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뭔데이-14] 외부 투자 없이 HR SaaS 한 길 걸은 지후소프트…김용호 대표, AI 시대 다음 수를 말하다

편집장의 말 & Pick

AI가 바꾸는 HR SaaS 과금과 역할 | 김용호 지후소프트 대표

2026. 11. 02

11월 첫 월요일입니다. 일요일 서울엔 비가 내렸습니다. 아침 공기가 차가워졌습니다. 이번 주 편집장의 말은 지난주 만난 한 사람을 먼저 꺼내려고 합니다. 지후소프트 김용호 대표입니다. ERP를 취재한 지는 20년이 넘었는데 HR 파트는 잘 안다뤘습니다. AI 시대 조직의 변화가 크다보니 이제서야 전문가를 찾고 만났습니다.

김 대표는 저와는 전혀 다른 길을 선택한 사람입니다. 저는 당장의 어려움을 피할 수만 있다면 투자자의 손을 덮석 잡을 것 같은 사람입니다. 김 대표는 2013년 회사를 세운 뒤 지금까지 외부 투자 없이 HR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을 키워왔습니다. 구축형 사업이 수억 원씩 한 번에 들어오는 돈인데도, 2023년 하반기부터는 구축형 신규 사업을 받지 않고 SaaS 한 길로 갔습니다. SaaS는 고객 한 곳에서 매달 조금씩 받는 구조라, 그 배고픈 기간을 견디지 못하면 결국 옛날 방식으로 돌아간다고 했습니다. 그 시간을 버텨낸 뒤, 김 대표는 2026년 3분기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는 인터뷰에서 밝힌 내부 실적으로, 별도의 재무자료를 통해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이번 호에 실린 인터뷰에서 가장 오래 남는 대목은 과금 이야기입니다. 지금까지 HR SaaS는 직원 수, 즉 좌석 기준으로 요금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AI가 사람 일을 대신할수록 좌석 기준 과금의 근거는 약해집니다. 김 대표는 AI 기능부터 건당·사용량 기반 과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연봉 5000만 원을 받는 담당자가 처리하던 반복 민원을 AI가 건당 500원에 처리한다면, 한 달 1000건도 50만 원이라는 가상 사례를 들었습니다. 실제 상품 가격은 아니지만, 계산법 자체가 달라진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가트너는 2030년까지 기업 SaaS 지출의 최소 40%가 사용량·에이전트·성과 기반 과금으로 옮겨 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하나, 5년째 쓰고 있는 고객에게도 단가를 한 번도 올린 적이 없다는 대목입니다. SaaS는 한 번 도입하면 인사·급여 데이터와 업무 절차가 시스템에 깊이 연결돼 바꾸기 어렵습니다. 그 전환 비용이 공급업체의 힘이 되기도 하지만, 가격을 함부로 올리면 불신이 된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입니다. 투자 없이 버틴 회사가 고객 유지와 가격 신뢰에 목을 매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이번 호의 다른 기사들도 결국 같은 질문으로 모입니다. AI가 업무를 대신하는 시대에, 기업은 무엇을 위해 계속 소프트웨어 사용료를 낼 것인가.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은 산업별 애플리케이션의 '완성'이라고 답했고, SK텔레콤은 개인의 AI 활용을 넘어 조직의 업무 자체를 재설계하겠다고 했습니다. 한컴은 해외 매출 0.3%에서 2030년 50%를 걸었고, 퓨리오사AI는 8200억 원을 모아 칩으로 답하겠다고 했습니다. 장인의 판단을 다섯 칸으로 기록하는 연재는, 그 모든 변화의 밑바닥에 사람의 판단 기록이 있다는 점을 일깨웁니다.

기술에만 방점을 두고 취재해 왔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기술들이 현장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겠습니다.

좋은 한 주 보내세요. 건강 잘 챙기시고, 이번 주도 현장에서 뵙겠습니다.

외부 투자 없이 HR SaaS 한 길 걸은 지후소프트…김용호 대표, AI 시대 다음 수를 말하다

누구나 선택의 길에서 가린다. 누구는 투자를 잡고 누구는 투자자들의 제의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다. 나는 한치의 어려움도 참고 견뎌내지 못할거 같다. 당장의 어려움을 피할수만 있다면 투자가의 손을 덮석 잡을 거 같다. 이번에 만난 이는 나와는 전혀 다른 길을 선택한 사람이다.

⭐ 편집장 Pick
이주의 선택

한컴 판교 사무실에 처음으로 방문했습니다. 그만큼 저도 한컴도 피차 관심이 없었던 관계였습니다. 한컴이 해외 사업 확대라는 오랜 숙제에 다시 도전장을 냈습니다. 김연수 한컴 대표는 10월 29일 판교 한컴타워 '노마디안 데이' 기자간담회에서 AI 워크포스 플랫폼 '노마디안(Nomadian)'을 앞세워 별도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을 2028년 40%, 2030년 5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습니다. 한컴이 반기보고서를 인용해 제시한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 비중은 0.3%입니다.

과거와 무엇이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지난 5년간의 기술 모듈화와 함께 클라우드·오픈소스로 바뀐 사업 환경을 꼽았습니다. PDF 문서에서 텍스트·표·이미지를 추출하는 오픈소스 프로젝트 '오픈데이터로더'는 올해 3월 깃허브 전체 개발 언어 대상 트렌딩 1위에 올랐고, 깃허브 스타는 3만 개를 넘었다고 소개했습니다. 깃허브 스타가 유료 고객이나 매출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직원들이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공감대를 만들었다는 설명입니다.

실행 방식도 과거와 다릅니다. 미국에 개발 조직을 따로 두기보다 기능별로 필요한 역할을 채용하고, 제품·사업 모델 설계와 시장 진출 전략은 AWS와 함께, 마케팅은 시카고의 비주얼피즈, 서비스 운영·품질 검증은 클릭잇, 고객 응대는 태스크어스의 미국인 상담사가 맡습니다. 한국에 먼저 최적화한 서비스를 다시 해외에 맞추는 시행착오를 피하려고 미국부터 출시한다는 설명입니다. 12월 15일 미국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고, 2027년 3월 글로벌 상용 출시 때 한국어를 지원합니다. 표준 요금은 월 40달러, 2028년 글로벌 유료 고객 목표는 50만 명입니다.

다만 시험대는 이제부터입니다. 파트너 중심 전략은 속도를 얻지만, 미국 고객의 목소리가 제품 개발에 얼마나 빨리, 정확하게 반영되느냐가 관건입니다. 베타 신청 수보다 실제 이용률과 이탈률, 2027년 3월 과금 시작 이후의 유료 전환율이 한컴의 근육을 처음으로 계량하는 지표가 될 것입니다.

현재 한컴에 근무하는 이들 중 창립 초기 멤버는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새로운 이들이 새롭게 이끌고 있습니다. 정부의 우산 아래 땅짚고 헤엄치기 한다는 비판도 많았습니다. 저라도 그 기회를 스스로 허물지는 않을 거 같습니다. 지갑이 두둑하니까요. 그럼에도 그들도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 시대인 건 맞습니다. 오히려 당신들은 초기 멤버가 아니니 기득권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지적해도 할 말이 없을 겁니다.

한컴의 새로운 도전을 멀리서나마 응원합니다. 그들이 내세운 시간은 몇년 안됩니다. 모쪼록 그 때까지 현장을 잘 지킬 수 있게 열심히, 잘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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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같은 사진을 몇 번이나 봐야 할까… 반복 계산 줄이는 'LOWN'
KAIST·에이아이트릭스(AITRICS) 연구진 | 2026년 10월 27일 공개 | arXiv:2610.36671

Look Only When Needed: Certificate-Guided Visual Routing for Efficient Diffusion VLMs

사진 속 물체를 설명하는 AI는 답변을 만드는 내내 같은 이미지를 다시 처리해야 할까요? 확산형 시각언어모델은 가려진 답변의 빈칸을 여러 차례 채우는데, 그때마다 이미지 정보까지 함께 계산합니다. KAIST·에이아이트릭스 연구진은 이 반복을 줄이는 LOWN을 제안했습니다. 먼저 이미지를 보고 얻은 예측을 저장한 뒤, 다음 단계에서는 이미지 없이 글만으로 예측합니다. 두 예측이 일치하면 저장한 결과를 활용하고, 어긋나면 이미지 정보를 다시 처리합니다. 확신이 높은 위치부터 일치 여부를 살펴 한 번에 채울 분량도 정합니다. 이미지의 일부를 영구히 버리는 대신 필요할 때 다시 참고하는 구조이며, 추가 학습이나 과제별 기준값 조정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연구진은 LLaDA-V 모델에 이 방식을 적용해 문서·차트 이해와 수학 추론 등을 포함한 벤치마크 10개를 평가했습니다. 기존 모델 점수를 기준으로 정규화한 평균은 99.6%를 유지했고, 답변 생성 단계의 연산량은 기존의 평균 35.3%로 줄었습니다. 정답률이 99.6%라는 뜻은 아닙니다. 성적이 오른 과제의 이득을 제외하고 계산하면 유지율은 98.6%입니다. 엔비디아 H200에서 요청을 하나씩 처리했을 때 생성 시간은 평균 57.4% 짧아졌습니다. 시간 측정에는 이미지 인코딩이 포함됐지만 모델 적재와 평가 채점은 빠졌습니다. 따라서 연산량 감소율과 전체 서비스의 비용 절감률을 같은 수치로 읽어서는 안 됩니다.

기업에는 모델을 더 작게 만드는 방법 외에, 같은 자료를 불필요하게 되풀이해 계산하지 않는 방법도 있다는 시사점을 줍니다. 다만 아직 사전공개 논문이고, 검증 대상도 확산형 모델입니다. 일반적인 모든 멀티모달 서비스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이전 예측을 재사용하면 새로 이미지를 처리한 결과와 달라질 수 있고, 그림 속 글자나 차트를 꼼꼼히 읽는 과제에서는 절감 폭이 작습니다. 요청마다 계산량도 달라집니다. 문서 분석 서비스를 운영한다면 평균 속도뿐 아니라 작은 글씨를 놓치는 오류와 요청별 지연시간까지 함께 검증해야 합니다.

arXiv 프리프린트(2026년 10월 27일 공개) 게재. 동료 심사 전 단계이며, 확산형 시각언어모델 대상 검증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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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새로운 AI뭔데이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