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일론 머스크 xAI도 줄 섰다…두산 "가스터빈 2030년까지 매진"

[CES 2026 현장 리포트 : 테크수다 *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 공동 취재팀] "일론 머스크의 xAI 쪽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전기가 너무 급하다, 당장 발전소를 지어야 한다'고요. 지금 주문하셔도 2030년까지는 물량이 꽉 찼다고 양해를 구해야 할 정도입니다."

8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두산에너빌리티 부스. 현장에서 만난 두산 관계자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력 이슈가 급부상하면서, 발전 설비를 만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AI 골드러시'의 숨은 주인공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인공지능 기업 'xAI'가 전력 확보를 위해 두산 측에 직접 접촉했다는 사실은 이번 CES 현장에서 처음 확인된 내용이다.

"AI 돌리려는데 전기가 없다"... 빅테크의 절박한 SOS

전 세계 빅테크 기업들이 두산에너빌리티를 찾는 이유는 명확하다. AI 데이터센터를 돌릴 '전기'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통상 대형 데이터센터 하나를 가동하려면 수백 메가와트(MW)의 전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 전력망(Grid)에 연결하려면 인허가와 선로 구축에만 짧게는 3년, 길게는 7년 이상이 소요된다. '속도전'이 생명인 AI 기업들에게 이 긴 대기 시간은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

결국 구글, 아마존, xAI 등 빅테크들은 전력 회사에 의존하지 않고, 데이터센터 바로 옆에 자체 발전소를 짓는 '온사이트(On-site)' 전략을 택했다. 여기서 가장 현실적이고 빠른 대안이 바로 '가스터빈'이다. 태양광이나 풍력은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들쑥날쑥해 24시간 돌아가는 서버용 전력으로는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현장 관계자는 "빅테크 기업들은 지금 가격을 깎아달라는 얘기를 하지 않는다. '언제 줄 수 있냐'가 유일한 질문"이라며 "이미 2030년 생산분까지 예약이 완료(Sold out)된 상태라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가스터빈 기술 독립의 승리... "이제는 갑(甲)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이토록 귀한 대접을 받는 건,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기술을 가진 나라가 전 세계에 5개국(미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 한국) 뿐이기 때문이다. 두산은 지난 2019년 세계 5번째로 발전용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하며 기술 자립을 이뤘다.

특히 이번 CES에서 주목받은 380MW급 초대형 가스터빈은 가스발전뿐만 아니라 수소를 섞어 태우는 혼소 발전까지 가능하다. 당장은 급해서 천연가스(LNG)를 때지만, 향후 탄소 중립 규제가 강화되면 수소 터빈으로 전환할 수 있어 빅테크들의 '친환경' 니즈까지 충족시켰다는 평가다.

원전부터 가스터빈까지... '에너지 슈퍼마켓' 된 두산

두산에너빌리티는 가스터빈의 호황을 넘어 소형모듈원전(SMR) 시장까지 내다보고 있다. 가스터빈으로 급한 불을 끄고, 장기적으로는 탄소 배출이 없는 SMR로 데이터센터의 기저 전력을 담당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실제로 두산은 주기기 제작 역량을 앞세워 뉴스케일파워 등 글로벌 SMR 선두 주자들과 협력하며 'SMR 파운드리(제작 전담)'로서의 입지도 다져놨다.

'중후장대'의 대명사였던 두산에너빌리티가 AI 시대의 가장 뜨거운 '테크 기업'으로 변신했다. 칩(GPU)이 AI의 두뇌라면, 터빈은 심장이다. 심장이 멈추면 뇌도 멈춘다. 일론 머스크가 두산의 문을 두드린 이유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공동 취재 =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ITCL 김덕진 소장 kimdukjin@itc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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