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람보르기니의 심장, 명품 소프트웨어가 뛴다"…PTC가 그린 '인텔리전트' 청사진
[CES 2026 현장 리포트 : 테크수다 *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 공동 취재팀] 지상 최대의 가전·IT 전시회 ‘CES 2026’이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은 모빌리티 관련 기업들이 항상 전기를 하는 곳이다. 수많은 첨단 기기 사이로 난데없이 굉음을 낼 듯한 슈퍼카 한 대가 관람객들의 발길을 멈춰 세웠다. 주인공은 바로 이탈리아 람보르기니(Lamborghini)의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슈퍼스포츠카 ‘레부엘토(Revuelto)’. 하지만 이곳은 자동차 기업 부스가 아니었다. 이 슈퍼카가 전시된 곳은 글로벌 산업 소프트웨어 기업 ‘PTC’의 부스였다.
PTC는 이번 CES 2026에서 람보르기니와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전면에 내세우며, 하드웨어의 껍데기 속에 숨겨진 ‘디지털 신경망’, 즉 ‘인텔리전트 제품 수명주기(Intelligent Product Lifecycle)’의 비전을 선포했다. PTC가 CES 모빌리티 전시관에 이렇게 대형 부스를 차린 건 올해가 처음이다.
- 람보르기니 '레부엘토' 실물 전시... 설계부터 서비스까지 '인텔리전트 제품 수명주기' 공개
- CAD·PLM 넘어 ALM·서비스까지... '윈칠', '코드비머', '크레오' 등 핵심 솔루션 총출동
- "HW와 SW의 결합"... 람보르기니 IT 총괄 "단순 툴 도입 아닌 업무 문화 혁신"
■ 슈퍼카의 DNA, PTC 소프트웨어로 완성되다
현장에서 만난 카텔로 델라몬도(Catello Delamondo) PTC 글로벌 오토모티브 어드바이저는 “람보르기니가 전시된 이유는 간단하다. 람보르기니의 혁신을 시장에 더 빠르게 내놓기 위해 PTC의 기술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람보르기니는 차량의 초기 요구사항 정의부터 부품 설계, 데이터 관리, 그리고 사후 서비스에 이르는 전 과정(Lifecycle)에 PTC의 솔루션을 사용한다. 겉모습은 매끈한 탄소섬유와 알루미늄의 조합이지만, 그 안을 흐르는 데이터와 설계 도면은 PTC의 ▲CAD(컴퓨터 지원 설계) 솔루션 ‘크레오(Creo)’ ▲제품 수명주기 관리(PLM) 솔루션 ‘윈칠(Windchill)’ ▲애플리케이션 수명주기 관리(ALM) 솔루션 ‘코드비머(Codebeamer)’로 완성된다.
PTC는 이번 전시에서 이들 솔루션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인텔리전트 제품 수명주기'를 구현하는지 시연했다. 특히 AI 기술을 접목하여 ▲코드비머 AI의 요구사항 지원 ▲윈칠 AI의 부품 합리화 ▲서비스맥스(ServiceMax) AI의 작업 지시 인사이트 등 개발 효율성을 극대화한 기능들이 주목받았다.
■ "단순 툴 도입 아니다"... 람보르기니의 디지털 혁신
람보르기니는 PTC 솔루션을 통해 부서 간의 장벽(Silo)을 허물고 협업을 강화했다. 람보르기니 IT 총괄 책임자 페데리코 보니(Federico Boni)는 "우리의 목표는 단순히 새로운 툴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의 업무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라며 "사람, 데이터, 프로세스를 연결해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고객 니즈에 정확히 부합하는 제품을 제공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델라몬도 어드바이저는 “우리의 슬로건은 ‘가능성의 기업(Possibility Company)’”이라며 “제조사가 상상하는 것을 현실로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 “현대차·BMW도 고객”... 보이지 않는 손의 영향력
PTC의 영향력은 람보르기니에 그치지 않는다. 델라몬도 어드바이저는 “고객 기밀이라 모든 브랜드를 밝힐 순 없지만, 현대자동차(Hyundai)와 BMW, 폭스바겐(VW) 등 글로벌 거대 자동차 기업들이 PTC의 고객”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름을 밝힐 수 없는 또 다른 이탈리아 기반의 슈퍼카 브랜드와도 협업 중”이라고 귀띔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업계에서는 이를 ‘페라리(Ferrari)’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로 연결된 모빌리티 생태계에서 PTC가 ‘보이지 않는 손’으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명품 자동차 메이커가 선택한 명품 설계 툴이라는 걸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 설계부터 폐기까지, ‘디지털 스레드’로 잇는다
이번 전시의 핵심은 ‘연결’이다. 자동차 한 대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수만 개의 부품과 수백만 줄의 코드가 필요하다. PTC는 이 복잡한 데이터를 하나의 실(Thread)처럼 꿰어 관리하는 ‘디지털 스레드(Digital Thread)’ 기술을 시연했다.
예를 들어, 정비소에서 발생한 고객의 수리 데이터나 VOC가 수집되면, 이 정보가 끊기지 않고 다시 설계 부서로 전달된다. AI는 이 데이터를 분석해 차기 모델 설계 시 디자이너에게 최적의 개선안을 제안한다.

김도균 PTC코리아 대표는 "제조 산업은 이제 설계와 생산을 넘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통합적인 관점에서의 혁신이 요구되는 단계"라며 "이번 시연은 글로벌 제조 기업이 복잡한 개발 환경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AI 기반 의사결정을 실현하는지 보여주는 대표 사례"라고 강조했다.
2026년, 자동차는 더 이상 단순한 기계 덩어리가 아니다. 람보르기니라는 화려한 외관 뒤에는, 이를 가능케 한 치밀한 소프트웨어 공학이 숨 쉬고 있다. 하드웨어의 한계를 소프트웨어로 돌파하려는 제조 기업들에게 PTC가 제시한 ‘디지털 청사진’이 주목받는 이유다.
PTC는 2027년에도 전시장에 부스를 차릴 계획이다. 디지털 트윈의 기본은 명품 설계 툴을 활용하는 것부터라는 점에서 PTC는 이 공간을 고객 경험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장으로 바라보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공동 취재 =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ITCL 김덕진 소장 kimdukjin@itc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