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존버는 역시 승리하는가? DJI 오즈모 포켓 4P 실사용 후기

[테크수다 서준석 PD seopd@techsuda.com] "렌즈가 2개 들어갔다는데 굳이 더 비싼 걸 살 가치가 있을까?"

저도 딱 이 생각이었습니다. 이런 의문을 품고 있을 때 DJI에서 제품을 대여해 주셔서 일주일 동안 직접 써볼 수 있었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생각보다 할 말이 많아졌습니다.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요.)

스펙 얘기는 유튜브 영상에 이미 올렸으니까, 이 글에서는 실사용하면서 직접 몸으로 느낀 것들만 솔직하게 털어놓겠습니다.

■ 머리가 커져도 엉덩이는 그대로

딱 보면 헤드 부분이 눈에 띄게 커진 게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첫인상 : 머리가 진짜 크네...

20mm 광각에 60mm 중망원 렌즈까지 듀얼로 쑤셔 넣었으니 머리가 커질 수밖에 없었던 거죠. 경쟁사인 인스타360 루나 울트라도 사정이 비슷하더라고요. 듀얼 렌즈의 숙명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불행 중 다행인 게 있는데요. 손잡이 바디 부분은 기존 오즈모 포켓 4와 완전히 동일합니다.

이게 뭘 의미하냐면요. 기존 포켓 4에서 쓰던 배터리 핸들이나 삼각대 같은 하단 액세서리들을 그대로 다 쓸 수 있다는 겁니다. (아, 이 부분은 참 고마운 대목이에요. 제 지갑을 지켜줬으니까요.)

머리는 커졌지만 엉덩이는 그대로!
포켓4에서 사용하던 액세서리를 그대로 사용해요!

근데 머리가 너무 커지다 보니 전원을 껐을 때 렌즈가 안쪽으로 완전히 숨지를 못하고 밖으로 노출된 채 꺼집니다.

처음 이거 보고 '아, 주머니에 넣으면 렌즈 기스 장난 아니겠는데' 걱정을 좀 했거든요. 다행히 DJI가 바보는 아니어서 렌즈 커버를 쉽고 편리하게 교체할 수 있는 구조로 출시해줬습니다. 이 커버가 ND 필터 형태로도 나오는데, 기존처럼 자석식 필터를 따로 붙였다 뗐다 할 필요가 없어졌으니 이건 오히려 편해진 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전원을 꺼도 렌즈가 노출됩니다
교체형 렌즈 커버가 필수인 이유

한 가지 더. 기존 포켓 시리즈에서 쓰던 자석식 광각 렌즈는 구조상 4P에 붙지 않습니다. 전용 광각 렌즈가 따로 나오는데, 해외 리뷰어들 말을 빌리자면 이 전용 렌즈는 장착한 상태에서도 헤드 안쪽으로 쏙 들어가게 디자인됐다고 하더라고요. 촬영 끝나고 매번 렌즈 빼서 따로 보관할 필요가 없다는 건데, 국내에 출시되면 무조건 필수가 될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리뷰 시점엔 국내 출시 전이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되고 있는 오즈모 포켓4P용 교체형 광각렌즈

■ 물리 망원 렌즈, 진짜 다르긴 다르더라고요

망원 렌즈를 직접 써보니까 확실히 달라요.

기존에는 디지털 줌이라 줌을 당기면 노이즈가 자글자글 끼고 해상도가 뭉개지는 게 눈에 보였는데, 물리적으로 렌즈를 달아버리니까 화질 손상 없이 줌된 화각을 얻을 수 있더라고요.

20mm 렌즈
60mm 렌즈

막상 쓸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화면이 더 예쁘게 나오니까 자연스럽게 손이 더 가게 되더라고요. (나만 그런가...)

■ 무게, 배터리, 그리고 좀 중요한 발열 얘기

실사용하면서 체감한 변화들을 좀 짚어볼게요.

무게는 기존 190g에서 230g으로 늘었습니다. 수치만 보면 꽤 무겁겠다 싶었는데, 막상 손에 들고 다녀보면 무게 차이가 크게 실감 나지는 않더라고요. 그냥 '아, 머리가 좀 크네' 이 정도 체감이에요.

배터리는 바디가 같으니까 용량도 똑같습니다. 렌즈를 두 개 굴리는 탓인지 포켓 4보다는 배터리가 조금 더 빠르게 소진되는 느낌이 있긴 해요. 근데 이게 촬영 흐름을 끊을 정도의 불편한 수준은 아닙니다. 어차피 배터리 핸들이나 외장 배터리 없이 포켓 쓰시는 분이 얼마나 되겠어요. 크게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발열은 좀 중요한 얘기입니다.

발열이 포켓 4보다 확실히 심합니다. 머리가 커진 만큼 짐벌 모터가 훨씬 고되게 일하다 보니 그런 것 같은데요. 한번은 촬영하다가 손에 쥐기 힘들 정도로 뜨거워진 적이 있었습니다. 고프로나 미러리스 카메라였으면 100% 발열 경고 뜨면서 꺼졌을 법한 온도였거든요. 근데 신기하게도 전원은 안 꺼지고 꿋꿋하게 버티더라고요.

그래도 비싼 기기가 고장날까 봐 제가 무서워서 임의로 끄고 열을 식혔습니다. (대여한 기기라...) 여름철에 장시간 야외 촬영하실 분들은 이 발열 부분 꼭 체크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D-Log 2도 이번에 새로 들어왔는데요. 지난 포켓 4 리뷰에서 D-Log가 여러 대 카메라로 촬영할 때 색 맞추기가 편하다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한 층 더 넓어진 다이내믹 레인지를 보존해준다니 상당히 반갑습니다. 확실히 D-Log 2가 Lut을 잘 먹는 느낌입니다. 이건 사진을 통해 확인해 보시죠. Log2로 촬영한 뒤 유명한 OSIRIS M31 LUT을 올리고 80% 정도 낮춘 화면입니다. 이것만으로 시네마틱한 화면이 연출됩니다.

■ 무릎을 탁 쳤던 두 가지 '프레임탭'과 '피사체 추적'

실사용하면서 '오, 이거 진짜 좋은데' 싶었던 포인트 두 개만 말씀드릴게요.

첫 번째는 브이로그 콤보에 포함된 프레임탭(Frame Tab)입니다.

화면이랑 조이스틱이 달린 콤팩트한 무선 리모컨인데요. 저처럼 혼자 촬영하는 1인 크리에이터에게는 정말 꼭 필요한 물건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에는 촬영 화면을 모니터링하려면 핸드폰을 연결해야 해서 엄청 번거로웠잖아요. 근데 이건 켜자마자 바로 연결이 되고, 손바닥 안에 쏙 숨겨져서 티 안 나게 촬영도 할 수 있습니다.

프레임탭. 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크기인데 화면이랑 조이스틱까지 다 달려 있습니다.

특히 4P 모델에서 이게 왜 더 중요하냐면요. 60mm 망원 렌즈 때문입니다.

망원으로 앵글을 대충 맞춰놓고 카메라 앞에 가서 서면, 앵글 밖으로 벗어나거나 잘려서 다시 촬영하는 경우가 허다해요. 멋진 뷰 앞에 서서 폼 잡았는데 나중에 보니 머리가 반 잘려 있으면... 그 허탈함은 겪어본 분만 알 겁니다. (저는 알아요. 여러 번 당해봤거든요.)

이때 멀리 서서 프레임탭 화면 보면서 조이스틱으로 앵글을 미세 조정할 수 있으니까 1인 촬영 효율이 확 올라갑니다. 1인 크리에이터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프레임탭이 있는 브이로그 콤보로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이 거리에서 프레임탭 화면을 보며 앵글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게 1인 촬영의 판도를 바꿉니다.
프레임탭을 이용한 실제 촬영 화면

두 번째는 소소하지만 의외로 편리했던 업데이트인데요. 셀카 모드에서 조이스틱을 딸깍 한 번 누르면 화면 속 피사체를 즉시 인식하고 팔로우 기능이 바로 켜집니다.

기존 포켓 4에서는 얼굴 등록하고, 셀카 모드 따로 켜고... 꽤 귀찮았거든요. 근데 4P는 조이스틱 한 번 누르면 끝입니다. 하드웨어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기능인 것 같아서, 포켓 4에도 펌웨어 업데이트로 넣어주지 않을까 기대해보는데요. 리뷰하는 시점에는 포켓 4에 이 기능이 없었습니다. DJI가 나중에 넣어줬으면 좋겠네요.

셀카 모드 촬영 많이하시는 분들에게는 반가운 기능!

■ 그래서, 포켓 4P로 가야 할까요?

포켓 4P는 듀얼 렌즈 때문에 머리가 커지고 발열이 늘었지만, 기존 액세서리 호환성은 유지하면서 60mm 망원이라는 무기를 손에 넣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치 스마트폰 카메라가 진화해온 방향을 짐벌 카메라도 따라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중에는 광각 렌즈까지 3개 달고 나오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무서운 회사예요, 진짜로.)

인스타360 루나 울트라가 액정이 분리되는 형태로 리모컨을 구현한 것과 달리, DJI는 프레임탭이라는 별도 제품을 출시해서 다양한 기기에서 쓸 수 있도록 한 것도 흥미로운 차이점이구요.

일상을 넓은 화각으로 가볍게 담는 일반적인 브이로그 목적이라면, 포켓 4로도 충분합니다.

164,000원 차이라면 무조건 포켓4P가 이득 같은데...

하지만 화질 손상 없는 줌 기능, 다양한 화각, 그리고 1인 촬영 효율의 극대화가 필요한 전문 크리에이터라면 돈을 조금 더 얹더라도 무조건 오즈모 포켓 4P 브이로그 콤보를 추천드립니다. [테크수다 Techsu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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