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류재철 LG전자 CEO "가사 노동 없는 '제로 레이버 홈' 연다"... AI 로봇 '클로이드' 데뷔
[CES 2026 현장 리포트 : 테크수다 *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 공동 취재팀] "미래의 집은 당신이 해야 할 일을 대신해 주는 곳이 아닙니다. 당신을 위해 생각하고 배려하는 곳이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제로 레이버 홈(Zero Labor Home)'입니다."
LG전자가 2026년, 인공지능(AI)을 통해 가사 노동으로부터의 완전한 해방을 선언했다. 단순한 편리함을 넘어 사용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배려하는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을 통해 집안일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비전이다.
LG전자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개막 하루 전 'LG 월드 프리미어'를 개최했다. 무대에 오른 류재철 신임 CEO는 취임 후 첫 글로벌 데뷔 무대에서 "혁신은 우리의 삶을 진정으로 더 낫게 만들 때만 의미가 있다"며, AI 시대 LG의 해답은 기술적 고도화가 아닌 '고객을 향한 배려'에 있음을 강조했다.
AI, 화면 밖으로 걸어 나오다... 집사 로봇 '클로이드(CLOiD)'
이날 행사의 주인공은 단연 AI 집사 로봇 '클로이드(CLOiD)'였다. 류 CEO는 "AI가 스크린 밖으로 나와 현실 세계에서 우리를 위해 일하기 시작한다면 어떨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클로이드를 소개했다.
클로이드는 단순한 주행형 로봇이 아니다. LG전자의 모터 및 제어 기술이 집약된 '액추에이터(Actuator)'를 탑재해 섬세하고 정밀한 움직임이 가능하며, 집안 내 기기와 공간을 조율하는 '지휘자' 역할을 수행한다. 시연 영상에서 클로이드는 사용자의 식사 후 설거지를 돕거나, 날씨에 맞춰 집안 조명과 온도를 조절하는 등 능동적인 '앰비언트 케어(Ambient Care)'를 선보였다.

특히 이날 시연에서는 로봇이 인간과 교감하는 '공감지능' 능력이 돋보였다. 무대에 오른 진행자의 목소리 톤을 분석해 "목소리가 건조해 보이네요"라며 스스로 물을 챙겨 건네는가 하면, 고맙다는 인사에 주먹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장면은 객석의 탄성을 자아냈다.
가사 노동 능력도 수준급이다. 클로이드는 귀가한 사용자의 젖은 수건을 건겨받아 세탁기에 넣고 작동시켰으며, 오븐과 연동해 빵이 노릇노릇한 황금빛으로 구워지는 순간을 포착해 정확한 타이밍에 꺼내는 섬세함을 보여줬다.
LG전자는 클로이드에 독자적인 'VLA(Vision-Language-Action)' 모델을 적용해, 제한적인 데이터로도 복잡한 물리적 작업을 수행하고 스스로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가전, '에이전트 어플라이언스'
가전제품의 진화도 눈부시다. LG전자는 기존 가전에 생성형 AI를 결합한 '에이전트 가전(Agent Appliances)' 개념을 제시했다. 이는 사용자가 시키지 않아도 기기가 스스로 판단하고 복잡한 목표를 수행하는 단계다.
새롭게 공개된 'LG 시그니처 냉장고'는 대화형 AI를 통해 식재료 보관법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고기 1파운드를 어떻게 보관해?"라고 물으면, 보관 기간에 따라 '정밀 냉각 플러스 육류 모드' 혹은 '소프트 냉동 모드'를 스스로 설정하고, "2주 안에 드세요"라고 조언까지 건넨다. 오븐 역시 내장 카메라로 요리 재료를 인식해 85가지 조리 모드 중 최적의 코스를 추천하고 굽기 정도를 미세 조정한다.
선 없는 자유, 9mm '월페이퍼 TV'의 부활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선'과 '두께'의 한계를 동시에 넘었다. LG전자는 2017년의 아이코닉한 디자인을 계승한 신형 '월페이퍼(Wallpaper) TV'를 공개했다. 연필 두께 수준인 9mm 초박형 폼팩터에 회로와 스피커를 모두 내장하고도 벽에 완전히 밀착되는 디자인을 완성했다.

핵심은 무선 기술이다. 이 제품은 세계 최초로 4K 해상도와 165Hz 주사율의 영상을 무손실 무선으로 전송한다. 전송 박스인 '제로 커넥트 박스'는 이전보다 35% 작아져 설치 편의성을 높였다. 여기에 탑재된 '알파 11 프로세서 3세대'는 기존 대비 5.6배 빨라진 AI 연산 속도로 화질을 업스케일링한다.
집을 넘어 도시로... 모빌리티와 데이터센터
LG전자는 이날 홈(Home)을 넘어 모빌리티와 상업 공간으로의 확장 전략도 공유했다. 자율주행차 내부는 '개인화된 디지털 공간'으로 변모했다. 차량 전면 유리를 거대한 정보 디스플레이로 활용하거나, 손짓만으로 수어를 번역해 차량 외부와 소통하는 기술이 시연됐다.
또한, 폭증하는 AI 데이터 처리를 위한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시장 공략도 공식화했다. LG전자는 칠러와 액침 냉각 등 독자적인 열 관리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토탈 쿨링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류재철 CEO는 "우리의 혁신은 집에서 시작해 세상 모든 공간으로 확장될 것"이라며 "LG의 공감지능이 만드는 미래는 기술이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는 세상"이라고 강조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김덕진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장은 "LG전자의 이번 발표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행동하는 AI(AI in Action)'"라며 "그동안 개념적으로만 논의되던 '공감지능'이 실제 로봇과 가전을 통해 물리적 공간에서 구현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소장은 "특히 CEO의 목소리 톤을 감지해 물을 챙겨주는 로봇 '클로이드'의 모습은 기술이 인간을 얼마나 깊이 배려할 수 있는지 보여준 '공감지능'의 결정적 장면"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공동 취재 =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ITCL 김덕진 소장 kimdukjin@itc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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