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산업용 AI, 혼자선 불가능”… 지멘스, 빅테크 기술 결합해 ‘제조 혁명’ 지휘
[CES 2026 현장 리포트 : 테크수다 *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 공동 취재팀] 지멘스(Siemens)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트윈 기술을 결합해 현실 세계의 산업 현장을 송두리째 바꿀 ‘산업용 AI 혁명’을 선언했다.
지멘스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키노트에서 엔비디아(NVIDIA),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초협력을 과시하며, 제조·물류·에너지 산업을 위한 차세대 솔루션 ‘디지털 트윈 컴포저(Digital Twin Composer)’를 전격 공개했다.
“AI는 21세기의 전기... 산업계의 운영체제 될 것”
무대에 오른 롤랜드 부시 지멘스 회장 겸 CEO는 100년 전 지멘스가 전기로 세상을 구축했듯, 21세기는 AI가 그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CEO는 “증기기관이 사회를 바꾸는 데 60년, 전기가 30년이 걸렸지만, 산업용 AI가 우리 시스템에 내장되는 데는 7년도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AI가 물리적 시스템에 결합되면 단순한 기능(Feature)을 넘어 세상을 움직이는 힘(Force)이 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산업 현장에서 AI의 환각(Hallucination) 현상은 용납될 수 없음을 지적하며,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와 도메인 노하우의 결합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지멘스는 전 세계 1,500명 이상의 AI 전문가와 30개 산업 분야의 데이터를 ‘지멘스 엑셀러레이터’ 플랫폼에 집약했다고 밝혔다.
젠슨 황 깜짝 등판... “엔비디아 칩 설계에 지멘스 기술 필수”
이날 키노트의 하이라이트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등장이었다. 가죽 재킷을 입고 무대에 오른 젠슨 황은 롤랜드 부시와 포옹하며 양사의 파트너십이 ‘산업용 AI의 운영체제’를 구축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두 CEO는 ▲AI 네이티브 칩 설계 ▲AI 기반 시뮬레이션 ▲적응형 제조(Adaptive Manufacturing) 등 5가지 핵심 협력 분야를 발표했다. 특히 젠슨 황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플랫폼인 ‘베라 루빈(Vera Rubin)’ 개발 과정을 언급하며 지멘스와의 협력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젠슨 황 CEO는 “220조 개의 트랜지스터가 집적된 베라 루빈 시스템을 설계하기 위해 15만 엔지니어링 년(Year)이 투입됐다”며 “우리는 지멘스의 EDA(전자설계자동화) 소프트웨어를 가속화해 칩 설계를 혁신하고, 지멘스는 우리 칩을 활용해 소프트웨어 성능을 극대화하는 ‘상호 가속(Mutual Acceleration)’ 관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에는 로봇이 로봇을 조율하여 제품을 만드는 세상이 올 것”이라며 “지멘스 없이 엔비디아의 AI 공장을 짓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현실과 가상의 완벽한 동기화, ‘디지털 트윈 컴포저’
지멘스는 이날 현실 세계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반영하여 가상 모델을 생성하는 ‘디지털 트윈 컴포저’를 공식 출시했다. 이 솔루션은 제품, 공장, 프로세스의 3D 모델을 생성하고, 엔비디아의 옴니버스(Omniverse) 기술을 활용해 사실적인 시각화를 제공한다.
펩시코(PepsiCo)의 아테나 카누라 임원은 무대에 올라 디지털 트윈 컴포저 도입 성과를 공유했다. 카누라는 “100년 된 낡은 창고를 물리적으로 증설하는 대신,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을 통해 운영 효율을 높이는 ‘디지털 우선 설계’를 택했다”고 밝혔다.
- 펩시코 도입 성과
- 미국 게이트웨이 공장 도입 3개월 만에 효율성 20% 향상
- 전체 운영 전반에 걸쳐 자본 비용 10~15% 절감 효과 예측
마이크로소프트와 ‘산업용 코파일럿’ 확장... 핵융합 발전까지 지원
빅테크와의 협력은 마이크로소프트와도 이어졌다. MS의 코어 AI 팀을 이끄는 제이 파리크는 지멘스와 공동 개발한 ‘산업용 코파일럿(Industrial Copilot)’이 현장 작업자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작업자가 레이밴(Ray-Ban) 메타 스마트 안경을 착용하고 기계를 바라보면, AI가 실시간으로 수리 절차를 음성으로 안내하는 시연 영상이 공개되어 주목받았다. 양사는 CAM 프로그래밍 시간을 80% 단축하고 공장 생산성을 30% 높인 성과를 바탕으로, 9개의 추가 산업용 코파일럿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또한, 커먼웰스 퓨전 시스템즈(CFS)의 밥 멈가드 CEO는 지멘스의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해 ‘인공 태양’이라 불리는 상업용 핵융합 발전소 건설을 앞당기고 있다고 전했다. CFS는 구글에 전력을 공급하기로 한 400메가와트(MW)급 상업용 기계 ‘아크(ARC)’ 건설에 지멘스 솔루션을 적용 중이다.
롤랜드 부시 CEO는 “우리는 필요한 것을 필요한 곳에서 정확히 생산하고, 기계 고장을 사전에 예측하며, 청정 에너지가 무한히 흐르는 세상을 만들고 있다”며 “산업용 AI는 이제 우리 삶의 보이지 않는 직물(Fabric)이 되어 일상을 혁신할 것”이라고 키노트를 마무리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공동 취재 =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ITCL 김덕진 소장 kimdukjin@itc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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