플라이언스 AI

이는 AI 기반 업무 자동화 시장에서 영업·회계·재무를 넘어서 기업 운영 전반을 노리는 전략으로 읽힌다.

모두싸인은 캐비닛을 이달 중 정식 출시하고 주요 기업·기관 대상으로 도입 프로그램을 순차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