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cle AI World 2025]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 “AI가 세상을 바꾸는 시점은 훈련이 아니라 활용"…"핵심 비공개 데이터는 오라클 DB에 저장"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AI는 모든 것을 바꿀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도구를 어떻게 사용할지, 어떤 문제를 푸는 데 쓸지에 달려 있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이자 기술총괄임원(CTO)는 ‘Oracle AI World 2025’ 기조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올해도 기조연설자로 나선 그는 81세로 1시간 30분간 오라클의 AI 시대 대응책과 파트너, 고객들과 함께 실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올해엔 기조연설 내내 소파에 앉아서 발표했다.

오라클 공동창업자이자 CTO인 래리 엘리슨(Lally Ellison)은 AI 산업의 중심축이 훈련(training)에서 추론(reasoning)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그는 AI가 단순히 데이터를 학습하는 단계를 넘어, 기업이 보유한 비공개 데이터를 안전하게 이해하고 활용하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I 학습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이 되었다. 오라클은 이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함께 대규모 AI 인프라를 구축하며 클라우드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했다. 그러나 엘리슨이 말한 진짜 전환점은 다른 곳에 있었다. “AI가 세상을 바꾸는 시점은 훈련이 아니라 활용의 단계”라는 그의 표현처럼, 오라클은 AI를 데이터의 ‘소유자’가 아니라 ‘이해자’로 만드는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비공개 데이터로 추론하는 AI 데이터베이스

엘리슨은 “오라클 데이터베이스에는 이미 세계의 고가치 데이터가 담겨 있다”고 말하며, 이 데이터가 AI 모델의 새로운 두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라클이 공개한 Oracle AI Database’와 ‘AI Data Platform’은 기업의 비공개 데이터를 AI 모델이 직접 학습하지 않고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를 갖는다.

핵심은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기술이다. AI 모델이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되, 데이터는 외부로 유출되지 않는다. 이 방식은 기존의 단순 검색과 달리 데이터를 벡터 형태로 변환해 모델이 문맥적으로 추론할 수 있게 만든다. 사용자는 ChatGPT나 Grok 같은 대형 모델을 오라클 클라우드에 연결해, 자사의 데이터베이스나 오브젝트 스토리지(S3, OCI 등)에 있는 문서·계약서·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를 작동시킬 수 있다.

오라클 내부에서는 이미 이 방식을 실험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고객 데이터 전반을 벡터화해 AI가 “앞으로 6개월 내 어떤 고객이 특정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가”를 예측하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자동화된 맞춤 제안 이메일을 발송한다. 이 과정은 코딩이 아닌 자연어 명령 한 줄로 실행된다.

AI 데이터베이스의 가장 큰 의미는 AI가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지 않게” 만든다는 데 있다. 모델이 최신 뉴스나 계약 갱신 정보를 학습할 수 없을 때, 오라클의 시스템은 실시간 데이터베이스에서 그 정보를 찾아 즉시 보완한다. 이는 AI를 단순 대화형에서 진짜 업무형 에이전트로 바꾸는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산업 전체를 자동화하는 AI 에이전트 전략

오라클의 구상은 특정 산업의 자동화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의료, 금융, 제조, 농업까지 포괄하는 에이전트 기반 생태계 전환을 제시했다.

의료 분야에서 오라클은 인수한 Cerner 시스템을 3년 만에 전면 재작성중이다. 25년간 만들어져 있던 복잡한 것들을 모두 새롭게 만들어 가고 있다. 단순히 병원 내부의 전산 시스템을 개선하는 수준이 아니라, 보험사·정부·은행·제약사·규제기관까지 연결하는 구조다. AI 에이전트는 환자의 임상데이터와 보험 규정을 동시에 분석해 ‘의학적으로 최선이면서 보상 가능한 치료법’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 특정 약이 효과적이지만 보상 대상이 아닐 경우, AI는 보험이 적용되는 대체 약품을 자동으로 추천한다.

엘리슨은 이 같은 시스템이 의료진이 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행정 절차는 AI가 자동으로 처리하고, 의사와 간호사는 치료와 돌봄에 전념하게 된다. 오라클은 이 과정을 코드 생성형 에이전트로 구현해, 의료기관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주기를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그는 이 구조를 의료 밖으로 확장하고 있다. 농업에서는 AI 설계 작물을 통해 수확량을 20% 늘리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칼슘탄산염으로 고정하는 생물광물화 기술을 병행한다. 이 작물은 수확량을 유지하면서 비료 사용을 줄여 탄소배출을 감소시킨다.

이와 함께 오라클은 로봇 온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양압 구조와 ETFE 지붕으로 이루어진 실내 온실은 물 사용량을 90% 줄이고, 도시 근처에서도 신선 식품을 생산할 수 있다. 엘리슨은 “이 온실은 화성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오라클의 AI 생태계는 환경·의료·물류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한다. 혈액 샘플을 드론으로 운송하고, RFID로 시료를 추적하며, 적외선 카메라로 산불을 조기 탐지하는 시스템도 그 일부다. 이는 AI, IoT, 로봇 공학이 결합된 오라클식 “지능형 사회 인프라” 모델로 읽힌다.

인프라 기업으로 변신한 오라클의 새로운 얼굴

오라클이 오픈AI와 협력해 미국 텍사스 애빌린에 짓고 있는 AI 데이터센터 전경

엘리슨은 오라클이 더 이상 단순한 소프트웨어 회사가 아니라고 말했다.
현재 텍사스 애빌린(Abilene)에 건설 중인 1.2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는 완공 시 NVIDIA GB200 GPU 45만 개 이상을 탑재한다. 이는 미국 100만 가구의 전력 공급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데이터센터는 액체 냉각 시스템과 가스터빈 발전소를 결합해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이 인프라는 단순한 학습용 서버가 아니라, 오라클이 구상하는 전자 두뇌형 AI 컴퓨팅 네트워크의 기반이다. 엘리슨은 인간의 뇌가 20와트의 전력으로 작동하는 반면, 이 클러스터는 12억 와트를 사용한다고 언급하며 “이것이 인류가 만든 가장 빠른 두뇌”라고 표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AI는 인간을 대체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가 스스로 풀 수 없던 문제를 해결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AI를 인간의 경쟁자가 아니라 확장된 지능의 파트너로 정의한 셈이다.

오라클이 제시한 방향은 명확하다. AI 학습의 산업화AI 추론의 개인화를 동시에 이끌며, 클라우드 기업에서 지능형 인프라 기업으로의 변신을 완성하는 것이다.

🔌 1.2 기가와트(1.2 GW) = 12억 와트란?

비교 대상 전력량 설명
가정 1채 평균 사용 전력 약 1~1.2 킬로와트(kW) 냉장고, 조명, TV 등을 동시에 사용할 때
100만 가구 약 1 기가와트(GW) 미국이나 한국 대도시 한 구 전체의 가정용 전력 수준
엘리슨이 언급한 1.2 GW 100만~120만 가구의 전력 사용량 미국의 평균 주택 기준으로 계산

** 이 기사를 정리할 때 ChatGPT-5, 클로드 소넷 4.5를 활용했습니다.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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