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델라·젠슨 황, 34년 동맹 위에 '에이전트 PC'를 올렸다
샌프란시스코 대담서 MXC를 차세대 IT의 토대로 규정…로컬과 클라우드를 따지지 않는 '하이브리드 인텔리전스' 시대 예고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NVIDIA) CEO가 10월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MS 윈도·서피스 행사 무대에 나란히 앉았다. 두 사람은 스리람 크리슈난(Sriram Krishnan) 전 백악관 AI 정책 선임고문이 진행한 대담에서 AI 에이전트 격리 기술 'MS 실행 컨테이너(Microsoft Execution Containers, MXC)'를 차세대 컴퓨팅의 토대로 꼽았다. 로컬 PC와 클라우드를 오가며 모델과 도구를 쓰는 '하이브리드 인텔리전스(Hybrid Intelligence)'가 PC의 다음 장이라는 데도 뜻을 모았다. MS는 같은 날 MXC를 윈도 11에 정식 출시하고, 엔비디아 RTX 스파크(RTX Spark) 기반 노트북 6종의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 핵심 키워드 요약
- 사티아 나델라 MS 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AI 에이전트 격리 기술 MXC를 에이전트 시대의 운영체제 기본 단위로 규정했다.
- 두 CEO는 로컬 PC와 클라우드를 구분하지 않고 연산 자원을 쓰는 '하이브리드 인텔리전스'가 PC의 다음 장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
- MS는 같은 날 MXC를 윈도 11에 정식 출시하고, 엔비디아 RTX 스파크 기반 노트북 6종의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이번 행사는 MS가 2024년 5월 코파일럿+ PC를 공개한 이후 2년 5개월 만에 연 대형 윈도 행사다. 파반 다불루리(Pavan Davuluri) MS 윈도+디바이스 총괄 수석부사장이 제품 발표를 맡았고, 나델라 CEO와 황 CEO는 발표 직후 20여 분간 대담을 이어 갔다. 진행자인 크리슈난 전 고문은 자신의 첫 직장이 MS였고, 첫 월급으로 해프라이프 2를 하려고 지포스 FX 그래픽카드를 샀다고 소개하며 대담을 열었다. 크리슈난 전 고문은 2026년 6월 백악관을 떠났다.
젠슨 황, MXC를 다이렉트X에 견주다
대담의 무게중심은 보안이었다. 크리슈난 전 고문은 최근 몇 달 동안 에이전트 보안 사고 이야기가 쏟아졌다고 짚었다. 사용자들이 개인 에이전트에 디스크 전체 접근 권한을 주고, 에이전트가 사용자 행세를 하며 일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MXC가 에이전트를 위한 운영체제의 새로운 기본 단위(primitive)로 보인다며, 왜 운영체제가 이 일을 맡아야 하는지 물었다.

나델라 CEO는 출발점을 코딩 에이전트에서 찾았다. 코딩 에이전트는 처음부터 데스크톱에서 돌았다. 모델은 클라우드에 있어도 에이전트를 실제로 움직이는 하네스(harness)는 로컬에서 파일 시스템에 접근하고 작업을 실행한다. 보안 장치가 가장 절실한 곳이 바로 데스크톱이라는 설명이다. 그래서 엔비디아와 함께 클라우드와 로컬 운영체제 모두에 이 기능을 기본 단위로 심기로 했고, 그 결과물이 MXC라고 그는 밝혔다.
나델라 CEO는 격리를 한 층에서 끝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로 가상머신, 가상머신, 세션 단위까지 모든 층에서 격리가 이뤄져야 한다. 그가 가장 기대하는 대목은 윈도 세션 자체에 격리를 적용한 기능이다. 격리 다음은 관찰이다. 에이전트마다 추적 가능한 신원을 부여하면 에이전트가 남긴 활동 기록 전체를 볼 수 있다. 활동을 볼 수 있어야 정책을 세우고 통제할 수 있다. 나델라 CEO는 여기에 토큰 지출을 어디서 얼마나 쓰는지 추적하는 기능을 더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수많은 기술 도입 주기를 지켜본 경험을 꺼냈다. 소비자 시장이든 기업 시장이든 기술 확산을 막는 걸림돌은 필요한 요소를 끝까지 갖추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다. 하나를 챙기고 다른 하나를 빠뜨리면 신뢰가 생기지 않는다. MS가 클라우드와 클라이언트, IT 운영·보안 운영(SecOps)·재무 운영(FinOps)을 하나로 엮은 이유다. 나델라 CEO는 특정 MS 기술에 묶이지 않고 이기종 환경을 모두 지원한다는 점도 짚었다.
젠슨 황 CEO의 반응은 더 강했다. 그는 나델라 CEO가 설명한 구조가 차세대 IT의 토대가 된다고 평가했다. 윈도와 다이렉트X(DirectX)가 애플리케이션 개발 방식을 바꿨듯, MXC는 에이전트를 만들고 배포하는 방식을 바꾼다는 진단이다. 황 CEO는 "MXC가 없으면 에이전트는 시작조차 할 수 없다. 완전히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자사 에이전트 런타임 오픈셸(OpenShell)을 MXC와 네이티브로 통합했다. MS는 6월 빌드(Build) 2026에서 MXC를 얼리 프리뷰로 처음 공개했다. 당시 MS 깃허브 저장소는 현재 프로필을 아직 보안 경계로 취급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4개월 만에 정식 출시로 전환한 셈이다. 현재 오픈AI 코덱스(Codex), 깃허브 코파일럿(GitHub Copilot), 오픈클로(OpenClaw), 리플릿(Replit) 등이 MXC를 지원한다. 앤트로픽(Anthropic) 클로드 코드(Claude Code), 퍼플렉시티(Perplexity), 마누스(Manus) 등은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메타(Meta)는 개인 AI 에이전트 '뮤즈 포 윈도(Muse for Windows)'를 MXC 통합 앱으로 내놓는다.
로컬이냐 클라우드냐, 따지지 않는 컴퓨팅
두 번째 화두는 하이브리드 인텔리전스였다. 크리슈난 전 고문은 지금까지는 클라우드의 대형 모델에 요청하고 답을 받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고 정리했다. 이번에는 여러 모델 가운데 일부는 로컬에서, 일부는 클라우드에서 돌리며 작업을 지능적으로 나눈다. 그는 앞선 깃허브 발표자가 로컬 토큰을 사실상 공짜로 얻는다고 말한 대목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꼽았다.

나델라 CEO는 1980년대 후반 대학원 시절을 떠올렸다. 당시 그는 학교에서 VT100 단말기로 VAX 컴퓨터에 접속했다. 집에서는 모뎀을 단 PC로 같은 VAX에 붙고, 로컬에서는 도스(DOS)와 초기 윈도를 썼다. 유즈넷(Usenet)도 있었다. 이 모든 경험이 하나로 합쳐진 시점은 윈도 95와 최초의 웹 브라우저 모자이크(Mosaic)가 등장한 뒤였다. 사용자는 연산 자원이 어디 있든 하나의 흐름 안에서 쓰고 싶을 뿐이라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그는 행사 시연을 근거로 들었다. 시연자는 콤피UI(ComfyUI)에서 여러 모델을 내려받아 3D 자산을 만들었다. 이 자산을 블렌더(Blender)로 옮겨 다듬고, 다시 콤피UI로 가져왔다. 포토샵에서는 로컬 모델로 이미지를 보정했고, 마지막에는 클라우드의 언리얼(Unreal) 엔진으로 작업을 넘겼다. 데스크톱 앱과 로컬 모델, 클라우드 모델이 한 작업 안에서 끊김 없이 맞물렸다. 나델라 CEO는 몇 년 뒤 이 시연을 결정적 장면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델라 CEO는 "언젠가 이 작업은 로컬에서, 저 작업은 클라우드에서 돌아간다고 따져 보는 순간은 오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하이브리드 인텔리전스가 어디에나 스며 있기를 기대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시연자가 며칠 걸리던 작업을 몇 시간으로 줄였다는 점도 강조했다. 가속 컴퓨팅이 작업 속도뿐 아니라 사용자의 야심까지 끌어올린다는 해석이다. 황 CEO는 블렌더와 콤피UI는 로컬 GPU로 가속하고, 에이전트는 로컬에서, 렌더링 일부는 클라우드에서 돌린 이 장면을 두고 기술 산업 전체의 역량이 하나의 작업에 모였다고 평했다.
MS가 이날 내놓은 기술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MS는 전체 1370억, 활성 68억 매개변수 코딩 모델 'MAI 코드 1.1 플래시(MAI Code 1.1 Flash)'를 3비트 정밀도로 줄여 PC에 올렸다. 깃허브가 2026년 초 내놓은 모델 라우팅 기술 '하이드라퓨전(HydraFusion)'은 윈도의 로컬 모델까지 범위를 넓힌다. 다불루리 수석부사장은 모델이 커지면서 고객 수요가 클라우드 예산을 앞지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무대 위 '공짜 토큰' 발언은 이 비용 논리와 맞닿아 있다.
에이전트는 파일 시스템의 최대 사용자가 된다
대화는 데이터가 있는 곳으로 이어졌다. 크리슈난 전 고문은 모델의 도구 사용 능력이 크게 좋아졌지만 도구와 파일은 여전히 로컬에 있다고 짚었다. 데이터를 안전하게 통제하려면 도구 사용도 데이터 가까이에서 일어나야 한다는 문제 제기다. 그는 자신도 세금 신고를 마감 직전에야 한다며, 코파일럿 시연의 세금 정리 사례를 꺼냈다.
나델라 CEO는 코딩 에이전트가 유행하면서 사람들이 다시 콘솔과 파일 시스템에 빠져드는 모습이 반가웠다고 말했다. 파일 시스템이 얼마나 강력한 추상화인지 다시 증명한 장면이라는 것이다. 그는 에이전트가 파일 시스템의 최대 사용자가 된다고 내다봤다. 에이전트가 다루는 데이터는 이기종이어서 보안이 더 중요하다는 설명도 붙였다.
세금 시연은 다운로드 폴더, 클라우드 파일, 이메일에 흩어진 자료를 하나의 파일 시스템 컨테이너로 모은 뒤 로컬과 클라우드 모델로 처리했다. 나델라 CEO는 이것이 새로운 컴퓨터라고 규정했다. 사람이 컴퓨터를 쓰듯 에이전트도 컴퓨터를 쓰고, 에이전트에게도 같은 기본 단위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그는 원드라이브(OneDrive)를 예로 들었다. 이제 원드라이브를 클라우드 서비스로 볼지 클라이언트 기능으로 볼지 따지는 사람은 없다. 에이전트 역시 하루 24시간 쓸 수 있는 기본 단위를 갖추고, PC에서는 PC처럼, 이동 중에는 사용자를 따라다니며 작동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황 CEO는 에이전트가 사람보다 도구를 더 잘 쓰게 된다고 강조했다. 사람은 어떤 애플리케이션이든 기능의 10~15%만 알지만, 에이전트는 모든 기능을 안다는 이유에서다. 강력한 전문 도구가 가속 컴퓨터 안에 있고, 에이전트가 그 기능 전체에 접근하면 앞으로 무엇이 가능해질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그는 말했다.
4000 엔지니어링 이어로 다시 만든 PC

크리슈난 전 고문은 황 CEO에게 하드웨어 이야기를 청했다. 그동안 황 CEO는 베라 루빈(Vera Rubin), 블랙웰(Blackwell), NVL72처럼 데이터센터에서 토큰을 찍어 내는 'AI 팩토리'를 주로 이야기해 왔다. 이번에는 책상 옆에서 토큰을 만드는 기기다.
황 CEO는 이 프로젝트에 4000 엔지니어링 이어(engineering years) 이상이 들어갔다고 밝혔다. 게이밍 PC, 노트북, 워크스테이션, 슈퍼컴퓨터, 클라우드가 각각 갖던 역량을 하나의 아키텍처로 통일해 슈퍼칩 하나에 담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칩이 직사각형인 이유를 두 개의 거대한 칩을 붙였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연산 성능은 1페타플롭스다. 황 CEO는 AI 혁명을 시작한 DGX-1이 같은 1페타플롭스였지만 수백 파운드 무게의 고가 장비였다며, 이제 그 성능이 노트북 안에 들어왔다고 강조했다.
그가 꼽은 차별점은 호환성이다. 창작·설계 도구를 모두 돌려야 하므로 다이렉트X와 그 위의 애플리케이션, 모든 버전의 오픈GL(OpenGL)을 지원한다. 동시에 모든 쿠다(CUDA) 애플리케이션을 네이티브로 돌린다. 황 CEO는 이런 컴퓨터가 지구상에 이것 하나뿐이라고 주장했다. 4년 전 나델라 CEO와 나눈 대화의 결론도 여기에 있다. 앞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AI 모델과 AI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거나, AI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사람이 된다. 그렇다면 컴퓨터는 바닥부터 쿠다에 강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황 CEO는 노트북·데스크톱·워크스테이션 제조사가 하나도 빠짐없이 합류했다며, 새로운 컴퓨터 아키텍처에 산업 전체가 이렇게 뭉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가장 무거운 애플리케이션 1200여 개의 성능과 호환성을 시험했고, 미들웨어와 알고리즘 최적화는 계속 이어 간다고 밝혔다. 다만 이 수치는 엔비디아의 자체 주장이다.
RTX 스파크는 엔비디아가 2026년 6월 대만에서 공개한 윈도 PC용 시스템온칩(SoC)이다. 블랙웰 RTX GPU와 그레이스(Grace) CPU를 결합했고, 최대 128GB 통합 메모리로 1200억 매개변수 모델까지 지원한다. 에이수스, 델, HP, 레노버, MSI, MS 서피스가 내놓은 6종은 10월 16일 출고된다. 최상위 '서피스 랩톱 울트라(Surface Laptop Ultra)'는 최대 128GB 통합 메모리를 갖췄다. MS는 애플 맥북 프로 16인치(M5 프로) 대비 AI 영상 생성이 최대 6.2배 빠르다는 수치를 내놨지만, 이는 9월 시제품으로 진행한 자체 시험 결과다. 데스크사이드 슈퍼컴퓨터 'DGX 스테이션 포 윈도(DGX Station for Windows)'는 최대 748GB 코히어런트 메모리로 1조 매개변수 모델까지 지원한다.
윈도 3.1에서 쿠다까지, 34년 동맹의 기원
대담 첫머리는 두 회사의 역사였다. 크리슈난 전 고문이 협업의 기억을 묻자 황 CEO는 창업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1992년 말 윈도 3.1이 나오며 개인용 컴퓨터의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황 CEO는 워크스테이션과 파일 서버, 칩 설계용 슈퍼컴퓨터만 다뤘고 PC를 본 적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창업자들은 3D 그래픽을 갖춘 PC가 게임을 돌리고 워크스테이션처럼 설계도 하는 미래를 그렸다. 황 CEO는 "윈도가 없었다면 엔비디아는 세워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1993년 출발했다. 황 CEO는 윈도 95가 GPU를 PC에 연결할 길을 열었고, 다이렉트X의 다이렉트3D가 GPU 성능을 애플리케이션에 드러냈다고 회고했다. 다이렉트X 8 시기에는 MS와 함께 세계 최초의 프로그래머블 GPU, 즉 프로그래머블 셰이더를 만들었다. 이 기술이 몇 단계를 거쳐 쿠다로 진화했다. 윈도가 없었다면 지포스가 없었고, 지포스가 없었다면 쿠다도 없었다. 쿠다가 없었다면 알렉스 크리젭스키, 일리야 수츠케버, 얀 르쿤, 앤드루 응 같은 연구자들이 딥러닝을 돌릴 컴퓨터를 찾지 못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나델라 CEO는 이 대목에서 시가총액을 조금 돌려 달라고 농담을 던졌다.
나델라 CEO는 황 CEO를 가속 컴퓨팅이라는 하나의 비전을 가장 일관되게 밀어붙인 인물로 평가했다. 그 궤적은 어떤 PC 폼팩터나 칩 아키텍처보다 넓다는 것이다. 그가 기억하는 첫 거래는 애저(Azure)에서 고성능 컴퓨팅(HPC)을 키우는 일이었다. 황 CEO는 나델라 CEO가 클라우드에서 인피니밴드(InfiniBand)를 쓴 첫 고객이었고, 그 결과 오픈AI에 첫 슈퍼컴퓨터가 갔다고 거들었다. 나델라 CEO는 인생은 우연으로 가득하다며, HPC용 인피니밴드 슈퍼컴퓨터를 만들던 중 샘 올트먼이 찾아와 컴퓨팅 자원이 있느냐고 물었던 일화를 전했다. 그 슈퍼컴퓨터가 GPT 모델 학습으로 이어졌다.
황 CEO는 이 흐름이 4년 전 대화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에이전트가 PC 위에서 개인 비서가 되면 사람이 쓰던 모든 도구에 접근하려 한다. 그런데 다쏘(Dassault), 지멘스(Siemens), 오토데스크(Autodesk), 어도비(Adobe) 같은 전문 도구는 엔비디아 생태계의 게이밍 PC와 워크스테이션에 흩어져 있다. 최고의 블렌더, 언리얼, 옴니버스(Omniverse), 카티아(CATIA)를 AI와 같은 PC에 올리자는 구상이 그때 나왔고, 실현까지 4년이 걸렸다.
에이전트가 결제하면 책임은 누구에게
마지막 질문은 개인 에이전트였다. 크리슈난 전 고문은 최근 X(옛 트위터)에서 뜨겁게 오간 논쟁을 꺼냈다. 에이전트가 물건을 사면 그 주체는 사용자인가, 에이전트인가. 책임은 누가 지는가. 사람이 더는 웹사이트를 찾지 않을 때 서비스 사업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그는 업계가 표준으로 수렴할지, 새로운 관행으로 정리될지 물었다.
나델라 CEO는 다시 신뢰로 돌아갔다. 신뢰는 에이전트를 격리했는지, 신원을 부여했는지, 에이전트의 활동 기록을 사용자와 분리해 남기는지에서 출발한다. 다불루리 수석부사장이 발표에서 강조한 내용도 사용자를 대신해 일하는 에이전트의 신원을 사용자와 떼어 놓는 일이었다. 이것이 갖춰져야 사용자가 에이전트에 어떤 권한을 위임할지 결정할 수 있다. 위임의 폭은 신뢰가 쌓일수록 넓어진다.
나델라 CEO는 소비자 영역에서는 결국 보험이 이 문제에 가격을 매기게 된다고 전망했다. 인증 프로토콜 자체는 어렵지 않고 기술 업계가 해야 할 일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나를 대신해 일하는 에이전트의 위험을 시장이 어떻게 가격으로 매기느냐의 문제라는 진단이다. 황 CEO는 MXC와 오픈셸 공동 작업의 핵심이 신뢰, 격리, 관찰, 모니터링이라고 정리했다. 에이전트에 최소 권한을 주고, 자격 증명을 부여하고, 감시하고 신뢰할 수 있어야만 에이전트가 사람을 대신해 일을 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담 말미에 황 CEO는 윈도가 34년 동안 자신과 함께했고, 앞으로 34년도 함께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나델라 CEO는 윈도가 늘 어떤 코드와 프레임워크도 뒤에 남겨 두지 않는 플랫폼이었다며, 그래픽 앱과 쿠다, 오픈GL에 이제 토큰 팩토리까지 품게 됐다고 화답했다.
테크수다의 시각
이번 대담에서 가장 무게가 실린 단어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기본 단위(primitive)'였다. 나델라 CEO는 격리, 신원, 관찰, 통제, 토큰 비용 추적을 하나로 꿰어야 에이전트가 퍼진다고 말했고, 황 CEO는 이를 다이렉트X에 견줬다. 1990년대 윈도가 그래픽 하드웨어를 애플리케이션에 연결하는 표준 계층을 쥐었듯, 이제 에이전트가 파일과 네트워크에 접근하는 표준 계층을 쥐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운영체제의 존재 이유를 앱 실행에서 에이전트 실행과 통제로 옮기는 시도다.
다만 서둘러 박수칠 일은 아니다. MXC는 4개월 전까지만 해도 얼리 프리뷰였고, MS 스스로 보안 경계로 믿지 말라고 경고했다. 정식 출시 이후 실제 공격 시나리오에서 얼마나 버티는지는 이제부터 검증해야 한다. 지원 생태계도 아직 절반은 '예정'이다. 앤트로픽 클로드 코드 같은 핵심 코딩 에이전트가 언제 합류하느냐가 MXC 표준화의 첫 시험대가 된다.
비용 이야기도 눈여겨봐야 한다. 무대에서 나온 '공짜 토큰'이라는 표현은 과장이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기업 입장에서 에이전트 확산의 가장 큰 걸림돌은 예측하기 어려운 토큰 청구서다. 나델라 CEO가 토큰 지출 추적을 보안 이야기 한복판에 끼워 넣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로컬 장비를 고정비로 사서 토큰 일부를 흡수하는 모델은 재무 담당자에게 설득력이 있다. 대신 RTX 스파크 PC와 DGX 스테이션의 가격, 그리고 MS가 제시한 맥북 프로 대비 성능 수치가 실제 제품에서도 유지되는지가 관건이다. 성능 수치는 어디까지나 시제품 기반 자체 시험 결과다.
나델라 CEO가 에이전트 위임의 끝에 '보험'을 꺼낸 대목도 곱씹을 만하다. 기술 표준만으로는 에이전트가 결제하고 계약하는 시대의 책임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는 인정이다. 신원과 활동 기록을 사용자와 분리해 남기는 구조는 결국 사고가 났을 때 누가 무엇을 했는지 가리기 위한 장치다. 국내 기업도 에이전트 도입을 검토할 때 모델 성능보다 이 감사 가능성을 먼저 따져야 한다.
MS는 11월 17~20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이그나이트(Ignite)에서 기업용 세부 전략을 공개한다. 에이전트 365와 인튠으로 이어지는 관리 체계가 실제 기업 현장에서 어떤 모습으로 구현될지, 그때 한 번 더 따져 볼 생각이다.
나델라·젠슨 황 34년 동맹, 이런 점이 궁금하셨나요?
Q1. 나델라와 젠슨 황은 왜 MXC를 그렇게 강조했나
A. 에이전트가 데스크톱에서 파일 시스템에 접근하고 직접 작업을 실행하기 때문이다. 나델라 CEO는 격리, 신원, 관찰, 통제, 토큰 비용 추적이 모두 갖춰져야 신뢰가 생기고 확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황 CEO는 MXC가 윈도와 다이렉트X처럼 에이전트 개발·배포 방식을 바꿀 토대라고 평가했다.
Q2. 하이브리드 인텔리전스는 기존 클라우드 AI와 무엇이 다른가
A. 한 작업 안에서 로컬 모델과 클라우드 모델, 데스크톱 앱을 구분 없이 오가는 방식이다. 행사 시연에서는 콤피UI, 블렌더, 포토샵, 클라우드 언리얼 엔진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졌다. 나델라 CEO는 사용자가 작업이 어디서 돌아가는지 따지지 않는 시대가 온다고 내다봤다.
Q3. 에이전트가 결제하면 책임은 누가 지나
A. 아직 업계 표준은 없다. 나델라 CEO는 에이전트의 격리와 신원, 사용자와 분리된 활동 기록이 신뢰의 출발점이라고 봤다. 소비자 영역에서는 보험 시장이 에이전트 위임의 위험에 가격을 매기게 된다고 전망했다.
Q4. RTX 스파크 PC는 기존 PC와 무엇이 다른가
A. 황 CEO에 따르면 게이밍 PC, 워크스테이션, 슈퍼컴퓨터의 역량을 슈퍼칩 하나로 통합했다. 1페타플롭스 연산 성능을 내고, 다이렉트X·오픈GL·쿠다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네이티브로 돌린다. 6종이 10월 16일 출고된다.
Q5. MS와 엔비디아의 협력은 언제부터였나
A. 황 CEO는 1992년 윈도 3.1이 엔비디아 창업의 계기였다고 밝혔다. 다이렉트X 8 시기에 두 회사는 프로그래머블 셰이더를 함께 만들었고, 이 기술은 쿠다로 이어졌다. 애저의 인피니밴드 슈퍼컴퓨터는 오픈AI의 GPT 학습에 쓰였다.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테크가 전 산업 영역에 스며드는 소식에 관심이 많다. 1999년 정보시대 PCWEEK 테크 전문지 기자로 입문한 후 월간 텔레닷컴, 인터넷 미디어 블로터닷넷 창간 멤버로 활동했다. 개발자 잡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 편집장을 거쳐 테크수다를 창간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태블릿을 가지고 얼굴이 꽉 찬 방송, 스마트폰을 활용한 현장 라이브를 한국 최초로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