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AI가 3·사람이 7"···실리콘밸리가 반한 정키크림의 '아날로그 터치'
[CES 2026 현장 리포트 : 테크수다 *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 공동 취재팀] "저희는 AI에 100% 의존하지 않습니다. 10개의 공정이 있다면 AI는 2~3개만 맡기고, 나머지 7개는 사람이 직접 '손맛'을 입힙니다. 실리콘밸리는 바로 그 미묘한 '감정의 온도'에 반응했습니다."
전 세계 첨단 기술의 격전지인 'CES 2026' 유레카 파크(Eureka Park). 수많은 AI 스타트업이 '완전 자동화'를 외칠 때, 오히려 "사람의 감각이 더 중요하다"고 역설하는 한국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AI 엔터테크 기업 '정키크림(Junky Cream)'이다.

20년 넘게 K-POP 뮤직비디오 현장을 누비던 베테랑들이 설립한 이 회사는, 차가운 AI 기술에 뜨거운 예술적 감수성을 불어넣으며 글로벌 무대에서 'K-AI'의 저력을 증명하고 있다.
실리콘밸리가 인정한 '하이브리드 파이프라인'
정키크림은 이번 CES 참가에 앞서,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이 주관한 글로벌 AI 시상식 '크로마 어워즈 2025(Chroma Awards 2025)'에서 필름·애니메이션·뮤직비디오 등 3개 부문 대상을 휩쓰는 기염을 토했다.
현장에서 만난 진 리(Jin Lee) 정키크림 CCO(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는 수상 비결로 독창적인 제작 방식인 '하이브리드 파이프라인'을 꼽았다. 그는 "클링(Kling), 런웨이(Runway) 등 다양한 AI 모델을 테스트하고 섞어서 사용하지만, 마지막 단계에서는 반드시 전문가의 아날로그 리터칭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AI가 뱉어낸 결과물을 쓰는 것이 아니라, 애프터 이펙트(After Effects) 등 기존 영상 툴을 활용해 사람의 미세한 표정과 감정선을 덧입히는 과정이 핵심이다. 리 CCO는 "미국 심사위원들이 '정키크림은 AI를 쓰지만, 너희만의 독특한 방식과 온도가 있다'고 평가했다"며 "한국 특유의 디테일한 감성이 기술 차별화의 열쇠가 된 셈"이라고 덧붙였다.
K-POP DNA, 버추얼 아티스트로 다시 태어나다

정키크림의 부스에서는 이들의 기술력이 집약된 버추얼 혼성 그룹 '브레이지(BRAZY)'의 뮤직비디오가 관람객의 발길을 잡았다. 데뷔 8개월 만에 유튜브 구독자 25만 명을 돌파한 브레이지는 멤버 '단테(Dante)'와 '오션(Ocean)'을 주축으로 K-POP 시장에서 팬덤을 확장하고 있다.
리 CCO는 "우리는 20년간 K-POP 인더스트리에 몸담았던 팀"이라며 "단순히 기술만 있는 엔지니어들이 아니라, 대중이 무엇에 열광하는지 아는 콘텐츠 전문가들이 AI라는 도구를 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정키크림은 기획부터 제작, 유통까지 올인원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이번 CES에서는 단테의 솔로 앨범 티저를 최초 공개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국 본토 진출... "넥스트 디즈니 꿈꾼다"
정키크림은 이번 CES 2026을 기점으로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이미 현지 반응은 뜨겁다. 부스를 찾은 글로벌 바이어들은 정키크림의 감각적인 영상미에 "지금 당장 협업하고 싶다"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리 CCO는 "현재 미국 오피스 설립을 준비 중"이라며 "단순한 외주 제작을 넘어, 자체 IP를 가진 글로벌 콘텐츠 스튜디오로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덕진 소장은 "정키크림은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공포를 넘어, 인간의 창의성이 AI와 만났을 때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가장 모범적인 사례"라며 "기술의 상향 평준화 시대에 결국 승부는 '콘텐츠의 질'과 '감성'에서 갈린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차가운 연산 장치인 AI에 한국인 특유의 '흥'과 '정'을 입힌 정키크림. 그들이 그려낼 '넥스트 제너레이션 디즈니'의 미래가 CES 2026의 밤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공동 취재 =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ITCL 김덕진 소장 kimdukjin@itc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